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2회차 헌팅포차
구석 테이블에 앉아 천수에게 술을 한잔 따라 준 뒤 술병을 건네며 잔을 잡았다.
술은 원래 서로 따라주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게 빈 소주만 세 잔쯤 비웠을 때.
탁.
테이블 위로 주문 한 치킨 세트가 나왔고.
동시에 내 얼굴도 살짝 구겨졌다.
‘아니 치킨이라매… 왜 순살이야….’
넉넉한 양의 치킨과 감자튀김을 기대했는데. 치킨의 퀄리티를 보고 1차 실망. 한 입 먹자마자 2차 실망했다.
‘그래… 헌팅포찬데 무슨 치킨이야... 헌팅이나 잘하면 되지….’
파이팅을 위해 난 소주잔을 들고 천수를 바라봤다.
… 한참을 기다려봤지만 같이 짠을 안 해주는 천수.
'뭐하…'
이 자식, 알록달록 조명에 정신이 팔린 모양이다.
기다리던 내가 손등을 툭툭 치자 정신이 번쩍 드는지 나를 쳐다보는 그.
난 허공으로 스윽 술잔을 올렸다.
그러자 어색하게 웃으며 술잔을 따라 드는 천수.
좋다. 우리 둘은 조심스럽게 짠을 했다. 술은 흘리면 아까우니까.
크… 소리가 나올 만큼 술이 시원하진 않지만.
뭐, 나름 괜찮았다.
치킨도 한 조각 더 먹은 뒤, 난 유튜브에서 본 ’헌팅하던 bj’를 떠올리며 잔을 들고 탐색에 나섰다.
“흐흠… 이쁜 사람들 없나?”
한참을 두리번거리며 살펴봤지만..
아무리 봐도 근처에 예쁜 여자는 없고 전부 남자들뿐이었다.
오늘은 여자가 별로 없는 건가.. 생각하던 찰나.
저 멀리 어떤 남자가 여자 손목을 잡고 우리 테이블 옆으로 오고 있었다.
‘음… 저렇게 데려오면 되는 거구나? 오케이, 접수..'
쿵쿵쿵쿵쿵쿵
중간쯤 도착하니, 헌팅은 여기서 하는 건지 여자가 아주 밭으로 있었다.
문득 덩치형이 떠올랐지만.
… 실력으로 눌러주면 되는 것 아니겠나.
몸을 앞뒤로 흔들거리면서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
나도 그들을 따라 앞뒤로 흔들었다.
‘이렇게 하는 건가? 유튜브 보면 그냥 가만히 있던데?’
그 BJ.. 잘생겼지만 허당인가.. 생각한 난 흔들리는 몸을 이끌고 앞으로 나섰다.
'예..예쁜데..?'
순간 한 여자가 눈에 띄게 예뻐 보여 다가가려는데, 문득 유튜브에서 본 ‘막 가면 안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충분히 스캔을 해보고, 가장 괜찮은 사람 한 명한테 가랬지? 오케이.. 넌 찜이다.'
쿵쿵쿵쿵쿵
그 뒤로 한참을 둘러 봤지만, 첫 번째 여자만큼 예쁜 사람은 없어 다시 그쪽으로 돌아갔다.
아 물론, 몸을 흔드는 건 잊지 않았다.
쿵쿵쿵쿵쿵–
중앙 홀에 다가가 찾는데..
'화차인가..?'
여자가 없어졌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난 순간…
다른 남자랑 같이 춤을 추고 있는 여자를 발견했다.
‘…'
기분이 좀 나빴지만.
어쩔수 없다. 내가 늦은거니.
실연의 상처를 잊기 위해 난 재차 찜해둔 두 번째 여자를 찾아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둥둥둥둥
‘찾았다!’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
난 왠지 모르게 반가운 마음이 들어 흔들거리며 다가갔다.
맨 앞 네모난 검정 스피커 옆에서 춤을 추고 있는 예쁜이.
“저기요!”
흔들거리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말을 걸자.
순간 촉촉한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는 여자.
내가 확신의 미소를 지으며 손목을 살짝 잡아 당기자.
