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7화 - 종업원 이지혜(1)
【…당신. 도대체 정체가 뭔가요?】
여신은 다짜고짜 내 정체에 관해 물었다.
‘…디바도 그렇고, 저 여신도 그렇고, 왜 하나같이 내게 정체를 묻는 거지?’
…진짜 뭐가 있긴 한 건가? 이쯤 되니 나도 모르는 나만의 특별한 점이 진짜로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달리 할 말이 없던 나는 어쩔 수 없이 디바에게 했었던 답변 그대로를 여신께 들려주었다.
“…백수입니다.”
【…….】
여신, 그러니까… ‘형체는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가 여성의 것이라 여신이라 생각되는 존재’는 한동안 대답이 없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디바의 입이 열렸다.
“여신님. 제가 확인해본 결과, 저 말은 거의 진실에 가깝…….”
【…당신은 닥치고 계세요.】
“……네.”
괜히 입을 열었다가 욕만 얻어 처먹은 시무룩한 디바의 모습이 안쓰럽지만 지금 내가 남 걱정할 처지가 아니었다. 여신이 어떤 목적으로 나와 대화하려 한 것인지 모르기에.
.
.
.
그러기를 몇 분.
생각을 끝마친 여신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구강성. 당신께 힘을 빌려드리죠.】
“……예?”
나를 벌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었나? 근육 사이사이에 스며들었던 긴장이 너무나도 허탈하게 풀어졌다.
【그래서, 받으실 건가요?】
내가 아무 말이 없자 급한 듯 보채는 여신.
…의중이 뭘까. 사실 이건 답정너 성격의 선택지 아닌가. 그럼에도 나는 여신께 질문했다.
“어떤 힘… 말씀이신 가요?”
【하루 한 번의 공간이동, 아공간 주머니. 어떤가요?】
공간이동… 과 아공간 주머니라……. 내가 생각하는 그 두 가지가 맞겠지?
너무도 과분한 힘. 이런 힘을 왜 주신다는 걸까.
“…조건 같은 건 없나요?”
【……조건이라. 흐음.】
…그렇게,
또 몇 분의 시간이 흐른 후, 나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 내게 시간을 내어주세요.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제가 빌려드린 힘은 자연스레 회수될 겁니다.】
…….
정말 그거면 되는 건가? 일주일에 한 번 시간을 내어달라니. ……왜?
이유를 알 순 없었지만 더 지체했다간 혹여나 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니 나는 여신의 제안을 부리나케 수락했다.
“…네, 받겠습니다.”
【잘 생각했어요. 저도 준비가 필요하니… 또 뵙도록 하죠.】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이것이, 나와 차원의 여신 헤나의 첫 만남이었다.
< 7화 – 종업원 이지혜(1) >
푸르른 산, 습한 날씨, 장마의 계절.
여름.
한여름 따사로운 햇볕 아래 오랜만에 외출을 나선 구강성은 한숨을 푸욱- 쉬었다.
“후우…….”
“…? 왜 갑자기 한숨이야?”
“왜긴……. 너무, 너무 덥잖아…….”
“땀은 나긴 하지만… 난 그렇게까지 덥진 않은데?”
“그래, 넌 좋겠다…….”
디바는 기본적으로 신체 능력이 높기 때문에 온도를 조절하는 능력도 뛰어났다. 구강성은 그런 그녀를 부러워하며 계속 걸어갔다.
‘……윽.’
맞는 옷이 없어 임시방편으로 겨울에나 입을 법한 옷들로 도배했다.
두꺼운 후드티, 길고 헐렁한 바지에 벨트를 끼워 조여지는 허리. 푹푹 찌는 여름에 입을 만한 옷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
이상하게 보는 주변인들의 시선이 느껴지긴 했지만, 구강성은 압도적인 더위에 지쳐 얼른 목적지로 향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수군수군…….
이렇게 푹푹 찌는 날씨에 겨울옷을 입고 외출하는 미친놈들이 어디 있을까.
