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화 쉬는 날에는 역시
밥을 먹는 내내 진우형은 나한테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래서 지내는 데 불편함은 없고?"
"합숙 엄청 불편해. 이 새끼들 제대로 씻는지 의심된다니까?"
"그거 말고 임마. 회사에서 준 숙소에서 산다며."
"아 그 숙소는 좋아."
'좋은 정도가 아니라 천국이지.'
방금 숯불에 구운 고기를 상추에 싸서 한입 먹었다.
'이게 사는거지.'
2주만에 맛보는 고기는 너무 달콤했다.
앞에서 형이 뭐라고 말하는 것 같았지만 내 귀는 고기가 익어가는 소리에 매몰되었다.
"응. 응. 맞아."
"그래서 내가 이번에 주식으로…."
내가 진우 형과 오랜만에 만나서 회포를 풀었고 식사가 끝나고 차에 탔다.
형은 차에 시동을 걸었고 네비도 찍지 않고 시동을 걸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도로는 막힘이 없었고 차는 거침없이 도로를 달렸다.
'응? 집에 가려면 여기서 좌회전 해야 하는데.'
웬일인지, 진우 형이 길을 잘못들었다.
'요즘 바쁘다더니 피곤한가보네?'
"형. 내가 운전할까?"
"응? 갑자기?"
"형 졸린 것 같아서."
"아니야. 안 졸려."
"그러면 왜 방금 좌회전 안 했어?"
"그야 집 가는 길이 여기니까?"
"방금 좌회전해야 우리 아파트쪽 가는 다리 나오는 거 아니었어?"
때마침 신호에 차가 걸렸고 우리는 서로를 쳐다봤다.
"지금 너 숙소 데려다주는 길인데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응? 숙소?"
"아까 밥 먹으면서 말 했잖아. 기억 안 나?"
"아니, 그래도 오랜만에 쉬러 나온건데 우리 집에 가야 하는 거 아니야?"
"그게 왜 우리 집이야. 내 집이지."
형은 그렇게 말 하고는 정말로 나를 회사 근처에서 차를 세웠다.
"내려."
"형. 장난이 지나치다."
"장난은 무슨 장난. 밥 먹여주고 공짜로 태워줬으면 됐지. 그리고 니 침대도 없거든?"
"이불 있을 거 아니야."
"꺼져 새끼야."
- 부릉!
박진우는 나를 내려주고는 그대로 사라졌다.
'장난이겠지?'
-나는 잠시 그 자리에서 10분정도 서 있었지만 형이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
─속보) WON PICK 다음시즌 촬영 중
본인 오늘 업무 때문에 회사 근처 체육관 갔는데 통제하길래 알아봤는데 방송 촬영중이라 출입 불가.
그래서 뭔 촬영인가 물어봤는데 현장 통제하는 사람이 원 픽 다음시즌 촬영중이라고 하더라.
얘네 조작 논란 해명 됨?
└어그로 ㄴ
└주작 논란 있는데 다음 시즌 찍는다고?
└└ㄹㅇ 담시즌 못할줄 알았는데 그냥 찍는 거 보면 자신 있나봄.
└그래서 연습생들 얼굴 좀 봤냐?
└└통제 엄청 심해서 못 봄.
└ㅅㅂ 다시는 안 보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러면 또 볼 수밖에 없잖아.
└└아 ㅋㅋ 투표권 사서 투표하라고.
└그런데 거기 PD 조작때문에 조사받고 있는 거 아니었음? 풀려났나?
└└내가 그걸 어떻게 암?
└└└찾아보니 전 시즌 PD는 여전히 조사중인데?
└인증 없으면 뭐다?
└└믿든 안믿은 자유임. 나는 진짜로 보고 온거고.
─그러면 이번에도 투표권 사서 파나?
솔직히 지난번에 데뷔할뻔한 애 중에 한 명은 마지막까지 올라가면 안되는데 올라간 애잖아.
└아 걔 이름이 뭐더라?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걔도 불쌍함. 어떤 미친놈이 투표권 엄청 사서 박았는데 그거 때문에 욕만 대신 먹음.
└└걔 데뷔 했으면 ㄹㅈㄷ긴 했을듯. 춤, 노래 다 안되는데 무대 섰으면 ㅋㅋ
└솔직히 걔네 투표권으로 돈 번 거 생각하면 무조건 팔 듯.
─그래도 볼 거면 개추
어차피 이것보다 재미있는 예능 없어서 볼 놈들이면 개추
└ㄱㅊ
└ㄱㅊ
#
나는 결국 늦은 밤 시간에 회사 숙소로 복귀했다.
- 나: 야. 집에 진짜 갔냐?
- 나: 동생 버리고 가는 정 없는 새끼.
- 박진우: 얼굴 봤고 같이 밥 먹었으면 됐지.
- 박진우: 잠이나 자라.
그 사이에 박진우는 집에 도착했는지 바로 답장을 보냈다.
"그래. 내 침대에서 자는 것만 해도 어디냐."
이미 몸 구석구석을 따듯한 물로 씻은 뒤라 그런지 온 몸이 나른했다. 가져온 캐리어를 쳐다보고 고개를 돌렸다.
나만의 쉼터이자 안식처인 침대가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정리야 내일 하면 되겠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내 침대에 누웠고 내 몸을 감싸는 이불은 너무나도 부드러웠다.
"이게 이불이고 이게 침대지."
합숙하면서 잤던 침대는 싼 값의 매트릭스와 이불을 써서 불편했다.
솔직히 내가 한번 잠에 빠지면 쉽게 눈을 뜨지 않는데, 합숙하는 숙소에서는 쉽게 잠에서 깼다.
"아, 좋다."
오랜만에 혼자서 느끼는 이 고독감이 좋았다.
