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화 몽마의 힘 (1)
식당 입구에서 눈치를 살피던 레베카와 나는 식당을 싸늘하게 만들며 벌떡 일어난 사람을 살폈다.
마치 짐승의 갈기처럼 거칠게 일어난 푸른 머리카락과 그와 똑같은 색의 털을 가진 꼬리와 귀.
갈색 가죽의 활동성이 좋아 보이는 옷으로 빵빵한 엉덩이와 젖가슴을 감싼 여자.
“...개꼴리게 생겼네.”
“늑대 수인이네요. 제 기억이 맞는다면 아마도...”
레베카의 걱정스러운 기색이 가득 담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늑대 수인이 외쳤다.
“X냥이 년아. 시끄러워서 음식이 넘어가지 않는구나. 공공장소에서 행패를 부리다니. 천박하도다.”
“오...”
한세희에게 저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꼈다.
“아! 기억났다. 저 사람도 하이 랭커네요. 2위 길드인 가디언에 소속된 사람이에요.”
레베카가 옆에서 뭐라고 계속 중계를 해줬지만 내 귀에는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근육 덩치들은 눈치를 보며 하나둘 식탁 밑으로 기어들어 가며 자리를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고 발키리 길드원들은 흥이 다 빠져버렸다는 듯 심드렁하게 아무 데나 앉아서 한세희와 대치 중인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물컹!
“또 너야? 아주 사사건건 시비네. 고작 ‘2위’ 길드 주제에.”
“감히... 그러는 너희 길드도 우리에게 따라잡힐까 봐 이번 축제에 온 것이 아니냐? 똥줄이 타나 보지? 땅딸보 년아.”
“뭐, 뭐!? 이런 똥개년이...”
이마를 맞댈 기세로 서로 얼굴을 들이민 두 명의 미녀. 그리고 가까이 붙은 그녀들이 달고 있는 천박한 젖가슴이 서로 맞닿아 잔뜩 뭉개지며 아름다운 한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지가 껄떡이며 당장 저 젖과 꿀이 흐르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게 어떠냐고 제안해왔다.
나도 속으로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고 있을 때 둘의 말싸움은 더욱 격해졌다.
“너 아직도 아무 데나 영역표시라면서 다리 벌리고 오줌 싸고 다니지? 여기서 제일 천박한 년이 누구보고 천박하데?”
“누, 누가 그런단 말이냐!? 헛소문이다! 내가 정말 짐승인 줄 아는 것이냐!”
“헹. 뭘 그렇게 과하게 반응해? ‘진짜’ 로 그러는 것처럼?”
“윽... 네, 네년은 지금도 그 흉측한 사진들을 보면서 보지나 쑤시고 있는 거 아니냐?”
“뭐, 뭐, 뭔 개소리야!”
“자지에 얻어맞는 게 꿈인 멍청하고 자존심도 없는 년. 여자로서의 수치다. 자고로 남자란 품 안에 쏙 들어오는 작고 귀여운 게 최고거늘. 하긴 네년의 더러운 성질머리와 역겨운 판타지를 감당할 남자가 있긴 할까 싶구나!”
둘은 꼬리를 크게 부풀리며 입술이 닿는 게 아닐까 싶은 정도로 가까이 붙어 마구 으르렁거렸다.
그런데 듣다 보니 둘은 서로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있는 걸 보니 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 것 같았다.
“아... 그래. 남자. 너 남자 손은 잡아봤냐?”
회심의 일격을 날리고 뿌듯해하는 늑대 수인의 꼬리가 마구 팔랑거릴 때 그녀의 말이 끝나는 순간 한세희는 오히려 히죽 웃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당연한 게 아닌가? 나는 푸른 늑대 부족의 우두머리로 부족 내의 모든 남자는...”
“그딴 거 말고.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 텐데~? 아직도 보지에 거미줄치고 사는구나?”
“네, 네년이 무슨 상관이냐... 발정 난 암고양이들이 시끄럽게 울어대는 것과는 다르게 우리 늑대들은 오직 한 사람만을... 억!”
“시우야아~!”
“엣?”
서로 가슴을 비벼대며 음란한 광경을 만들어내던 한세희가 갑작스럽게 몸을 빼내자 늑대 수인은 한순간 몸을 휘청였다.
덥석!
“오...”
한세희는 그대로 식당 입구에 있던 내게 달려와 커다란 젖가슴으로 내 얼굴을 와락 껴안았다.
‘아... 섰다.’
이제 완전히 발기해버린 자지를 아랫배로 느낀 한세희는 자신이 포옹하자마자 서버리는 자지에 기쁜 듯 히히 웃으며 그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갑자기 뭐 하는... 어?”
“야. 똥개 년아. 인사해. 내 남자친구야. 나보고 남자 못 만날 거라고 했냐? 어때?”
가까이서 보니 더욱 예뻐 보이는 날카로운 외모와 노란색 눈동자. 거기다 팽팽하게 당겨진 옷으로 잔뜩 눌려버린 젖가슴이 압박당해서 빠져나온 하얀 속살을 보니 더욱 자지가 딱딱해졌다.
“나, 남자친구라고? 이, 이분이?”
내 얼굴을 한번 살핀 늑대 수인은 몽롱하게 중얼거리며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보이는 날카로워 보이는 송곳니가 매혹적이었다.
‘입보지 봉사 받으면서 송곳니가 자지에 닿을 때마다 한 번씩 젖가슴 쥐어짜고 싶다...’
