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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34. 외전 - '누나'는 지금


“엄마. 엄마는 아빠가 어디가 좋아서 결혼한거야?” 이제 겨우 여섯 살난 딸을 재우려고 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뒷머리를 후려치는 질문이 들려왔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어린이 침대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내 딸, 서윤이는 어떤 대답을 기대해서 물었을까? “그건 왜 궁금하니? 서윤아.” 서윤이는 순수하게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원래 사랑하는 사람끼리 결혼하는거잖아? 그래서 궁금했어? 엄마는 아빠가 좋아?” “물론 당연하지. 우리 서윤이만큼 사랑해.” “왜?” “음...” 왜냐니, 그런 잔인한 질문이 또 있을까? 나는 눈을 감고 천천히 옛날을 떠올려본다. 5년전, 처음 그 남자가 나에게 고백하던 그 때. 남편은 성실하고 자상한 남자였다. 그렇게 말하면 많이들 오해하지만, 남편은 키도 큰 편이고, 몸도 좋고, 자지도 엄청 큰 그야말로 누구나 우러러보던 남자. 그런 남자가 갑자기 시골 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다. 그동안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던 나는 좋다고 받아들였고, 우리는 연애를 시작했다. 그런데 아뿔싸. 딱 한번 잤을 뿐인데 바로 서윤이가 생겨버린 것이다. 덕분에 연애다운 연애도 별로 못해보고 바로 결혼으로 골인해버린 우리. 사랑해서가 아닌, 사랑해야만 했기 때문에 결혼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서윤이에게 말 할 수 있을까? 말할 수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방금전에도 말했듯이 남편은 왜 게이가 아니지 싶을 정도로 모든게 완벽했다. 사랑도 직장도 섹스도 나에게 해줄수 있는 모든 것을 나에게 쏟아부어 주었다. 나는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 “서윤이 아빠는 잘생겼고 착해서 너무 좋았어. 그리고 나만 좋아해준것도 너무 좋았고.” “웅... 그래? 엄마는 아빠가 좋아?” “왜? 서윤아. 뭔가 할말이 있어?” 서윤이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하자 내 마음은 조금 떨리기 시작했다. 우리 아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난 잘 모르겠어...” "......" 나는 조용히 내 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어린아이 특유의 불안감은 무시할 수 없다. 요즘들어 남편은 야근도 많아지고 출장도 잦아서 딸과의 시간을 많이 가져주지 못했다. 그런 불안이 처음의 질문으로 표현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서윤아. 아빠는 서윤이를 너무 사랑해서 그래서 서윤이가 너무 행복해서 모르는거야. 아빠가 얼마나 서윤이를 사랑하는지.” “웅...” “걱정마 서윤아. 아빠랑도 곧 자주 놀 수 있을거야. 알았지?” “헤헤. 알았어.” 나는 나에게 웃어주며 고개를 끄덕여주는 서윤이가 고마워졌다. “사랑해 서윤아.” “사랑해요. 엄마.” “그래. 이제 자야해. 오늘 혼자 잘 수 있지?” “응.” “그래 우리 착한 딸. 잘자렴.” 나는 마지막으로 서윤이에게 굿나잇 키스를 해준다음 방문을 나섰다. 그리고 살짝 열려있는 안방으로 들어가 먼저 자리에 누워있던 남편 옆으로 누웠다. “자기. 서윤이 이제 잔데.” “그래? 수고했어. 여보.” “그럼 오늘...?” “하고 싶어?” “응... 자기랑 하고 싶어.” 남편은 미소지으며 옆으로 누워있던 나를 안아준다. “그럼 해야지. 우리 귀여운 여보가 원하는데.” “좋아...” 쪽, 쪽, 쪽 남편은 천천히 허리에서부터 등으로 등에서부터 귀 뒤로, 연달아 키스를 하며 올라갔다. 