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SSS급 리얼돌을 사람으로 만들었다.
1.
「뉴스 속보입니다. 현재 전 세계 동시다발적으로 정체불명의 감염병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감염된 사람들은 의식이 없어지며, 살아있는 사람에 대한 강렬한 적의를 보인다는 특징을……」
「G7 국가 정상들은 이 감염병을 '좀비 바이러스'로 명명했으며, 전 세계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국민 여러분은 대피 물자를 가지고 가까운 대피소로 이동하시거나……」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이는 실제 상황입니다……!」
TV 속 미모의 아나운서가 사명감에 가득 찬 얼굴로 아포칼립스를 선언하고 있었다.
나는 그 뉴스를 보자마자 조용히 읊조렸다.
"—상태창. 인벤토리."
……
…………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씨발."
아무래도 좆된 것 같다.
2.
한 달 전의 내가 그 게시물을 본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평소에는 잘 들어가지 않는 커뮤니티 사이트의 인기글을 보던 중 이런 게시물이 있었다.
[요즘 리얼돌 근황...jpg]
안에는 단정한 흑발에 하얀 피부, 갈색 눈동자를 가진 여자의 사진이 있었다.
리얼돌이었다.
도저히 인형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퀄리티였으나, 동시에 인간이라고도 믿기 어려웠다.
인간이라면 이렇게 예술적으로 아름다울 수가 없을 테니까.
댓글도 난리가 났다.
-와캬퍄헉농쭉ㅋㅋㅋㅋㅋㅋㅋㅋ
-오... 인형은 성칭찬해도 고소 못하지?
-미친, 기술이 벌써 저 정도임? 저거 촉감은 어떰?
└말랑말랑한 실리콘 느낌임. 안쪽은 쫄깃함.
└...? 안쪽을 어떻게 앎?
└지금 쓰고 있음. 곧 쌀 거 같음.
└미친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어디서 삼? 이거 어디서 삼? 이거 어디서 삼? 이거 어디서 삼? 이거 어디서 삼? 이거 어디서 삼? 이거 어디서 삼? 이거 어디서 삼? 이거 어디서 삼?
└ 링크 https://www.…… 여기서 얼굴이나 몸매 커스텀 해서 주문 가능.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미친... 기본 옵션이 5천부터 시작이네 ㅋㅋㅋㅋㅋㅋ
링크를 타고 들어가 보니 외국계 리얼돌 판매 사이트가 나타났다.
제작 과정도 유튜브에 업로드하는데, 보니까 머리카락 심는 것부터 얼굴 발색 입히는 것까지 한 땀 한 땀 장인 정신으로 만든다.
비싼 값을 하는 인형이었다.
따로 커스텀을 하지 않은 기본 옵션 인형이 한화로 약 5천만 원, 여기에 얼굴이나 몸매, 머리색, 눈동자 색 등을 커스텀 하는 데에 옵션 값이 점점 불어난다.
풀옵션 기준으로 1억에 달하는 가격에 댓글들도 하나같이 좋긴 한데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었으나…… 내 생각은 좀 달랐다.
'혜잔데?'
이 회사에서 파는 것이 무엇이냐?
인형? 아니다.
오나홀? 아니다.
바로…… 와이프다.
이런 걸 사는 녀석이 결혼할 여자친구가 있겠냐? 묻는 것조차 실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구매자들이 사는 것은 한낱 인형이 아니다.
바로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인 것이다!
퐁퐁남이다 설거지론이다 뭐다 흉흉한 이야기로 커뮤니티가 뒤숭숭한 요즈음, 조금 과묵하고 예쁜 여자친구를 최저가 5천만 원에 살 수 있다고 한다면 존나 싼 거 아닐까?
나는 곧바로 자답했다.
맞다!!
나는 여기에 내가 20대 직장 생활 끝에 모은 전 재산 1억을 모두 투자했다.
그리고 장장 3일에 걸친 커스터마이징 끝에,
마침내 완성했다.
"……완벽하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단정한 금발.
이국적인 생김새가 언뜻 냉막하게 보이지만 입꼬리를 살짝만 움직이면 천사처럼 부드럽게 보이는 얼굴.
나랑 10cm쯤 차이 나는 168cm 정도의 딱 알맞은 키.
밑에서 받쳐주고 싶은 기분이 절로 들게 만드는 G컵의 풍만한 가슴.
한마디로 말해서, 걸작.
Masterpiece.
이름도 이미 정해줬다. 세레나.
이제 남은 건 기다리는 일뿐이다.
3.
그렇게 세레나를 주문하고 도착하기까지 한 달의 시간 동안 오매불망 기다렸다.
마침내 받은 거대한 택배의 포장지를 벗겨내고 세레나의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TV에서 문제의 뉴스가 흘러나왔다.
「뉴스 속보입니다. 현재 전 세계 동시다발적으로 정체불명의 감염병이 창궐……」
"씨발."
한순간에 현실의 장르가 좀비 아포칼립스로 변해버렸다.
