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화 120화
정실부인 미토에게 빙의한 악신 앨리스의 비열한 계획, 사자소생을 통한 좀비 공격.
미토는 실실 쪼개며 손가락을 팅긴다.
"얍."
그 순간 진석과 르하의 눈앞에서는 좀비코로나의 진짜 목적인 망자, 좀비들이 소환된다.
일전에 죽었던 르하의 가족, 친구들이 좀비가 돼서.
"... 르하야."
"르하...."
르하는 표정이 어두워지고 만다.
"아...?!"
르하 드 바이스, 바이스제국은 물론 이세계 전문가 진석이 아는한 전투, 지식, 멘탈 등 뭐든 종합해서 먼치킨의 20살 여용사이다.
그녀는 10살 때 용사로 임명된 뒤로 바이스제국을 위해서 매일, 매시간 분골쇄신을 해가면서 싸워왔기에 무려 수만 번의 전투경험이 있었고 그렇기에 그녀 스스로 자만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
앞으로 어떤 적과 무슨 전투를 벌여도 그녀가 이겨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말이다.
그야 지금까지 전투에서도 봤듯이, 르하는 진석과 함께한 전투에서 단 한 번도 어려움은커녕 동요 따위도 없이 무표정으로 임무완수했었다. 그래서 마지막 전투도 무리없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허 그것은 르하만의 착각이라는 걸 곧 깨달았다.
좀비가 돼서 그녀의 주변을 둘러싼 죽었던 가족, 친구, 적들을 보고선.
좀비가 르하의 부모님은 르하를 애타게 부른다.
"우리 르하 많이 컸네."
"르하야 이리와보렴."
좀비가 됐기에 백골이라서 눈도 없는데 르하를 바라보면서 뼛조각이 된 손을 딸에게 향하는 부모님이었다.
르하는 안색이 새파라진 채 칼끝을 겨눈다.
"읏, 더는 다가오지마, 우리 부모님은 10년 전에 이미 불의의 사고로 죽었다고... 너희가 내 부모님일리가 없어!"
그러나 르하의 부모님은 그저 애석하게 말한다.
"우리 르하 어릴 때 착한 성격과 생판 달리 이제 말도 거칠어졌네."
"르하야, 대체 왜 그렇게 변했어? 엄마, 아빠도 몰라보고선 말야."
때마침 르하의 부모님 곁에 있던 어린이 체구인 해골들도 곁든다.
"르하야 나 못 알아보겠어? 네 소꿉친구 에밀리야. 우리 같이 커서 누가 먼저 왕자님과 결혼하는냐고 싸우고선 내기했었잖아."
"르하, 난 이웃집 세탁소 아들 제든이야. 내가 망가뜨린 토끼인형때문에 대판 싸웠다가 우리 엄마가 제봉해줘서 겨우 화해했었지. 다시 화해하게 손 잡아보자."
르하는 질색하고선 칼을 겨눈다.
"으읏... 다들 저리가라고!"
"흑, 그 착한 르하가 변했어. 왜 그럴려나."
르하는 어찌나 동요했던지 그녀의 포도알같은 눈망울이 지진이라도 일어난 마냥 파들파들 들썩거리고만 있었다.
"어... 라...?!"
진석은 처음 보는 르하의 패닉에 조금 당황해서 눈가를 움찔거린다.
"르하 씨?"
사실 용사인 그녀가 이제야 20살 꽃다운 아가씨라는 걸 감안한다면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었다.
어릴 적 눈앞에서 정체불명의 적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이 죄다 죽어나가서 트라우마가 생겼는데 그 가족과 친구들이 죄다 해골로 사자소생당해서 르하를 둘러싸고 있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사자소생된 이들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고관 장성복을 입은 해골 한 명은 르하를 향해서 원망하듯이 버럭 호통을 친다.
"르하, 이 쓰레기같은 년, 네가 어떻게 내 목을 벨 수가 있지? 천애고아인 네가 군입대했을 때부터 귀여워해줬는데...."
르하는 해골의 정체를 알아보고선 눈가가 파르르 떨린다.
"읏... 당신은 설마 킴벨리 대령?"