‘....?’
힘을 주며 뒤로 훅 빼는 여자에 결국 놓아버렸다.
‘뭐지…? 헌팅 안 좋아하나?’
그 뒤, 내게 손짓하며 귀를 대보라는 여자에 가까이 가져다 대니.
“저, 친구들이랑 같이 와서 죄송해요!”
…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난 쿨하게 고개 숙인 뒤 이내 다른 여자들을 찾으러 떠났다.
!
순간 보인 첫 번째 여자.
'시발, 또 다른 남자네..'
음... 오늘따라 왠지, 가슴이 조금 아픈게 헌팅은 이쯤 해야 할 것 같다.
*
둥둥둥둥둥둥
결국 세 번의 추가 헌팅 시도를 해봤지만 다들 친구랑 왔거나 남자친구가 있다고 해 포기한 채로 테이블에 돌아왔다.
‘남자친구가 있는데 왜 온 거야…?’
자리에 앉자 치킨과 맥주를 벌써 다 먹어치우고 추가로 맥주 세 병을 주문해둔 천수.
엔빵하기로 했는데 허락도 없이 더 시킨 건 좀 얄밉지만..
'친구니까..'
“천수야!”
내가 부르자 알딸딸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천수. 귀를 대라는 제스처에 갖다 대니, 뜻 모를 말을 시작했다.
“야! 어디 있었어! 너 찾다가 여자애들 가버렸어!”
“뭔 소리야?”
“어떤 여자가 같이 먹재서! 친구 곧 온다 해서! 근데 기다리다가!! 너 안 와서 돌아갔어!”
'뭐래는거야..'
갸우뚱 거리며 테이블을 보니 술이 반쯤 남은 잔이 두 개나 있었다.
그러니까 여자애들 둘이 와서...
술이랑 안주만 먹고 가버린 건가?
“어딨는데?”
그러자 손가락질하며 뒤쪽을 가르키는 천수.
뒤돌아보니, 여자 둘이 술을 마시고 있고 남자 하나가 옆에 선 채 뭐라뭐라 하고 있었다.
바로 뺏어버릴까 고민해봤지만.
‘그래도… 헌팅 매너는 지켜야지…’
쿨하게 기다려 주기로 했다.
음... 결국 그 남자에게 역으로 여자들을 뺏겨 버렸다.
보통 유튜브에서는 같이 먹자 하면 바로 되던데.. 참 쉽지않구나 생각했다.
결국 자리에 앉아, 왜 이렇게 힘든 건지 곰곰이 고민해봤다.
물론 BJ들은 잘생겼으니까 앉아만 있어도 여자가 오는 거겠지.
내가 아무리 몰라도 바보는 아니다.
'뭐가 문제지..?'
이 헌팅이란 거.. 정말 쉽지 않았다.
자아성찰을 한 뒤 고개를 드니 천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천수.
… 나도 얼른 따라 마셨다. 어딘가 손해보는 기분이 든다.
“야! 너가 해봐, 헌팅!”
결국.. 못 참고 한마디 던졌다.
이 자식은 내가 고생하는 동안 치킨이나 먹고 술이나 마시고… 팔자가 좋은 것 같아 심술을 좀 부렸다.
그러자 천수는 취기가 좀 오른건지..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아쥐더니, 벌떡 일어나 여자 두 명 있던 테이블로 직진했다.
*
그렇게 시작 된 합석.
“안녕하세요!”
‘씨발, 뭔 소린지 하나도 안 들려.’
여자가 웅얼웅얼 인사를 건넸지만, 대체 뭐라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첫 성공한 헌팅에 기분이 좋아 최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내 옆에 여자 하나, 맞은편에 여자 하나.
난 옆에 앉은 파트너에게 술 잔을 건네며 눈으로 진한 인사를 나눴다.
BJ들 보면 눈을 보면서 말하라고 하던데.
여기서 부턴 더 이상 기억이 안 난다....
정신없는 음악 소리랑..
눈부신 조명에.....
술이 빨리 도는 것 같았다….
'아.. 어지럽…'
.
.
.
