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유혈목이 사냥 작전
020
그래.
오늘은 취한 게 분명했다.
머리로 생각하면 할수록.
모든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 상황이,
샤워하러 들어간 저 남자가,
그 남자의 말을 듣고 자위하려고 하는 내가.
잘 모르겠다.
이게 맞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다 모르겠다.
그래. 모르겠다.
이성을 놓고, 사고를 멈춘다.
그래.
이건 취한 게 분명했다.
어차피 이해할 수 없는 것들만 한가득하니, 본능에 몸을 맡긴다.
그러자 한결 편해졌다.
믿기 힘든 열기가 그나마 남아있던 머릿속의 잡생각을 태워버린다.
새빨갛게, 새하얗게.
“흐으윽.........”
클리를 살살 건드릴 때마다 새하얗게 변해버린 머릿속으로 주혁이 그려진다.
무언가 다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 모르는 척 물어보는 그 시선.
딱 봐도 놀려먹고 싶어 스리슬쩍 올라가는 입꼬리.
강제적이지 않지만, 반드시 하게 만들겠다는 강압적인 분위기.
내가 부끄러워할 때마다 괴롭히는 재미가 있다는 듯 숨기지 않고 크게 웃는 웃음소리까지.
보통 나쁜 새끼가 아니었다.
특히 그 뚫어져라 쳐다보는 눈빛.
‘악질이야.........’
그 눈빛을 떠올리니.
샤워하고 있는 주혁이 바로 옆에서 나를 엿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혼자 침대 위에 누워 가랑이를 벌린 채로 클리를 문지르는 모습을.
질걱-
옆에서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서일까.
아래에선 질척거리는 애액 소리가 들려왔다.
“흑......”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신음에 감았던 눈을 떠버렸다.
화장실에선 아직 샤워기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입술을 깨문다.
‘내가 왜.........’
눈치를 보고 있는 걸까.
신음을 들키기 싫어서?
어차피 샤워가 끝나고 나오면 더 크게 소리 지를지도 모르는............
생각이 이어지다 문득,
주혁이 씻기 전에 옷을 벗었던 장면이 뇌리에 박혔다.
형태를 곧게 유지한 채로 축 늘어진 자지.
부끄러움에 심장이 크게 쿵쾅거린다.
열기가 심장에서부터 목과 얼굴, 그리고 머리끝까지 올라온다.
귀까지 뜨거워져 삐-하는 이명이 들리는 것만 같았다.
“흐으윽.........!!!”
어째서일까.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커질수록 클리를 문지르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간다.
저릿-
바에서 느꼈던.
아랫배가 묵직해지는 저릿한 감각이 전신을 타고 흐르는 것만 같다.
“아학......!!”
클리를 문지르지 않은 손으로 보지 입구를 건드린다.
평소 자위한다 해도 삽입 자위는 하지 않았던 터라 단 한 번도 손을 대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따라 왜인지 건드리고 싶었다.
그 이유는 곧장 알 수 있었다.
‘그......... 그런 게......... 들어오면.........’
그리고 다른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런 게 들어오면, 아랫배에서 시작되는 저릿한 느낌을 지워줄 정도로 깊게 들어올 것이란 걸.
천천히.
클리를 문지르며 다른 손으로는 보지 입구를 건드리다가 손가락 하나를 집어넣는다.
“흐극......!”
아니다.
이 정도 깊이가 아니다.
그건 더 깊게 들어올 게 분명했다.
“흐으으으.........”
점점 더 깊게 손가락을 밀어 넣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보지 안쪽의 질벽들에 애액이 질척하게 묻어 있었다.
정확하게 저릿함이 증폭되는 지점을 손끝으로 찾아낸다.
입구에서 그리 깊지 않은 곳이기에 잘 만져졌고,
섹스할 때도 남자가 그곳을 적절하게 자극해 준다면 어찌어찌 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아니다.
이 정도 깊이만 들어올 작은 크기는 아니었다.
더 깊게.
손가락을 끝까지 밀어 넣는다.
“하악......!”
고작 손가락 하나.
마지막 섹스가 오래전이라서 그럴까.
아님, 상상력이 너무 풍부해서일까.
보지 안쪽이 꽉 찬 것만 같아 허벅지가 덜덜 떨렸다.
안쪽을 조금만 더 긁어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골반을 들어 각도를 더 깊이 들어가게 맞추려고 했던 때.
“불은 왜 다 꺼져있어.”
샤워를 끝내고 나온 주혁의 목소리에 손가락을 멈추었다.