킴밸리 대령, 본래 여자용사파티의 육성을 맡은 군 고관 장성으로 평소 훈훈한 성격의 아저씨라서 르하를 금지옥엽처럼 귀여워해줬으나 그는 마왕군사천왕 흑기사 셀렌과 내통하여 바이스제국을 국가전복한 반란죄가 걸렸기에 르하를 위시한 용사파티에게 처형당했다.
킴밸리는 원망하듯이 쏘아붙는다.
"르하, 이 쓰레기같은 계집년, 어릴 적에 그렇게 챙겨줬는데... 왜 은인같은 날 죽였지?"
르하는 그저 경악해서 눈동자가 빠르게 흔들린다.
"아...?"
르하는 어떻게든 정신을 다 잡고자 양손으로 성검을 꽉 쥐고선 말한다.
"닥쳐, 네가 킴밸리일리가 없어. 설령 킴밸리님이라고 할지라도... 너는 우리를 배신하고선 여황제 폐하와 바이스제국을 위기로 몰고간 반역자일 뿐이야. 내 손으로 죽일 수 밖에 없었다고!"
그러나 킴밸리는 그저 실실 쪼개며 말한다.
"르하야, 변명이 구차하구나. 분명 너도 알고 있지 않니?"
"뭘?"
"너만 눈감아줬으면 난 살 수 있었어. 그런데 어떻게 아빠같은 날 벤 거니?"
"으읏... 닥쳐, 당연히 가족같은 동료와 나라를 배신했으니까 죽일 수 밖에 없었다고!"
"거짓말! 똑똑한 너라면은 분명 네 양심을 살짝 버리면서 나를 살려줄 수 있었을텐데 말야."
"으으...."
르하는 이를 꽉 악문다.
성검을 쥔 그녀의 양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르하가 일전에 죽였던 해골들은 르하를 원망하듯이 쏘아붙인다.
"르하, 창녀같은 계집년, 우리를 왜 죽였지? 귀족의 폭정에 지쳐서 그저 굶주리는 가족을 위해서 마왕군과 식량을 거래했을 뿐인데...."
"읏, 닥쳐! 내가 스파이인 너를 죽이지 않았으면 우리 바이스황궁의 비밀루트로 침공한 마왕군때문에 무고한 시민들 수백 명이 죽었었어."
"후후 거짓말... 강하고 똑똑한 너라면 분명 너의 희생을 통해서 우리를 구할 수도 있었을텐데 말야."
"으으... 아니야. 나는 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어."
"르하, 앙칼진 기지배, 거짓말하지 마. 세간에서 먼치킨 용사인 너라면 억울하게 피의자가 된 피해자인 우리들까지 구제해줄 수 있었잖아? 왜 모른 척했지."
"케케케, 역시 천애고아년은 어쩔 수 없는가? 매일, 매시간 위선덩어리로 살아가니까 말야. 세계를 구하는 용사는커녕 무고한 피해자인 우리도 못 구하잖아?"
정말로 사자소생된 영혼인 걸까, 아니면 악신 앨리스가 신의 권능이니 스킬로 조작한 걸까.
확실한 것은 르하는 죄책감에 사로잡혀서 안색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흐으윽...."
르하는 이제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양마냥 침울한 표정으로 사시나무 떨듯이 성검을 쥔 양손을 와들와들 떨고 있었다.
그런 르하를 해골 군단은 쉴 새 없이 덮친다.
교묘하게 사실처럼 위장된 거짓 팩폭공격으로 르하의 멘탈을 흔들고선 일반인이었다면 즉시 피부가 녹아서 즉사할 온갖 마법술, 검술로 덮치고선 말이다.
"르하, 이 쓰레기같은 계집애 죽어. 죽엇!"
"히히, 르하야 죽고나서 우리랑 함께하자. 가족끼리 함께해야지."
르하는 그저 정신이 나간 나머지 무방비하게 피격당한다.
"흐아앗."
해골들에게 정신없이 공격당하는 용사아가씨.
망자인 그들은 뼈가 된 손으로 가차없이 르하를 유린하고선 옷을 벗기고 다닌다.
