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키넷 단편야설

한 편 완결 소설

성인소설 목록

최신 단편

야설 읽기
밍키넷 소설
토스트 메세지 나오는곳
텔레그램 공식채널

밍키넷 공식보증업체

4화 4. 조화의 도시 에란텔.


"우선 이 세계의 이름은 엘리시온이에요." 리스타르테가 운을 때며 말했다. "엘리시온?" "네 서방님. 이 세계는 하나의 거대한 대륙 안에 다양한 세계관이 섞여있는 곳이랍니다." "다양한 세계관?" "서방님 세계에서 흔히 SF라든지 판타지라든지 하는 세계관이 모두 모여있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시발 존나 짬뽕 같은 세계네.' 다양한 세계관이 섞여있다면, 문화도, 문명도, 종족도 모두 제각각 일터. '다 돌아다니다 보면 지루하지는 않겠네.' 확실히 내가 살던 지구, 그중에서도 한국이라는 나라 하나만 가지고 비교해 보면 이곳은 제법 재밌는 곳일지도 모른다. "세계관들은 각자 자신들의 에리어를 두고 있어요. 판타지 세계관은 판타지 에리어 이렇게 말이죠. 그리고 각 세계관들끼리 나름의 교류를 하기는 하지만 그리 활발하지 않아서 각 에리어마다 법과 생활방식 등등, 차이가 무척 심한 편이에요." "그렇겠지.. 근데 이런 세계에서 난 뭘 하면 되는 거야?" "서방님께서 꼭 하셔야 할 일은 없어요. 그저 이 세계에 잘 적응만 하시면 된답니다." 걍 내 능력으로 암컷들 따먹고 다니면 된다는 소리네. "음.. 그래?" "전생자 프로젝트는 그저 사망한 영혼을 효율적으로 윤회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지요. 그 프로젝트에 서방님이 선택된 것이고요." "선택이라기보단 그냥 가챠였지. 솔직히 이제는 그러려니 하지만, 첨에는 겁나 당황스러웠다고." "그건.. 정말 죄송해요.." 또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려고 하자 나는 그것을 저지하며 말했다. "아니 이제 괜찮으니까 그만 미안해해도 돼. 거기다 네 잘못도 아니잖아." "이해해 주시는 건가요 서방님?" "이제 와서 새삼.. 크흠! 암튼 이제 어디로 가면 돼?" "우선 서방님께선 이쪽 판타지 에리어의 한 도시인 '에란텔'로 가셔야 해요. 그곳은 모든 종족이 다 어우러져 살고 있는 조화의 도시. 오크로 전생한 서방님이 자리 잡으시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에요. 그러니 먼저 그곳에 가셔서, 시민권부터 얻으시기를 추천드려요." 리스타르테의 손에서 하얀 빛이 일었다. 곧 빛은 사라지고 손에는 나침반처럼 생긴 물건만이 남았다. "우선 이것을 받아주세요." 그녀는 내게 그것을 건네주었다. "그건 에란텔의 위치가 저장된 나침반이랍니다. 어디에 있든, 그 나침반이 서방님을 그곳으로 안내해 줄 거예요." "고마워 잘 쓸게." "그리고 의복을 바꿔드릴까 하는데.. 어떤 옷을 원하세요?" 흠.. 옷이라.. 하긴 아무리 오크라도 달랑 거적대기 하나만 걸치는 건 선 넘었지. "걍 대충 청바지에 흰 티 하나면 돼. 신발은 스니커즈로 가능해?" "물론이에요." 리스타르테가 기도의 자세를 취하자, 하얀 빛이 내 몸을 감싸다. 곧 내가 말한 의상이 고스란히 입혀졌다. "오.. 신기하네." ".. 저.. 서방님..."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제 가야 할 시간이에요.." 잠시 들떠있던 심장이 시큰하게 아려왔다. 솔직히 말해서.. 그 지루한 설명을 듣고 있음에도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기를 바랐다.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었는데 말이야.. 아쉽네.. 아쉬운 마음에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너무 기다리게 하지 말고 빨리 와.. 