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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화 81. 사모님 섹스 싫어하세요?


태준은 태연하게 민아를 바라봤다. 민아는 살짝 당황한 듯 움찔했다. “가끔 부부 관계나, 리스로 상담 오시는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근데 대부분 아내분보단 남편분한테 문제가 많더라고요.” “아…” “그리고 섹스도 남자가 어떻게 리드하고 여자를 배려하느냐에 따라 극과극으로 나뉘기도하고요.” 민아의 얼굴이 점점 더 붉어졌다. 남편과도 섹스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태준과 섹스를 주제로 대화하니 부끄럽고 민망했다. 태준도 민아의 반응을 확인했지만 멈출 생각이 전혀 없었다. “특히 경험이 적은 여성분들은 자기 몸에 대해서도 잘 모르니까 더 괴롭다고 느끼시더라고요. 분명 민감한 부분이 있을텐데 말이죠.” 정말 환자를 상담하는 것처럼 민아를 상대했다. 태준의 검은 속내는 전혀 보여 주지 않았다. 당연히 철저하게 경계하는 여자의 마음을 무너트리기엔 쉽지 않다. 하지만 천천히 공략하다 보면 가능할 거라 믿고 있었다. “근데 임신에 성공하신 분들 중엔 정말 남편과의 관계에 만족하고 행복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 정말요…?” “네. 임신하시면 조심하셔야하니 관계를 줄이셔야 한다고 하면 아쉬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10개월을 어떻게 참냐고.” “에이… 태준쌤. 저도 의사예요. 저는 지금까지 그런 환자분들 못 봤는데요?” “정말요? 제가 남자의사라 그런 거 말하기엔 더 편하셨던 거 같아요. 남편 자랑하는 손님들도 많아요.” “와… 그런 분들이 진짜 있구나… 관계가 즐겁다니…” 태준은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민아에게 다가가 갔다. 더 가까이 다가가 허리를 숙여 얼굴이 코앞까지 가까워졌다. 민아는 움찔하며 태준을 피하려고 하는데 태준이 빠르게 다가왔다. “태, 태준씨…?!” 태준은 민아 엉덩이 옆에 있는 볼펜을 집었다. 처음 차트에 기입하고 볼펜을 침대에 뒀었다. 아... 펜 때문이었구나... 민아는 태준이 다른 행동을 할까 불안했다. 순간적으로 태준이 가까워져 키스라도 하는 줄 착각했었다. “그래도 사모님이 이제 그런 끔찍한 시간에 벗어나실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태준씨까지 이상한 일에 말리게 해서 제가 더 죄송하죠.” “아뇨. 솔직하게 사모님이 좋은 거래를 해주셨으니까 저도 면허 목숨 걸고 하는 거죠.” “아… 네…” 민아는 뭔가 살짝 섭섭했다. 당연히 처음은 거래 때문에 시작한 일이긴 하지만 확실하게 거래 때문이라는 걸 어필하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사모님에게 안정감과 행복을 드릴 수 있어서 저도 기분이 좋네요.” “네?!”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뭐든 말씀해주세요. 저희는 같은 배를 탄 동지니까 어떤 일에도 서로를 잘 이용하면 좋을 거 같아요.” 민아는 태준의 말이 바로 이해되지 않았다. 동지? 이용? 뭘 말하고 싶은 거지… 빨리 다른 vip를 소개해 달라는 건가… 역시 태준씨한테는 그게 제일 중요하겠지… 이런 위험한 짓을 하려면 금전적 보상은 필수니까... “정말 사모님 고민되시는 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주세요. 사모님을 위해서라면 뭐든 다 가능하니까요.” “네… 말이라도 고마워요.” “아뇨. 말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 다 준비되어 있어요.” “네? 그게 무슨…” 태준은 태연하게 웃으며 민아를 바라봤다. “언제든 불러 주시면 달려오겠다는 의미예요." “아… 네…” 태준은 가져왔던 짐을 챙겼다. “오늘도 고생하셨어요…” “아 맞다. 사모님 제가 한 명 소개해드릴까요?” “네? 누굴요?” “저만큼이나 사모님한테 확실한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일 거예요.” 민아는 의아한 얼굴을 하며 태준을 바라봤다. 태준은 의도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 다음 재택 진료를 하는 날. 마침 태준에게 에리 전화가 왔다. “태준쌤… 저 오늘 오프인데 바쁘세요?” “음. 오늘 재택진료가 하나 있긴 한데 바쁘진 않아요.” “재택진료요? 쌤 재택진료도 하세요?” “아… 네… 에리 쌤도 아시는 분일 거예요.” “네? 제가요?” 태준은 병원장 사모에게 에리를 소개해주면 좋을 것 같단 생각했다. 척박한 한국사회에서 버티려면 인맥이 정말 중요하다. 민아가 vip를 줄줄이 소개해 줄 것이고, 에리는 간호사긴 하지만 vip를 많이 알고 있으면 나쁠 건 없다. 병원에서도 입지가 단단해질 수 있다. 의사들 파벌도 심하지만 간호사들의 세상에서도 서열과 기 싸움이 엄청나다. 그런 싸움속에서 vip가 병원에서 에리를 지목해서 찾는다면 엄청난 힘이 될 것이다. 그것도 병원장 와이프가 찾는다면 게임이 끝난다. 