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화 #41. 천재 모에 마법사가 자신의 주인님을 위해 사상최강을 꿈꾸는 것에 대하여
#41. 천재 모에 마법사가 자신의 주인님을 위해 사상최강을 꿈꾸는 것에 대하여
***
터털썩-!
가진 능력을 한계까지 끌어내 중력을 조절하던 서포터들은 몸에 마력을 끌어올려 방어를 하기도 전에 목을 지나는 검격에 가슴에 붉은 점등이 들어오며 바닥에 쓰러졌다.
서포터가 아웃됐음을 확인하고 활쟁이와 암기쟁이에게 뛰쳐들었다.
파앙!!
더욱 빨라진 스피드로 인해 도약하는 순간 파공음이 울려 퍼진다.
목표는 저 멀리 반대편 구석까지 멀어진 활쟁이보다 비교적 가까운 암기를 던지는 여자.
서진수가 그쪽으로 달려들 줄 알고 기다렸다는 듯이 튀어나왔다.
어제와 오늘 두 번의 태클과 두 번의 실패.
인간은 학습을 하는 동물이다.
이번에는 인파이터처럼 목과 얼굴에 가드를 단단히 올리고 접근한다.
그는 자신의 몸 쪽의 오는 공격은 포기하고 오롯이 급소만을 방어한 채 고기 방패의 역할에 집중하기로 한 것.
도약을 한순간 방향을 바꿀 수 없다 보니 눈 깜빡 할 새에 간격이 줄어들었다.
"크아아아압!!!!"
왼팔의 가드는 유지한 채 오른팔로 젖 먹던 힘까지 끌어내 휘두른다.
선호는 상체를 숙여 힘만 잔뜩 들어간 라이트 훅을 피해 진수의 몸 안쪽으로 파고들어 마치 여기를 잘라 달라고 썰기 좋게 내밀어 진 팔을 아래에서 위로 베어 냈다.
치르르르릉!!
마력을 온몸에 두른 각성자를 진검으로 베어 봤자 검날이 갈리는 불꽃만 무성히 튈 뿐 서진수는 멀쩡했다.
어느샌가 뻗어 나온 서진수의 양손에 선호의 몸통이 붙잡혔다.
"크하하!! 드디어 잡았다!! 요 쥐 새끼 같은 놈!!"
선호를 잡기 붙잡기 무섭게 서진수가 딜러들 쪽으로 몸을 돌리니 이미 화살과 암기들이 눈앞에 빼곡히 날아오는 게 보인다.
일반적인 싸움이었으면 여기서 끝났으리라.
선호는 서진수의 팔을 베어내던 시점까지 시간을 돌렸다.
5초 남짓 한 반 쪽 짜리 회귀라도 이런 전투에서 활용하게 되면 사기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좌우에서 조여 오는 팔을 슬쩍 앉는 것으로 피하고 서진수의 목을 남는 왼손으로 붙잡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역시나 서진수가 잡아챌 것이라 예상하고 미리 쐈던 것인지, 화살과 암기가 그들을 향해 잔뜩 날아오고 있는 중.
서진수를 방패 삼아 예의 목표였던 암기를 던지는 여성에게 달려 나갔다.
"크아아악!!"
서진수의 몸에 둘러진 마력이 자신의 팀의 공격으로 인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 느껴진다.
그의 목을 쥔 손에 마력을 집중하여 조이기 시작했다.
"커허커헉!!!"
서진수가 목에서 느껴지는 압력에 본능적으로 다리를 굴러 선호의 몸을 차면서 두 손은 목을 잡고 있는 선호의 손을 풀어보려 애를 써봤지만 이미 늦었다.
마력이 대부분 소진된 각성자는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
"크흐으윽..께에엑.."
서진수가 기절함과 동시에 입고 있던 슈트에 붉은색 점등이 들어왔다.
목을 쥐고 있던 팔을 시원하게 휘둘러 서진수를 구석에 갖다 버렸다.
쿠당탕-!!
남은 것은 두 명.
암기를 던지던 여인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눈앞의 선호를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벌벌 떨며 올려다보는 중이다.
"흐흐으윽!! 히익!?"
쉬이이-!
암기 여성이 오줌을 지리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다리에 착 달라붙는 바지를 입은 덕에 바닥으로 오줌이 새진 않았지만 소리를 들어 봤을 때 시간문제.