바로, 여기였다.
“저 사람들 뭐야…? 덥지도 않나?”
“그보다 저 둘 뭐야? 비율도 미쳤고……, 얼굴도 존잘존옌데?”
“연예인… 아니면 각성자?! 아! 파파라치 때문에 저렇게 온몸을 칭칭 감은 거구나…!”
“사진 찍자! 사진!”
물론, 그런 점보다 그들의 아우라에 시선이 가는 부분이었다.
뙤약볕의 살인 더위를 온몸으로 만끽하는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한 둘.
[노멀웨어]
그들이 도착한 장소는, 옷가게. 아주 저렴하다고 소문난 보세옷가게였다.
‘하아, 드디어 도착했네….’
인터넷으로 주문해도 되었지만… 그들이 직접 가게로 오게 된 경위는 이러했다.
.
.
.
[ 강성아! 나… 배고파! ]
[ ……. ]
나도 배고픈데……. 구강성은 통장 잔고를 확인해보았다.
59,500원
[ ……. ]
…이 돈으로 10일을 버텨야 하는데.
[ 강성아, 나 배고프다고오―! ]
[ ……. ]
통장에 돈이 없다.
혼자서 생활했기에 그간 무리가 없었지만, 입 달린 식구가 하나 늘어났단 사실을 이제야 실감한 구강성이 고민을 거듭하던 차였다.
[ …맞다. 나 이제 각성자지? ]
그렇다. 각성자가 되면 기본적으로 각성자 협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를 받고 나면 각성자가 되었다는 증명 카드를 준다. 그 카드에는 기본적으로 이백만 원이 들어있다.
웰컴 머니. 각성자가 된 것을 축하한다는 의미였다. 구강성은 그 사실을 이미 커뮤니티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 …디바야. 나가자. ]
[ 응? 왜? ]
[ 밥 먹으러. ]
[ ……!! 웅!!!! ]
.
.
.
…그렇게 된 것이었다.
“…밥 먹자며. 웬 옷가게?”
“일단 옷부터 제대로 차려입자. 맞는 옷 없어서 지금도 불편하잖아.”
“으음… 그건 그렇지. 얼른 입고 밥 먹으러 가자!”
“그래.”
구강성과 디바가 매장 내부를 둘러보는 와중, 매장 직원이 둘에게 다가와 반갑게 응대했다.
“어서오세요~! 천천히 둘러보세…… 헙!!”
“……?”
직원은 구강성과 디바에게 손님 응대를 하다가 입을 양손으로 막았다. 감탄한 것이다.
구강성의 비율에, 아우라에, 외모에. 거기다 후드티 속 살짝 보이는 웅장한 대흉근에.
“…….”
놀람도 잠시, 그의 바로 옆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디바의 모습을 보곤 이상하게도 시무룩해진 직원이었다.
“천천히 둘러봐주세요오…….”
“네…. 아, 저―”
“―네!! 손님!! 찾으시는 게 있을까요?!!”
“――!!!”
‘아효, 깜짝이야….’
시무룩하던 직원은 구강성의 물음에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목소리로 응대했다.
인터넷에서 옷을 사면 다음 날 도착하니, 지금 바로 각성자 협회로 가기 위해 먼저 들른 옷가게였다. 가기 전에 밥도 좀 먹고. 그런데,
‘…….’
종업원의 웃는 모습이 좀처럼 예뻐 보였다. 구강성은 저토록 매력적인 웃음을 짓는 사람은 그간 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살이 뒤룩뒤룩 찐 돼지에 찐따였으니까.
모든 게 달라진 지금, 주위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진 것이다. 하지만 구강성은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다.
아직 예전의 성격이 남아있는 구강성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여자에게 금세 사랑에 빠졌다. 여자의 플러팅에 면역이 없는 것이다.
“……디바야.”
“응?”
“옷 좀 고르고 있어. 금방 올게.”
“…어디 가는데?”
