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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23화 고요한 밤, 음란한 밤


밤이 깊어지며 주변이 고요해졌다. 성녀는 나름 격렬했던 목욕을 마치고 피곤했는지 잠이 들었다. ‘이제 영성화를 통해 돌아다닐 수 있으니 한번 바람 좀 쐐볼까?’ 잠든 성녀를 놔두고 영체화 하여 건물 밖으로 나왔다. 흐르는 호수 영주의 배려로 이곳 병사들이 경계를 대신하고 있었다. 영체화를 통해 도시 전체를 감상하며 돌아다닐 때 작은 건물 안에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말소리야 많이 들렸지만, 그 내용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이 내용대로 보고하면 되겠습니까?” 소리를 일부러 줄인 은밀한 목소리였다. “그대로. 거기 적힌 내용 하나도 빼지 말고, 보고해. 이 기회에 성녀를… 아! 그리고 이스마엘 추기경에 대해서도 한번 자세히 조사하도록 하라 하고.” “알겠습니다.” 대화가 끝나고 잠시 후 로브를 깊게 눌러쓴 남자가 문을 살짝 열고 주변을 살피다가 빠른 속도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영체화 때문인지 문의 작은 틈으로도 통과할 수 있어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여! 어서 와.” “마리 님?” “멋진데? 기운만은 루미녹스야.” “그… 그게.” “주눅 들지 마. 루미녹스 화신을 어떻게 할 만큼 개념 없지는 않으니까.” “제가 누군지 아시는지.” “루미녹스의 화신이자, 내 성녀의 팬티?” 역시나 마리는 내 정체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알고 계셨군요.” 내 말에 테이블에 걸터앉아 불안한 눈빛으로 고민에 빠진 밴티 토토 추기경의 어깨에 앉아 있던 마리 신의 영체가 다가왔다. “그럼. 네가 왜 이브리에의 팬티가 되었는지. 왜 루미녹스의 화신이 되었는지. 그리고 이스마엘은 내 신전의 멸망을 바라는 추기경이라든지. 뭐 이런 것도 알지.” 마리의 말은 꽤 충격적이었다. “그럼. 마리 님은 성녀와 이스마엘 추기경을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응? 어떻게 한다니?” “저. 그러니까. 두 사람은 배신…” “아하하하하하하. 아! 미안. 미안. 너무 웃겨서 그만.” 마리는 웃겨 죽겠다는 듯 웃다가 말했다. “왜? 걔들이 배신?” “아닌가요?” “아니지. 원래 불의신, 밤의 신, 전쟁의 신, 풍요의 신 모두 창조신 이온님의 울타리에 있어. 한 가족이란 말이지.” 마리의 불꽃이 빙글빙글 정신없이 움직였다. “인간의 기준으로 신들을 재단하지 마. 내가 지금 가장 짜증 나는 놈은….” 말하던 마리가 밴티 토토 머리 위에서 빙글빙글 돌며 말했다. “요런 놈. 대책 없이 이기적이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는 이런 놈. 추기경이나 되면서 얼마나 타락했는지 제 놈이 섬기는 신이 이렇게 옆에 있는데도 모르는 이런 놈.” 그러고는 다시 내 앞으로 날아와 서서히 사람과 같은 형체로 변했다. 불꽃 같은 붉은 머리카락은 손대면 데일 것 같았다. 생각보다 귀엽게 생긴 얼굴에 키도 작았다. 옷을 입은 건지 벗은 건지는 불꽃이 휘감고 있어 구분이 안 되었지만, 가슴은 작았다. 매우 작았다. 내 생각을 읽은 것일까? “큰 가슴은 짐이야. 뭐 인간들은 좋아하긴 하더만.” 그렇게 말 한 마리가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 너도 큰 게 좋아? 이렇게?” 그러자 거의 에듀만큼이나 큰 가슴이 불쑥 솟아 나왔다. 작은 체구에 커다란 가슴이… 매우 좋아… ‘아니, 아니 착한 생각, 착한 생각’ “어쭈? 흐흐흐. 