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6. 하렘의 필요충분조건
#6. 하렘의 필요충분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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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유성이 품에서 낡은 천 조각 하나를 꺼내 내게 건네줬다. 천 조각을 받기 무섭게 퀘스트가 인터페이스 상단에 떴다.
[신규 퀘스트 획득]
옥면음양마의 유산
내용: 옥면음양마가 숨겨 놓은 보물을 찾으시오.
위치 : 형산 호남성 형양 북쪽 40km 지점
높이 : 1,265m
보상 : 옥면음양마의 유산
"이런 썅놈아! 형산이면 호남이잖아!! 개 머네 씨발. 여기서 몇 달은 걸어 가야 되잖아!! 3급 살수가 거기까지 갈 일이 생길 거 같아?"
"아,아니. 그곳에 숨겨 둔 것을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그곳에 내 독문무공인 음양신선공과 평생을 모은 재물이 있을 걸세.."
이 좆 같은 게임은 무공향상에 도움되는 상급 영약은 유명 문파들이 죄다 창고에 박아놔서인지 돈으로는 수십만 냥을 가지고 있어도 쉽게 구할 수 없다.
돈으로 구할 수 있는 영약을 많이 먹으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경지가 일천하다면 몸에 지닐 수 있는 내공의 양도 한정이 있어서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효율 좋은 무공이 갑이다. 거지 같은 기본공만 익혀서는 수십 년을 플레이해야 검강은 언감생심 검기나 겨우 뽑아낼까 싶다.
"야 재물 같은 건 다 필요 없고, 음양신선공인가 그거나 줘."
"정말 그것만 있으면 되는가?"
"그래, 제대로 주기만 한다면 다음에 올 때마다 술과 고기를 줄게."
"좋네. 필기구를 주시게. 내 음양신선공의 구결을 적어 넘겨줄 테니."
"좋아쓰~ 자, 여기"
나는 인벤토리에 굴러다니는 문방사우 세트를 꺼내주었다. 인벤토리에는 큰 가구나 잡다한 것은 들어가지 않고 퀘스트 템이나 간단한 음식, 영약, 서책 정도는 보관할 수 있었다.
"근데 환유성아. 음양신선공 그거 좋은 무공이야? 나한기공이랑 비교하면 어때?"
"이런..ㅆ...크흠 험한 말이 나올 뻔했군. 그런 기본공이랑 음양신선공을 감히 비교하는가! 중원에서는 방중술로 폄하하네만, 음양신선공은 본디 신선이 되기 위한 공부일세. 흔해빠진 흡정공이나 체음보양술이랑은 차원이 다른 무공이란 말이세!"
"그래? 뭐가 그렇게 특별한데?"
"무릇 흡정공이나 체음보양술은 이성과의 교접이 없을 경우 경지를 쌓을 수 없는 것이 보통이지. 그리고 타인의 내공과 원기를 흡수한다 쳐도 본디 개개인이 가진 기운은 조금씩 차이가 있는 법. 여러 가지 색의 물감이 섞여 봐야 탁해지기 밖에 더 하겠는가? 그만큼 경지가 오를수록 내공의 운용에 손해가 발생하고 내공의 불어나면 불어날수록 조절하기가 힘들어 진다네. 보통 색마라 불리는 이들이 그런 식으로 저급한 무공을 익혀 경지를 늘리다 주화입마를 입어 교접에 미쳐 버리는 걸세."
'오....뭔가 체계가 있네.'
대충 엄청 좋다는 뜻인 거 같다.
"야 그럼, 천마 신공이랑 비교하면 어때?"
"흠.. 천마 신공이라.. 구전으로만 전해지지만 구전이 사실이라면 당연히 무공으로써의 가치는 천마 신공이 확실히 높다고 볼 수 있겠지.그렇게 따지면 천마 신공과 비교될만한 무공이 중원천지 있겠는가? 혈혈단신으로 수천의 고수들을 학살하고 심지어 황군의 철기 수만을 상대로도 막을 수 없었던 것이 천마 아닌가."
"그렇군.. 그럼 음양신선공은 익히면 뭐가 좋은 거야?"
"무공의 경지만 하더라도 최소 화경 이상은 오를 수 있지. 아마 대성한다면 현경의 경지까지 오를 수도 있을걸세. 본디 이 무공의 원류는 도가쪽에서 신선이 되기 위해 익히는 무공이었다네."
"근데 왜 그 좋은 무공을 가지고 색마가 된 거야?"