목숨이 보장되는 친선전과 같은 결투에서 두려움을 크게 느낄 일이 무어 있겠는가 싶겠지만, 이 현상은 전적으로 선호의 책임이었다.
내공은 오장육부를 통해 오행오기가 대해와 같은 하단전에 축적되고, 하단전에 모인 기가 중단전을 통해 상단전으로 올라가는 데 있어 올바른 움직임으로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것을 연기화신(煙氣化神)이라 한다.
도가에서 중단전을 마음의 밭이라 하여 마음을 텅 비워 맑고 깨끗한 마음을 유지하도록 수련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다.
소림의 반야신경, 달마역근경 그리고 무당의 태극권,태극혜검과 같이 도가의 깨달음에서 파생된 음양신선공이 6성에 이르며 중단전을 열어 임맥과 독백을 타동했다.
이때문에 감응을 통한 감정이 마력을 통해 표출되는 것이다.
선호가 서지윤을 고블린들에 구출하며 무의식중에 발산했던 살의의 파동.
흔히 살기(殺氣)라고 불리는 그것에 노출되어 포식자 앞에 선 피식자의 본능적인 방어기제로 그녀는 오줌을 지리게 된 것이다.
"하아.."
집중이 깨졌다.
이미 세 명이 전투 불능이 된 상황.
전투는 끝난 것과 동일했다.
"어이 거기 활쟁이. 잠시 기다려라."
선호는 품에 고이 간직한 공간확장 주머니에서 담요를 하나 꺼냈다.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선호를 멍하니 쳐다보던 여성은 그제야 자신이 무심코 저지른 일을 깨닫고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으으윽…!"
여성의 하체를 담요로 둘둘 감고는 살짝 안아 들고 전투장 아래에 내려놓았다.
"왜…. 어째서…?"
여성이 의아한 눈으로 선호를 올려다본다.
"이러면 장외인가?"
어차피 오줌을 지리고 하체에 담요를 둘둘 감은 상태에서 이길 확률이 희박한 전투를 이어 나가고 싶은 여성은 없으리라.
"어이, 거기 활쟁이! 더 할 거냐?"
그는 활쟁이답게 상황 판단이 빨랐다.
활을 바닥에 내려 두고 배틀 필드 밖으로 내려왔다.
"우리가 졌다."
활쟁이는 바닥에 다소곳이 앉아 붉어지다 못해 터질 듯한 얼굴로 멍하니 선호의 움직임만 따라가고 있는 동료를 부축하여 경기장 밖을 떠났다.
이제 남은 것은 가슴에 붉은 점등을 밝힌 채 널브러져 있는 3인과 턱이 빠져라 입을 떡 벌리고 있는 김일제, 그리고 그와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는 심판 겸 사회자.
선호가 심판과 눈이 마주치자 심판이 그제야 자신의 본분을 인지했다.
【스..스쿼드 배틀의 승리자는 박.선.호!!!!!!】
-우와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
-오빠!!!!!!!!!!!!!!!!!!!
-내 돈!!!!!! 전 재산을 걸었는데!!!!!
-꺄아아악!!!!!!!
-특종이야!!!! 대박이야 이건!!!!!다들 야근 준비해!!!
우레와 같은 함성이 체육관을 지배했다.
선호가 승리 선언을 듣자마자 경기장을 떠나고 관중들은 너도나도 오늘 관람한 영화같은 결투의 감상을 공유하느라 어수선함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흐흥~ 흐흐흥~ 갖고 싶다♡"
자리를 떠나는 서연주는 조심조심 자신의 거처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조심성 없이 다리를 놀리는 순간 그녀의 균열에서 빠져나온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 바닥을 흠뻑 적셔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스쿼드 배틀이 끝난 뒤 대기실에서 노심초사 지켜보던 두 송이의 꽃을 품에 안고 잠깐의 해후를 즐겼다.
아리는 친구와 약속이 있다며 헤어지고 신지윤의 손을 잡고 펜트하우스로 돌아왔다.
신지윤과 월미도의 일을 겪고 부쩍 가까운 사이가 되고, 틈만 나면 달라붙어 애정을 드러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첫 경험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스킨쉽도 치르지 못했다.
소녀 티를 미처 벗지 못한 앳된 외모가 약간의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며 그간 적극적인 행동을 막아왔다.
그녀의 첫 경험을 어떻게 유도할지 고민이 깊은 선호다.