원하면 만져봐.” 마리가 가슴을 내밀며 한 발짝 다가왔고 나는 그만큼 뒤로 물러났다. “쫄기는. 아무튼 팬 너에게는 고마운 게 많으니 한 가지 선물을 더 주지.” “네? 제가 왜?” “네가 요즘 성녀의 음심을 잘 억눌러줘서 어느 성녀보다 내 신성력을 잘 받아들이고 있거든.” “그… 그게.” 성녀와 내 관계를 보았다는 듯한 말에 괜히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 같았다. “뭘 부끄러워해? 너도 신의 화신이니 인간의 기준으로 생각하지 마. 그리고.” 마리의 손짓에 그 옆에 작은 불꽃들이 흩어졌다가 어떤 형태를 이루며 움직였다. “그… 그건.” 점점 형태를 갖추는 걸 보고 내가 놀라서 물었다. “이거 너 맞지?” 그녀의 불꽃에 의해 만들어진 형상은 인간이었을 적의 내 모습이었다. “이게 어떻게.” “흠. 아무리 모자란 동생 녀석의 화신이긴 하지만 신의 화신 육체야. 땅속에서 썩게 하는 건 신성모독이지.” “그럼 설마? 제 몸을?” “어. 목이 잘려서 지금은 못 쓰지만 일단 신계로 옮겨놓긴 했지. 몰라? 신이 선택한 자들은 죽지 않고 육신체로 신계로 간다는 거.” “그건, 신화에서나.” “그래. 신화. 신들의 이야기.” 그렇게 말 한 마리가 한쪽 눈을 찡긋하더니 다시 작은 불꽃 형태로 바뀌었다. “원래는 더 많은 격을 갖추어야 영체화에 본신을 투영할 수 있지만 넌 특별하니까. 나의 권능을 나눠줄게.” “가. 감사합니다.” “겨우 감사합니다로 때우려고? 영체화에 본신을 투영하면 그걸 세우거나 써먹을 수도 있는데? 크크크크. 이브리에 잘 부탁해.” “에? 예?” 마리의 말뜻을 바로 이해 못 해 되물었으나 그녀의 불꽃이 사라지며 말했다. “이 녀석은 내가 처리할 테니 안심하고. 그리고 그렇게 영체화 오래 하면 아직은 못 버틸 거야.” 사실 점점 영체화가 풀리려는 듯한 느낌이 들고 있었다. “그럼, 다음에 봐. 이 빌어먹게 이기적인 놈은 잘 봐둬. 내 방식이니까.” 뭔가가 날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과 함께 익숙한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잠든 성녀의 침대 옆 탁자였다. 잠든 성녀의 얼굴을 보자 방금 마리가 한 말이 떠올랐다. ‘그걸 세우거나 써먹을 수가 있다고? 설마? 꿀꺽.’ 잠든 성녀의 얼굴을 보며 그 말이 떠오르자 갑자기 심장이 터질 듯 뛰는 것 같았다. ‘팬티도 심장이 터질까? 그냥 고무줄이 터지는 거 아냐?’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괜히 경건한 마리 찬양가를 불렀다. * “후루룹. 후루룹. 웁웁웁. 파아~.” 루비나 공주가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들었다. 붉게 물든 볼과 입 주변으로 흐르는 침인지 물인지 모를 액체가 흘러내렸다. “어때? 좋아?” 루비나가 용사의 가슴에 입을 맞추고 혀로 간지럽혔다. 그녀의 손은 용사의 굵고 큰 자지를 어루만지다 기둥을 잡고 위아래로 움직였다. 루비나의 손 움직임이 빨라지고 입술이 용사의 목과 귀 얼굴과 입술을 돌아가며 빨거나 살짝씩 깨물었다. 루비나의 숨결도 조금씩 가빠지고 있을 때였다. “루비나 잠시만.” 용사가 열심히 상하로 움직이던 루비나의 손을 잡아 멈추고 상체를 반쯤 일으켰다. “왜?” 한참 달아오르다 저지당한 루비나가 불만이 섞인 표정으로 용사를 올려 보았다. “왜 멈추는 건데?” 루비나에게서 조금씩 짜증이 밀려 나왔다. “아… 아니. 그게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닌가 해서.” 용사의 떠듬거리는 대답에 그의 몸 위에 올라탄 루비나가 용사의 가슴을 밀어 눕히며 팔을 용사의 머리 옆에 집고 물었다. “그래서? 싫다는 거야?” “그건 아니고.” 그러자 루비나가 한쪽 팔을 굽혀 가슴을 용사의 입에 두며 말했다. “그럼. 빨아줘.” 