17화 수상한 연회 4
16화. 수상한 연회 4
“카엘? 도대체 여긴 어떻게 온거지? 너같은 평민이 초대받을 곳은 아닐텐데…….”
어째서…….
“흠. 아니면 네 아름다운 연인들을 상납하고 이곳에 놀러오기라도 한건가? 그렇다면 큰 실망인데……. 그런거라면 그녀들은 너한테 과분한 존재겠군. 눈앞의 보물조차 몰라보고 자기 손으로 망가트리려고 하다니…….”
왜…….
이 남자가…….
“안 그런가? 루치아.”
그 애칭으로 부르지마.
“흐으읏…! 아…, 아닙니다. 전하”
그녀가 전하라고 부를 자는 이 제국에 단 한명뿐이었다.
제국의 주인이자 모든 제국 기사의 충성의 대상인 황제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자 후계자이며 우리와 같은 기수에서 3학년으로 졸업한 남자.
레오폴트.
쓸어 넘긴 하얀 머리카락은 마치 고귀한 은장식처럼 빛났다.
젊은 얼굴이었으나, 그 위에 드러난 기품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았다.
붉은 눈동자는 느긋하게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것은 같은 기수의 아카데미 졸업생을 바라보는 친근함이나 다정함 같은 게 아니었다.
정점.
모든 것의 위에 설 자가 가지고 있는 여유에 가까웠다.
마치 자신의 앞에 놓인 모든 것이 언젠가는 제 발아래에 무릎 꿇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 시선이었다.
처음부터 그 자리에 태어난 것이다.
누군가에게 명령하고, 누군가의 운명을 결정하고, 필요하다면 한 가문의 몰락조차 조용한 미소 하나로 승인할 수 있는 자리.
그 무게가 그의 어깨 위에 얹혀 있었으나, 레오폴트는 그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단정하게 다문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호의라기보다는 허락에 가까웠다.
내가 이곳에 서 있는 것.
그와 눈을 마주하고 있는 것.
심지어 그에게 말을 걸 수 있는 것조차, 모두 그가 잠시 용인해주고 있을 뿐이라는 듯한 미소.
그건 나의 연인에게조차 마찬가지였다.
그의 손은 당연하다는 듯 루크레치아의 앞섶을 헤집고 들어가 가슴을 자기 멋대로 감싸고 있었다.
흐트러진 옷자락 안쪽에서 그녀의 가슴을 움켜쥔 채, 황태자는 여전히 미소 짓고 있었다.
나만이 만질 수 있는, 그렇게 그녀가 공언해준 가슴이 다른 남자의 손에서 짓뭉개지고 있었다.
나는 잠깐 고개를 돌려 방 안을 살펴봤다.
실컷 내려찍으며 섹스에 전력을 다하던 남자는 어느새 누운 채 여자를 자신의 몸 위로 올려 다른 체위를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남자의 몸에 올라탄 여자의 외모를 완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얼핏 보기에 루크레치아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는지 전혀 다른 여자가 남자의 몸 위에 올라타고 있었다.
아니, 아니 병신 같은 놈…….
이걸 굳이 확인할 필요가 있었을까…….
내 눈 앞에서 황태자가 그녀의 가슴을 움켜쥔 채 나를 느긋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전하…….”
“그래. 비록 허락한 적은 없으나 말해보아라. 카엘.”
“저흰…, 저흰 제국 기사로서 모종의 의뢰를 해결하기 위해 이 저택에 신분을 감추고 잠입한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그녀를 놓아주시겠습니까?”
“하하!”
황태자는 내 대답에 크게 웃었다.
파악!
“읏!”
그리고 자신이 쥐고 있는 붉은 목줄을 잡아당겨 루크레치아를 자신의 품 안에 바짝 당겼다.
“참으로 안타깝구나. 루치아. 네가 아카데미 시절 내게 네 처녀를 받쳤다면 너는 지금쯤 제국의 황태자비가 되어 네가 원하는대로 네 가문을 마음껏 재건했을텐데……. 지금 네 모습을 봐라. 귀족들의 퇴폐적인 취미를 위해 만든 비밀 저택에서 가장 밑바닥 창녀의 복장을 하고 있구나. 내가 아니었다면 이름도 모를 남자 밑에서 앙앙 거리며 뒹굴었을지도 모르지.”
