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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화 38. 개화(開花) (4)


‘그 뿐이야.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야.’ 두 사람의 섹스가 궁금해서가 아니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고는 문틈으로 보이는 광경을 다시 훔쳐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자신이 흥분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한 그녀는 두 사람의 행위가 이어질수록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 들어갔다. 저도 모르게 가슴을 만지고 젖꼭지를 애무하기도 했고, 팬티 안으로 손을 넣어 보지를 문지르기도 했다. 평소 집에 혼자 있을 때에도 자위는 거의 하지 않는 오하영이다. 그런데 불과 몇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질펀한 정사를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며 저도 모르게 자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오하영은 그런 자신의 모습에 혐오감을 느끼면서도 이상하게 흥분이 끓어오르는 것을 도무지 막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사이 두 사람에게도 끝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안에 싸 줘요. 똥구멍 안에 뜨거운 좆물로 가득히 채워 줘요. 그녀의 말이 끝나는 것과 함께 강호의 몸이 경직되며 엉덩이와 허리의 근육이 연신 꿈틀거렸다. [아아아! 안으로 잔뜩 밀고 들어와요. 흐으윽! 대단해! 흐윽!] 움찔 거리며 사정을 하던 강호가 다시 피스톤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항문을 파고 든 자지가 밖으로 빠져나올 때마다 허연 정액이 딸려 나오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 순간이었다. 바닥으로 한가득 떨어져 내리는 정액에 정신이 한껏 팔려 있던 그 순간, 오하영의 콧 속으로 꽃 향기처럼 향긋하고 달콤한 냄새가 훅하고 빨려 들어왔다. 별안간 정신이 혼미해지더니 몸이 후끈 거리며 달아오른다. 가랑이 안쪽이 욱신거리며 저 안쪽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울컥 하고 솟구치는 느낌까지 엄습한다. ‘흐으응!’ 콧 속으로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 향기로운 냄새가 연이어 파고 들자 온 몸이 떨리다 못해 심장마저 뜨겁게 달아오르며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갑자기 일어난 몸의 변화에 정신을 수습하기도 전에 구릿빛을 한 강호의 근육질 엉덩이가 눈 안에 가득 담겨 왔다. 강시연의 새하얀 엉덩이를 박아 댈 때마다 강하게 수축하는 엉덩이 근육의 아름답고 경이로운 광경과 함께 바닥에 떨어진 정액에서 풍겨오는 진한 수컷의 냄새까지. [욱신! 욱신!] 보지가 뜨겁게 달아올라 마치 불에 데인 것처럼 화끈거린다. ‘아아! 너무 뜨거워!’ 덥고 답답한 느낌. 결국 저도 모르게 팬티 안에서 음부를 애무하고 있던 손가락을 세워 보지 안으로 찔러 넣었다. 손가락이 파고들기 무섭게 질 벽이 강하게 수축하며 빨아들이는 느낌과 함께 시원한 쾌감이 찾아 들며 답답하던 기분을 일시에 날려버렸다. “흐읍!” 살짝 벌어진 입에서 꽤 큰 소리가 나왔지만 이미 이성의 끈 일부를 놓아버린 그녀는 더 이상 주변의 상황에 신경 쓸 여력조차 없었다. 끊임없이 의식을 흐릿하게 만드는 냄새는 그녀의 내면에 숨어 있던 원초적인 본능과 욕망을 조금씩 일깨우는 중이었다. “흐으읍!” 또 다시 큰 소리가 새어 나오려 하자 입술을 꾹 깨물며 억지로 참았다. 오하영은 지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이 섹스하는 모습을 보며 배신감과 분노에 잠식 되었던 것이 바로 조금 전이었다. 그런데 별안간 흥분을 하며 자위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한단 말인가. 그것도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의 섹스를 악기 삼아 자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의 이 모습은 절대로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 이건 내가 아니야. 정신 차려!’ 마지막 남은 한 가닥 이성을 부여잡고 팬티 안에서 손을 빼내었지만, 여전히 욱신거리며 애액을 흘려내고 있는 보지는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듯 끊임없이 자극하며 속삭이고 있었다. 한가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은 그 순간이었다. [그래서 한가연씨는 왜요?] 벽에 기대어 선 두 사람이 서로의 몸을 쓰다듬고 키스도 나누며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에 오하영이 흥분을 억지로 억누르며 숨죽여 바라보았다. [강호씨는 한가연시 어떻게 생각해요?] [한가연씨요? 음! 솔직히 말해요?] [네.] [그게, 사실은 제 이상형에 가까운 스타일이에요.] 이상형이라는 말에 오하영의 눈이 커졌다. [이상형요?] [네. 어릴 때 학교 다닐 때 제가 짝사랑했던 선생님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한가연씨가 그 선생님과 생김새나 분위기가 비슷해요.] [호호! 그 선생님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인기 많았겠네요?] [많았죠. 아마 학교 아이들 중에 그 선생님한테 러브레터 보낸 아이들 보다 안 보낸 아이들 찾는 게 빠를 정도였으니까요.] 한가연의 외모를 생각할 때, 그녀와 생김새나 분위기가 비슷했다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오하영에게는 강호의 그 말이 청천벽력과도 같이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첫사랑과 닮았으면 한가연씨 처음 봤을 때 꽤 두근거렸겠어요?] [뭐, 그렇죠. 