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화 EP0094-0089화-귓가의 속삭임 5
일주일?
나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혹시 너무 큰 충격을 받을까봐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거짓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몸만 움직이지 않았을 뿐 정신은 계속 깨어 있었으니까요. 전부 듣고 있었어요.”
“흐응…. 그래서?”
“그러니까 루크레치아와 엘레노아 모두 깨어나지 않는 저를 기다리다가 지쳐서 떠나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3년…. 그녀들을 원망할 생각은 없어요. 그냥 제 자신이….”
그 순간 루멘시아가 얼굴을 확 들이밀었다.
“……!”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다가온 얼굴에 나도 모르게 상체를 뒤로 물렸다.
“잠깐.”
루멘시아가 눈을 가늘게 떴다.
“카엘. 정말 정신이 계속 깨어 있었던 거야?”
“네?”
“몸만 움직이지 못했을 뿐이라면….”
그녀의 녹색 눈동자가 내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그동안 루크레치아랑 엘레노아가 네 앞에서 했던 말도 전부 들었다는 거잖아?”
“……네.”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들이 저를 기다리다가 지쳐 가는 것도…. 전부 들었습니다.”
“흐응.”
루멘시아의 입꼬리가 묘하게 올라갔다.
“어땠어?”
“네?”
나는 순간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루멘시아가 뭘 묻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녀들이 네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을 거 아냐.”
그녀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정확히 뭐라고 말했는데?”
“그건…….”
내가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자 루멘시아의 얼굴에 다시금 그 고혹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그러더니 갑자기 몸을 움직였다.
“루, 루멘시아?”
침대가 푹 꺼지는 느낌과 함께 그녀가 내 위로 올라탔다.
갑작스럽게 전해진 무게에 놀라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루멘시아의 손이 내 가슴팍을 꾹 눌렀다.
“잠깐만요.”
“가만히 있어봐.”
아직 제대로 힘이 돌아오지 않은 몸으로는 그녀의 손 하나조차 밀어내기 힘들었다.
루멘시아는 그런 내 모습을 내려다보며 나직이 말했다.
“그래. 맞아.”
그녀의 목소리가 이상하리만큼 부드러워졌다.
“3년이나 지났어.”
“…….”
“그동안 몸은 꼼짝도 못 하는데 정신만 멀쩡하게 깨어 있었다면…… 미쳐버릴 것 같았겠네?”
“윽…. 맞습니다.”
그 말을 인정하고 나니 지난 시간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루멘시아는 잠시 내 표정을 살피더니 흥미롭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
“갑자기 궁금해졌어.”
그녀가 천천히 몸을 숙이자 다시 얼굴 사이가 가까워졌다.
“그동안 대체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데?”
“…….”
“말해봐.”
루멘시아가 속삭이듯 덧붙였다.
“루크레치아부터.”
이상했다.
분명 이런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꺼내고 싶지 않았다.
그녀들이 속삭인 이야기는 나 혼자 간직해야 할 것처럼 느껴졌었다.
그런데 지금 루멘시아를 바라보고 있으니 이상할 정도로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말하고 싶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둠 속에 갇힌 채 그저 듣기만 해야 했던 것들을 전부 토해내고 싶었다.
마치 고해하듯 전부 털어놓고 나면 조금은 편해질 것만 같았다.
어차피 루크레치아도 엘레노아도 이제는 나와 너무 멀어져 버렸으니까….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루크레치아는…. 저를 구하기 위해 레오폴트의 힘을 구하려고 그의….”
내가 스스로 이런 말을, 이런 호칭을 그녀에게 사용할 줄은 몰랐다.
“그의 암캐가 되어버렸어요. 그의 저택에서 발가벗은 채로 목줄에 채여 기어다니며 남들의 눈요기거리가 되버린 거 같더군요.”
루크레치아가 속삭이던 말들과 머릿속에서 상상했던 모습들이 다시 떠올랐다.