“우에에에에엑…”
‘제발… 제발.. 다시는 술 안 마실게요…’
***
솨아아아아아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소리에 정신이 조금 돌아왔다.
음… 내가 생각해봐도 좀 미련했었던 것 같다.
술을 좀 천천히 마실 걸..
괜히 천수 때문에 오버한 것 같다.
샤워기에 몸을 대며 씻는다.
아무리 기다려도 뜨거운 물이 안 나오길래 그냥 시원한 물로 씻었다...
물줄기가 오줌처럼 밑으로 질질 흐르는 게...
참 문제 많은 여관이지 싶다.
“후아….”
꽃무늬 침대에 털썩 앉아서
냉장고 안에 있던 물을 꺼내 마신다.
으엑 물이 미지근하다.
여긴 장사를 제대로 하는 건지.. 할머니 집보다 더 별로인 것 같다.
아, 물론 할머니는 없다.
그렇게 수건을 세 장이나 전부 사용 해 가며 몸을 닦았다. 이런 걸로라도 뽕을 뽑지 않으면 돈이 아까울 것 같다.
옷을 다 챙겨 입고 담배를 하나 피운다.
앞으로 바뀔 내 인생을 상상하니...
솔직히 하나도 감이 안 잡힌다.
호스트라니…
그래서 유튜브에 호스트바 선수 등을 검색 해보는 중이다.
‘음… 이 정도가 상위 1%라고?’
유튜브에 나오는 전직 호빠 선수들의 영상을 보는데 영 시원찮다...
내가 해도 금방 1% 안에는 들 것 같다.
그러던 중 일본 호스트계 레전드라는 사람을 보는데 완전히 성형한 괴물 같다.
이건 뭐.. 어떻게 레전드라는건지.
“이렇게 생긴 사람들이 레전드가 많네…”
다들 얼굴에 하얗게 화장하고 화려한 옷을 입고… 뭐 그런 식인가 보다.
대충 집 앞에서 비비크림 하나 사서 바르면 될 것 같다.
“머리 손질법이라…”
추천 영상에 머리 손질법이 있길래 그것도 참고해본다.
요즘은 왁스를 잘 안 쓴다니..
흠… 이건 좀 어렵다.
“전생의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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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20세, 남성
특성
상점
퀘스트
“특성”
특성을 정하실 수 있습니다.
미지정된 특성은
기존 특성이 레벨 5 이상 도달 시
해금됩니다.
노래, 말재주, 주량, 춤, 분위기 등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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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 유튜브에서 호빠 필수요소가..
노래, 얼굴, 키, 비율, 스타일, 주량, 말재주, 분위기…’
머리를 긁적이다가 유튜브가 진짜 믿을 만한 건지 의심돼서 구글도 검색해본다.
“음…?”
뭘 계속 누르다 보니 호빠 구인 사이트가 떴다.
얼른 들어가서 가입 하고 찾아 본다.
“여보세요?”
“네, 알바 광고 보고 연락드렸어요.”
“아, 네네~ 사시는 지역이 어디세요?”
“수원이요.”
“여기 강남인데 출근 괜찮으세요?”
“네! 버스 타면 금방이니까요.”
“허허, 그럼 사진 한 장 보내주세요.”
“...네.!“
광고 보고 연락을 했다.
지역이 여러 군데 있었는데
강남이 제일 핫한 곳이라 한다.
사이즈? 도 좋고.
우선 휴대폰으로 사진을 한 장 찍고 본다.
“음….”
뭔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내 본 모습은 이것보다 나은게 확실하니.
사진을 다시 찍었다.
“이 정도면 됐겠지?”
사진을 보냈다.
일반 카메라는 실물이 잘 안 담기는 것 같길래 어플로 찍고 자동보정만 살짝 넣어줬다.
음... 이제야 좀 비슷한 느낌이다.
답장이 바로 안 오길래 담배를 하나 피우며 여유롭게 기다려 본다.
음..시간을 보니 아직 1시다.
좀 늦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저녁에는 연락 오겠지?”
일단 집으로 가야겠다.
배도 고프고 여긴 너무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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