“바뀐 신체 사이즈 좀 재려고.”
“그래~ 얼른 하고 밥 먹으러 가주아!”
“…응, 금방 올게.”
“응~”
디바에게 그리 일러둔 구강성은 잔뜩 긴장한 종업원에게 말했다.
“……저, 신체 치수 좀 재려고 하는데요.”
“아! 신, 신체 치수…? 라 하시면 모든…? 그러니까, 전신을 다…….”
“…어, 네! 그래 주시면 좋죠.”
“저… 그게…….”
종업원 이지혜.
검은 긴 생머리 슬릭펌 디자인. 애교살 있는 큰 눈에 코도 오뚝한 데다 입꼬리도 위로 올라가 있는 전형적인 미녀 상의 그녀는, 대학교 등록금을 충당하기 위해 방학에 맞춰 이제 막 알바 한 달 차가 된 대학생이었다.
처음엔 거절하려 했었다. 간단하게 허리 사이즈 정도라면 재 줄 수 있지만 신체 사이즈를 다 전부 다 재 달라니…?
평소라면 ‘이런 진상도 있구나…’ 하며 거절했겠지만 생각이 바뀐 종업원 이지혜는 구강성의 말도 안 되는 요청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아…, 네! 돼요! 헤헤…. 어…, 이쪽으로 오실까요?!”
“넵! 감사합니다~”
매장 구석진 곳에 도착한 둘. 종업원 이지혜는 구강성의 허리를 줄자로 감싸 보았다. 하지만….
“으음…….”
“왜 그러시죠?”
“아, 아니 그게… 입고 계신 후드티가 너무 두꺼워서 제대로 된 측정이 어려울 것 같아서…….”
“…뭐, 그런 거라면…….”
구강성이 그 자리에서 후드티를 벗으려 하자, 종업원 이지혜는 깜짝 놀라며 만류했다.
“―잠, 잠깐만요! 저희 매장이 통창이어서 밖에서 다 보여요…!”
“아… 그런가요?”
얼떨떨해 하는 구강성. 그런 구강성의 복근을 얼떨결에 살짝 보게 된 종업원 이지혜는 놀라 자빠질 뻔했다.
잠깐 보였지만 남자의 복근이 상상 이상으로 뚜렷했기 때문이다. 그때, 이지혜의 머릿속에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그, 그럼… 저희 저기 탈의실로 가서 잴까요…?”
“어… 네! 좋아요.”
옷을 벗기 위한 장소이자 밖에서는 그 누구도 볼 수 없는 장소, 탈의실.
이지혜는 그곳으로 구강성을 안내했다.
“…….”
“…….”
좁은 매장이라 탈의실도 작았던 탓에 둘은 꽤나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마주 보게 되었다.
“저희 매장이 작아서… 좀 좁으신가요…?”
“아뇨. 괜찮습니다.”
원래, 이 탈의실에는 절대로 두 명 이상이 들어가면 안 된다. 더더욱 금기시되는 것은 바로 이성 간의 입장.
그러나, 종업원 이지혜는 그 매뉴얼을 가뿐히 무시했다.
“그럼… 먼저, 허리부터 재도록 하겠습니다아….”
“네. 부탁드려요.”
훌렁―.
“……!!”
구강성이 후드티를 벗자 동공이 커진 종업원 이지혜.
땀이 뚝뚝 떨어지는 탄탄한 근질의 몸매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은 처음이던 그녀는 구강성의 몸매를 노골적으로 감상했다.
크음…. 구강성의 헛기침에 본분을 잊고 있던 그녀의 정신이 번쩍이며 돌아왔다.
“……!!! 아, 죄, 죄송합니다아아…….”
“땀이 좀 많이 났죠? 죄송해요.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워서….”
“아, 아뇨! 괜찮아요…!”
종업원 이지혜는 마음을 다잡고 성심성의껏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어깨, 가슴, 허리, 허벅지까지. 구강성의 몸 구석구석을 열심히 재며 용지에 기록했다.