“그런데 한 가지 의아한 건, 루크레치아가 제가 보낸 편지를 받고 그의 도움을 요청했다는데…. 아마도 그건 황태자의 수작이겠죠.”
“흐응?”
루멘시아는 재밌다는 듯 콧소리를 냈다.
“그래? 그럼 루크레치아가 황태자의 저택에서의 일들을 들려줬겠네?”
“네…. 여러가지 들려줬습니다.”
“그럼 엘레노아는?”
나는 마른입술을 혀로 축이며 말문을 열었다.
“데릭…. 그러니까 제 아카데미 시절 동기인 녀석에게 술을 마시며 위로받다가….”
“그래…. 하나도 빠짐없이 잘 들었구나.”
“네. 당연히 정신……? 뭐라고요?”
루멘시아는 내 반문에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싱긋 웃으며 내 가슴을 쓰다듬었다.
“루크레치아는 황태자의 암캐, 엘레노아는 네 대신 자신을 위로해주는 동기의 연인이 되어버리는 걸 그녀들의 입에서 들으면서 넌 어땠는데?”
“…….”
“아무것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정신만 깨어난 채 두 사람이 일방적으로 말해주는 네토라레 보고를 듣는 걸 보니까 아주 빳빳하게 섰던 걸?”
“윽….”
“네가 고통스러워 하는 건 그녀들을 빼앗겼다는 게 아니라 그저 움직이지 못하고 듣기만 해서 그런거였잖아.”
“그게 아니라….”
루멘시아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아니라고…? 그러면 이건 뭔데?”
꽈악!
그녀의 손이 잔뜩 흥분되어 발기된 내 자지를 쥐었다.
“내가 예전에 얘기했지? 제국에서 만들어낸 기계신이 존재한다고. 넌 볼프람에게 강간당하는 엘레노아를 보며 네 정신이 한계에 다달았던 걸 기억해?”
“……네.”
“그 순간 네 안에 있던 심연의 사도가 깨어났어.”
루멘시아의 표정에서 조금 전까지의 장난기가 사라졌다.
“네 육신은 그 힘을 버티지 못하고 완전히 무너졌고, 그 안에서 심연의 사도가 모습을 드러냈지.”
“…….”
“그리고 주변에 있던 걸 전부 뭉개버렸어. 볼프람도, 그 저택도, 엘렌브룩이라는 마을까지.”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네 소중한 연인을 공개 능욕하던 그 역겨운 마을 주민들은 아마 한줌의 핏물로 변해버렸을 거야.”
두근!
심장이 크게 뛰었다.
난생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심연의 사도, 그 존재가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막연한 감각에 가까웠다.
내 안 어딘가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이 숨어 있고 그 힘에 의해 내 정신과 취향이 뒤틀리고 두 사람이 빼앗기는 망상을 하거나 그런 일을 보며 흥분하게 되었다고만 여겼다.
그런데….
그게 정말 내 몸을 통해 깨어났다고?
광신도의 주둔지에서 봤던 그 옛 신이…?
“네가 봤던 그건 아주, 아주 작은 편린에 불과해. 기껏해야 심연의 사도의 힘을 조금 받은 네가 처리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어떻게…. 어떻게 알고 있던 거죠?”
루멘시아는 어깨를 으쓱했다.
“옛 신에 대해서라면 뭐든지 알고 있는 숙녀의 비밀이랄까…. 어찌 됐건 심연의 사도는 부활했지만, 다행히 네 정신까지 완전히 먹힌 건 아니었던 모양이야.”
루멘시아가 말했다.
“그 순간에도 네 의지가 아주 조금은 남아 있었어. 그래서 네가 가장 지키고 싶어 했던 사람만큼은 건드리지 않았지.”
엘레노아.
그렇다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순간에도….
“아무튼. 그렇게 대놓고 옛 신이 깨어났는데 제국의 신이 가만히 둘 리가 없잖아?”
“제국의 신.”
“기계신.”