뉴스가 나오기 무섭게 바깥에서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꺄아아아아아아악—!!!"
내가 사는 단칸방은 주로 직장인들이 거주하는 고층 오피스텔이다. 여기는 12층.
고층 건물들 사이로 날카로운 고음의 비명이 메아리쳤다.
나는 재빨리 창문을 열어봤다.
"사, 살려—!!"
쿠아아아아악!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어떤 남자에게 목덜미를 물어뜯기고 있었다.
피가 분수처럼 샘솟아 베이지색의 원피스를 새빨갛게 물들인다.
힘차게 비명을 지르던 여자는 몇 초 지나지 않아 실 끊어진 인형처럼 축 늘어졌다.
"이런 미친……."
살아있는 인간을 육회 씹듯 맛보는 저 남자가 영광스러운 대한민국의 1세대 좀비일 거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그리고 감염병이라고 했으니 곧 저 여자도 좀비가 되겠지.
"꺄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 살려줘—!"
끼이이이익— 쾅!
바깥은 삽시간에 생지옥이 되었다.
빠른 속도로 뛰어다니는 좀비가 인간을 붙잡고 물어뜯는다.
쏟아지는 피, 비명, 피, 비명, 피……
나는 재빨리 창문을 닫았다.
바깥에서는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없다.
일단…… 당장 할 수 있는 대비부터 하자.
나는 방 안을 쭉 훑어봤다.
있는 거라곤 책상 위의 하이엔드 스펙 데스크톱과 영화 감상용 TV, 그리고 현관 옆에 덩그러니 서있는 리얼돌 세레나뿐.
무기가 될 만한 건 없었다.
방구석에 쌓아놓은 1.5L 생수가 12병.
싱크대 위 선반에 들어있는 라면이 20봉지쯤.
그 외에 식량은 없다.
일단 냄비랑 컵 등 물을 받을 수 있을 만한 건 전부 다 꺼내서 수돗물을 받았다.
수도가 언제 끊길지 모르니까.
그리고……
……
"…이제 어떡하지."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다.
창밖에서는 지금도 어렴풋한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다.
수십 명, 수백 명, 어쩌면 그 이상.
라면이 다 떨어지면 식량을 구하러 밖으로 나가봐야 한다. 그럼 십중팔구 나도 죽겠지.
아까 목덜미를 물어뜯겨 눈에 초점이 사라지던 여자의 얼굴 위로 내 얼굴이 오버랩됐다.
"……허억!"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른다. 생애 처음 느껴보는 진짜 생명의 위기였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돌아간 눈동자 끝에, 아까 포장지를 뜯다 만 세레나의 얼굴이 들어왔다.
"아……."
예쁘다.
그야 당연하지. 내 취향대로 만들었으니까.
홀린 듯이 다가가 포장지를 마저 벗겨냈다.
세레나는 흰색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깔끔한 차림이었다.
셔츠 위로 연분홍색의 유두가 볼록 튀어나와있다. 아름다운 색깔이다.
나는 유두를 조심스레 쓰다듬으며 세레나의 얼굴을 살펴봤다.
빨려 들어갈 듯한 초록색의 눈동자.
금색의 속눈썹이 얌전하게 내려앉아 일견 차가워 보이는 그 눈동자를 보는 순간, 내 자지가 이제껏 경험해 본 적 없을 정도로 터질 듯이 발기했다.
꺄아아아아아아아—
창밖에서 메아리치는 비명 소리, 시끄럽게 울려대는 자동차의 경보음, 낮게 하울링 하는 좀비들의 목소리.
지척에서 목숨을 위협하는 듯한 수많은 소리들이 나의 번식 욕구를 자극했다.
씨발.
어차피 할 수 있는 것도 없는데, 세레나랑 섹스나 하다가 죽자.
섹스하다 죽으면 나름 호상 아닌가?
나는 리얼돌에 좆을 박는 건 사회 통념상 섹스가 아니라 자위라는 사실은 의식적으로 무시했다.
투두두둑!
어차피 다시는 쓸 일이 없을 셔츠를 거칠게 쥐어뜯는다.
G컵의 가슴이 옷 밖으로 드러났는데도 눈을 반쯤 내리깐 세레나의 얼굴은 무표정하다. 인형이니까.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 위로 폭력적인 크기의 하얀 가슴. 그 위에는 분홍색의 유륜과 유두.
아름답다. 나는 왼쪽 가슴을 한 움큼 빨면서 오른쪽 가슴을 힘껏 주물렀다.
실리콘의 부드러운 감촉이 손바닥 안에 한가득 들어온다. 촉감은 만족스럽지만 아쉽게도 맛은 없었다.
가슴을 즐기고 나니 마음이 더 급해졌다.
나는 세레나의 청바지와 팬티를 함께 벗겼다.
털은 없다. 사람들은 돈 내고 브라질리언 왁싱까지 받는데 인형에 거추장스럽게 털을 붙일 필요 있나 싶어서 백보지로 커스텀 했다.