아까까지 마음속에서 느껴졌던 짜증이 가라앉았다.
"그래도 연락은 해야 하는데…."
최연우와 이선아 그리고 권지혜에게 오늘 숙소에 온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실장님한테 물어보니까 오늘은 외박해도 된다고 해서 집에 가서 자려고 했었는데 형이 나를 떨구고 가서 계획이 바뀌었다.
"권지혜는 연습실에 있을 것 같은데 두 사람은 모르겠네. 연락을 해 볼까?"
그런데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이 있었다.
"연락하면 바로 내 방에 올 것 같은데."
물론 나라고 같이 자는 것이 싫은건 아니지만 오늘만큼은 이불속에서 혼자만의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으으음……."
이 포근한 안식처에서 누워있을수록 더욱 더 몸에 들어가 있었던 긴장이 풀렸다.
'10분만 자고 연락 할까.'
지금 눈을 감으면 깊게 잘 것을 알지만 푹신한 침대에서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을 감고 잠에 빠졌다.
#
눈을 뜨자 지난 2주동안이랑 다르게 그 어느때보다도 몸이 개운했다.
'오랜만에 푹 잤네.'
"끄응……."
누운 상태로 팔과 다리를 쭉 피며 기지개를 피는데 무언가에 손이 닿았다.
'뭐지?'
깜짝 놀라서 옆을 돌아봤다.
"잘 잤어?"
"아잇! 깜짝이야!"
옆에서 최연우가 손으로 턱을 괸 상태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꿈인가?"
손으로 최연우의 얼굴을 만져봤다.
그녀의 볼은 내가 만지는대로 이리저리 늘어났다.
'말랑말랑한게 찹쌀떡같네.'
손가락부터 느껴지는 촉감은 현실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최연우 맞네."
"응. 나 맞아. 재우야 보고 싶었어."
최연우를 끌어안았고 그녀는 자연스럽게 내 품에 안겼다.
"그런데 나 방에 있는 건 어떻게 알고 들어왔어?"
"으응?"
최연우는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나 방에 있는 거 알고 들어온 거 아니야?"
'내가 방에 있다는 걸 알고 들어온 게 아니야?'
게슴츠레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자 그녀가 다급하게 대답했다.
"다, 당연히 니가 있는 거 알고 들어왔지. 숙소에 있는 다른 애들이 알려줬어."
더 이상 이런 주제로 대화하기 싫다는 듯 최연우는 내 품에 파고 들었고 나는 일단은 그녀를 다시 안아줬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니까 이상한 점이 하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방을 2주 이상 방을 비웠는데 먼지도 안 쌓여 있었고… 아니지 일단 가장 중요한 것부터.'
"…그런데 내 방에는 어떻게 들어온 거야?"
나는 그 누구에게도 내 방 비밀번호를 알려 준 적이 없다. 설령 옆에서 보고 알았다고 하더라도 지문 인식 시스템 때문에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을 리가 없는데 최연우는 방 안에 들어와 있었다.
'뭐, 지문이라도 따 놓은 건 아니겠지?'
만약 그렇다면 소름이 끼칠 것 같았다.
"그거는 다 방법이 있지."
내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을 하지 않는 최연우를 보자 불안한 마음이 더 커졌다.
"…무슨 방법인데? 설마 내 지문 따서 열고 그런 건 아니지?"
"풉. 너 영화를 너무 본 거 아니야?"
"그치?"
내 말을 듣자마자 피식 웃는 최연우의 얼굴을 보면 그런 건 아닌 것 같았다.
다행히 스토커처럼 그런 짓은 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열었어?"
"니가 짬 좀 더 먹으면 알려줄게. 생각해보면 너한테는 선아가 알려주지 않은 것 같네."
이후 내 추궁에도 최연우는 입을 열지 않았고 결국 내가 먼저 포기했다.
우리는 나란히 누워서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일정 바쁜 거 아니었어?"
"오늘은 괜찮아."
"그래?"
"응. 오늘 하루는 마음대로 해도 돼. 내일 오후에나 촬영 있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말에 그대로 최연우에게 달려들었다.
"꺄악!"
내 손길에 그녀는 장난스러운 앙탈을 부렸다.
"아. 이 느낌 오랜만이다."
오랜만에 만지는 최연우의 가슴은 여전히 물컹한 촉감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완벽한 가슴이었다.
한 손에 잡히지 않는 가슴 크기와 중간에 걸리는 젖꼭지를 괴롭혔다.
"흐응♥ 가슴이 그렇게 좋아?"
"응. 하루 종일 이것만 만지고 싶을 정도로."
"어차피 재우 전용 가슴이니까 마음껏 만져도 돼."
적극적인 최연우의 태도에 하반신에 피가 쏠렸다.
"어디서 그런 야한 말을 배웠어?"
내 말에 최연우는 내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거 별로야?"
"아니 엄청 꼴려서."
그대로 가슴을 강하게 쥐었다.
최연우가 말 한대로 내 전용인 그녀의 가슴을 강하게 쥐었다.
"흐읏♥ 지혜가 알려줘서 배웠는데."
"지혜? 권지혜?"
손가락 사이에 잡히는 젖꼭지를 괴롭히자 최연우는 몸을 웅크렸다.
"으응. 지난번에 밥 먹는데 내 가슴 보더니 그렇게 말 하던데?"
'권지혜. 너는 진짜…….'
진짜 최고다.
최연우의 대사와 손에서 느껴지는 감촉 때문에 흥분감만 올라갔다.
"못 참겠다."
손을 내려서 최연우의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그녀의 몸도 달아올랐는지 이미 젖어있는 상태였다.
바지와 팬티를 대충 벗어 던지고 그녀의 옷을 벗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