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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뱀년(1)


-30화-뱀년(1) 교수와 딜러는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 바텐더가 음악 볼륨을 낮추어 준 덕분에 집중을 하면 대화 내용을 엿들을 수 있었다. “불방망이님은 랜덤 채팅으로 이런 만남 자주 해보셨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입니다. 뒷보지님은요?” “아... 그러시구나. 전 두 번째입니다...” “아. 네.” 역시 꽤나 흥미로운 상황이다.ㅋ 나는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애써야 했다. “첫 만남은 어떠셨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나이가 있다 보니까... 만나자 마자 퇴짜를 맞았네요...” “저런. 품위 있고 지적인 분위기가 풍기시는데 상대가 눈이 삐었네요.” “아...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네.ㅎ 저는 뒷보지님 스타일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요. 이제 플레이에 대해서 대화 나누었으면 좋겠는데요.” “아... 감사합니다. 근데 제가 이런데 눈을 뜬지가 얼마 되지 않고... 플레이를 잘 몰라서...” “그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서로 처음인 게 저는 더 마음에 드는 데 어떠세요?” “저도 지금은 그런 분이 편할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까... 불안한 게 많아서 플레이 숙련도 보다는 믿을 수 있는 분이냐가 더 중요하거든요...” “네. 저도 마음 같아서는 개인 신상을 오픈해서 불안하지 않게 해드리고 싶네요. 거기까진 못하지만, 정말 위험한 사람은 아니라는 건 믿어 주셔도 됩니다.” “네... 워낙 이상한 분들이 많아서요... 채팅했을 때 착하신 분인 거 같았고... 만나 뵈도 그런 느낌 있네요...” “네. 그렇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그럼 편하게 플레이에 대해서 대화 나누어 볼까요?” “좋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수의 입장이다 보니까... 조금... 조건을 맞추어 주셨으면 하는 게 있는데...” “네.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으. 더러운 변태 새끼들.... 나는 내가 만든 변태 게이들임에도 불구하고 인상이 찌푸려졌다. [성좌님들이 흥미를 보입니다.] [차원이 다른 떡타지 님이 100코인을 후원 했습니다.] [골목 맛집 님이 200코인을 후원 했습니다.] [아레스의 노예년들 님이 50코인을 후원 했습니다.] [헤라클레스의 자지클레스 님이 50코인을 후원 했습니다.] [메두사 보지마 님이 100코인을 후원 했습니다.] ‘ㅆㅂ. 성좌님들도 다 변태들이구만!’ 하여간 성좌님들은 성스럽고 자극적인 것이라면 취향을 가리지 않는다. 나는 인내심을 갖고 게이들의 대화를 좀 더 들어 보기로 했다. “일단... 본디지는 제가 준비한 장비로만 해주셨으면 좋겠고요...” “네. 딜도, 안대, 링개그, 수족갑, 밧줄 준비하셨다고 하셨죠?” “네...” “그런데 제가 밧줄 묶는 법에 미숙합니다. 구속플에 숙련도가 부족한데 괜찮으시겠어요?” “...네. 오히려 그게 좋습니다. 구속플을 당하는 입장에서 실제로 위험해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흠.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앞보지 공략은 언제쯤 해드리는 게 좋을까요?” “그건 편하게 해주세요... 제가 좀 특이한데... 