그리고 내 몸을 돌려 위로 올라가는 남편. “사랑해, 지연아.” “사랑해 자기.” 남편은 부드럽게 딥키스를 해주면서 나를 하나 둘 씩 벗겼다. 얼마나 자연스럽게 일을 해내는지 키스가 끝났을 쯤에는 팬티 한 장도 남아있지 않게 된 나와 남편. 남편은 천천히 가슴과 내 그곳을 애무하면서 계속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었다. “오늘도 왜이렇게 귀엽지? 너무 사랑스러워.” “자기야...♥” 나도 남편의 단단한 근육들을 어루만져준다. 특히 복근을 만져주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은 내가 그쪽을 훑을때마다 살짝씩 신음하면서 반응을 해주었다. 이미 몇 번은 홀리듯이 약간씩 가버리는 나. 남편도 그런 내 반응을 눈치챘는지 애무를 그만두고 자지를 꺼낸다. 거의 20센티에 가까운 남편의 우람한 물건이 위로 치솟는다. 콘돔마저 특대형으로 써야하는 남편의 물건은 마치 나를 찔러서 죽일 수 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단하고 길었다. “넣어줘♥” 내가 다리를 벌리며 애원하자, 남편은 자연스럽게 콘돔을 끼우고 천천히 나에게 삽입하기 시작했다. 쑤우우우욱 깊고, 아주 깊은 곳까지 들어오는 남편의 물건이 내 몸안으로 들어와 나와 하나가 되었다. “아♥” 나는 비명과도 같은 감탄사를 날리며 눈을 감는다. 수십 수백번이고 했을텐데, 아직도 남편의 물건이 들어오는 것에는 익숙하지 못하다. 커도 너무 컸다고 해야하나? 그런 남편의 물건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마트에 들어오는 대형 트럭이 주차하는 것처럼 천천히 들어왔다 나왔다하는 남편의 물건은 거침없이 자기 주변에 있는 모든 쾌감 스팟들을 파괴하듯이 공략해갔다. “하응♥ 자기... 너무 좋아♥” “나도 기분 좋아. 지연아.” 남편은 그렇게 말하면서 내 가슴을 움켜쥐고는 부드럽게 애무했다. 아아, 온 몸에 전기가 흘러가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내 그곳은 남편의 거대한 물건을 감싼채로 촉촉하게 젖어만 간다. 꽈악 조이고 싶었지만 더 이상 조일 수도 없을 만큼 큰 남편의 물건은 오직 나를 기분좋게하기 위해 움직인다. 찌걱 찌걱 “사랑해 자기...♥” 남편의 헌신적인 피스톤은 나를 곧 가도록 만든다. 철저하게. 더욱더 완벽하게. 점점 빨라지는 페이스도 모조리 나에게 맞춰준. 그런 섹스. 하지만... 그렇기에... 찌걱♥ 찔꺽♥ 찌걱♥ 찌걱♥ ‘앗, 응♥ 자기♥ 좋아♥’ 무언가 무언가 부족한 섹스. “나 갈거같아...♥ 가게 해줘♥” 왜 행복하고 쾌락에 물든 이 순간, 가기 직전의 이 순간에 나는. 왜 도련님이 생각이 나는걸까? 꿀럭- 꿀럭- 남편의 거침없는 사정이 콘돔 안을 채워가는 것이 미세하게 느껴졌다. 쑤욱하고 부드럽게 빠지는 남편의 자지는 작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크기가 어마무시한 것이 보였다. 남편은 한발 빼서 조금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생각해서 계속해서 애무해주면서 말을 걸었다. “후우... 좋았어 지연아?” “웅...” “나도 너무 좋았어.” “자기야...” “응? 왜 더 할까?” “아, 아냐. 너무 좋았다고.” “고마워♥ 사랑해 지연아.” “나도 사랑해♥ 자기.” 쪽 나 따위는 신경쓰지도 않던 도련님의 거침없는 피스톤질이 왜 생각나는 것일까. 마트에서 응큼한 눈으로 나를 훔쳐보고, 자고 있는 나를 강간하고 콘돔도 쓰지 않고 질안에 거침없이 싸버리고, 당당하게 쓰리섬을 제안하고, 내 옆에서 다른 여자와 섹스하면서 기분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말보다 개꼴린다는 말을 더 많이하는 그 욕망에 젖은 미친놈이... 왜 지금 생각나는것일까? 나는 그런 나 스스로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분명 남편을 사랑했고, 남편도 나를 사랑한다. 완벽한 가정에서 완벽한 집에서, 완벽한 남편과 함께 살아가는 나는 왜...