“전하! 저는 절대로 그녀를 그렇게 만들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가?”
황태자는 그저 무심히 루크레치아의 목에 걸린 붉은색 초커를 쳐다봤다.
분명히 내 기억속엔 검은색이었는데 어째서 붉은색을 착용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으나 도중에 문제가 생긴게 분명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카엘. 손 안에 들어온 보물은 누구나 탐을 내며 누구나 훔쳐가려고 한다는 걸 잊지 마라. 그렇기에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걸. 그래도 같은 졸업 기수니 내 친히 자비를 베풀어 너희들의 의뢰를 도와주마.”
“괜, 괜찮습니다. 전하”
나는 다급히 황태자의 호의를 거절했다.
하지만 그는 내 거절따윈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재밌다는 듯 웃었다.
“그러고보니 최근 티몽 백작의 자식들이 실종됐다는 정보를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너희들이 활동하는 아티젠이 이 인근이었으니 그의 의뢰를 받았겠군.”
황태자는 마치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정보를 얘기하며 느긋하게 루크레치아의 가슴을 주물렀다.
“하읏…! 흐으응!”
그녀는 황태자가 쥔 목줄에 매인 채 그의 손 아래서 몸을 떨며 열락에 점차 잠식되고 있었다.
앞섶에 불룩 튀어나와 있는 황태자의 굵은 손가락은 쉴새없이 움직이며 루크레치아의 가슴을 쥐었다.
“하하. 카엘. 그렇게 너무 쳐다보지마라. 나는 그저 너희들을 돕고 있는 거다. 너희는 이 저택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이처럼 붉은 초커를 찬 여자는 길거리의 창녀나 다름 없는 취급을 받는다. 지나가던 누군가가 휙 목줄을 걸고 끌고 가면 아무런 저항조차 못한다. 그런데 이렇게 내가 마치 루치아의 주인인 행세를 하고 있으면 다른 놈들이 데려가지 못할테니 걱정이 없겠지.”
“…….”
손이 달달 떨린다.
어떻게….
어떻게 해야 이 남자를 떼어놓지?
지금 당장이라도 이 남자를 때려눕혀서라도 루크레치아를 데려오고 싶었다.
하지만 이 남자는 황태자다.
말 한마디면 나와 그녀들을 완전히 무너트릴 수 있는 무소불위의 남자.
“흐음. 그러고보니 루치아. 아카데미 시절 너와 나를 엮으며 쓸데없는 소문들을 퍼트리는 놈들이 많았지. 어쩌면 그 놈들이 이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신들의 유언비어가 맞았다며 좋아할지도 모르겠구나.”
으드득!
이가 갈린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아카데미 시절의 기억들이 솟아오른다.
문란하게 떠들어대던 놈들이 만들어낸 루크레치아와 황태자간의 염문설.
밤중에 알몸으로 그의 방에 들어갔다거나, 이미 황태자의 노예 선언을 했다거나, 하나부터 열까지 진실은 하나 없고 오로지 그들의 추악한 욕망을 부풀리기 위한 가짜 소문들이었다.
“자. 카엘. 얼른 앞장서라. 네가 받은 의뢰대로 티몽 백작의 자식들을 구해야지. 물론 나는 여기서 몇번 그들을 본 적이 있긴해. 여식은 그런대로 봐줄만한 여자였지. 하지만 백작의 아들 놈은 구제불능이더군.”
“…….”
“놈은 서남부의 귀족들의 자식들과 교류하면서 이 저택에 대해 알게된 뒤로 자신의 여동생을 꼬득여서 이곳에 자주 방문했지. 자기 여동생이 다른 귀족 놈들에게 어떻게 굴려질지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말이다. 마치 루치아처럼…….”
“흐읏…. 아니, 아닙니다. 전하. 카엘은…….”
“쉬잇. 루치아. 여전히 너는 네 연인을 너무나도 사랑하는구나. 아무튼 그 어리석은 놈은 자신의 욕망을 도저히 주체하지 못하고 저택에서 주는 온갖 정력제나 최음제를 남용하다가 결국 자기 여동생한테까지 손을 뻗었더군. 아마 이 저택의 방 어딘가에서 자신이 범하고 있는게 여동생인지조차 모른 채 허리를 흔들고 있을거다.”