황금 비키니아머, 소녀팬에게 받은 고양이팬티, 브라까지 찢고 벗기고선.
덕분에 르하는 어느새 반라가 돼서는 가슴과 음부를 드러내고 있었다.
매끄러운 e컵 젖가슴과 처녀를 지켜서 순결한 분홍색 앵두과일같은 보지를.
르하는 괴로운듯이 울먹인다.
"흐아악, 다들 그만해... 그만하라고!"
용사아가씨가 처음 겪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다.
진석은 르하를 어떻게든 보호해주려고 그녀의 어깨를 감싸다가 이내 해골군단의 공격에 튕겨나가서 쓰러지고 만다.
"제길... 르하 씨!"
멘탈이 나간 용사아가씨라, 자신이 대체 어떻게 위로해줘야 그녀가 깨어날 수 있을까?
자박꼼(?)이라고 그냥 자지를 박고 강간해서 정신을 깨울까? 뭐 그건 본인의 욕정이지만 말이다.
이럴 때는 감성보단 이성으로 냉철한 판단이 중요하다.
진석은 슬쩍 미토를 향해서 바라본다.
"제기랄...."
미토는 그저 실실 쪼개고 있었다.
"후훗, 진풍경이네?"
미토는 여유있게 턱을 괴고선 말한다.
"이번 회차에서는 확실하게 용사년을 제거할 수 있겠네. 죽거나 정신이 붕괴된 폐인이 돼서 말야."
진석은 눈가를 흠칫한다.
"아...?"
겉보기로는 별 거 없는 잡담이었지만 이세계의 브레인인 진석이 보기에는 꽤나 의미심장한 단어였다.
이번 회차라...
그러고 보니 정실부인에 빙의한 앨리스는 분명 시간 관련된 능력을 조종할 수 있었고 이번이 4회차라고 했다.
4번이나 평행세계를 만들고 시간회귀한듯이 말이다.
앨리스가 4번이나 평행세계를 만든 이유가 뭘까? 그건 당연히 자신과 르하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해서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반대로 자신이 앨리스를 제압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그녀가 회귀를 만들어줄 수 있게 내버려뒀고 말이다.
그말을 곱씹으면 지금 자신들에게 충분히 역전할 기회가 있다.
역전하기 위해서는 지금 망령때문에 죄책감에 쓰러지기 직전인 용사 르하를 한시 빨리 구해야하는데 어떻게 해야되는 걸까?
진석은 빠르게 잔머리를 굴린다.
'앨리스가 4회까지 시간회귀를 썼다는 말은 그녀가 우리를 제압못했듯이 우리도 그녀를 제압못했기 때문이야. 그말은 내가 지난 3회차동안 르하의 멘탈을 제때 회복 못했다는 말이니까 내가 현재 가진 모든 수단을 발휘해서 안됐을 경우야.... 이제 오늘 하루가 다 끝나가서 사용기한이 만료될 뽑기를 르하의 멘탈회복에 써야 하나? 아니 그렇게 막 지르기엔 지난 3회차의 상황을 알지 못한 나의 자충수가 될 확률이 높아. 그말은 정공법으로 생각해서 오늘 하루 뽑기는 이걸 쓰는 게 베스트이려나.'
진석은 시계를 확인한다.
현재 시간은 하루가 지나가기 직전인 23시 58분.
진석의 하루1회뽑기는 익일 0시 횟수 초기화이기에 2분 뒤 초기화까지 생각하면 2개를 연이어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면 정공법으로 오늘 1회는 이거다.
진석은 자신의 뽑기 매개체인 황금알을 들고선 오늘 하루 뽑기를 시전한다.
'하루1회뽑기, 오늘 뽑기로 나는 르하, 그리고 미토랑 있었던 지난 3회차의 모든 과정을 알게 해줘.'
그 순간 진석의 머릿속에서는 정전기가 사방으로 스파크 튀듯이 생기더니 이내 수많은 기억들이 돌아온다.
진석, 르하 그리고 미토까지 지난 3회차동안 있었던 기억이 생겨나고선.
진석은 눈가를 흠칫한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