리타." "... 리타요?" "그래 리타. 이제 우리 부부 사인데 애칭 정도는 있어야지.. 언제까지 딱딱하게 리스타르테라고 부를 순 없잖아. 왜? 혹시 마음에 안 들어?" 그녀는 내 품에 안겨 고개를 저었다. "마음에 쏙 들어요 서방님." "다행이네." "그럼 서방님께서 제 애칭을 지어주셨으니, 저도 보답을 해드려야겠죠? 괜찮으시다면 제가 서방님의 이름을 지어드려도 될까요?" 그러고 보니 상태창에서 내 이름은 그저 무명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저번 생의 나는 죽었다. 그저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며, 똑같은 삶을 이어나가던 서른 살의 한 남자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 영혼이 전생하여 새로운 육신을 맺어 이곳에서 다시 태어났다. 인간이 아닌 오크로. 그러니 새로운 이름을 써야 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좋아. 리타 네가 지어주는 거라면 난 뭐든 오케이야." 싱긋이 미소 지으며 나를 올려다보는 리타가 사랑스러웠다. "그럼.. 성귀남이 어떨까요?" ...잉? "서방님은.. 그.. 오크시고.. 또 최강의 자, 자지를 가지셨으니까.. 뭔가 잘 어울리는 거 같아서.. 시, 싫으시면 다른 걸로 생각해 볼게요." 성귀남이라.. 솔직히 어감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우리 리타가 지어주는 이름이라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 틀린 말이 아니기도 하고. "아니 나도 마음에 쏙 들어 리타. 그럼.. 오늘부터 난 성귀남이다! 네가 지어준 이름 소중히 하마." "네.. 서방님." 리타의 얼굴이 가까워진다. 처음 했던 키스와 다르게 서로 눈을 감으면 천천히, 그리고 애틋하게 키스를 나눈다. "이제 가봐야 해요.." 이제는 정말 그녀를 보내줄 때가 되었다. "그래 잘 다녀와 리타. 그 말을 끝으로 그녀를 내게로 데려와준 빛기둥이, 다시 내게서 그녀를 데려갔다. *** 나침반을 따라 3일 정도를 걸어온 끝에, 마침내 에란텔 성문 앞에 도착했다. "이야~ 진짜 중세 시대 삘 제대로 나네!" 영화나 애니 속에서나 보았던 중세 시대 유럽풍의 성벽, 거기다 문지기들조차 검을 휴대한 체,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갔다. "저 실례합니다." "네 무슨 일이십니까?" '오.. 내가 오크인데도 존칭을 써주네 이야~ 조화의 도시 인정.' "도시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혹시 따로 절차 같은 게 있습니까?" "어떤 사유로 입장하시는 겁니까? 혹시 시민권을 받아서 정착하려고 오신 겁니까?" '오 이 양반 센스 좀 보소.' "그렇습니다." "여기 서류에 사인하시고 입장하시면 됩니다. 아, 참 오크시지.. 그 이쪽 기입란에 이름을 적으시면 됩니다. 이해하셨습니까?" 뭔가 어린아이에게 '사인은 이런 거다'라고 가르쳐주는 것 같다. 하긴 상대가 오크라면 나라도 저랬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오크는 멍청한 몬스터니까. 문지기의 말대로 사인을 하고 성문 안으로 들어왔다.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 햇살에 비추어져 밝게 빛나는 도시에는 활기가 넘쳐흘렀다. 아름다운 건축물들과 드넓게 펼쳐진 광장. 다양한 종족이 어울려, 웃으면서 지나다니는 모습을 보니, 새삼 내가 이세계에 왔다는 것이 실감 났다. '일단 주민등록부터 하고 와서 스윽 구경 좀 할까.' 어차피 남는 게 시간이니 해야 할 일부터 하기로 했다.