알고 있다.
방금 전에 그 모습을 보고 왔으니까.
이제 가서 둘을 데리고 돌아가기만 하면 됐다.
그러니까……
“제가 위치를 이미 확보해뒀습니다. 전하. 그러니 이제 루크레치아와 함께 둘을 데리고 빠져나갈 생각입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아니야. 아니야. 카엘. 여긴 그렇게 쉽게 나갈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너희가 그들을 데려간다면 이 저택을 만들고 운영하는 자들이 단번에 의심하겠지. 그리고 자신들을 물먹인 자들에 대해 기필코 복수를 할 것이다. 넌 그 후환을 남겨둘 셈이냐? 네 연인들이 죽을지도 모르는 후환을?”
순간적으로 반박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런 후환을 없애기 위해 우리는 이곳에 신분을 바꿔 잠입한 것이었다.
그것이 어떻게 꼬여서 이런 상황을 만들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지만…….
빌어먹게도 황태자의 말이 맞았다.
“…….”
“이제 너도 조금은 말귀를 알아듣는 것 같군. 걱정마라. 카엘. 나는 가끔가다가 이곳에 와서 즐기느라 내 얼굴을 아는 자들이 많지. 나와 함께 있다면 그리 의심하지 않을거다. 자. 그럼 얼른 티몽 백작의 자식들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라. 카엘.”
“흐읏…. 카엘…. 빨리 안내해주세요….”
황태자의 말에 동의하듯 루크레치아가 힘겹게 부탁했다.
그녀의 말이 맞다.
빨리 이 모든 일들이 끝나면 황태자는 알아서 사라질 것이다.
그는 모든 걸 가져갈 수 있지만 모든 걸 빼앗아가진 않는다.
당연히 자신이 원하는 건 자신의 손에 들어온다고 생각하기에 강제로 빼앗는 건 그의 취향이 아니었다.
나는 그들에게서 등을 돌려 앞으로 걸어갔다.
1초라도 더 빨리, 한시라도 더 빨리 이 저택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아까 전 봐둔 티몽 백작의 자식들이 있는 방으로 나아갔다.
“이런! 콘라트 경! 오랜만입니다!”
그때 누군가 복도 모퉁이에서 내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반갑다는 듯 소리쳤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내가 아닌 내 등 뒤에 있는 황태자를 향해 있었다.
콘라트?
황태자가 이런 퇴폐적인 연회에, 그것도 귀족들의 연회에 참여한다는 건 꽤 문제의 소지가 있을지도 몰랐으니까….
어쩌면 그도 우리처럼 가명을 들고 온 걸지도 몰랐다.
“아. 벨론 경.”
방금 전까지 모든 걸 내려다보는 것 같은 황태자의 오만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마치 평범한 기사같은 어조로 대답했다.
“오!”
가까이 다가온 벨론이라는 자는 루크레치아를 보며 두 눈이 휘둥그레진게 분명했다.
“이런! 붉은색 초커를 찬 여자중에 이런 물건이 있었다니! 아니 콘라트 경. 도대체 어떻게 얻은 겁니까?”
“하하. 운이 좋았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처음 온 것 같더군요.”
“그런가요? 흐음. 그런데 어째 아직도 손을 데지 않은 것 같은데 혹시 조금 마음에 들지 않으신겁니까? 혹시라도 그런거라면 제게 넘겨주시지 않겠습니까? 평소라면 벌써 망가졌을텐데 이렇게 멀쩡히 서 있는게 의아하군요.”
벨론의 말투는 너무도 태연했다.
마치 이곳에서 여자를 물건처럼 주고받는 일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는 듯이.
그리고 그 말은, 평소 황태자가 이곳에서 어떤 식으로 놀았는지를 충분히 짐작하게 만들었다.
“혹시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신겁니까? 피부도 아직 백옥같은 게 손자국 하나 없군요. 콘라트 경…….”