***
샤워를 끝내고 나온 방은 어두웠다.
야밤인데도 블라인드를 전부 내려 창문 밖에서 들어오는 작은 달빛마저 차단했고,
켜두었던 전등은 물론 무드등도 전부 꺼진 상태였다.
그나마 있는 빛이라곤, 방금 내가 샤워하고 나온 화장실 문틈으로 나온 불빛이었다.
한줄기의 희미한 빛이 침대를 밝힌다.
침대 위의 도연은 정신없이 보지를 쑤시고 있었다.
“불은 왜 다 꺼져있어.”
나는 천천히 물기를 닦아내며 도연이 누워있는 침대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내가 나오는 소리조차 못 들었던 걸까.
도연은 내 말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움직이던 손을 멈추었다. 얼굴은 어두운 그늘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
보이는 것이라곤 침묵 속에서 오므려지는 도연의 가랑이뿐이었다.
저벅- 저벅-
조용하고 어두운 방 안이라서 그런지.
침대로 걸어가는 내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한 걸음씩 움직일 때마다 도연의 무릎이 점차 오므려지더니 주섬주섬 옆에 있는 이불 속으로 숨어 들어가려 했다.
나는 침대 옆을 돌아 도연의 어깨 옆에 걸터앉았다.
“하던 거 계속하지.”
“.........”
숨소리가 거칠었다.
아까 들렸던 신음들이 지금 내쉬는 호흡에 머금어져 있는 것처럼 들렸다.
나는 천천히.
잘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도연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도연이 조금 놀랐는지 어깨를 떨었지만 그게 다였다.
손끝을 움직인다.
어깨를 타고 쇄골과 목선으로.
도연의 맥박과 침을 삼키는 게 차례차례 손끝으로 느껴졌다.
나는 도연의 턱과 목을 쓰다듬듯 어루만졌다.
심박과 호흡, 떨림과 침을 삼키는 것까지.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손으로는 모든 게 전달되어 느껴졌다.
계속 만져주니 긴장이 풀리는 것인지.
도연의 정돈되지 않았던 호흡과 떨림이 잔잔해지고 있었다.
내 눈이 어둠에 적응했을 때.
나는 강하지 않게 도연의 얇은 목을 움켜잡았다.
“나는 그만하라는 말 한 적 없는데.”
말하며, 도연의 목을 움켜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하악.........”
갑작스럽게 숨이 막히면 손으로 밀어내거나 막아낼 법도 한데.
도연은 찌걱거리는 애액 소리를 내며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녀의 눈은 풀려있었다.
빛이 없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어둠에 적응한 지금은 확실히 보였다.
가느다랗게 뜨고 있는 눈에는 검은자가 없었다.
‘너무 빠른 거 아닌가.’
박아봐야 알겠지만,
겉으로 보이는 상태를 봐선 박고 몇 번 쑤시면 정신이 날아갈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나는 손아귀의 힘을 풀고 도연의 뺨을 쓰다듬었다.
“흐으으으으.........”
도연이 흐느끼며 숨을 몰아 내쉬었다.
풀려버린 동공이 눈꺼풀 사이로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몇 차례 눈을 깜빡거린 도연이 나를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나는 도연의 뺨을 툭툭 치며 말했다.
“너무 혼자 즐기는 거 아니야?”
도연이 숨을 고르며 눈을 깜빡였다. 어둠 속에서 잘 보이지 않던 속쌍꺼풀이 진해져 있었다.
“그럼 같이 즐기던가.........”
말끝을 흐린 도연은 내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하고 있었다.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온 화장실 불빛이 적막을 비추었다.
그 고요 속에서 아주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늘진 어둠 속에서 도연의 손이 움직이고 있었다.
찌걱거리는, 애액이 비벼지는 소리를 내면서.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도연이 내 눈을 마주 보며 말했다.
“그만...... 하라는 말이 없길래.........”
점점 작아지는 도연의 말을 끝까지 듣고서.
나는 도연의 가슴 위로 올라탔다.
샤워하고 나온 직후, 벌거벗은 상태였기에.
자지 끝부분이 도연의 턱에 툭 하고 닿았다.
그 순간 도연이 반사적으로 나를 밀어내려 했지만, 이미 양어깨가 내 허벅지로 눌려있는 상태였기에 몸을 움찔하는 것으로 그쳤다.
“.........”
턱 위에 내 귀두가 올려진 상태로 도연이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꼴깍-하는 도연의 침 삼키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 몇 초간 적막이 내리깔렸다.
