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키넷 단편야설

한 편 완결 소설

성인소설 목록

최신 단편

야설 읽기
밍키넷 소설
토스트 메세지 나오는곳
텔레그램 공식채널

밍키넷 공식보증업체

1화 1화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날의 오전이었다. 나는 서울에서 나름 알아주는 대학에 있는 1학년 신입생. 부모님은 내가 어릴 때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셔 두 분 모두 안 계시지만, 어떻게든 혼자서 살아가고 있다. 자장가 같은 교수님의 목소리. 금방이라도 잠에 빠질 것 같지만, 어떻게든 참아내며 열심히 필기를 한다. 오는 기말고사 준비로 교수님은 2시간 동안 잠깐의 쉬는 시간도 없이 강의에 열중. 나는 학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성적으로 장학금을 타야 하므로, 어떻게든 참아내며 열심히 공부해 과 수석을 노려야 했다. 조금씩 집중이 흐트러지는게 보이는 과 동기들. 교수님도 그런 아이들을 보신 건지 하시던 강의를 멈추고,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갖자며 강의실을 나간다. 교수님이 나가시는 순간,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기지개를 켜는 소리와 하품 소리. 나도 쥐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몰려오는 하품을 한다. "하암.. 읏?" 왼쪽 뺨을 찌르는 듯한 감각에 고개를 돌린다. 옆자리에 앉아 있는 같은 과 동기, 미진이었다. 그녀는 내가 학교 때문에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나에게 가장 먼저 친구가 되어준 소중한 동기였다. "수연아아~ 나 힘들어~ 지루해~" 미진이의 귀여운 투정. 그녀는 늘 이 시간대만 되면 꼭 투정을 부린다. "그치만.. 기말준비로 다들 바쁜걸.. 교수님도 휴강 몇 번 하셔서 진도가 빠듯하다 하셨잖아." "아, 알지.. 그래두 너무 빡세잖아." "그래도 조금만 참으면 점심시간이니까.." "학식 메뉴 오늘 최악이야. 오늘은 편의점 가자!" "어, 아.. 으응.. 그래." 학식 메뉴는 언제 확인한 건지 미진이는 내게 편의점에서 점심을 때우자고 제안한다. 짧은 휴식 시간이 끝나고 교수님이 다시 강의실에 들어왔다. "아직 안 들어온 녀석 누구야? 빨리 찾아와라." 두 손에 한껏 프린트물을 가지고 들어온 교수님. 교수님은 프린트물을 돌리며 다시 강의를 시작했다. 길고 힘들었던 오전 강의가 끝나고 미진이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필기도구와 노트를 챙긴다. "난 됐어. 가자!" "아, 응. 잠시만." "아휴, 지지배.. 빨리빨리 좀 해~! 하여튼 느려 터졌어 정말." 그녀는 내가 조금이라도 굼뜬 모습을 보이면 엄마처럼 잔소리를 했다. 잔소리를 하면서도 정리를 도와주는 미진이였다. 그러다 그녀는 책상에 펼쳐진 내 노트필기를 보고 놀란 듯 말했다. "독한 지지배.. 그 많은 걸 다 필기했니?" "아, 응.. 다 못했어? 빌려줄까?" 빌려준다는 나의 말에 그녀는 치를 떨더니 노트를 덮어버렸다. "으유.. 이 독한 지지배.. 이 공붓벌레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 몰라." "공부는 학생이라면 당연한 건데 왜 그래.." "지지배야 공부도 좋지만 인간관.." 말을 하려다가 마는 미진이. 아마 나의 내성적인 성격에 대해 답답함을 느꼈을 것 같다. "어, 얼른 가자!!" 그녀는 머쓱해하며 얼른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화제를 돌렸다. 미진이가 어떤 마음으로 내게 그런 말을 하려 했는지, 나는 그녀의 의도를 알기 때문에 웃으며 답해주었다. "응. 가자." 강의실에서 빠져나와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편의점으로 향한다. 편의점에는 우리와 같이 점심을 해결하기 위한 학생들이 북적거렸다. 나는 작은 컵라면 한 개와 삼각김밥을 하나 구매해 컵라면에 물을 받고, 편의점 앞 테이블에 앉으며 미진이를 기다렸다. 두 손에 음식을 잔뜩 들고 오는 미진이. 그녀가 내가 사 온 음식들을 보더니 한숨을 쉬며 또 잔소리를 한다. "아휴.. 고작 그거로 해결되니?" "으응..? 괘, 괜찮은데.." 자신이 들고 온 많은 양의 음식과, 내 적은 양의 음식을 비교하던 미진이는 생각에 잠겼다. "아니지.. 내가 많이 먹는건가..?" "아, 아니야.. 다 자기만의 양이 있는 거 아니겠어?" 무언가에 현타를 느낀 듯한 그녀의 얼굴. "이래서 살이 안빠지는 건가..?!" "미진이는 지금도 보기 좋아.." "우웅.. 그렇지?" 