째깍
그 단어를 듣는 순간 아주 희미한 태엽 소리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것 같았다.
“기계신은 인과율과 현실 자체에 손을 댔어. 산산이 무너진 네 육체를 인간의 형태로 재조립하고, 네 안에 깨어난 심연의 사도를 강제로 눌러버렸지.”
점점 알아듣기 어려운 말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아주 철저하게.”
루멘시아가 손가락으로 내 가슴 한가운데를 툭 건드렸다.
“그럼….”
“맞아.”
그녀가 입꼬리를 올렸다.
“네가 지금까지 몸 하나 움직이지 못했던 것도 그 봉인 때문이야.”
“…….”
“정신은 멀쩡한데 육체는 완전히 정지되어 있었지. 심연의 사도가 네 몸을 통해 다시 움직이는 걸 막으려면 그게 가장 확실했을 테니까.”
“제, 제국의 신이면…….”
나는 말을 더듬으며 입을 열었다.
“예전에 인간만을 위해 존재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푸흐.”
루멘시아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카엘.”
그녀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나를 내려다봤다.
“네 주제를 알아.”
“…….”
“이 대륙에 살아가는 수많은 인간의 염원이 모여 만들어진 존재가 고작 인간 한 명의 편의를 봐줄 거라고 생각해?”
말문이 막혔다.
“기계신에게 중요한 건 네가 아니야.”
루멘시아의 손끝이 다시 내 가슴을 가볍게 두드렸다.
“인류 전체지.”
툭
“너는 그냥 가장 적당한 관짝으로 선택된 거야.”
“……관짝?”
“심연의 사도를 가둬두기 위한 관짝.”
등골이 싸늘해졌다.
“네가 괴로운지, 외로운지, 몇 년 동안 정신만 깨어 있는 채 미쳐가든 말든 상관없었겠지. 옛 신 하나를 안전하게 봉인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목적은 달성한 셈이니까.”
“…….”
“물론.”
루멘시아가 씨익 웃었다.
“내가 그 관짝을 부숴 버렸지만.”
그 말에 나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 그러면 다시 심연의 사도가 깨어나는 거 아닙니까?”
루멘시아는 곧바로 검지를 세워 좌우로 흔들었다.
“그럴 수도 있지.”
“그럼…!”
“하지만 내가 있는 동안은 그렇게 쉽게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아.”
그녀는 태연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는 듯 표정이 조금 진지해졌다.
“문제는 기계신 쪽이야.”
“기계신이요?”
“내가 봉인을 깨버렸으니까.”
루멘시아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지금쯤 그 녀석도 네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거야. 또 예정에 없던 일이 벌어지는지, 심연의 사도가 다시 튀어나오지는 않는지.”
“…….”
“그리고 깨진 봉인을 천천히 다시 조립하려 들겠지. 너무 과하게 진행하면 심연의 사도가 네 몸을 통해 부활한 것과 다를 바 없는 결과를 낳을 테니까.”
그 말을 듣는 순간 저절로 입이 열렸다.
“그럼 저는 또 갇히는 거군요.”
“그래.”
루멘시아는 너무나 간단하게 대답했지만, 듣는 내 입장에서는 전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절대로 그 순간으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지금까지랑 달라져야 해.”
루멘시아가 말했다.
“심연의 사도의 힘을 키워야 해. 그래야 기계신의 느려터져 먹은 재봉인에 저항할 테니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좀 더 심연의 사도가 원하는 걸 해.”
“……네?”
“심연의 사도가 원하는 걸 어느 정도는 해주면서 네 정신도 망가지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는 거야. 그렇게 심연의 사도의 힘을 키워 기계신이 쉽게 간섭하지 못하게 만들고, 동시에 네 정신은 지켜서 완전한 부활을 막는 거야.”
루멘시아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 말은….
“그러니까…. 네 연인이 황태자의 암캐가 되거나 다른 남자의 연인이 되는 꼬라지를 지켜보라고.”