그리고 민아도 에리를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에리는 이미 병원에서 실력과 외모가 좋은걸로 소문이 나 있어서 민아도 알고 있었다. 특히 병원장에 에리를 예뻐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가끔 집에서 에리에 대해 이야기한 적도 있었다. 민아는 병원장의 말을 그대로 이해하지 않는다. 여자 간호사 이야기했다는 건 분명 사심이 있다는 걸로 느꼈다. 한번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태준이 에리를 바로 데리고 오자 솔직히 조금 놀랐었다. 태준은 항상 민아가 생각하는 걸 읽고 있는 듯한 행동했다. 민아는 자기 마음을 잘 알아주는 태준이 신기하고 좋았다. “에리 쌤 여긴 병원장님 사모님. 아시죠?” “앗. 네! 병원에서 몇 번 봰 적 있어요.” 에리는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태준도 처음 민아와 이야기했을 때 엄청 긴장했다. 에리도 그만큼이나 긴장하고 있었다. 민아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에리의 긴장을 풀어 주고 싶었다. “근데 에리 쌤 소문은 믿을 만한 게 못 되네요.” “네?! 제 소문이요…?” “소문난 외모보다 훨씬 예쁘고 몸매도 좋은데요?” 민아의 칭찬에 에리는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모르고 있었다. “사… 사모님도 엄청 아름다우세요… 제가 본 vip중에 제일…” “하하 말이라도 고마워요. 정말 한번 보고 싶었는데 태준쌤 덕분에 보네요.” “근데 사모님 어디 불편하세요? 태준쌤이랑은 왜…” “아… 그건 우리 둘만의 비밀.” 민아는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에리를 바라봤다. 환자의 정보를 비밀로 하는 건 당연하다. 에리가 태준의 병원 직원이라면 말해 줄 수도 있었겠지만, 제3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말해 줄 수 없었다. “앗… 네… 죄송합니다. 제일 기본인데… 저도 모르게…” “괜찮아요. 직업병이죠 뭐. 의사를 만난다고 하면 어디 아픈가 불편한가 자연스럽게 생각되잖아요.” “아… 네…” 에리는 민망한 듯 불안한 눈빛으로 태준을 바라봤다. “제가 에리쌤이랑 사모님을 왜 소개해줬는지 궁금하죠?” “네… 사모님은 정말 다른 세상에 계신 분인 줄 알았는데… 태준쌤이 담당의 하고 계신줄도 몰랐어요.” “저도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됐어요. 사모님이 절 좋게 봐주신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태준은 커피를 한 모금하고 탁상에 내려놨다. “오늘 단순한 소개 때문에 자리를 마련한 건 아니구요. 에리쌤이 간호사로써 여자로서 사모님께 상담과 도움을 줄 수 있을 거 같아서 불렀어요.” “네?! 제가 무슨…” 태준의 말을 들은 에리와 민아가 동시에 당황했다. 민아에게도 말해 준 내용이 없었다. 태준의 단독적인 치료였다. 엄밀히 말하면 차트와의 협동진찰이었다. 민아의 차트 처방법에 태준이 기입해놨다. 처방법 : 에리와의 상담으로 섹스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와 호기심 증폭 에리의 차트는 없어졌지만, 필요 없었다. 태준의 명령이라면 차트 없이도 충분히 가능했다. “에리쌤. 저희 같이 일했을 때 환자분들 상담하다 보면 부부 관계에 엄청 만족하시는 분들 많았죠?” “네?!” 민아와 에리의 얼굴이 붉어지며 크게 움찔하고 부끄러워했다. “하하 여기 다 산부인과 종사자들인데 왜 이렇게 놀라세요. 부부 관계. 섹스가 부끄러운 건 아니잖아요. 너무 자연스럽고 산부인과는 이거 때문에 존재하는 거잖아요.” “아… 네… 그렇긴 하지만…” 태준은 태연하게 자기 할 말을 이어갔다. “근데 사모님이 그런 분들을 많이 보시지 못했다고 해서요.” “아 정말요? 저보다 훨씬 경험도 많으실 텐데… 아 물론 진료 경험이요!” “그래서 에리쌤이 사모님께 말씀드리면서 서로 친해지면 좋을 것 같아서 모았어요.” “아…” “섹스의 좋은 점에 대해 설명해드려요.” 태준의 폭탄 발언에 가까운 말에 에리와 민아는 멍해졌다. “네?! 그걸 어떻게…” 에리는 부끄럽게 태준을 바라봤다. 태준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의연하게 있었다. “에리쌤 최근 섹스 어땠어요?” “네? 저요?!” “아 혹시 사모님 이런 이야기 듣기 싫으신가요?” 민아는 부끄럽다는 듯 얼굴이 붉어져있었다. 의사로서 부부관계에 대해 많이 설명하고 원리도 알고 있었고 실제로 저녁마다 지옥같은 시간을 많이 보내서 섹스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의사가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들렸다. 갑작스러운 태준의 말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순간 의사가 아닌 여자로서 섹스라는 단어를 인식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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