잡담도 잠시, 그때 누군가가 다가와 우리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안녕?" 처음 보는 남자였다. 그는 다짜고짜 테이블에 올려진, 내 앞에 있는 스마트폰을 집었다. "아.. 저.. 누구..?" "패턴." ".. 네?" "패턴 뭐냐고."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얼떨떨해하는 중, 미진이가 소리쳤다. "저기요! 갑자기 뭐예요!" "아, 미안미안. 친구한테는 관심 없고, 너." "아.. 네?" 눈앞에 남자는 자신의 손가락으로 날 가리키며 쳐다봤다. "이름 뭐야?" "아, 저.. 저요..? 차.. 수연.. 이에요." "몇 학년?" "1학년.. 이요.." "무슨과?" "시, 심리학.." 순간 그의 눈빛에 압도 당해버린 나는, 나도 모르게 그가 물어보는 대로 족족 답해버렸다. "흐음.. 뭐 그 정도면 됐고, 패턴 좀 알려줄래? 수연아?" 그는 웃으면서 내 스마트폰의 잠금 패턴을 물었다. "아.. 저, 그.. 그게.." 내가 대답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자, 미진이가 그가 들고 있는 내 스마트폰을 빼앗아 날 껴안으며 소리쳤다. "누구신데 자꾸 우리 수연이한테 그래요?!" "아, 내 소개가 늦었나? 난 박시후야. 너랑 같은 1학년이지." "바, 박시후?!" 그는 자신을 박시후라 소개했고, 그의 이름을 들은 미진이는 놀라며 굳어버렸다. "아, 아는 사람이야..? 미진아..?" "바, 바보야..! 그 재벌 손자..!" "으응..?" 미진이는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이런 거 먹으면 몸 안 좋아져. 내가 맛있는 거 사줄 테니까 같이 가자." "앗..!" 그는 우리 테이블에 놓인 음식들을 전부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뭐, 뭐예요!! 갑자기 왜..!" 그는 갑자기 나에게 얼굴을 들이대며 웃으며 말했다. "밥 새로 사줄 테니까 이런 거 먹지 말고 따라와. 친구는 미진이라 그랬나? 너도 와도 돼." 때아닌 소동에, 편의점에 있는 사람들의 이목이 쏠린다. 급격히 불편해진 분위기에 미진이랑 나는 그를 따라 갈 수밖에 없었다. 180은 훌쩍 넘어 보이는 큰 키에 꽤나 비싸 보이는 옷들로 자신을 치장한 남자. 나는 미진이와 처음보는 남자의 뒤에 붙어 쫓아가는 이 상황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저기요~ 우리 뭐 사줄 거예요?" 미진이의 물음에도 그는 아무 말 없이 걸었다. "저기요~" 재촉하는 미진이를 무시하고 걷는 남자. 그러다 그는 갑자기 차 앞에 멈춰서서 말했다. "얘들아, 타." "헉!" 잘은 모르겠지만 미진이는 그 남자의 차를 보더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얼른 타." "우와아앙.." 웃으면서 차 문을 여는 남자. 순간, 이 남자에게서 왜인지 모를 위화감이 느껴졌다. "아.. 저기 역시.. 저희는.." "친구는 벌써 탔는데?" "네..? 미, 미진아?!" 꺼림칙한 기분에 그의 제안을 거절하려 했지만, 미진이는 이미 남자의 차에 탑승한 뒤였다. "수연아~ 빨리 타~! 이 차 짱 좋다! 히히." "아으.. 저기.. 미진아.. 우리 그냥.." "아 얼른 들어와!" 뻗어나오는 손. 그녀가 차 안에서 날 잡아당겼다. 끌려가듯이 타버린 그 남자의 차. 차문이 닫히자, 물 밀듯 밀려오는 불안감이 도저히 사라지지 않았다. "둘 다 한식 좋아해?" "어머! 완전 좋아하죠!!" "오 그래? 나도 그런데. 좀만 가면 한정식 괜찮게 하는 곳 있어." "진짜요?! 아 진짜 너무 좋아!" 남의 속도 모르고, 남자의 말에 미진이는 신이 난 듯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그렇게 10분가량을 달려 도착한 그가 말한 한정식집. 가게 앞에 주차를 마친 그와 함께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직원의 안내로 우리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하는 방에 배정받아 들어갔다. "화장실 갔다 올 테니까,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시켜." "진짜 그래도 돼요?!" "어." 화장실로 가는 남자를 뒤로하고 미진이와 메뉴판을 확인했다. "시, 십오만.." 고급스러운 가게 분위기 만큼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는 메뉴들. 이런 비싼 음식들은 살면서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엄청난 가격대의 음식들이었다. 아까부터 머릿속 한켠에 남아 있는 불안감과 엄청난 부담감에 미진이를 재촉했다. "미진아.. 