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화 season2. 61. 소문(3)
season 2
61. 소문(3)
* * *
시간이 흘러 중간고사가 끝난 시점까지도 기찬에 대한 소문은 계속됐다.
그쯤 되자 그의 소문은 개강 파티를 강남 클럽을 통째로 빌려 치른 의예과 과대의 남다른 스케일만이 아니었다.
“제이 남친이었데!”
“제이 소속사 이사라던데?”
“스마일 캐시라는 회사 실장이라는 말도 돌던데….”
학교 밖에서의 일들까지 소문으로 떠도는 것을 접한 기찬은 적지 않게 놀랐다.
대체 소문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사실에 꽤 근접한 것들이었다.
물론 학생들에게는 대부분 학교 내에서의 일들이 더 큰 관심사였다.
특히 같은 과 학생들에게는 기찬의 일거수일투족이 전부 이야깃거리가 됐다.
“한 교수님이 직접 지목하셨데.”
“그럼, 한태수, 최창섭 라인 타는 건가?”
“역시 수석.”
당사자인 기찬은 정작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즐겼다.
‘이렇게 쌓아가면 돼.’
다양한 미담, 특별했던 기억과 추억들.
사람들의 머릿속에, 그리고 마음 속에 성기찬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그렇게 각인시킬 생각이다.
지금까지 밑밥을 잘 깔아왔으니, 이제 그 위에 하나씩 올리면 될 일이다.
“성기찬. 학부 행정실에서 너 찾던데?”
교양 수업이 끝나고 강의실을 나서는 기찬에게 처음 보는 누군가가 말을 전했다.
이젠 다른 과 학우들도 기찬에게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 또한 소문의 힘이었다.
이름이나 행적을 하도 많이 듣다 보니 상대를 잘 아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효과.
마치 연예인을 보고 아는 사람 만난 것 같은 친숙함을 느끼는 것처럼.
“어, 고마워.”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한 기찬은 지나치다 말고 멈춰 서서 아는 체를 했다.
“참, 법학과 2학년 과대가 양근식이었지? 근식이 보면 학생회 회의 참석 꼭 하라고 전해줘.”
기찬의 말에 상대는 살짝 당황한 듯 머뭇거리다가 물었다.
“나, 법학관 줄 어떻게 알았어?”
기찬은 대답 대신 피식 웃으며 손을 들어 인사했다.
“최호연, 또 보자.”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는 얼굴을 뒤로하고 주차장으로 가 차에 올랐다.
시동을 걸며 혼잣말을 중얼댔다.
“내가 왜 굳이 서울대에 입학했는데.”
서울대 출신의 능력 좋은 애들은 다 기억하고 있다.
기찬에게는 서울대가 미래 인맥의 양식장이나 다름없었다.
조금 전 최호연도 마찬가지다.
훗날 한 끗발 날리는 지검장이 될 여자다.
그런 사람을 이렇게 쉽게 마주치게 되다니, 이렇게 연이 닿게 된 것도 다 하늘이 돕는구나 싶었다.
기찬은 곧장 공항으로 가 오명환을 만났다.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어. 그래.”
코치는 평소와 달리 데면데면하게 인사를 하고는 아무 말 없이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목적지까지 가는 내내 한마디도 없었다.
기찬도 굳이 말을 걸지 않았다.
그가 왜 그러는지 알기 때문이다.
‘제자 보기 쪽팔리겠지.’
역시 예상대로였다.
그의 다 도착해서야 그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어떻게 처리 한 거냐?”
많이 궁금했을 텐데, 용케 잘 참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긴 몰라도, 엄청나게 고민하고 물었을 것이다.
“아, 신경 쓰지 마세요.”
기찬은 일부러 가볍게 대꾸하고 말았다.
괜히 생색내거나 구체적인 설명을 해 봐야 어차피 다 거짓말.
그냥 이런 식으로 짐을 지워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미안하다. 너한테는 정말 면목 없고….”
목소리에서 침울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제자한테 그런 모습 보인 것도 그렇고, 이런 말 하는 게 참….”
입안에서 맴돌던 말이 어렵게 빠져나왔다.
“고맙다. 네가 내 은인이야.”
기찬은 의도대로 관계가 재설정된 것에 흐뭇하면서도 일절 내색하지 않았다.
그저 끝까지 멋있고 싶었다.
“잊으세요. 저도 벌써 다 잊었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러면서 빙긋 웃어주었다.
그러자 오명환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고마움보다는 미안함이 더 컸으면 좋겠는데.’
두 사람은 복싱협회장 사무실로 들어갔다.
“어서오게.”
협회장은 두 사람을 반갑게 맞았고,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미리 의견이 오고 갔던 시합은 벌써 세팅이 끝난 상태였다.
“그러니까 지금 체중으로는 라이트헤비급이지만, 본격적으로 근육 만들고 좀 불려서 헤비급으로 가지?”
기찬의 경쟁력을 위해서 증량이 어떻겠냐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오명환의 생각은 달랐다.
“라이트 헤비급에 기찬이만큼 큰 친구 있어요? 오히려 이쪽이 더 유리해요. 리치도 그렇고.”
기찬은 한참이나 이어진 대화를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두 사람의 의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그때 기찬이 가만히 일어섰다.
그러고는 윗도리를 벗었다.
“근육을 늘려봐야 둔해지기만 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키가 자라서 그렇지, 제 장기는 상대 발 묶어놓고 파고드는 인파이텁니다.”