왠지 모르게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짙은 악의가 느껴졌고 나를 내려다보는 눈빛도 순간적으로 광기에 번들거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눈을 한 번 감았다 뜨자, 조금 전의 광기는 거짓말처럼 사라져 있었다.
마치 방금 내가 본 것이 전부 착각이었다는 듯 루멘시아는 태연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3년 동안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 갇혀 있었으니 아직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걸지도 몰랐다.
이상하게도 조금 전 그 눈빛만큼은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게다가…!”
꽈악!
루멘시아가 내 자지를 다시 꽉 쥐었다.
“어윽!”
갑자기 급소를 공격당하자 나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들었다.
“네 몸을 어떻게든 깨우려고 노력하면서 나도 알게 됐거든. 네가 그녀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말이야.”
“……아, 아깐 모르는 것처럼….”
“그야 당연히 네 얘기를 꺼내기 위해 거짓말한 거지. 그보다 중요한 건 너라고, 너. 네 연인들이 당하는 얘기를 들으면서 네가 느꼈던 감정들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잖아?”
루멘시아의 말에 뭐라 대답하고 싶었다.
“예전에는 네 스스로에 대한 자책감과 그녀들이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 등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뒤틀려 있었는데…. 가만히 누워서 그녀들이 하는 얘기를 듣던 너는 기껏해야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이나 너를 사칭한 황태자에 대한 분노만 느낄 뿐이었어.”
“…….”
“넌 네 연인들이 남들에게 능욕당하고 빼앗기는 걸 들으며…….”
“으읏….”
“그저 흥분했을 뿐이야. 상상해봐. 네 것이었던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른 사람의 소유물이 되어 네게 보여주는 거야. 진짜 주인이 누군지….”
“허윽…!”
루멘시아의 말에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서 짙은 망상이 떠올랐다.
두 사람 모두 누군지도 모를 남자들의 정액을 뒤집어 쓴 채, 내게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이 내게 내민 손에는 반짝이는 웨딩 반지가 끼어져 있었다.
“하아…! 하아…!”
“지금 네가 느끼는 감정이 어떤지 말해줘. 솔직하게.”
“흐읏…!”
그녀들의 온몸에는 그들이 남긴 이빨 자국과 입술 자국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무리 시선을 돌려도 어느 곳 하나 빠짐 없이 다른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어때? 흥분돼?”
“……으읏. 네.”
스윽 스윽!
루멘시아가 내 자지를 잡고 흔들어주기 시작했다.
“그녀들이 당하는 걸 더 듣고 싶잖아.”
“읏…!”
“누군지도 모를 남자한테 박히고 빨리고, 그들의 자지를 빠는 걸 그녀들의 입에서 듣고 싶잖아.”
“으윽!”
루멘시아의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머릿속에 그 장면들이 무수히 스쳐 지나갔다.
“목줄에 채인 채 산책하고 있는 연인을 보며, 술에 취해 저항조차 못한 채 서서히 벗겨지는 연인을 보며…. 그들의 얘기를 들으며…. 그저 이렇게 자위하면 기분 좋을 것 같지 않아…?”
스윽! 스윽!
“하아! 하아!”
“연인이 당하는 얘기를 들으며 이렇게나 세워두고….”
내 자지를 내려다보는 루멘시아의 눈빛이 몽롱해지는 것 같아 보였다.
“하아…. 얘기하다보니까….”
“루, 루멘시아?”
그녀의 얼굴에서 지금껏 보지 못한 열기가 느껴졌다.
살짝 엉덩이를 든 루멘시아는 곧 내 자지를 그녀의 다리 사이로 가져갔다.
귀두로 팬티를 옆으로 재껴버리고는 말릴 세도 없이 그대로 박아넣었다.
“흐읏!”
철퍽!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이 뿌리 끝까지 박아넣은 루멘시아는 자신의 상의를 내려 가슴을 꺼내 내 손에 쥐어주었다.