"음양신선공을 익히면 음양의 기운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된다네. 그런 이유인지는 몰라도 체취나 체액이 이성에게 상당히 끌리도록 작용하는 기능이 있네. 아, 그리고 정력이 매우..매우 좋아지네. 5성 이상의 경지에 이르면 여성 한 명으로써는 도저히 자네를 받아 낼 수 없을 것이야. 내가 아까 한 번도 강간한 적이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 말은 정말로 사실이라네. 계집들이 좋다고 나를 꼬셔 저들 즐길대로 즐겨 놓고, 추문의 책임을 받게 되니 저들끼리 작당하여 모함한 것일 테지. 난 기본적으로 계집과 관계를 가지면 최소 다섯이상은 모아 놓고 즐겼으니."
환유성의 말을 듣자 하니 이새키는 존나게 불쌍한 놈이었다. 나름 하렘을 시전했지만, 일부다처제가 가능한 세상에서 서로 간의 합의가 있었다면 하렘이 죽을죄는 아닐 텐데.
무협판 꽃뱀의 수작에 놀아나서 무공의 끝이라는 검강을 다루기 시작하는 경지를 이룩하고도 다구리를 맞아 100년이 넘도록 이곳에 갇히게 된 희대의 불쌍맨이었다.
"그렇군.. 할배도 참 기구한 운명이구나. 내가 해 줄 건 없고 올 때마다 먹을 거는 배부르게 먹게 해 줄게."
"말이라도 고맙군. 나도 간만에 정상인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네. 저 미친놈들과 같이 지내려면 나도 같이 미치지 않으면 도저히 버틸 수가 없거든.자, 받으시게."
대화하면서도 꾸준히 이것저것을 적어 내던 환유성이 제법 양이 되는 종이를 내게 넘겼다.
[신규 무공 획득]
음양신선공(陰陽神仙功)
옥면음양마의 독문무공 음양신선공을 획득하였습니다.
무공을 익히시겠습니까?
[수락] [취소]
오 떴다! 나한공,나한기공,역혈마공,흡성대법같이 무공에 분류되는 것을 얻을 때면 항상 뜨던 알림이다.
'혹시나 했는데 진짜로 줬네. 바로 익혀야지.'
무공을 비급의 형태로 얻으면 해당 문파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도 익힐 수 있어서 유저들간에 비싸게 거래 되곤 했다.
지금은 유저가 없어서 어디다 내다 팔 수도 없으니 당연히 얻는 대로 모조리 익혀야 한다.
익히는 방법은 무공마다 다른 데 보법은 DDR이나 펌프하듯이 정해진 박자에 정해진 곳을 밟아야 하는 식이다.
조법,각법,검술,도술 등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은 초식의 흐름에 따라 목표 지점에 정확히 타격을 해야 한다.
내공을 운용하는 기공의 경우는 리듬 게임의 일종처럼 내공을 맞는 곳으로 운용하면서 그 양과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수준이 낮은 무공일수록 각각의 미니게임 같은 것들이 따로 존재해서 클리어하기가 쉽고 수준이 높은 무공일수록 보법,초식,기공이 일원화 되어 점점 더 난이도가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정해진 곳을 밟는 펌프가 아니라 이곳저곳을 뛰어다녀야 하는 펌프하면서 손과 발로는 허공에 생기는 타겟을 맞추며 의식은 내공을 운용하는데 둬야 한다.
미친난이도 아닌가? 보고 집중하면서 따라 해도 모자랄 판에 세 개를 한 번에 한다니..
거의 초식은 족보를 외우고 눈감고 플레이 하듯이 생각이 다른 데 가 있어도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경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걸 또 현실에서 사용 가능하게 변형해 본다는 것은 또 미친 난이도였다.
내 능력이 아니었으면 무공을 익히는 것만으로도 졸라게 빡셀게 뻔했다.
심지어 회귀능력을 갖추고도 천마 신공을 얻는다고 한들 현실에서 익히기 힘들 것이 눈에 선하긴 하다.
그래도 환유성 이 불쌍맨은 좀 잘해 줘야겠다. 본인의 말이 사실이라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는게 아닌가.
부족한 능력으로 하렘을 꾸린 것은 죄이지만.
'나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겠다. 무분별한 하렘과 대책 없는 씨뿌리기는 독이지 암.'
당장은 능력을 이용한 슴만튀 정도로 만족하고, 하렘은 차차 진행해야 한다.
환유성의 방은 특별히 신경 써서 청소를 마무리하고 다른 놈들도 시끄러워지기 전에 꿀꿀이죽을 넉넉히 줬다.
환유성처럼 혹시 얻을게 있으려나 싶어 찔러봤는데 남은 놈들은 그냥 미친놈들이라 지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놈들이었다.
입구에 가까이 있는 놈들은 비교적 유순하고 죄질이 낮은놈들이다. 한층 더 아래로가면 제대로 미친 대마두 출신들을 가둔 곳이 나온다.
아마도 메인디쉬는 그쪽이니 거기서도 얻을 것이 있으리라.