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헤매지 않고 시청에 도착했다. "어서 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주민등록하러 왔는데요." "그러시군요. 그럼 이 서류에 보시고 제가 체크 한 부분에 서명을 해주시면 된답니다. 아 서명이란.." "압니다." "어머 실례를 저질렀네요. 사과드릴게요.. 오크 분들은 대다수가 잘 모르셔서." "이해합니다. 근데 전 좀 배운 오크라 하하!" 대학물까지 먹었으면 많이 배운 오크 맞지. 작성한 서류를 건네주자 곧 신분증 비슷한 것이 발급되었다. "다 되셨어요. 이제 성귀남 씨는 어엿한 저희 에란텔에 시민이 되셨습니다. 축하드려요." 시청 직원은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쳐주었다. '이 누나 눈웃음 예쁘네.' "고맙습니다. 그럼 이제 가도 될까요?" "아, 저희 에란텔에서는 처음 호적을 만드신 분들에게 지원금 명목으로 3골드를 지급해 드리고 있어요. 여기." 그녀는 금색 동전 3개를 내게 건네주었다. 오 시발 지원금도 줘? 순간 혹 했지만 빠르게 이성을 되찾았다. 본디 세상에 공짜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짜처럼 보이는 게, 먹으면 탈이 나는 경우가 더 많다. "저.. 그냥 자격 요건이 그게답니까?" "네~" "정말요? 나중에 뱉어내라거나, 이자를 내라거나 그런 거 아니죠?" "물론 지원금을 받으신 분들은 반드시 2년 내에 일정 금액의 세금을 내셔야 해요. 그것 말고는 아무런 제약이 없답니다." 흠.. 그렇단 말이지.. 뭐 어차피 지금 당장은 무일푼이니 주면 고맙긴 하다만.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네 꼭 정착하셔서 훌륭한 납세자가 되어주세요." 시발 말 참 무섭게 하네. 세금 조금 덜 내면 저승사자라도 불러올 기세다. "참 혹시 이 도시에서 묵을만한 숙소 추천 좀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적당한 가격인 곳으로요." "음.. 그런 거라면 흰고래 여관을 추천드려요. 가성비가 굉장히 좋은 곳이거든요. 시설도 나름 괜찮고요." "하루 숙박이 얼마죠?" "작은방은 대략 50쿠퍼 정도예요. 어.. 지금 귀남 씨가 소지 중인 3골드로는 60일 정도 숙박이 가능해요. 물론 더 싼 곳도 있긴 하지만.. 그런 곳은 솔직히.. 하하.." 싼 게 비지떡이라고.. 너무 싼 곳은 좀 찝찝하긴 하다. 아무리 오크로 전생했어도 사람이 사람답게는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좋네요. 그럼 그쪽으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시청을 나와, 직원이 그려준 약도를 보고 여관에 도착했다. 방을 잡고, 1층 식당으로 내려왔다. 근데 말이 식당이지 그냥 선술집이나 다름없었다. 시끌벅적한 수준이 아니라 존나 시끄러웠다. 술주정하는 놈들은 물론이고,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팔씨름하는 놈들, 구경하는 놈들, 심지어는 도박까지 하는 놈들도 수두룩했다. 종족은 다양했지만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아재들이라는 공통점이... '씨부럴.. 나도 아재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적당히 구석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았다. '오.. 시발 이게 뭐야?' 메뉴 이름들이 참 가관이었다. -정글리안 햄스터 구이. -마계 언저리 뒷고기 수프. -만드고라 이파리 샐러드. "하.. 이거 사람 처먹으라고 만든 거 맞냐?" 벌써부터 치킨이 존나게 그리워진다. 후라이드에 맥주 한 잔.. 생각만 해도 군침 도네.. '일단 아무거나 시켜보자. 