눈물을 글썽이면서 죄송하다고 사죄하며 정성스럽게 자지를 핥는 모습을 상상했다.
늑대 수인은 한세희에게 나 같은 남자친구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지 한걸음 뒤로 물러나며 고개를 저었다.
“마, 말도 안 돼. 당신 같은 사람이... 꿀꺽... 어째서 저딴 싸가지 없는 고양이랑...”
“핳! 부족에 남자가 많으면 뭐 해. 어차피 네 짝은 없으면서. 그리고 시우 같은 남자는 더 없겠지. 푸흡!”
한세희의 악질적인 조롱이 마구 이어지자 늑대 수인은 정말로 패배를 느꼈는지 꼬리와 귀가 축 처졌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비 맞은 강아지가 생각나 측은한 마음이 들어 그녀를 보고 작게 응원했다.
“그... 언젠가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위로 해주시는 건가요? 마, 마음씨도 고우시네요오...”
어라. 생각보다도 더욱 여리고 가냘픈 목소리가 들려와 늑대 수인의 얼굴을 자세히 살피니 무언가 냄새를 맡는 듯 코를 귀엽게 달싹이며 붉어진 얼굴로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한세희도 그 모습을 보고는 어처구니가 없는 듯 나를 강하게 껴안으며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야, 야... 아니지? 너 설마...”
“읏...미안하다. 하, 하지만.”
한세희의 품에 안긴 나를 바라보는 늑대 수인의 눈길은 뜨거웠다. 그녀의 엉덩이 뒤에 있는 꼬리는 신난 강아지처럼 붕붕 흔들리고 귀를 연신 쫑긋거렸다.
수줍고 부끄러운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인 늑대 수인은 결국 작게 중얼거렸다.
“운명의 짝을... 찾은 것 같다...”
*
당황한 한세희는 뭐라 제대로 단어를 만들어내지도 못하고 어버버 거리다가 그대로 나를 들고 도망쳤다.
저러다 피가 나는 게 아닐까 싶은 정도로 입술을 깨물어대는 한세희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정신없이 흔들리는 몸에서 그냥 힘을 빼버렸다.
‘또. 들려 다니네.’
뒤에서 다른 길드원들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으나 한세희는 멈추지 않고 계단을 뛰어 올라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문을 잠갔다.
“으... 진짜! 왜 이렇게 되는 거야!”
꼬리를 휙휙 휘두른 한세희는 머리를 감싸 쥐고 절규했다.
“...이건 나도 좀 당황스럽네. 운명의 짝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한세희의 호텔 방에 들어오게 된 나는 저녁도 먹지 못하고 짐짝처럼 여기저기 들려 다닌 것에 지쳐버렸다.
테이블의 의자를 하나 빼고 털썩 앉은 나를 불퉁한 얼굴로 바라보던 한세희는 빽 소리쳤다.
“적당히 잘생겼어야지!”
“...어휴.”
“지금 한숨 쉰 거야!?”
이제까지 나오던 한세희 특유의 빽빽거림과는 다른 진짜로 상처받은 듯한 큰소리가 나오자 나는 한세희를 바라봤다.
솔직히 그녀가 이 정도로 화를 내는 게 조금 이해가 가지 않기도 하고 목소리에 묻어있는 물기에 놀라기도 했다.
나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문을 등지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세희에게 다가갔다.
“...세희야.”
“...”
“세희야. 왜 그래.”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그녀의 고개를 들어 올리자 보이는 투명한 물방울이 새하얀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너...”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고 있는 세희는 그대로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그 탓에 고여있던 눈물이 또 한 방울 흘러내렸다.
“...미안... 흑... 미안해. 소리 질러서...”
“아니, 아니야. 나도 한숨 쉬어서 미안해. 근데 나는.”
“알아. 네 잘못은 없는걸. 유혹하려고 한 건 아니었잖아.”
“...그렇지.”
“그래도 불안해. 시우 네가 더 많은 여자를 꼬셔야 한다는 걸 알아도. 그래도 불안하다고!”
“뭐?”
알 수 없는 소리에 나는 멍해져 버렸다. 내가... 더 많은 여자를 꼬셔야 한다니?
“한세희. 그게 무슨 소리야? 나한테 그런 이유가 어디 있다는 거야.”
“너, 레드 블러드 혼혈이잖아. 그것도 인큐버스나 서큐버스같은 몽마의 피가 섞였잖아! 나도 알아! 네가 힘을 키우고 안전해지기 위해서는 여자들을 꼬셔야 한다는 거. 근데... 그래도...흐윽...”
나는 피피가 나의 비밀을 발설한 건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피피가 동료들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면 내게 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세희가 내 혈통에 관한 문제를 알고 있었다면 굳이 몽마의 힘을 콕 집어서 이야기 할 이유도 없으니까 아마 추측이거나 어떤 확신을 가질만한 증거를 포착한 것 같았다.
“몽마의 힘이라니. 도대체...”
일단 잡아떼며 조금 말꼬리를 늘이자 한세희는 이제 참을 수 없는 듯 고개를 마구 저으며 내게 안겨 왔다.
“싫어어!! 네가 다른 여자들한테 가는 거 싫다고! 으아앙! 아까 그 똥개년 보고 자지 딱딱해졌던 거 다 알아! 이 나쁜 놈아!”
...일단 한번 진정시키고 대화를 이어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나를 꽉 안고 있는 한세희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며 등허리를 부드럽게 토닥이자 곧 그녀의 숨이 거칠어지며 뭉근하게 젖가슴을 비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