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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화 외전 16화


외전 16화 이 기분 좋은 시간을 가능한 한 길게 연장하고 싶었다. 천국 같은 시간이었다. 영원히 이 순간에 머무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모든 좋은 것에는 언젠가 끝이 있기 마련이었다. 잔느가 몇 번이고 절정에 도달한 후에, 그는 결국 더는 참지 못하고 천국에서 쫓겨나듯 잔느의 안에서 폭발했다. 발드르는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며 잔느의 위에서 무너져 내렸다. '세상에⋯⋯.' 그는 잔느의 몸 위에서 헐떡거렸다. 쾌감이 폭발하는 듯한 감각에 온몸의 솜털이 곤두섰다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는 쾌감을 조금이라도 더 지속하기 위해 힘이 빠져 가는 잔느의 작고 여린 몸을 한참이나 꼭 끌어안고 있었다. 그리고 곧 발드르는 다시 잔느의 안에서 힘을 되찾았다. 그는 잔느와 함께 다시 한번 천국의 계단을 오르고 싶었다. '다시 하고 싶어.' 다행히 아직 밤은 길었다. 발드르는 잔느의 허리를 꼭 끌어안은 채로 옆으로 드러누웠다. 그리고 다시 잔느의 안에서 움직여 갔다. 잔느의 부드럽고 여린 살결에 그의 체모가 닿아 간질거렸다. 발드르의 품에 안긴 잔느가 놀란 듯이 물어 왔다. “또, 또⋯⋯ 해요?” 발드르는 대답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다. 아직 이 밤이 끝나지 않았지 않은가? 발드르는 조금도 지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안에 한 번 폭발한 이후 조급함은 덜해지고 그는 안정과 여유를 되찾았다. 처음은 너무 자신의 쾌감에만 집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전보다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천국 같은 시간을 좀 더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잔느에게도 보다 더 지극한 쾌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유를 찾은 그의 손이 잔느의 가슴을 애무했다. 잔느는 놀란 듯했으나 곧 달콤한 신음을 흘렸다. 발드르는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자신의 품 안에서 도망칠 수 없도록. 잔느는 곧 그의 안에서 몸부림치며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 비명조차 무척이나 달콤하고 쾌감에 젖어 있었다. 그녀의 신음이 그를 부추겼다. 발드르는 잔느의 안에 자신을 처박으면서 그녀와 연결된 부분이 녹아내리는 것을 느꼈다. 그는 밤이 다 지나가고 어둠을 밝히는 어슴푸레한 새벽이 찾아오기까지 행위를 지속했다. 대체 잔느의 안에 얼마나 많이 폭발했을까? 어느 순간 잔느는 비명도 지르지 않았다. 발드르는 한참 뒤에야 잔느가 깊은 잠에 빠진 것을 알았다. '너무 괴롭혔군.' 삽입에 너무 몰두하느라 잔느가 정신을 잃은 줄도 몰랐다. 그는 잔느의 안에서 자신의 것을 꺼낸 뒤 침대에 눕혔다. 잔느를 눕히자 그녀의 숨소리가 방 안에 가득 찼다. 그녀의 안에서 그가 쏟아부은 것이 천천히 흘러나왔다. 발드르는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 준 뒤 잔느의 옆에 누워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결혼식도 끝나고, 열띤 첫날밤도 지나갔다. '이제 이 여자는 내 것이다.' 이제 그와 잔느는 한 몸으로 결합되었고, 오로지 죽음만이 하나가 된 자신과 그녀를 떼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새벽빛 속에서 헝클어진 머리칼이 촉촉하게 젖은 채로 깊이 잠이 든 잔느를 골똘히 바라보는데, 그의 마음속에서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감정이 차올랐다가 이윽고 넘쳐흘렀다. '나는 이 여자의 것이고.' 잔느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그는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였다. 그는 간신히 차지한 이 행복을 그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으리라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그는 앞으로 가문의 영지를 적에게서 지켜 냈듯이 그녀를 지켜 낼 것이었다. 무슨 수를 써서든. 그 어떤 대가를 치른다고 해도. 잠든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금방 창밖으로 아침 햇살이 비쳤다. 발드르는 그녀와 아침 인사를 하기 위해 한참이나 기다렸지만 잔느는 일어날 줄 몰랐다. 발드르는 뒤늦게 첫날밤 그녀를 너무 몰아붙인 것을 반성했다. 아무래도 자신과 체력 차이가 날 텐데 너무 기분이 좋아 자중하질 못했다. 결국 먼저 몸을 일으킨 그는 잔느가 일어나길 기다렸지만 한참이 되도록 그녀는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발드르는 그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포기하고 방에서 문구를 찾아 하고 싶은 말을 써 내려갔다. 