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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우리에게 종말은 오지 않았다


‘손을 묶은 다음에도 편하게 할 수 있는 자세가 있을까?’ 나는 여러 가지 체위를 떠올렸다. 그중에서 그나마 괜찮은 체위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꽤 지쳤죠? 마지막은 옆으로 하는 게 어때요?” “옆으로요?” “네. 옆으로 누워서 하는 게 아주 편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 측위라고 부르는 자세. 이 체위는 남녀 중 어떤 누구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독특한 자세였다. 상대의 체중을 감내할 필요가 없어서 피로도가 낮은 체위로 유명하다. “네. 그렇게 해요.” 내 제안에 레이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수갑과 함께 양손을 앞으로 내미는 것이었다. ‘튼튼해 보인다. 잠깐은 버텨주겠지.’ 재질이 튼튼해 보였다. 내가 괴물로 변해서 날뛰더라도 버텨줄 수 있을 거 같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열쇠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이거 열쇠 구멍이 없네요?” “아, 이거 음성인식으로 여닫는 겁니다.” “음성인식이요? 혹시나 실수로 소리를 내면 풀리는 거 아니에요?” “하하, 그건 아니에요. 특별한 암호를 말해야 풀리거든요.” 그렇게 말하면서 레이나는 목청을 가다듬었다. 그리고는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머리 요정의 소원은 발모제.” “헉-!” 기묘한 문장에 수갑은 삐빅거리는 전자음과 철컥거리는 쇳소리를 내면서 열렸다. 감염자가 되면 저렇게 복잡한 문장을 발음하지는 못하겠지. “다행이네요.” 나는 그렇게 레이나에게 수갑을 받은 다음 그녀를 옆으로 뉘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손을 위로 올려서 침대의 철제 기둥 부분에 수갑으로 엮었다. 수갑은 열릴 때와 마찬가지로 특유의 소리를 내면서 잠겼다. “다음은 내 차례...” [보비적-. 주르르륵-. 쮸르릅-. 찔-꺽-.] “하-으으읏-!!” 수갑으로 손을 엮기 전에 최대한 편한 자세를 찾았다. 지나치게 거리가 가깝거나 멀지 않아야 했다. 그래야 손을 쓰지 않고도 원활한 좆질이 가능할 테니까. 나는 그렇게 적당한 자세를 잡은 후에 레이나의 보지에 자지까지 밀어 넣었다. 그러자 레이나는 얕은 신음을 흘리며 몸을 떨었다. 나는 그녀와 내 자세를 살핀 후에 천천히 손에 엮인 수갑을 잠갔다. 그렇게 레이나와 나는 손을 올린 자세로 침대에 묶였다. 그리고 옆으로 누운 자세로 서로의 몸을 겹치게 되었다. 평범한 정상위처럼 보이지만, 그녀와 나는 옆으로 누운 자세였다. 이런 자세를 일명 ‘전측위(前側位)’라고 한다. “하으읏-! 뭔가 부끄럽네요.” “하하하, 이렇게 하자고 제안한 건 레이나라고요?” 손을 치켜든 자세. 그러면서도 옆으로 몸을 뉘이고 서로 몸을 겹쳤다. 괴상한 자세였다. 하지만 어쨌든 두 가지 요구를 다 충족할 수 있는 효율적인 자세이기는 했다. 손의 자유를 뺏을 수 있었고, 어쨌든 이 상태에서 섹스할 수 있으니. ‘뭔가 후끈 달아오르는데?’ 조금 전에 마신 정력제의 효과가 발휘되는 것일까? 전신에 후끈한 기운이 퍼져 나갔다. 그리고 뭔가 야릇하고 몽롱한 기분이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아-으으으~~! 뭔가 느낌이 오기 시작했어요~~!!” 레이나도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은 더욱더 흥분으로 들뜨기 시작했고, 입에서 뿜어지는 숨결은 한층 열기를 더했다. 게다가 야릇하게 요동치는 허리와 꿈틀거리는 속살! 약의 성분을 확실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효과는 확실해 보였다. [찌르르-릅-! 찌-꺽-! 찌-꺽-!] “호-으읍-!” [즈르릅-! 차르르-박-! 찰-박-!] “커-흡-!!” [즈르릅-떡-! 찰-떡-! 찰-떡-! 떡-!] “아-흐흐흐흣-!!!” 나는 점점 고조되는 기분에 맞춰서 허리를 움직였다. 