우리 그냥 가자.." "응? 왜? 밥 사준다잖아~! 우리가 언제 이런 비싼 밥 먹어보겠니! 히히!" "그래두.. 너무 비싸잖아.." "괜찮아! 저 사람 아마 너한테 호감 있어서 잘 보이려고 그러는 것 같아! 그리고 쟤 엄청 부자야!" "그, 그러니까.. 나, 난.. 싫어..! 미안하다 하고 그냥 가자.. 응..?" "아이 괜찮다니까~!" 실랑이도 잠시, 화장실에 갔던 남자가 어느새 돌아왔다. "주문했어?" 맞은편에 앉는 남자에게 용기를 내 말을 꺼냈다. "저, 죄송합?!" "응?" 거절의사를 밝히려 하자, 미진이의 손이 내 입을 틀어막았다. "저기! 우리 코스로 먹어도 될까?!" "응. 그렇게 해. 여기 음식 다 괜찮아. 난 자주 오는 곳이거든." "헤에.. 역시 부자다 이건가?!" "뭐, 가진 게 그것뿐이야." 미진이와 눈앞에 남자는 서로 쿵짝이 잘 맞는 듯 했다. 음식 주문을 마치고 난 뒤, 남자는 계속해서 날 뚫어져라 쳐다봤다. ".. 저.. 왜.." 부담스러운 그의 눈빛. 그의 미소에 감춰진 다른 의도가 있는 것만 같아서 너무나 불편했다. "차수연이라고 했지? 이름 이쁘다." "고, 고맙습니.. 다.." "우리 같은 학년이야 말 놓아도 돼." "아, 아니에요.." 나는 이 불편한 분위기 속에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며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러자 미진이가 내 폰을 가져가더니 멋대로 패턴을 풀어 그에게 넘겨버렸다. "오, 친구 센스 있는데?" "미, 미진아! 무슨짓이야..!" "으휴! 바보야! 맛있는 밥도 사주는데 번호 정도는 줘!" 그는 멋대로 내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고 난 뒤 바로 돌려주었다. "번호 고마워. 수연아." "아.. 그.." 싫었다. 위험해 보이는 남자에게 연락처를 넘겨주다니, 그런 미진이가 살짝 원망스러웠다. "저기~! 우리 수연이 이쁘지?" "하, 하지마..!" 미진이는 내 볼을 쿡쿡 찌르며 낯부끄러운 말을 뱉어냈다.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응. 이름만 이쁜 게 아니라 얼굴도 예쁘게 생겼어." "감사.. 합니다.." "말 놔도 괜찮다니까. 편하게 해." "아, 아니.. 제가 불편해서.." 불편하고 답답한 이 분위기 속에서 그들이 주문한 요리가 나왔다. "많이들 먹어. 부족하면 더 시켜도 괜찮아." "와~! 맛있겠다! 잘 먹을게!" "자, 잘 먹을게요.." 엄청난 부담감에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눈앞의 남자는 식사를 하는 중에도 내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렇게 그와 불편한 식사를 마치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너네 어디 놀러 갈래?" "응? 어디?" 남자의 뜬금없는 말에 그녀가 또 신난 듯 답해주고 있다. "바다 보러 갈래? 아니면 놀이공원도 괜찮고. 가고 싶은데 있어?" "진짜?!" 이번엔 어디든 놀러가자는 남자의 제안. 더 이상은 안될 것 같아 미진이를 옆으로 밀어내고 말했다. "죄, 죄송해요..! 저희 기말고사가 코앞이라서요..! 오늘 사주신 음식값은 꼭 드릴게요..!" "응? 에이 됐어. 안 그래도 돼." "아니에요..! 저희는 오후 강의가 있어서 가볼게요..!" "그래? 근데 학교까지 언제 가려고? 타. 데려다줄게." "태, 택시 타면.. 히잇?!"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그는 억지로 내 팔을 붙잡아 자신의 차에 태웠다. "아.. 저..!" "친구도 빨리 타." "알았어!" 어쩔 수 없이 이 남자의 차를 타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차에서 내리자, 주변 학생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가, 가볼게요..!" 서둘러 미진이의 팔을 붙잡고 강의실로 발을 옮겼다. 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수연아, 미진아. 오후 강의 끝나면 연락해." 그는 우릴 향해 기분나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응 알겠어~!!" 그의 인사에 자신의 손을 흔들며 답하는 미진이. 나는 그런 미진이의 팔을 잡아끌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아~ 아쉽다아~! 오랜만에 놀러 갈 수 있었는데~" "그러지마!" "아, 왜 또 그래~" 아쉬워하는 미진이. 더 이상 참지 못한 나는, 발을 멈추고 미진이에게 화를 내버렸다. "왜 그랬어..! 왜 자꾸 저 남자애랑..!" "왜 그래~ 잘 생겼잖아~ 돈도 많구, 쟤는 너 맘에 들어 하는 거 같은데 한 번 만나봐." "난 싫어!" "으이구, 바보야! 