어젯밤은 미안하오. 일어나 생각하니 내가 너무 그대를 몰아붙이진 않았나 싶군. 그만 이성을 잃었던 것 같소. 공작 부인이 되어 맞은 오늘은 어떻소? 행복하오? 그대는 일전에 내 행복을 바랐는데 편지를 쓰는 지금 나는 행복하오. 이 감정을 알고 나니 그대를 만나기 전의 삶은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 같군. 그대와 벌꿀술을 마시며 한 달 동안 갇혀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해는 떴고 나는 그대만의 남자에서 다시 스카디 공작으로 돌아가야 하오. 일어날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하오. 저녁에 다시 봅시다. 이 정도면 적당할 것이다. 쑥스러운 기분을 느끼며 발드르는 편지를 마무리했다. 자신의 아내가 된 여인에게 보내는 첫 편지였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일까, 오후가 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더디게 가던지, 발드르는 그날 일을 하긴 했지만 아무리 업무에 집중을 해 보려 해도 그녀의 생각이 머릿속에 아른거려 당황했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일을 다 내팽개치고 잔느를 끌어안고만 싶었다. 그녀는 마시면 마실수록 갈망하게 되는 무언가였다. 내내 끌어안고 내내 꿀처럼 다디단 입을 내 입으로 덮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그녀의 몸에 내 몸을 겹친 채로 이 겨울을 보낼 수만 있다면. 발드르는 석청을 핥는 곰처럼, 그녀의 은밀한 곳을 핥고, 또 만지고 빨고 그 안으로 자신을 넣고만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다. 그는 예전에도 같은 욕망에 사로잡힌 나머지 몽정을 한 적도 있었다. 그때는 그 욕망을 실현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남편이 아내를 원하는 것이 무슨 문제라도 된단 말인가? 저녁 식사 시간에 만난 잔느는 유독 볼이 붉어 보였다. 이 지역에서 잘 나는 사과처럼. 그는 이 자리에서 그 볼을 사과처럼 베어 물고 싶었다. 아마 식사 시중을 드는 하인들만 없었다면 실제로 그렇게 했을지도 몰랐다. '그런데 그녀는 어젯밤 내가 마음에 들었을까?' 발드르는 오늘 내내 궁금했다. 잔느의 마음도 오늘 자신처럼 어지러웠는지, 오락가락했는지, 자신이 그녀를 생각했던 것처럼 그녀도 자신을 생각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일이 마음에 들었다면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들었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그는 식사 자리에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그러면 그럴수록 잔느의 볼은 더더욱 붉어지기만 했다. 드디어 밤이 돌아왔다. 사실 어젯밤은 발드르도 아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꽉 쥐면 부러질 것 같아서 자신의 것을 넣지도 못할까 봐 걱정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걱정은 이제 모두 해소되었다. 잔느는 생각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따뜻하게 그를 받아들였다. 그래서 발드르는 이것저것 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어젯밤에는 걱정도 되고 시간이 부족해 미처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지만 잔느는 어젯밤보다 훨씬 더 부끄러워했다. 그가 우뚝 선 자신의 중심에 잔느를 앉히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잔느가 외쳤다. 두 눈을 가린다 할지라도 그녀의 목 아래로 눈부신 나신이 훤히 드러나 있는 줄도 모르고. “이건, 이건 너무 부끄러워요⋯⋯!” “남편과 아내 사이에 부끄러울 게 뭐가 있겠소?” 발드르는 자신의 것을 한껏 품어 벌어진 틈 위로 빼꼼히 나와 있는 클리토리스를 엄지로 문지르며 물었다. “이러면 그대에게 기쁨을 주는 곳도 잘 문질러 줄 수 있어 좋지 않소?” “아아⋯⋯!” 발드르의 손이 축축이 젖어 들어 갔고, 잔느의 허리가 한껏 뒤로 젖혀졌다. 그는 몸을 일으켜 자신의 위에서 휘청 거리는 잔느를 두 팔로 묶듯이 안았다. 그리고 그대로 끌어당겨 자신의 배에 눕히며 말했다. “그럼 이 자세는 어떻소? 좋소?” 잔느의 풍성한 머리칼이 그의 어깨 위에 흐르고 그의 치골과 잔느의 치골이 빈틈없이 밀착되었다. 발드르는 그녀의 허리가 구부러짐에 따라 그 안에 들어찬 자신의 것도 자극받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허리를 쳐올렸다. “응?” 그가 잔느의 귓가에 속삭이며 대답을 재촉했으나 잔느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신음만 흘렸다. 발드르는 빠르게 허리를 놀렸다. 잔느의 신음은 그에게 천상의 선율처럼 들렸다.     그런데, 알고 있는가? 잔느는 정말 어찌나 부드럽고 달콤하던지, 발드르는 이 일을 천 년을 하더라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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