고개를 숙여 내려다보는 루비나를 올려보며 용사는 천천히 입을 벌려 유두를 입술로 물었다. “하응. 그래. 그래야 착한 용사지. 하응.” 루비나의 허리가 꿈틀거리고 고개가 뒤로 꺾였다. 사탕을 빠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루비나의 허리가 계속 위아래로 움직이다 용사의 자지를 물고 깊은 골짜기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하으응.” - 철퍽, 철퍽, 철퍽 커다란 둔부가 부딪치는 섹스 박수 소리가 실내를 울렸다. 루비나 공주는 눈을 감고 상체를 일으켜 용사의 자지가 보지 깊숙이 들어올 수 있게 한 뒤 마치 드넓은 초원을 뛰어다니는 토끼처럼 위아래로 움직였다. “하앙. 하앙. 하앙.” 절정에 다가감을 알리는 빠르고 가쁜 루비나의 교성에 맞춰 용사의 허리도 움직였다. 이미 한번 사정감이 있었지만, 그녀가 느끼기 전에 사정하면 그 매서운 눈초리를 감당해야 했다. 엉덩이에 힘을 빡 주고 필사적으로 참아낸 용사는 루비나의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움직였다. “가… 간닷. 가… 하응, 하으응. 하응.” 루비나의 절정에 맞춰 용사가 힘껏 참아왔던 정액을 쏟아부었다. - 뷰릇. 뷰르릇. 뷰릇. “아흥. 아흥. 아흐응.” 이것이 루비나가 가장 좋아하는 시나리오다. 자신이 절정에 달했을 때 보지 안에 뜨거운 정액을 있는 힘껏 싸지르는 것. 그렇게 해서 한 번 더 절정에 이르는 게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섹스였다. 용사는 그것이 싫지는 않았지만, 가끔 지친다고 생각했다. 자신도 느낌이 있을 때 기분 좋게 사정하고 그 여운을 즐기고 싶었지만, 루비나는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 뷰륵. 뷰르르륵. 용사의 자지가 빠지며 루비나의 보지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났다. “하아. 하아.” 숨을 몰아쉰 루비나가 용사의 몸 위에서 몸을 돌려 침대에 누웠다. 정액과 애액이 섞인 액체가 루비나의 허벅지와 회음부를 따라 흐르고 항문 주변을 지나 흘러 침대 위 하얀 시트 위에 스며들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용사가 침대에서 일어서 옷을 입었다. “어디 가려고?” 침대에서 아직도 여운을 느끼고 있던 루비나가 고개를 돌려 나른하게 물었다. “더워서 잠시 밖에.” “으으응. 그래? 하긴 여긴 덥지.” 나른한 루비나가 얼굴을 이불에 파묻으며 말했다. 겨울에도 난방이 필요 없다는 도시다 보니 조금 더운 느낌이 있었다. 사실 겨울에는 수로가 열리고 온천물이 각 건물 아래로 흘러 난방해서 그런 것이긴 하지만. 공주가 얼굴을 파묻는 걸 본 용사가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다. “앗. 용사님.” “응? 너는? 이 시간에 안 자고 왜?” 용사는 커다란 쟁반에 물이 담긴 그릇과 컵을 들고 있는 시녀를 보았다. “아… 무.. 물 찾으실 것 같아서.” 시녀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였다. 용사가 자세히 보니 낯이 익었다. 언젠가 루비나가 왕궁 호출로 들어갔을 때 갑자기 솟구친 성욕에 자신도 모르게 품을뻔했던 시녀였다. “너. 넌.” 용사가 알아보는 것 같아 시녀의 얼굴이 새빨개지며 고개를 숙이고 다리를 비비적거렸다. 그때 문이 열렸다. “물. 줘.” 루비나였다. 그녀의 말에 시녀가 황급히 물을 따라 컵을 루비나에게 건넸다. 컵을 받아 든 루비나가 물을 마시며 곁눈질로 시녀를 살폈다. ‘허. 이년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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