하하!] [남자들은 첫사랑을 영원히 기억하고 마음에 담아 두고 산다면서요? 강호씨도 그래요?] [그런 면이 있긴 하죠.] [흠, 그럼 더 잘 됐네요. 한가연씨 말이에요. 강호씨한테 관심 있는 것 같은 눈치더라고요.] 한가연이 강호에게 관심 있는 것 같다는 말에 오하영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카페에서 만났던 그녀의 모습이 떠오른다. 시종일관 눈웃음을 치고 꼬리가 달린 여우처럼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노골적으로 유혹하던 모습. 오하영이 저도 모르게 이를 깨물고 주먹을 움켜쥐었다. [한가연씨가요? 왜요?]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이유가 필요해요? 그리고 그것까진 제가 모르죠. 제가 한가연씨 마음속에 들어가 본 것도 아니고. 그래도 제 눈은 틀림없어요. 여자는 여자가 잘 안다는 말 알죠? 제 말 믿어 봐요. 틀림없으니까.] 당장이라도 방으로 뛰어 들어 강시연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지만 오하영은 꼼짝달싹 할 수가 없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몸을 결박하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그저 오하영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만하라는 소리 없는 외침에 불과했다. [그래서요?]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예요. 한가연씨를 자빠뜨려서 따먹어 버리라는 거죠.] [네?] [한가연씨요. 제가 허락할 테니까 그 여자. 당신 여자로 만들어요.] 허락한다는 말에 오하영이 강호를 향해 간절히 빌었다. ‘거절해요! 거절해!’ 하지만 오하영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말요? 그래도 된다고요?] [최대한 빨리요. 이런 식으로 당신을 매일 상대하다간 한 달을 더 못 버틸 거 같아요. 그러니 한 달 안에 한가연씨 자빠뜨려요. 제가 허락할게요.] 그리고 방 안에서는 다시금 신음소리와 함께 살 부닥치는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 밖에 앉아 멍하니 허공만 응시하고 있는 오하영의 귀에는 더 이상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 불같이 뜨겁고 태풍의 소용돌이처럼 강렬하고 혼란스럽던 충격의 밤이 지나갔다. 한가연에 대한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난 오하영은 더 이상 그 자리에서 버틸 재간이 없었다. 거의 바닥을 기다시피 하며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 몸을 웅크린 채로 밤을 지새웠다. 아무런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웠고, 무슨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가슴이 떨리고 두근거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하영을 더 혼란스럽게 한 것은 그런 상황에서도 달아오른 몸은 식어내리지를 않고, 계속해서 보지가 욱신거리며 그녀를 더욱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마치 몸과 정신 분리되기라도 한 것처럼 머릿속이 혼란한 것과는 별개로 몸은 계속해서 뜨겁게 달아올랐고, 애액으로 질척거리는 보지는 다리를 움직일 때마가 가랑이가 쓸리며 짜릿한 쾌감을 만들어 내었다. 이러한 증상에 부채질을 한 것은 기억 속에 낙인처럼 틀어박힌 냄새였다. 강시연의 보지에서 애액과 함께 뚝뚝 떨어져 내리던 허연 정액에서 풍겨오던 강렬한 수컷의 냄새. 향긋하고 달콤하면서도 거칠고 진한 수컷의 향기가 고스란히 전해오던 냄새는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성적인 욕망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문 너머에서 잠시도 쉬지도 않고 들려오는 신음 소리는 오하영을 끝내 헤어날 수 없는 늪의 한 가운데로 몰아가기에 충분했다. 저도 모르게 근질거리던 보지에 손을 뻗어 문지르기 시작하자 온 몸으로 시원한 감각이 번져나가며 걷잡을 수 없는 쾌감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새벽 내내 쉬지도 않고 들려오는 성교 소리는 창밖으로 어스름이 밝아 오는 데에도 멈출 생각이 없었고,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교성이 커지고 격렬해져 가는 만큼 보지를 쑤시는 오하영의 손 역시 같은 템포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 오하영의 머릿속에는 이곳이 강시연의 집이라는 사실도, 그런 곳에서 그 어느 때보다 격정적인 자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잊어 버린 지 오래다. 창피함도, 수치심도 잊은 채 침대에 누운 채로 가랑이를 쩍 벌리고는 보지를 쑤시며 뜨겁게 달아오른 몸을 달래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야말로 무아지경이었다. 마치 열병에 걸려 정신이 혼미한 사람처럼 무아지경 속에서 미친 듯이 자위를 하며 몇 번이나 오르가즘에 도달했고, 강시연이 그랬던 것처럼 몇 번이나 침대 위로 오줌을 싸갈기며 쾌락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오하영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자위가 길어질 수록 그녀의 표정은 강시연을 닮아가고 있었고, 그녀의 입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강시연이 했던 말이 그대로 흘러나왔다. 그녀의 입에서 강호의 이름이 끊임없이 언급되었고, 강호가 눈앞에 있기라도 한 것처럼 더 세게 박아 달라며 애원하고 부르짖으며 엉덩이와 허리를 미친년처럼 흔들어 대기도 했다. 그렇게 몇 번이나 강렬한 오르가즘의 태풍 속에 몸을 맡기며 허덕이던 오하영은 결국 마지막 쾌락의 짜릿한 여운을 음미하며 잠이 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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