뒷보지에도 성감이 있는 거 같습니다...” “채팅에서 얘기 들었지만 특이한 부분이라 생각했어요. 랜챗으로 다른 분과 대화해보면 대부분 뒷보지는 공을 위해 희생하는 거고, 앞보지 공략 타이밍을 중요하게 여기시더라고요. 최대한 구속플, 모욕, 굴욕 당하고 나서 천천히 앞보지 공격해달라고 하더라고요.” “네... 근데 저는 최근에 뒷보지 성감이 깨어나서요... 마음대로 해주시면 될 거 같습니다...” “오! 좋네요. 그럼 제가 편하게 하겠습니다!ㅎ” “네...” “여장 없이 하시고요?” “...네... 그 쪽은 특별히 욕구가 없더라구요... 말씀 드렸었는데... 괜찮으시죠?” “네ㅎ 전 괜찮습니다. 서로 성향이 잘 맞는 거 같네요.ㅎ” ㅆㅂ. 호기심에 대화를 엿들은 거지만, 본능적으로 구역질이 올라왔다. 저들은 저리 좋다고 므흣한데, 저 남자 둘이 떡을 치는 모습을 상상하니 역겹게만 느껴졌다. 역시 성적 취향은 타고나길 제각각이고 천지차이인 거 같았다. [성좌님들이 다음 상황을 궁금해 합니다.] [성좌님들은 BJ가 다음 상황을 몰래 관찰하기를 바랍니다.] ‘ㅆㅂ! 저 새끼들 떡 치는 걸 내가 왜 몰래 보는데?!’ 나는 속으로 버럭 소리를 질렀다. ‘후원금이나 수십억 주면 모를까?!’ [빅뱅보다 갱뱅 님이 50코인을 후원 했습니다.] [행운의 질싸 한방 님이 100코인을 후원 했습니다.] [헤라의 질은 블랙홀 님이 50코인을 후원 했습니다.] . . 역시 후원금도 쥐꼬리만큼 주면서 요구사항만 무리하게 주장하는 격이었다. 그리고 아무리 후원금을 준들 저 게이들이 떡을 치는 모습을 몰래 볼 방법은 없었다. 그냥 이렇게 내가 창조한 게이들의 만남과 사랑을 축복하는 선에서 그만하는 것이 맞았다. [성좌님들이 아쉬워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이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어요~’ 방송의 기본 컨셉과 장르가 있지, 여기서 더 나가면 잡스런 방송이 될 것 같기도 했다. [성좌님들이 BJ의 불성실한 태도에 불만을 표출합니다.] 아니! 어차피 몰래 볼 방법이 없다니까! 자꾸 무리한 요구를 하는 플랫폼에 슬슬 짜증이 났다. 이제 게이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도 그만하기로 하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바에 앉아 있는 새로운 손님이 보였다. ### 바에 홀로 앉아 있는 여자였다. 여자는 하늘거리는 소재의 붉은 색 가디건을 걸치고, 타이트한 검은 색 원피스를 입어 은근하게 몸매를 드러내고 있었다. 스타일과 늘씬한 체형이 마치 첩보영화의 미녀 스파이같은 느낌이 났다. ‘일단 스타일은 합격. 네 이름은 007 본드걸이다.ㅋ’ 나는 테이블에 놓인 칵테일을 들고 다시 바에 가서 앉았다. 본드걸을 보다 자세히 스캔하고 싶었고, 그녀의 시선 주변으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바에 앉은 나는 정면을 바라봤다. 이럴 때 모든 남자들에겐 여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필 수 있는 제 3의 눈이 머리 양 옆에 생기는 거 같았다. 고개를 돌리지 않았지만 본드걸을 자세히 살필 수 있었다. 짙은 이목구비가 서구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얼굴이었다. 얼핏 보면 성형 미인인가 싶을 정도로 뚜렷한 인상이었지만 인공적인 느낌이 들진 않았다.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카리스마가 있는 인상이랄까. ‘고급스러우면서도 색기가 흐른다. 한 마디로 맛있게 생겼어.ㅋ 동기부여가 팍팍 되네.ㅋ’ 본드걸이 내 쪽을 슬쩍슬쩍 보는 게 느껴졌다. ‘오! 굿! 나를 의식하기 시작한다! 슬슬 입질이 오는데?!’ 나는 짐짓 분위기를 잡으며 칵테일을 홀짝였다. 어떻게 본드걸에게 말을 걸고 대화를 풀어 나갈까 구상을 시작했다. 그때, “옆에 앉아도 될까요?” 