그것을 깬 것은 찌걱거리는 소리였다.
“클리 문지르는 속도가 빨라지는데?”
“......속도는 말해준 적, 없으니까.........”
도연은 작은 목소리였지만, 나를 똑바로 올려다보며 또박또박 말하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무릎을 움직여 위로 올라갔다.
도연의 턱 끝에 닿았던 귀두도 따라 올라간다.
턱을 지나 입술, 콧날, 미간, 그리고 이마를 넘어간다.
“.........어?”
도발적이던 도연이 얼어붙었다.
두 눈은 커졌고, 눈동자가 떨린다.
나는 자지 뿌리 부분을 잡아 흔들었다.
툭툭- 도연의 얼굴을 치고, 문지른다.
귀두가 이마를 두드리고, 눈썹을 문지르며 미간을 타고 내려간다.
도연이 눈을 감았다.
뜨거운 숨이 벌어진 입으로 튀어나왔다.
나는 자지 기둥을 도연의 콧날 옆에 두고, 이리저리 문질러댔다.
그럴 때마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찌걱거리는 소리가 빨라졌다.
벌어진 입에서 뿜어지는 뜨거운 입김은 덤이었다.
나는 문지르던 것을 멈추고 도연의 목을 양손으로 졸랐다.
기도를 막는 것이 아닌, 목 옆의 경동맥만을 누른다.
“커헉......!”
숨이 턱 막힌 것처럼 도연이 호흡을 멈추었다.
자지 기둥 뒤로 도연의 감긴 두 눈이 떠지는 게 보였다.
그 두 눈의 초점은 흐트러져 있었다.
찌걱거리는 소리가 격해진다.
소리가 격해질수록 도연의 얼굴에 몽롱함이 덮어씌워진다.
“숨 쉬어.”
기도는 열려있으니 언제든 숨을 쉴 수 있을 터였다.
“하악...... 하아......!!”
혓바닥까지 내밀며 필사적으로 숨을 쉰다.
하지만 얼굴에 뒤덮인 몽롱함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기도는 막지 않아 호흡은 할 수 있지만,
경동맥이 막혀 산소를 실은 혈액이 뇌로 가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뇌는 신체에 위험신호를 보낸다.
방어기전이다.
위급한 순간 내뿜는 호르몬들.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과 같은 화학물질들이 쾌락 중추를 직접적으로 눌러댄다.
목을 계속 졸라서 뇌로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영구적인 장애를 얻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지만.
제대로 제어만 가능하다면 목을 졸리는 행위만으로도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다.
지금처럼.
“꺼극...!! 꺾!!!”
나는 힘겹게 숨을 쉬는 도연을 똑바로 내려다보았다.
도연이 눈이 뒤집힌 채로 몸을 떨었다.
찌걱거리는 소리 대신, 도연이 허리와 골반을 높이 들어 올리며 나는 침대가 들썩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스스로 클리를 문지르며 보지를 쑤시다가,
얼굴에 자지가 올려진 채로 목이 졸려져서는.
꺽꺽거리는 턱 막힌 신음을 내뱉으며 침대가 부서질 것처럼 가버리는 꼴이란.
자지로 피가 쏠리기 시작했다.
사실, 도연이 목이 졸려 몽롱한 표정을 짓는 순간부터 천천히 피가 쏠리고 있긴 했었다.
삐걱- 삐걱-
오래된 침대 프레임 소리가 끝나고 도연의 발작 같은 오르가슴이 끝나자마자.
나는 도연의 목에서 손을 떼버리고 도연의 뺨을 툭툭 때렸다.
“꺼어어어극.........!!”
마치 물에 잠겨 있다가 빠져나온 것처럼.
가쁘게 숨을 몰아쉰 도연이 뺨을 몇 대 맞고서 눈의 초점을 되찾았다.
“정신 차려.”
초점이 돌아온 뒤로도 뺨을 몇 대 더 맞고서야 도연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숨을 고르고, 몽롱해진 표정도 정상으로 되돌아왔을 때.
그제야 도연은 자기 얼굴 위에서 빳빳하게 껄떡거리는 내 자지를 쳐다보았다.
“되게 요란하게 가네.”
내 말에도 도연은 대답 없이 시선을 고정하며 멍을 때렸다.
“선배?”
“............”
“도연?”
이름을 불리자, 도연은 자지 너머 위에 있는 나를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도연의 시선은 다시 자기 콧등 위에서 껄떡대는 자지로 옮겨졌다.
그리곤 입을 열었다.
“.........미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