먹고 뒤지기야 하겠나.' "저기요." 때마침 지나가는 점원을 불렀다. "네 주문하시겠어요?" "여기 마계 언저리 뒷고기 수프 하나랑.. 에일 맥주 한 잔이요." "네 금방 가져다드릴게요~" 발랄하게 사라지는 점원의 뒷모습을 보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 그럼 이제 앞으로 어떡할까..' 내 능력으로 이 여자 저 여자를 범하는 일은 당연히 할 거지만, 먹고사는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그렇다고 여자 꼬셔서 빌붙어 사는 제비 같은 짓은 하기 싫다. 내가 시발 돈이 없지 가오가 없는 건 아니니깐. "거기 젊은 오크 친구."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말입니까?" "그래 자네 말일세. 한데 자네 오크 치고는 굉장히 정중한 말투 군?" 남자는 내게로 다가왔다. '오.. 이 아저씨 운동 좀 한 사람인가?' 떡 벌어진 어깨에 근육도 상당하다. 심지어는 오크인 나보다는 조금 작지만 인간 기준으로는 꽤 큰 중년 남성이었다. "뭐 배울 만큼 배운 오크라. 근데 저한테는 무슨 용건이십니까?" "못 보던 친구가 있길래 한번 말을 걸어봤네. 아, 내 소개를 잊었군. 허크라고 하네. 차가운 눈 용병단의 부단장을 맡고 있지." 그는 악수를 청해왔다. "성귀남입니다." "귀남? 거 이름 참 특이하군 혹시 부족 전통인가?" "아내가 지어준 겁니다." "그, 그런가? 하하! 거 젊은 친구가 벌써 결혼도 하고 능력 좋구먼 하하! 아무튼 반갑네 귀남 군. 혹시 괜찮다면 맞은편에 앉아도 되겠나?" "그러시죠." "하하 고맙네. 근데 말일세 자네 오크 치고는 굉장히 멋지군. 얼굴도 오크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잘생겼고, 몸도 아주 훌륭하군." "하하! 오크 좀 보실 줄 아는 분이시네요. 허크 씨." "그럼 당연하지. 이보게 귀남 군 해서 묻는 것인데, 혹시 자네 검이나 무기 같은 것을 좀 다룰 줄 아나?" "아니요." 나는 단호히 말했다. 총 이면 몰라도 칼 같은 건 써본 적도 없다. "그런가? 그럼 앞으로 배워 볼 생각은 있나?" 이 아저씨 왜 이러지? "글쎄요.. 근데 그건 왜 물으시는 겁니까?" "아, 요즘 인재가 없어서 말이네.. 명색이 이 도시 최고의 용병단인데 쓸만한 놈들이 없어. 해서 싹수가 보이는 친구들을 스카우트해서 직접 키워볼 생각이라네." "음~~ 그러시구나." "이보게 귀남 군. 어떤가? 혹시 생각 있나? 보아하니 오늘 이사온 친구같은데, 뭘로 벌어먹고 살건지도 정해야하지 않겠는가? 아니면 혹시 따로 생각해둔거라도 있나? '뭐야 이 아저씨 독심술 쓰나?' 역시 짬에서 우러나오는 바이브는 무시할 수 없다. "뭐 당장 할 게 없어서 고민 중인 건 사실이죠." "그렇다면 우리 용병단으로 오게! 자네처럼 건장한 청년이라면 분명 강한 용병이 될 수 있을 걸세! 검술이든 창술이든 대가 없이 가르쳐 줌세! 어떤가?" 흠.. 좀 괜찮은 제안이긴 한데.. 제안은 나쁘지 않지만, 용병이라는 게 맘에 걸린다. 용병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지 않은가? 그래도 일단 스카우트 제의가 왔으니 킵은 해두자. "음 뭐 일단 생각은 해보겠습니다." "그래그래 신중히 잘 생각해 보게. 그나저나 자네는 정말 오크답지 않게 똑똑한 친구로군. 살다 살다 오크랑 이렇게 대화를 주고받은 적은 처음일세 하하!" 그렇게 술 한 잔씩 걸치며 허크 씨와 친해지기 시작했다. 즐겁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던 그때, 귀가 뾰족한 한 남자가 내 쪽을 보며 말했다. "이런 이런~ 어디서 썩은 악취가 난다고 했더니, 열등하고 하등한 오크 새끼가 있었군." '엘프..?'

고객센터 Sup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