일자로 앙다문 포동포동한 보지를 양옆으로 벌리자 선홍빛의 속살이 드러난다. 앙증맞은 크기의 클리토리스와 비좁은 질구까지.
쿠퍼액이 찔끔 새어 나온 자지에 다급하게 러브젤을 마구 뿌렸다. 그리고 세레나의 보지 입구에도 듬뿍.
대음순 사이에 귀두를 끼어 넣고 삽입하기 직전, 고개를 들어 세레나의 얼굴을 바라봤다.
단정하게 내려온 백금발, 기다란 속눈썹을 내리깐 초록색의 눈동자는 여전히 무기질적이다. 이제 보지를 꿰뚫을 예정인데도 표정 하나 보이지 않는다.
인형이니까 당연하다. 나는 거기서 실망과 함께 흥분을 느꼈다.
허리를 힘껏 내리찍자 자그마한 질구에서 미약한 저항감이 느껴지다가 자지 뿌리까지 한순간에 빨려들어갔다.
실제 보지보다도 더한 강력한 조임이 자지를 압박해온다.
자지를 박았을 뿐인데, 아직 허리 한 번 흔들지 않았는데, 세레나의 잘록한 골반을 붙들고 무표정한 얼굴을 살펴보고 있으니 곧바로 사정감이 올라왔다.
"크윽……!"
나는 허리를 빠르게 쳐올렸고 10초 정도 강하게 박다가 보지 깊숙이 자지를 꽂아 넣고 한참 동안 사정했다.
정액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끊임없이 빠져나온다.
싸고 있으면서도 더 싸고 싶다.
지금까지의 내 인생 최고의 사정이었다.
"허억, 허억……"
창밖에서 들리는 비명소리도 이제 드문드문 줄어들었다. 거의 대부분 좀비로 변해버린 걸까?
씨발, 모르겠다. 땀이 비 오듯이 흐른다.
나는 다시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사정을 한 번 했지만 발기는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
착! 착! 착! 착! 착! 착!
세레나의 러브젤이 흥건한 치골에 내 치골이 부딪히면서 리드미컬한 박자를 만들어낸다.
세레나에게선 아무런 향기도 나지 않았으나 지독한 페로몬이 흘러나오는 것만 같은 착각이 일었다.
남자의 본능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암컷의 페로몬. 박으면 박을수록 자지가 점점 더 터질 듯이 단단해진다.
나는 세레나의 골반 관절을 틀어 다리를 한껏 벌려서 위로 치켜세웠다.
부드러운 똥구멍 주름까지 보이는 자세에서 세레나의 보지를 힘껏 내리찍는다.
착! 착! 착! 착! 착! 착!
허리를 내려찍을 때마다 세레나의 가슴이 충격을 받아 위아래로 흔들렸다.
분홍색 유두가 어둠 속의 반딧불이처럼 시선을 빼앗아간다.
내가 커스텀 했지만 정말 예술적인 가슴에 예술적인 유두 발색이었다.
세레나의 백금발이 보지를 내려찍을 때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출렁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얼굴만은 무기질적인 무표정이다.
또다시 사정감이 올라왔다. 이번에는 세레나의 가슴을 힘껏 쥐어짜면서 보지를 내려찍었다.
꿀럭- 꿀럭-
선홍빛 보지 사이에 러브젤과 정액으로 거품이 꼈다.
그 안으로 또다시 새로운 정액이 끊임없이 주입된다.
한번, 또 한번, 다시 또 한번.
나는 정신없이 세레나를 탐했다. 마치 미친 사람처럼.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크윽……!"
세레나를 등 뒤에서 껴안은 채로 풍만한 엉덩이 사이에 자지를 꽂아 넣어 사정했다.
머리카락 사이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면서 생각했다.
무표정한 얼굴의 인형과 하는 섹스도 좋지만……
'세레나가 살아 움직인다면 좋을 텐데……."
그 순간, 띠링-! 하는 알람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눈앞에 반투명한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당신의 간절한 염원에 반응해 능력을 각성했습니다.]
[당신의 능력은 '리얼돌을 사람으로 만드는 힘'입니다.]
"어……?"
당황한 와중에 또다시 띠링-! 하는 소리가 들렸다.
[리얼돌 '세레나'에게 능력을 사용했습니다.]
[세레나는 살아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능력의 발전에 따라 세레나의 의식 수준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이게 무슨……."
글자를 읽었으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세레나가 살아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무의식중에 시선을 내렸다가, 눈이 마주쳤다.
"……."
내가 방금 전까지 엎드려놓고 뒤로 박아대던 세레나.
그녀가 뒤로 고개를 돌려 내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표정은 여전히 감정이 희박해 보였으나 아까 전과는 달리 생기가 느껴졌다.
빨아먹고 싶어지는 탐스러운 붉은 입술. 그 입술이 움직이며 소리를 만들어낸다.
"안녕하세요, 주인님."
"어……."
맙소사.
리얼돌인 세레나가 살아있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