“아니 벨론 경. 미안하지만 이 여자는 제겁니다. 쉽게 얻기 힘든 여자라 조금은 천천히 즐기고 싶은 마음에……. 하지만 이렇게 벨론 경이 탐을 내는 걸 보니 일단은 어느정도 마킹이라도 해야겠군요.”
마킹?
그게 무슨
핥짝 츄윱! 츄릅!
“흐응…. 하앙…. 으읍! 보…. 보지마…맛.”
“하하. 이 년. 붉은색 초커를 찬 것치고 하는 말이 반항스러운데요?”
“아마 처음 왔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몇번 만져주면 고분고분해질 겁니다.”
아니, 아니야.
그 말은 너같은 놈을 위한 게 아니야.
그녀는 내게 말하는 거였다.
자신이 황태자와 키스하는 걸 보지 말아달라는……, 애처로운 부탁.
그런데 나는 왜 고개를 돌려 그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는걸까.
츄윱! 츄릅!
그녀의 분홍빛 혀가 황태자의 혀를 받아들이고 있다.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혀를 뒤로 빼지만, 황태자는 능숙하게 그 도망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추격하여 타액을 섞는다.
“흐응…. 흣!”
“호오…. 그토록 소문이 자자한 콘라트경의 조교 솜씨를 눈앞에서 볼 줄은 몰랐군요.”
벨론의 말은 황태자와 루크레치아의 모습을 더욱 음란하게 만드는 조미료처럼 느껴졌다.
“흐읏! 하… 헤…!”
어느새 도망치기 바쁘던 그녀의 혀가 오히려 허공으로 마중나가 황태자의 혀와 얽힌다.
공중에서 서로 타액을 섞으며 그 설육을 서로 맞부딪히며 음란한 소리를 만들어냈다.
이따금 나를 흘깃거리며 불안하게 쳐다보던 그녀의 눈은 어느새 황태자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하하. 벌써 혀는 완전히 콘라트 경의 것이 된 것 같군요. 그보다 이 젖탱이. 흔치 않은 크기지 않습니까? 내가 이 연회에 자주 참석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정도 되는 젖은 쉽게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벨론 경. 이 옷에 감춰진 것을 보고 싶으신 모양입니다?”
“하하. 들켰군요.”
빌어쳐먹을 새끼가!!
그녀의 가슴을…….
그녀의 소중한 가슴을 천박하게 불러대고 있었다.
그 누구에게도 보여진 적 없고 오직 나만이 만질 수 있다고 한 그녀의 가슴을…….
젖탱이라니….
무슨 그런…….
하지만 곧 이어진 황태자의 행동은 내 마음을 한층 더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트린다.
꽈아악!
“하으으윽!!”
황태자가 그녀의 가슴을 꽉 쥔 채 앞섶에서 꺼낸다.
터질듯이 감싸고 있던 앞섶은 순식간에 힘을 잃은 채 아래로 내려갔고 그녀의 두 거대한 가슴은 해방되어 자유롭게 그 자태를 드러냈다.
“흐읏! 흐앗! 하앗!”
그 가슴을 꽉 쥐고 있는 황태자의 커다란 손이 꿈틀거릴때마다 그녀가 몸을 떨며 타액을 흘린다.
그 타액은 그녀의 목을 타고 내려가 가슴 위에 흐른다.
“극상! 대단하군요. 콘라트 경. 도대체 어떻게 이런 물건을……. 허어!”
벨론의 말에도 황태자는 더 이상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품 안에서 흐트러지는 루크레치아에 집중하며 그녀의 혀를 유린하고 그녀의 가슴을 짓뭉갰다.
그의 두꺼운 손가락 사이로 뭉개진 가슴, 그리고 그 사이에 애처롭게 떨고 있는 그녀의 유두….
루크레치아의 약점!
그러나 황태자는 다행히 아직 만지고 있지 않았다.
그녀의 약점은 오직 나만 알고 있었다.
황태자가 약점을 만지기 전에 지금 이 상황을 끝내야만 했다.
“하읏! 하읏! 흐읏!”
츄윱! 츄륩! 쮸윱!
쩍! 쮸왑! 쩍!
루크레치아의 신음소리가 더 커질어질수록 혀가 얽히는 소리도 더욱 진해졌다.