사락-! 사락-!
신지윤은 언제 빌려 왔는지 소파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다.
"무슨 책을 그렇게 재밌게 읽어?"
선호는 자신이 마실 커피와 신지윤이 마실 코코아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신지윤의 옆에 걸터앉았다.
『 ……이와 같이 마력은 다양한 성질을 내포하고 있다. 마력에 속성을 부여하는 작업을 마치면 이를 밖으로 끌어내어 스펠과 연동해야 한다. 스펠은 마력이 이동하는 통로이자 수학적인 공식과 다름없다. 다양한 스펠을 통한 마력을 조형하고 그에 의지를 부여하여 물리적,화학적 변화를 야기하는 것 그것이 마법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주문 마법이다. 』
봐도 이해하기 힘든 어려운 용어가 가득한 마법서다.
흐리멍덩한 눈으로 책을 응시하며 이해는 하고 넘기는 지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가 선호가 눈으로 따라가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이게 말로만 듣던 속독법인가.'
무릎을 세워 두꺼운 마법서를 받친 채로 한 손은 책장을 넘기고 다른 한 손에는 스펠로 보이는 마력 형상이 만들어졌다 지워졌다를 반복한다.
천재 아니랄까 봐, 지켜보는 것만으로 특별함이 느껴진다.
공부는 언제든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아카데미 생활이 시작되는 내일부터는 평일에 외출증을 받지 않는 한 기숙사에서 지내야 한다.
이렇게 둘 만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언제 또 돌아올 지 모르니 공부에 집중하고 있는 신지윤에게는 미안하지만 방해하기로 했다.
"지윤아. 너 저번에 카페에서 있었던 일 기억나?"
끄덕끄덕
"그때 나한테 소원하나 들어 주기로 한 거 있지? 그거 지금 쓸게."
책에서 떼어지지 않던 신지윤의 눈이 선호에게로 넘어갔다.
"?"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갸우뚱하는 머리 위에 갈고리가 생겼다.
"일단 이리로 와 볼래?"
선호가 자신의 다리 사이를 툭툭 두들긴다.
다리에 껴놨던 두꺼운 마법서를 옆에 내려 두고 소파에서 폴짝 뛰어내린 신지윤은 선호의 다리 사이에 앉고는 편하게 등을 기댔다.
부드럽고 가벼운 몸체가 양손 가득 느껴진다.
"지윤이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조금은 진지해져야 한다.
이 귀여운 아가씨는 말을 길게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 대체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간단한 확인 작업을 거친 뒤 도장을 찍어야 속이 후련할 것 같다.
순진하게 아무나 쫄래쫄래 따라가 버릴 듯한 딸자식을 가진 아버지의 불안감이 수시로 엄습했기 때문.
"어떻게…?"
"응. 어떻게 생각하냐고. 좋아해?"
"응…. 좋아."
"어떻게 좋아? 아끼는 물건처럼? 아니면 엄마,아빠처럼?"
처음부터 핵심을 찔렀다.
이 순진한 아가씨와 대화할 땐 돌려 이야기하는 것보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빠르다는 걸 이제는 알고 있다.
신지윤이 선호의 질문을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뒤돌아 선호를 마주 보고 앉았다.
벌려진 선호의 다리를 무릎을 이용해서 꼬옥 닫으며 소파에 무릎을 꿇은 채 허벅지를 세우니 서로의 앉은키가 얼추 맞는다.
신지윤이 선호의 목을 팔로 두르고 눈을 꼬옥 감은 채 입술의 간격을 좁혀왔다.
흐암… 츄읍… 츄읍…!
"으음.."
"흐응…."
츄릅… 츄르릅…! 쪼옥!
길지도 짧지도 않은 당돌한 소녀의 키스가 쪽 소리와 함께 끝났다.
"……물건이나 부모님한테 키스하고 싶은 감정이 생기진 않아…."
신지윤이 언뜻 멍하고 별생각 없이 사는 것처럼 보여도 선호의 그 한마디로 선호가 말하고자 하는 의중을 즉시 통찰했다.
답변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녀는 간략한 말과 행동으로 길어 질 대화를 단축시켰다.
"…… 그래서 소원이 뭐야…?"
선호는 소파에 그녀를 조심스레 눕히고 맑고 투명한 눈동자를 응시했다.
둘 사이에 더 이상 대화는 필요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