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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화 외전 10화


외전 10화 그가 나를 베개처럼 끌어안고 잘 줄로만 알았던 나는 뜻하지 않았던 상황에 당황한 나머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그를 바라보자 그는 흐뭇한 미소를 흘리더니 내 허리를 감싸 쥔 손을 더더욱 끌어당겨 몸을 밀착시켰다. 쑤욱一.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더 수월하게, 그의 것은 끝까지 내벽에 들어왔다. 그의 것으로 내 안이 빠듯이 채워지며 둔부에 까슬한 체모가 닿는 느낌에 나는 발끝이 찌릿 하고 저리는 동시에, 이 상황에 경악했다. '또? 한다고? 쉬지도 않고? 아직 여운이 가라앉지도 않았는데?' 그러나 가라앉기는커녕 내 안에서 그의 것은 더 커지고 단단해지는 듯했다. 결국 나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또 해요?” “나는 한 달 내내 할 수도 있을 것 같소.” 그가 몹시도 무서운 소리를 하며 내 가슴을 어루만졌다. 지금 내가 느낀 전율은 쾌감 때문일까, 그의 말이 정말로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데서 오는 데서 오는 두려움일까. “아⋯⋯.” 그리고 그는 내 뒤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볼 수는 없었지만 내 안에서 요동치는 움직임으로 그가 어떤 행위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내 둔부와 맞닿은 허리를 뒤로 물렸다가 다시 치받았다. 그것도 있는 힘껏! 뱃가죽이 불룩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과 함께 나의 두 눈 앞에서 불이 튀었다. “아! 아흑⋯⋯ 흐앗!” 믿기지 않았지만, 이 각도는 또 이 각도대로⋯⋯ 좋았던 것이다. 그는 두 팔로 내 몸을 단단히 읽고 내 어깨에 자신의 턱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대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흐악! 앗! 잠깐만! 아⋯⋯! 아아⋯⋯!” 나는 그의 굵고 단단한 두 팔에 꼼짝없이 묶여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좋았다. 물론, 좋은데, 너무 좋아서 무섭고 눈물이 흘렀다. 과하게 밀려 들어오는 자극에 머리가 어떻게 되는 것만 같아서 두려웠다. 이러다 내 몸이 망가져 버리는 건 아닐까? 내가 나 자신이 아니게 되는 듯한, 무시무시한 감각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속 한구석에서는 그가 멈추지 않기를 바랐다. 이내, 나는 곧 날카로우면서도 달콤하기 그지없는 감각에 굴복하고 말았다. 그와 연결된 부분부터 시작해 허리까지, 곧이어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했다. 그가 내 뒤통수를 감싸 쥐고 내 고개를 돌리게 했다. 헐떡이며 뒤를 돌아보았을 때, 나는 보석 같은 그의 두 눈과 마주했다. 그의 눈동자는 갈망과 쾌감에 젖어 반짝이고 있었다. 그의 눈 속에 비치는 나 또한 같은 눈빛을 하고 있으리라. 그가 고개를 숙여 내 입술을 찾았다. 나도 그의 입술을 찾았다. 벌꿀에도 비할 수 없이, 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것을.     우리는 키스했다. 나는 그에 의해 몇 번이고 허물어져 내려야만 했다. 그가 두 번째 절정에 이르기 전까지 나는 대체 몇 번이나 절정에 도달했을까? 또한 그가 세 번째, 네 번째 이 행위를 다시 시작했을 때는? 그는⋯⋯ 정말 아무리 해도 지치지도 않는 듯했다. 그는 아주 커다란, 그리고 수천 년을 굶주려 온 짐승 같았다. '아, 세상에⋯⋯!' 커튼 틈 사이로 새벽빛이 부옇게 밝아 오던 장면이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이었다. 그때 나는 그에게 마주 끌어안겨, 그의 무릎에 앉혀진 채였다. 그대로 나는 더 버티지 못하고 그만 까무룩 잠이 들었다. 아니, 잠든 것이 아니라 그대로 기절한 것에 가까웠을지도 모른다. 쓰러지듯 잠들었다 일어났을 때에 내가 가장 먼저 본 것은 묵직한 커튼 새로 새어 들어오는 쨍쨍한 햇볕이었다. 그는 먼저 일어났는지 보이지 않았고, 그와 마주하는 대신에 나는 잘 개켜진 옷 위에 놓인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 어젯밤은 미안하오. 일어나 생각하니 내가 너무 그대를 몰아붙이지 않았나 싶군. 그만 이성을 잃었던 것 같소. 공작 부인이 되어 맞은 오늘은 어떻소? 행복하오? 그대는 일전에 내 행복을 바랐는데 편지를 쓰는 지금 나는 더없이 행복하오. 이 감정을 알고 나니 그대를 만나기 전의 삶은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 같군. 그대와 벌꿀술을 마시며 한 달 동안 갇혀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해는 떴고 나는 그대만의 남자에서 다시 스카디 공작으로 돌아가야 하오. 일어날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하오. 저녁에 다시 봅시다. 공작님의 편지를 읽는데, 문득 그가 잠든 내 옆에서 이 편지를 썼으리라는 생각을 하자 가슴속에 서서히 기쁨이 차올랐다. 