그녀의 가슴을 쥐어짜고 있는 황태자의 손가락들이 점점 그녀의 유두를 향해 좁혀져간다.
순식간에 분홍빛 유륜을 강하게 쥐어버렸다.
“……❤️❤️!…❤️!……❤️❤️❤️!!!!!”
그녀는 숨소리조차 잊은 채 온몸을 덜덜 떨었다.
연푸른색의 아름다운 눈동자는 반쯤 풀린 채 황태자를 향해 있었다.
그 안에는 흐릿한 열기와, 그것을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당혹감이 뒤섞여 있었다.
“하아! 이거 보고만 있자니 저도 못참겠군요. 그럼 콘라트 경.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거기 이름 모를 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빨리 괜찮은 년 하나 목줄을 걸어야겠군요.”
벨론이란 남자는 호탕하게 웃으며 복도 저 너머로 사라졌다.
이제 황태자가 콘라트라는 가명의 기사 연기를 할 이유는 사라졌다.
루크레치아도 이 저택에서 가장 싸구려 취급을 받는 붉은색 초커를 찬 여자의 역할에 몰입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왜 두 사람은 멈추지 않는걸까.
“흐읏❤️”
아니 오히려 더 거세졌다.
츄윱! 츄윱! 츄윱!
“하읍❤️! 하압❤️! 하으읍❤️!”
두 사람은 서로의 입술을 집어삼키듯 키스했다.
황태자가 손을 움직이지 않아도 루크레치아가 알아서 몸을 움직이며 그의 손에 가슴을 뭉갰다.
그리고 나는 그 광경을 그저 지켜보기만 한다.
이미 벨론이란 남자가 떠났는데….
말리면 되는데….
내 입도, 내 다리도, 내 손도 어느 것 하나 움직이지 않은 채 그저 그 둘이 나누는 몸의 언어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어느덧 황태자는 쥐고 있던 목줄을 내려놓고 손을 뻗어 그녀의 치마로 향했다.
그리곤 옷 위로 그녀의 비부 근처를 문지르며 키스를 이어나갔다.
한 손은 그녀의 가슴을, 한 손은 그녀의 비부를 만끽하며 복도에서의 정사를 이어나갔다.
“헤에❤️! 헤엣❤️! 흐읏❤️!”
황태자의 거친 손길에 그녀의 몸이 떨리면서 손가락 사이에 있는 유두가 위아래로 흔들려 그의 손가락에 스친다.
그럴때마다 루크레치아는 달뜬 신음소리를 흘렸다.
순식간에 그녀의 치마가 젖어드는게 보인다.
강렬한 눈빛이 느껴진다.
황태자는 루크레치아를 바라보던 시선을 올려 나를 보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승리자의 희열도, 약탈자의 욕망도 아니었다.
그저 그의 품에서 열락에 빠져 있는 루크레치아가 당연하다는 듯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손가락 사이에서 흔들리는 유두를 강하게 쥔다.
나는 터져나올 루크레치아의 신음을 들으며 모든 희망이 사라지는 것 같이 느낄…….
“차갑군.”
“흐읏…❤️. 전하…. 이젠 여긴 저희뿐입니다…. 흣❤️!.”
“그래. 그렇군. 루치아. 굳이 당장 위장을 이어나갈 필요는 없지.”
황태자의 눈빛에서 조금 전까지의 느긋한 여유가 사라졌다.
분노는 아니었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랬다.
다만 식었다.
마치 기대했던 반응을 끝내 보여주지 않는 장난감을 내려다보는 사람처럼, 그의 붉은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카엘…. 하아…. 하아….”
“루크레치아!”
나를 부르는 그녀의 희박한 부름에 나는 다급히 그녀에게 다가가 껴안았다.
동시에 그녀의 몸에서 한기가 느껴졌다.
그제서야 나는 그녀의 떨리고 있는 유두 주위가 하얗게 서리가 낀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내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나……. 지켰어요….”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유두 주위를 얼려 직접적인 접촉을 간신히 막은 것이었다.
“눈물겹군. 루치아. 뭐 좋다. 그럼 너희들의 그 의뢰를 진행하도록 하지. 카엘. 앞장서라.”
“알겠습니다.”