협회장도 기찬을 잘 알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복싱 유망주 아니었던가.
잘 만들어진 근육과 전국 체전을 독식했던 장기.
그거면 됐다.
더 다른 설명이 필요 없었다.
“음, 좋아. 연습 시합 먼저 해 보자.”
협회장의 결정과 함께 이후 일정이 곧바로 정해졌다.
그렇게 일을 빠르게 마치고 협회를 나온 기찬과 코치는 논현동의 한 오피스텔로 갔다.
“여긴 언제…?”
기찬이 원룸 형태의 오피스텔에 들어서며 물었다.
“앞으로 올림픽 끝날 때까지는 서울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을 텐데, 계속 호텔에 있을 수는 없잖냐.”
“네. 그렇네요.”
퍽이나 그래서겠다.
기찬은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웃는 낯으로 주제를 바꿨다.
“그러면 저는 마련해주신 프로그램으로 시합 준비 잘하겠습니다.”
“그래. 말 안 해도 알아서 잘하겠지만, 연습 시합이라도 확실한 눈도장이 필요하니까, 한체대에서 훈련하자.”
“네.”
그 후로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기찬은 시간에 맞춰 다음 약속 장소로 이동했다.
“일찍 왔어?”
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차가 막혀 조금 늦었더니 송지연이 먼저 와 있었다.
“아니, 나도 조금 전에 도착했어. 그보다, 오랜만이네?”
기찬은 자리에 앉기 전 그녀를 가볍게 포옹했다.
그리고 볼에 뽀뽀를 해주고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외모 칭찬을 해줬다.
“못 본 사이에 너무 예뻐졌는데?”
“치. 맘에도 없는 소리.”
말과 다르게 그녀의 입꼬리는 잔뜩 휘어있었다.
기찬은 그 여세를 몰아 주변의 눈치를 봐가며 송지연의 가슴을 한 번 주무르고 엉덩이를 툭 때렸다.
“어머, 미쳤어!”
화들짝 놀란 송지연이 목소리를 죽여 나무랐지만, 기찬은 넉살 좋게 웃으며 속삭였다.
“밥 빨리 먹고 나가자. 누나 보고 싶어서 얼마나 힘들었다고.”
그리 말하며 시선은 그녀의 가슴과 사타구니를 번갈아 훑었다.
송지연은 대놓고 욕구를 드러내는 그가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이럴 때는 그냥 애네.’
모든 면에서 너무 어른 같은 기찬의 이런 모습을 자신만 안다는 게 기뻤다.
그래서인지 괜히 기분이 더 들떴다.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저녁은 내가 사줄게. 누나니까.”
“좋아. 대신….”
기찬은 다시 한번 송지연에게 얼굴을 가져가며 속삭이듯 말했다.
“오늘 아주 죽여줄게.”
“좋아. 기대할게.”
* * *
덜컹.
쿵.
문이 열리고 닫히자마자 두 남녀는 신발도 벗지 못하고 엉켰다.
“흐음, 아아.”
기찬은 격렬하게 송지연의 몸을 탐했다.
귓불을 물고 목을 깨물었다.
셔츠는 단추가 다 떨어져 나가도록 잡아 뜯어 벗겨냈고, 브래지어를 벗기지도 않고 젖가슴을 끄집어냈다.
하아, 하아.
탄력있는 젖가슴을 주무르고 이미 단단히 솟아있는 젖꼭지를 빨았다.
한 손은 스커트를 들추고 들어가 팬티 안으로 들어갔다.
찌걱.
이미 젖어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클리토리스를 스치듯 지나쳐 바로 질 입구를 찾아 찌르고 들어갔다.
흐음!
짧은 교성과 동시에 기찬의 허리띠가 풀어졌다.
바지 지퍼가 내려가고, 팬티 안에서 굵은 기둥이 툭, 튀어나왔다.
그의 대물도 송지연의 아랫도리처럼 쿠퍼액으로 이미 젖어 번들거렸다.
“넣어줘.”
기찬은 빠르게 반응했다.
그녀의 골반을 잡고 빙글 돌렸다.
송지연은 현관 입구의 신발장을 짚고 엉덩이가 뒤로 빠졌다.
동시에 단단하고 뜨거운 대물이 순식간에 질 안을 꽉 채웠다.
“흐음!”
기찬은 잠깐 눈을 질끈 감았다.
오랜만에 맛 보는 명기의 쫀득함을 음미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금세 눈을 떴다.
눈앞에 흐트러져있는 여자의 모습이 흥분을 북돋았다.
“맛있어.”
그 말에 송지연이 화답했다.
“날 먹어, 마음껏! 하응!”
기찬의 큰 손이 그녀의 양쪽 엉덩이를 터트릴 것처럼 꽉 움켜쥐었다.
그대로 허리를 앞뒤로 흔들었다.
흐으응! 하아!
길고 굵은 자지가 거의 다 빠져나올 때까지 천천히 뒤로 엉덩이를 뺐다가 다시 앞으로 밀었다.
굵은 기둥을 물고 딸려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하는 그녀의 질을 보는 게 너무 흥분됐다.
점차 송지연의 교성이 커져갔고, 기찬의 허리도 그 확성에 맞춰 조금씩 빠르고 격렬하게 움직였다.
탁탁탁, 탁탁
찔떡, 쩍.
“어떡해! 나, 나 느껴!”
“흐음!”
두 사람의 절정의 순간, 흥을 깨는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 디로롱. 디로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