루크레치아나 엘레노아와 비교하면 크진 않지만 그녀의 가슴도 한 손에 쥐기 어려운 크기였다.
“하아! 하아!”
철퍽! 철퍽!
“루, 루멘시아…. 이러면….”
“뭐가? 뭐가 이러면 안 돼…? 네 연인들도 다른 남자들이랑 열심히 박아댔는데…. 너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 있어?”
“…….”
“그리고…!”
철퍽! 철퍽!
“네 자지도 이렇게 좋아하는 거 같은데?”
“흐윽!”
철퍽 철퍽!
루멘시아의 안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내 자지를 꽉 조여주었다.
마치 어떻게 하면 남자가 흥분하는지 아는 것처럼 깊숙히 넣어서 꽉 조였다가 살짝 비틀면서 빼내고, 다시 깊숙히 찔러넣었다.
“하아…! 하아…!”
철퍽! 철퍽!
이건 내가 그녀 안에 삽입한다기보다는 오히려 그녀가 그저 내 자지를 가지고 노는 것 같았다.
“하악! 하윽! ……에이든…!”
“에이든…?”
“…….”
한참을 정신없이 내려꽂던 루멘시아가 순간 멈춰버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그녀를 바라봤지만 얼굴이 머리카락에 가려져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 와중에도 그녀의 음부는 미친듯이 내 자지를 꽉 조여주고 있었다.
“에이든이 누구죠?”
애인? 아니면….
“하아…. 미안. 잠시 정신이 나갔네. 최근 들어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아서 말이야.”
찔…꺽!
루멘시아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음부에서 내 자지를 꺼냈다.
그녀의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자지는 찬 공기를 만나자 껄떡대며 움찔거렸다.
“뒤처리는 도와줄게.”
루멘시아가 손을 한번 휘두르자 자지에 묻어 있던 그녀의 애액이 모두 사라지고 뽀송해진 느낌이 들었다.
자지가 뽀송하다니,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루멘시아는 잠시 옷매무새를 다듬고 다시 내 곁에 다가와 말을 건넸다.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진 것 같은데, 요지는 그거야. 네 스스로 네 연인의 일탈이나 다른 남자의 접촉을 즐기고 있다는 것.”
“…….”
“물론 그 변화가 네게는 달갑지 않을 수 있지. 중요한 건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시 이 침대에 누워 평생 썩어 갈 생각이 아니라면 이걸 해야 한다는 거야.”
“제 연인을….”
“그래.”
“하지만 두 사람 다 이미….”
루멘시아는 피식 웃으며 문을 가리켰다.
“가 봐.”
“……?”
루멘시아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그저 입가에 옅은 미소를 걸친 채 턱을 까딱여 옆방을 가리켰다.
가보라는 뜻이었다.
대체 저기에 뭐가 있는 거지?
의문은 남았지만 나는 일단 그녀의 말대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몸의 상태가 생각보다 멀쩡했다.
3년이나 침대에 누워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몸에는 별다른 이상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까 루멘시아가 내 위에 올라탔을 때는 손 하나 제대로 밀어내지 못했는데….
그건 아직 막 깨어난 직후라 힘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았던 건가?
나는 손을 몇 번 쥐었다 펴본 뒤 옆방으로 이어진 문을 바라봤다.
루멘시아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이 마주치자 이번에는 살짝 눈짓까지 하며 어서 가보라는 듯 재촉할 뿐이었다.
나는 찜찜한 기분을 떨치지 못한 채 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손잡이에 손을 올리려던 순간….
“…….”
얇은 나무문 너머에서 희미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누군가 문 너머에 있었다.
“주, 주인님이 제 안에….”
“루크레치아. 말을 자꾸 더듬잖아요.”
“하지만….”
익숙한 목소리들이었다.
루크레치아와 엘레노아, 그녀들이 바로 이 문 너머에 있었다.
왜….
왜 여기 있는 거지?
끼이이익
나도 모르게 문을 열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