나는 힘없는 루크레치아를 부축하며 나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황태자는 그녀의 목에 건 목줄을 잡아당겼다.
순간적으로 그녀의 몸이 뒤로 쏠린다.
“전하!”
나는 분노를 꾹꾹 눌러 담으며 그를 불렀다.
황태자는 그저 나를 바라보며 씩 웃었다.
“카엘. 붉은 초커를 찬 여자는 뭐라고 했지?”
“길거리의…….”
차마 그걸 차고 있는 루크레치아 앞에서 창녀라는 말은 할 수 없었다.
나 스스로 그녀를 매도하는 말을 내뱉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 창녀다. 그런데 그런 여자가 누군가의 부축을 받고 가고 있다면 누구나 의심할거다. 물론 지금 루치아의 상태는 나쁘지 않아. 여느 붉은 초커를 찬 여자들이나 다를바 없지.”
입에서 흐르는 침은 가슴으로 뚝뚝 흐르고 있었고 가슴은 황태자의 손 자국으로 붉어졌고 치마는 애액으로 젖어 짙은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누가 봐도 음란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생각해봐라. 왜 붉은 초커에 걸 목줄을 줬을까?”
“…….”
“뭐 직접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 루치아. 엎드려라. 넌 이제 짐승처럼 걸어 다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놈들은 네가 덜 교육 받았다고 생각해서 데려갈지도 모르지. 이게 바로 목줄에 걸린 여자가 해야 할 규칙이다.”
“전하…!”
“거부 할텐가? 그렇다면 상관없다. 나는 여기서 손을 떼고 물러나지. 너희가 티몽 백작의 부하들을 어떻게 구할지는 꽤 궁금해지는군.”
“카엘…. 걱정하지 마요. 이 정도는…. 버틸 수 있어요.”
“루크레치아!”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천천히 자신의 목줄을 쥔 황태자 앞에 다가가 네 발로 엎드렸다.
분명히 수치스럽고 싫어할 게 분명했는데…….
왜 황태자 앞에 엎드린 그녀는 아까 전 그의 품에서 헐떡이던 표정으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일까…….
“카엘. 빨리 가라. 네가 주저할수록 그녀가 느낄 수모의 시간은 점점 길어질테니….”
“……알겠습니다.”
나는 힘겹게 그들에게서 몸을 돌려 티몽 백작의 자식들이 있던 방으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갔다.
스으윽! 스으윽!
“흐읏…! 흐으읏!”
그럴때마다 뒤에선 바닥에 무언가 쓸리는 소리와 루크레치아의 벅찬 신음이 들려왔다.
“루치아. 카엘과 거리가 멀어졌다. 이대로 가다간 그저 바닥에 주저앉겠군.”
“하앗…. 하앗…. 아닙…니다.”
“그럼 빨리 기어가도록. 그를 놓치지 않도록.”
“알…. 알겠습니다…. 주인님….”
?!!
나는 순간 고개를 훽 돌려 뒤를 돌아봤다.
무슨 일이 있냐는 듯 무심히 쳐다보는 황태자.
반쯤 풀린 눈으로 나를 의아하게 올려다보는 루크레치아.
마치 내가 방금 들었던 ‘주인님’이란 단어는 환청이라도 되는 것처럼 두 사람 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카엘. 왜 그러지?”
“아, 아닙니다. 이쪽입니다.”
나는 아까 전 봐둔 문 앞으로 가 그들을 기다렸다.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기어오는 루크레치아.
그녀가 움직일때마다 그녀의 가슴과 유두가 바닥에 쓸렸다.
분명히 몇 발자국 안되는 거리였다.
그런데도 그녀가 내게 오는 시간은 마치 억겁같이 느리게 흘렀다.
루크레치아는 이를 악문 채 앞으로 나아왔다.
떨리는 팔로 바닥을 짚고, 무너질 듯한 몸을 가까스로 끌어당기면서도 끝내 멈추지 않았다.
“이곳인가?”
그가 물었다.
“……그렇습니다.”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황태자는 잠시 루크레치아를 내려다보다가, 다시 나를 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지체 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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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 있는 캐릭터 등장과 함께 해당 캐릭터 시트도 같이 올려드립니다.
덤으로 많이 엮일 루크레치아도 같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