나 또한 지금, 이전에는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감정을 만끽했다. '나도⋯⋯ 행복해.' 말 그대로, 행복했다. 정신을 차린 뒤 나는 옷을 입고 커튼을 열어 시각을 확인했다. 해가 머리 위에 떠 있었다. '지금까지 잤다고?' 자고 일어난 지금도 서 있는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몰아붙여지다 새벽녘에 잠이 들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나는 하녀를 불러 목욕 시중을 부탁하려다가, 내 몸 상태를 알아채곤 목욕물만 받아 달라고 했다. 하녀에게 보이기 부끄러웠던 것이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어떤 상태인지를. 옷을 벗고 나니 드러난 몸은 예상보다 더했다. 온몸에 어젯밤 그가 남긴 흔적이 가득 남아 있었다. 나는 따뜻한 목욕물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서서히 긴장이 풀림에 따라, 두 다리 사이에서 어젯밤 그가 아낌없이 내게 부어 넣은 액체가 흘러나오는 감각이 느껴졌다. '그와 나는 어젯밤 정말 하나가 되었구나.' 어젯밤 그와 격렬하게 기쁨을 나눈 일이 새삼스레 실감이 났다.     오후에 동생과 어머니가 이제는 내 방이기도 한 공작님의 방을 방문했다. 나는 둘을 반갑게 맞이했다. 동생은 벌써부터 호기심에 가득 찬 얼굴이라 무슨 말을 하려는지 듣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하녀가 차를 내려놓고 나가자마자 동생이 두 눈을 빛내며 물었다. “그래서 어땠어? 말 좀 해 봐, 언니.” “안.” 어머니께서 동생을 나무랐지만 안은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우리끼리니까 뭐 어때? 어서. 말해 봐. 궁금해서 죽을 지경이야. 응?” 내 얼굴이 불타는 게 느껴졌다. “그냥, 좋았어.” 그 말 외에 나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게 끝이냐며 동생이 나를 다그쳤지만,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말할 수 없었다.     그날 저녁, 나는 그와 함께 식사했다. 나는 어째서인지 그와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어젯밤 그에 대해 알게 된 새로운 면이 나를 너무도 수줍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식사 내내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귀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나는 오늘 밤도 어젯밤과 같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다. '어서 밤이 되었으면⋯⋯.' 속으로 생각하는데 공작님께서 물으셨다. “어젯밤은 어땠소?” “⋯⋯” “좋았소? 아니면 별로였소?” 그 말에 나는 머릿속에서 펑 하고 무엇이 터지는 듯한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공작님은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얼굴로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대의 의견을 듣고 싶소. 그대가 어땠는지 알아야 오늘 무엇을 더 하고 덜 할지 파악할 수 있지 않겠소. 먼저 내 의견을 말하자면 나는 무척 좋았소. 더할 나위 없을 만큼.” “저도⋯⋯ 저도 좋았습니다.” 나는 간신히 그에게 그렇게 말했다. 사실, 개미가 기어가는 소리도 내가 낸 목소리보다는 더 클 듯싶었다. “그래? 그렇다면, 무엇이 제일 좋았소? 어떤 자세? 내가 어떻게 해 주는 것이?” 하지만 그의 엄청난 질문이 연달아 들려오자 나는 다시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눈물이 다 날 것 같았다. '일부러 날 놀리려고 그러나?' 그의 얼굴은 진지하기 그지없었다. 내가 한참이나 가만히 앉은 채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그는 고개를 외로 기울이더니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처음이라 잘 모르겠다면 오늘 밤부터 찬찬히 알아 가 봅시다.” 그가 원래 이런 성격이었나? 공작님의 말대로 그날 밤 나는 그의 궁금증에 대해 알아 가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것도 과할 정도로 많이. 나는 오래지 않아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건 내가 지금까지 읽어 왔던 책에선 조금도 나오지 않았고, 그 누구도 알려 주지 않았던 지식이었다. 나는 그 지식을 오로지 경험으로 체화했다. 그와 함께 체득하는 동안 밤은 길었고 시간은 영원한 듯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깨닫게 되었다. 신혼부부를 한 달간 둘만의 공간에 가두는 고대의 풍습이 지금까지 이어졌다면 나는 아마 복상사로 요절하고 말았으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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