'와..생각해 보니 이거 개 노다지네. 왜 진작에 꾀어서 무공을 받아 낼 생각을 못 했지. 얘네들도 갇히기전엔 한가락 했던 놈들인데.'
구파일방도 걸리기 힘들지만, 그보다도 선택 될 확률이 훨씬 낮은 마교. 거기서 버티고 버티니 이런 말도 안 되는 혜자 이벤트가 마교에 숨겨져 있었다.
'음양신선공.. 체취와 체액이 이성에게 끌리게 한다라.. 극단적인 페로몬같은 건가? 정력이 매우 좋아진다라.. 어느 정도까지 될까.'
궁금증이 일었지만, 일단 현실에 접목만 가능하다면은 다 뒈졌다.
누가 내 하렘의 그물망에 걸릴지는 모르지만, 일단 아리랑 설아는 확정이다.
뒈졋다. 오빠가 필히 두 사람은 홍콩을 넘어서서 홍콩 할머니까지 보내 버릴테니..
일단 복마동 청소 퀘스트를 완료하려면 아래층까지 청소를 하고 거기 있는 놈들도 밥을 줘야 했다.
시간을 보니 아직 밤 8시, 게임시간이 현실보다 3배 느리게 흐르니까 현실에서는 대충 4시간 정도 흘렀다.
시간이 촉박하니 아래층 놈들한테서 뭔가 뜯을 작업은 뭘 요구할지 모르니 음식이나 고기같은 걸로 인벤토리 빵빵하게 채우고 다시 와야겠다.
어차피 주간 퀘스트니 현실시간으로 이삼일만 지나고 다시 들어왔을 때 진행하면 되리라.
아래층놈들은 그래도 대마두 출신들답게 복도에 똥을 싸거나 하지 않고 확실히 나름 품격이 있었다.
독방마다 지하수가 흘러 그쪽에서 언제든 물을 마시거나 씻고 용변을 본다. 덕분에 냄새도 덜하고 생긴 것들이 말끔했다.
후딱 청소를 하고 꿀꿀이죽을 배급하고 입구로 나왔다. 이 빌어먹을게임은 로그아웃도 아무 데서나 하면 안 된다.
뭔가 시스템이 꼬여 재접속했을 때 무단 이탈자로 분류되어 추격 당해 뒈지거나 갖고 있던 퀘스트가 꼬이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안전지대에서만 로그아웃을 해야 했는데. 그게 배정받은 숙소다.
NPC들이 내가 숙소에서 나오지 않으면 크게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다.
게임치고는 참 뭔가 쓸데없이 디테일하다는 말이지.
뭔가 가상현실 게임을 구현하기 위해 어딘가 존재하는 세상을 가져온 듯한 느낌이 항상 든다.
숙소로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누워 로그아웃했다.
익숙한 숙소천정이 흐려지면서 어느새 시야가 암전했다.
【풍운무림전을 종료합니다】
아바타의 상태를 업로드 중 입니다.
0%..10%...22%....55%....100%
슈웅 -!! 철컥!!
캡슐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눈이 떠진다.
암전했던 시야가 트이면서 가상현실 게임에서 현실로 돌아왔다.
'으...대가리야.. '
다른 가상현실 게임에 비해 삼손게임은 특유의 현실성때문인지 나올 때마다 두통이 심하다.
예전에 현실시간으로 일주일 넘게 게임을 하다가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뒤로 캡슐에 현실시간으로 24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게임이 종료되는 기능이 업데이트 됐다고 한다.
나는 뭐 그렇게 오래 게임할 일이 없으니 상관없는 이야기이다.
카운터 삼촌에게 부탁해 철구한테 메시지를 보내고 잠시 대기실에 앉아 스마트 워치를 확인하며 철구를 나오기를 기다렸다.
[엄마]
아들? 어디야?
왜 답장이 없어? 또 게임 중?
문자보면 바로 전화해~!
[박선호]
캡슐방 갔다가 지금 가는 중.
문자를 보내기 무섭게 칼 답장이 왔다.
[엄마]
내일부터 캡슐방 금지야!!
돌렸다.
다행히 딱 문자를 전송하기 직전으로 돌아왔다.
[엄마]
아들? 어디야?
왜 답장이 없어? 또 게임 중?
문자보면 바로 전화해~!
[박선호]
엄마~ 친구들이랑 영화보느라 매너모드로 해 놓아서 못 봤어요. 엄마 빨리 보고 싶다. 빨리 드갈게요♥
[엄마]
그래~ 엄마도 빨리 보고 싶어. 아들 사랑해♥
'하.....'
엄마의 과보호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이러다가 엄마랑 결혼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취할 수 없는 여자의 애정공세에 맞춰주려니 자괴감이 든다.
근데 생각해 보니 앨범을 아무리 뒤져 봐도 어릴 때의 사진은 없고 중학생 이후의 사진만 가득했다.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