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섹스가 끝이 나자 남편은 곧 잠에 들었다. 전이었다면 좀 더 말을 걸어주었을텐데 요즘 일이 많이 힘든 듯 싶었다. 나는 그런 남편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돌아 누었다. 그리고 가버려서 촉촉하게 젖은 그곳을 다시 한번 천천히 문지르면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아주 어두운 화면으로. 그리고 코코아톡에 들어가 도련님의 프로필을 다시 한 번 보았다. 그리고 프로필에 올라온 사진들을 계속 둘러본다. 윈스타에도 들어가 실시간으로 올리는 그림들이나 사진들을 둘러본다. 요즘은 이런 관음행위가 취미가 되었다. 인스타 프로필에는 나이가 30이 넘었을텐데 아직도 풋풋한 느낌의 도련님이 웃으며 서 있는 사진이 있었다. 프리렌서로 꽤나 고생한다고 했던가?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볼만한 얼굴 볼만한 몸매. 보나마나 애인도 있겠지. 어쩌면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결혼 한 뒤에 남편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연락을 못한지도 어느새 5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몇 번이고 또 다시 몇 번이고 코코아톡의 ‘1대1 대화’ 버튼을 누르고 취소하고 누르고 취소하는 일이 요즘 더욱더 심해졌다. ‘어떡하지?’ 나는 내 그곳을 천천히 애무하며 도련님의 자지를 떠올렸다. 적당히 큰 크기의 자지는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간에 서서 나를 꿰뚫고 다닌다. ‘나 도련님이 너무 보고싶어.’ 서윤이만 없었더라면, 착한 남편은 내가 쓰리썸이나 초대남 제안을 해도 나를 위해서라면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그는 그런 남자였으니까. 하지만 그런 부탁도 하기 전에 나에게는 서윤이가 생겨버렸다. 피임까지 하고 있었는데 완벽하지는 않다더니. 그런 나를 반색하며 바로 주머니에 있던 반지를 꺼내 청혼하는 남편은 너무나도 멋졌다. 사랑스럽고 행복했다. 그런데 왜 나는... 눈물이 나는거지? 왜 외롭다고 생각하는거지? ‘너무 보고 싶어...’ 눈 안에 가득 차 있던 눈물이 콧잔등을 타고 또르르 흘러내린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도 싫었고,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도련님도 미웠다. 남편에게 미안하고, 서윤이에게도 미안했다. 나는 너무나도 나쁜 여자였다. [오랜만이야 한번 볼래?] 또 다시 ‘1대 1 대화’에 이렇게 적어놓은채로 가만히 보고만 있는다. 지금 버튼 하나만 누르면 보내진다는 생각에 내 손이 부르르르 떨린다. 하지만 역시 양심의 가책에 '지우기' 버튼으로 손가락이 향한다. 그때였다. ‘엄마는 행복해?’ 나 안에서 서윤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윤이는 이런 말을 한적이 없었는데도 그 말은 어딘게 정곡을 찌르는 듯 했다. 행복했다. 불안도 고통도 괴로움도 없는 행복한 생활이 계속해서 있어서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너무나도 컸다. 남편과 딸 앞에서는 나는 죄인이다. 그런 죄인인 내가 행복해야할 권리가 있을까? ‘내가 행복해도 될까?’ 결혼식날, 내 앞에서 웃으면서 축하한다고 말해주었던 도련님의 얼굴이 떠오른다. “행복해야해. 누나.” 그 말을 마지막으로 사라져버린 도련님에게. 다시 한 번 물어보고 싶었다. 내가 행복해도 되는지. 나는 '취소버튼'으로 향하던 손가락을 '보내기 버튼'으로 옮겼다. 톡 이제까지 대기상태로만 있던 노란색의 말풍선이 화면에 띄워진다. [오랜만이야 한번 볼래?] 그리고 그 앞에 있는 보지 않은 사람의 숫자 ‘1’이 곧바로 0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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