이제, 엉덩이 하나만 남은 상태.
“…….”
“왜요?”
“아, 엉덩이 치수를 정확히 재려면 바지도 벗으셔야 해서……. 불편하시다면 굳이 안 벗으셔도…….”
그러나, 그건 거짓말이었다.
종업원 이지혜는 바지를 입은 상태에서도 충분히 치수를 잴 수 있었다. 그리고 구강성도 그 사실쯤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러죠 뭐.”
훌렁―.
“……!!!!!!”
구강성도 원했던 바.
여자가 먼저 이렇게 적극적인데 내빼는 건 고자나 다름없는 노릇. 구강성 또한 그녀가 마음에 들었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아, 죄송해요. 사실 제가 오늘 팬티를 안 입고 와서…….”
구강성은 맞는 팬티가 없는 바람에 노팬티였다는 사실을, 벨트를 풀고 나서야 깨달았다.
구강성의 말에 종업원 이지혜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그곳으로 향했다. 그러자―,
‘……!!!!!!!!!!’
흑인의 것 마냥, 묵직한 자지를 실제로 처음 본 이지혜.
놀란 그녀. 그러나 몸은 솔직했다. 그녀의 몸은 저도 모르게 조금씩 달아올랐다.
“정말 죄송해요. 금방 다시 올릴―”
“―아! 아니에요!!!”
“……네?”
“…아, 아니……, 괘, 괜찮아서요…. 벗고 계셔도……. 금방 끝낼 수 있으니까……. 아니, 그… 그래야 정확한 치수를 잴 수 있으니까아…….”
순서가 이리저리 뒤섞여 말하는 그녀의 울먹거리는 모습에 구강성의 자지가 조금씩, 조금씩 발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의도적으로 구강성의 자지에서 시선을 멀리하려 하는 노력 덕분이었다.
“…그쪽도 땀을 좀 많이 흘리시네요.”
“……네? 아, 그런… 가요…….”
“저처럼, 옷… 벗으셔도 되는데.”
“넥―, …네?”
너무 당황스러웠던 나머지, 말하다 침을 꼴깍 삼켜 말을 절어버린 그녀.
“더우신 것 같아서요. 여긴 에어컨 바람도 안 들어오잖아요. 저는 괜찮으니… 원하시면 저처럼 벗으셔도 돼요. 저는 정말 신경 안 쓰니까. 또, 저만 벗고 있으니까 무안하기도 하고…….”
“…….”
종업원 이지혜는 구강성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자연스럽게 자신의 옷매무새를 조금씩 풀어나가기 시작한 그녀.
“…….”
“…….”
그렇게, 그녀의 와이셔츠의 마지막 단추까지 풀렸을 때, 문양이 그려져 있는 보라색 브래지어와 그녀의 가슴 일부분이 모습을 드러냈다.
“상당히… 더우셨던 모양이네요.”
“……!!!!!!”
구강성의 말에, 잠깐 출타했던 그녀의 정신이 순간적으로 돌아오며 풀었던 와이셔츠를 양손으로 끄집어당겨 가슴을 가렸다. 부끄러워진 것이다.
‘……내, 내가 대체 어디까지 벗은 거지?!?!’
그러다,
‘――!!!!!!’
풀발기된 구강성의 자지가 종업원 이지혜의 맨 허벅지에 닿게 되었다.
당황스러움에 흠칫거리는 그녀의 몸. 하지만 뒤로 빼지는 않았다. 내심 그녀도 원했던 탓이다.
이리도 멋진 남자가 자신의 벗은 몸을 보며 저리 자지가 부풀어 오르다니…. 충족되는 자존감과 함께 성욕이 끓어오르는 이지혜였다.
구강성은, 그런 그녀가 너무 귀여웠다. 너무, 귀여워서―
“…할래요?”
“……???!!!!”
그녀를 이 좁은 공간에서 격렬히 따먹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