누가 당장 사귀랬니? 몇 번 만나보고 결정해도 괜찮아!" "그, 그래도 싫어!! 앞으론 다시 그러지 마!!" "수연아!" 짜증이 확 솟구친 나는 미진이에게 소리치고 강의실로 들어갔다. 다행히 미진이와는 오후 강의가 달라, 같이 듣진 않았다. 이 복잡한 기분을 잠시 잊고 강의에 집중하기로 했지만,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았다. 마음 한편이 불편해져버렸다. 왜 내가 미진이에게 화를 내버린 걸까. 그녀도 분명 날 생각해서 해준 말일 텐데. "하아.." 한숨이 자꾸만 터져 나왔다. 불편한 마음을 해결하고 싶은 나는, 강의가 끝나면 미진이에게 연락해 짜증을 냈던 것을 사과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고생했다." "수고하셨습니다~!" 교수님의 말에 강의실에 있는 아이들의 인사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불편한 마음에 하나도 듣지 못한 강의가 끝났다. 서둘러 짐을 챙겨 건물 밖으로 나가 미진이에게 전화를 걸려는 찰나였다. 누군가가 내 팔을 잡아 걸음을 멈추게 했다. "생각보다 빨리 끝났네?" 박시후가 강의실 건물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 아.. 저기.. 여기는 어떻게.." 내 팔을 붙잡은 그의 손을 떼어내고 시선을 피했다. "끝나면 연락하랬잖아." "미, 미안해요..! 친구랑 가야해서..!" 황급히 자리를 뜨려 하자, 그가 다시 내 팔을 붙잡았다. "저녁 먹고 가. 집에 데려다줄게."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뿌리칠 수 없었다. "시, 싫어요! 놔주세요!" "그럼 나도 싫은데." "네?! 그게 무슨..!" "가자." "자, 잠깐..!" 그에게 억지로 끌려간다. 안간힘을 써도 그의 팔을 뿌리칠 수 없었고, 오히려 뿌리치려는 내 쪽이 더 힘이 들었다. "제, 제발 놔줘요! 소, 소리 지를거에요..!" "그만 좀 튕겨. 네 친구는 벌써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네..? 미진이가요..? 강의 끝나려면 아직일텐데.." "걔 강의 안 들어갔어. 나랑 시내에서 놀았는데?"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강의를 빼먹을 정도로 불성실한 그녀가 아닌걸 알기 때문이었다. "저, 정말요..?" "그렇다니까. 자 얼른 가자." 어쩔 수 없이 그의 차를 타고 이동했다. 불편하고 어색한 분위기. 그는 운전 중에도 계속 내게 말을 걸어 불편하게 만들었다. "수연아, 왜 답장 안 해줘? 아까 톡 보냈잖아." "아.. 저.. 강의중에는 좀.." "읽지도 않았던데. 담부턴 간단한 답장 정도는 해줘." "아, 아으.." "그리고 너 여중, 여고 나왔다며? 남자친구도 없다던데.." 나에 대한 것은 언제 알아낸건지 소름이 끼쳤다. 그는 계속해서 나에 대한 질문을 했고, 나는 못들은 척 그의 말을 무시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도착한 시내. 처음 보는 주변 건물들의 엄청난 높이와 위압감에 절로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건물 앞, 직원처럼 보이는 남자에게 차 열쇠를 준 그는 내 어깨를 잡아당겨 끌어안았다. 갑작스러운 그의 스킨쉽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 아! 저..!!" "들어가자." 그의 손을 뿌리칠 틈도 없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한 식당가로 갔다. 그곳에서 직원의 안내를 따라 그와 마주 보고 앉았다. 아무리 봐도 미진이는 보이지 않았다. "아.. 저기.." "응? 왜." "미진이는.. 어디.." "아~ 걔? 글쎄, 없는 거 같네?" "네?!" 능청스럽게 웃는 그의 표정이 보인다. 그가 나를 끌어내기 위해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던 것이었다. "너, 너무해요..! 왜 거짓말을..!" "그야, 네가 순순히 따라올 것 같지 않아서." 사람을 속이고도 뻔뻔한 그의 태도에 기분이 나빠졌다. 불쾌한 감정에, 그에게 불만을 내뱉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 정말 나빴어요..! 저 갈게요..!" "야, 야!" 애써 그를 무시하고 뒤돌아서는 순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진짜 짜증 나네. 야 너 왜 그렇게 철벽 치냐?"

고객센터 Sup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