레이나의 속살을 맛보면서 신 나게 허리를 흔들었다. ‘이거 뭐지? 전신으로 섹스하는 기분이다-!’ 신기한 것은 쾌감이 범상치 않다는 것이었다. 마치 전신이 성기라도 된 것처럼 말도 안 되는 쾌감이 나에게 엄습했다. “커-흑-! 주...죽인다-! 이거 뭐야!” 나도 모르게 감탄이 터져 나왔다. 나는 얼른 레이나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녀가 느끼는 감상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녀의 눈은 이미 풀려 있었고, 입은 벌어져서 연신 침을 흘려대고 있었다. 어찌나 침을 많이 흘렸는지 입에서 흘러내린 침은 턱을 지나서 베게까지 적시고 있었다. “어-흑-! 박아줘-! 많이 박아줘-! 죽을 때까지! 아-으으으으윽-!!” 레이나는 이미 제정신으로 보이지 않았다. 쾌감에 허덕이며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녀는 나의 좆질이 시원치 않을 때면 스스로 허리까지 흔들면서 쾌감을 갈구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천박하게 보이기는커녕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레이나의 보지를 미친 듯이 쑤시면서 그녀의 얼굴을 핥았다. 빛나는 눈, 아름다운 코, 귀여운 입술, 그리고 뾰족한 귀까지. 마치 개라도 된 것처럼 그녀의 얼굴을 핥아댔다. 그러면서도 좆질을 멈추지는 않았다. “아아아악-! 또 싼다-! 싼다-!!” “내 보지에 싸버려! 어차피 불알에 남겨두면 썩는다-! 내 보지에 ‘착’하고 싸질러-! 니 좆물을 나한테 다 퍼부어-! 아-흐흐흐흐흐흐흐흐흣-!! 끄-으으으읏-!!!” [뷰르르릇-!!! 퓨-슈슈슈슛-!! 콸-! 콸-! 콸-!] 금세 찾아온 사정감. 나는 형용할 수 없는 쾌감을 맛보면서 사정했다. 그러자 레이나는 나의 정액을 느끼고 발광했다. 수줍음이 많고 정숙한 그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천박한 말을 내뱉으면서. 나는 평소와 다를 정도로 엄청난 흥분을 느끼며 계속 사정했다. ‘뭐야? 사정이 멈출 기미를 보이질 않네?’ 약에 특별한 성분이라도 있었던 걸까? 사정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마치 수도꼭지라도 틀어놓은 것처럼. 평소라면 당황할 법도 했다. 하지만 나는 더욱더 흥분을 느끼며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들었다. 아무래도 정력제에 미약 성분도 섞여 있었던 모양이었다. “므헤헤헤~~. 뵤...뵤지~~므헤헤헤~. 아-흣-!! 저...정액 조림..지..질퍽하게..더 세게-! 아-흣-!!” 넋이 나간 레이나. 눈을 까뒤집고, 혀를 빼문 상태로 이상한 말을 지껄이고 있었다. 이미 쾌락의 저편으로 떠나버린 순진한 그녀. 이제는 더는 순진하지 않은 그녀. 내 물건에 몸부림치면서 색정광이 되어버린 그녀. 나는 그렇게 흐트러진 그녀의 모습을 즐기면서 입을 열었다. “아-흐흐흣-! 아-그그그긋-!! 아-르르를~! 캬으으으-악-!” 뭔가 음탕한 말을 내뱉고 싶었지만, 제대로 된 말이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벅차오르는 흥분에 이상한 괴성만 질러댈 뿐이었다. 이 세상의 쾌락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극상의 쾌락을 느끼면서 나는 미친 듯이 허리를 움직였다. ‘의식이 흐려진다.’ 몸은 불타는 것처럼 뜨겁고, 엄습하는 쾌감은 몸과 가슴을 뒤흔들다 못 해서 뇌를 때리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막상 의식은 희미해지는 것이었다. 이것은 무엇 때문일까? 약의 효과? 아니면 섹스의 쾌감? 그것도 아니면 감염자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일까? 자세한 것은 알 길이 없었다. ********************************************************************************************************************************************************** ‘으~~. 눈부셔~~.’ 뭔가 강렬한 빛이 내 눈을 때렸다.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았던 내 의식을 깨울 만큼 강렬한 빛이었다. ‘뭐지? 나는 천국에 온 건가?’ 어떤 이가 말했었다. 천국의 태양은 세상을 모두 비출 만큼 밝다고. 나는 천국에라도 온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서서히 눈을 떴다. ‘어, 레이나?’ 눈앞에 레이나가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은 상태로 내 물건을 품고 있었다. 우리가 마지막까지 몸을 겹치고 섹스했던 모습 그대로. ‘아직 따뜻하다.’ 감염자는 영화 속의 좀비와 다른 걸까? 그녀의 안은 아직 따뜻했다. 나는 슬쩍 그녀의 표정을 살피고는 천천히 질에서 자지를 뽑아냈다. [쭈-르릅-. 쭐-떡-!] “호-응~~. 음~. 쩝~.” 레이나는 입맛을 다시면서 몸을 뒤트는 것이었다. 어라? 이게 뭐지? 감염자가 저런 식으로 잠꼬대도 하는 건가?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레이나의 표정을 살폈다. ‘도저히 죽은 사람이나 어디 아픈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감염자가 되었다고 하기에는 레이나의 모습은 너무나도 평온해 보였다. “레..레이나?” “으으음~~.” “일어나 봐요. 레이나.” “어...엄마, 5분만 더...” 레이나의 입에서 온전한 단어가 튀어나왔다. 적어도 감염자가 된 건 아니라는 소리다. 나는 다시 레이나를 불렀다. “레이나. 레이나-!” “아, 으, 뭐야~. 어? 진기 씨?” “레이나, 일어나 봐요. 뭔가 이상합니다.” 내 목소리에 레이나는 눈을 떴다. 그녀는 나를 알아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눈에 광기가 서려 있지는 않았고, 짐승처럼 이를 드러내지도 않았다. 그저 이성이 깃든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죠?” “그건 제가 묻고 싶군요.” 그녀는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는 뭔가 깨달은 표정으로 급하게 외쳤다. “시계! 시계!” 레이나는 급하게 시계를 찾았다. 그리고는 뭔가를 발견한 표정으로 나에게 입을 열었다. “지...진기 씨...” “무슨 일이죠?” “아무래도 우리 감염자가 되지 않은 거 같아요.” “네?” “벌써 12시간이 지났어요.” “그게 무슨...” “지금까지 12시간을 넘게 버틴 사람은 없었어요. 그것도 어떠한 증상도 없이.” “!!!” “진기 씨, 지금 어디 불편한 곳은 없죠?” “네. 묶여 있는 손만 빼고요.” 나는 수갑에 묶여 있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러자 레이나는 얼른 그 괴상한 주문을 외웠다. “대머리 요정의 소원은 발모제.” 그러자 그녀와 내 손을 묶고 있던 수갑이 풀렸다. 우리는 얼른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서로의 몸을 살폈다. “레이나도 괜찮아요?” “네. 너무 섹스해서 사타구니가 좀 뻐근한 것 빼고는요.” 레이나는 내 질문에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답했다. 나는 얼른 레이나가 바라봤던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 지구의 시계와 비슷한 모양을 한 물건이 눈에 들어왔다. 언뜻 보기에도 시계의 바늘이 정오를 훌쩍 넘어서 있었다. 그리고 환한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문. 그렇다. 우리는 절망으로 가득하던 어둠을 이겨내고 새로운 날을 맞이한 것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던 거지?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일단 일어나요. 같이 어디 좀 갑시다.” 레이나는 나를 재촉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녀와 내 체액으로 질척해진 몸을 수건으로 대충 닦았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깨끗한 군복을 몸에 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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