본드걸이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와 합석을 권했다. “아?! 네... 네.” 나는 진심으로 당황하며 어리버리하게 긍정의 대답을 했다. “혼자 오셨어요?” 본드걸은 내 옆 바체어에 앉으며 물었다. 나는 준비도 없이 갑자기 대화가 이루어진 탓에 조금 벙찐 상태였다. “아... 네.” 본드걸은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흠. 놀랐네요.” “뭐가요?” “미인 분이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걸어주셔서요.ㅎ” “이런 거 처음이세요?ㅎ” “그렇네요.ㅎ 그쪽 분은 처음 보는 남자에게 자주 말을 거나 봐요?” “비지니스 바에서는 가끔 모르는 분과 대화 나누곤 해요. 그게 사람들이 바를 찾는 이유잖아요?ㅎ”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그런 일이 흔하진 않다. 외국물이라도 먹은 여자인가 싶었다. “그렇군요. 개방적인 분 같네요?ㅎ” “글쎄요.. 제가 사업하시는 분과 얘기 나누는 거 좋아해요.” 본드걸은 살짝 불쾌한 표정을 내비치는 거 같았다. 개방적이란 말이 불쾌했을까? 내가 너무 흥분해서 선을 넘었나 싶었다. 아직은 입질 수준이다. 침착하게 간을 보는 탐색전을 시작하기로 했다. ‘독심술 발동!’ [독심술 스킬이 발동합니다.] 나는 분위기를 바꿔 진지하게 물었다. “사업 얘기 좋죠. 그쪽도 사업하시나요?” “작게 금융 투자해요.ㅎ 그쪽이라 불리는 건 별로네요. 통성명 할래요? (OK. 입질 왔고.ㅎ)" 입질? 이 년 뭐지? 나에 대한 단순한 호감이 아닌 거 같은데? 처음에 본드걸이 다가왔을 땐 플랫폼이 방송 환경을 개선시킨 효과가 이렇게 빨리 나타나나 했다. 이렇게 바에서 섹시한 여성이 먼저 말을 걸어오는 상황이 쉽게 벌어지는 게 아니니까. 그런데 독심술에서 듣게 된 본드걸의 속마음. 입질? OK. 입질?! 나는 다시 한 번 벙이 찔 수밖에 없었다.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칵테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때 본드걸이 먼저 명함을 건네며 말했다. “스테이시 킴이에요. 한국 이름은 김소현이요.” “네. 저는 김지성입니다. 외국에서 사업하시나 봐요?” “글로벌 투자 자문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지성씨는 어떤 사업하세요? (순진해 보이네?ㅎ 돈이 많아야 할 텐데.)” 아무 이름이나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명함을 살피며 짐짓 놀라는 채했다. 하지만 이미 나 마음속엔 경계심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방송 콘텐츠 사업 합니다. 중국 시장 중심이라 한국 분들은 잘 모르실 거예요.” “오! 굉장하네요! 제가 중국 자본도 좀 손을 대요. 어떤 방송 하시는 데요? (중국 쪽이면 규모가 작진 않지. 잘하면 큰 손이겠는데?ㅎ)" 계속해서 느낌이 쌔~했다. “성인 콘텐츠 쪽이라 말씀 드리기 좀 그렇네요.” “오! 최근 중국에서 그쪽 시장이 열린다는 거 알았는데! 블루오션을 빠르게 공략하고 계시네요! (ㅎ기대 되네.)” 사기꾼? 꽃뱀? 하여간 보통 여자는 아닌 거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뭐. 그렇죠. 사업에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역시! 느낌이 틀리지 않았네요! (일단 칭찬으로 붕붕 띄워 주고ㅎ)” “어떤 느낌이요?” “크게 사업하시는 분일 거 같았어요~ (칭찬에 무너지지 않는 남자는 없지.ㅎ 특히 사업하는 젊은 남자들은.ㅎ)” 달콤한 혀와 요염한 몸짓이 보통이 아니었다. 이 뱀년, 남자 여럿 후려 쳤을 거 같았다. “뭐, 사이즈가 작진 않죠. 워낙 빠르게 확장되는 시장이니까요.” “역시! 역시! 실례 안 되면 어느 정도 규모로 하시는 지 여쭈어 봐도 될까요? 제가 자산 관리에 관심이 많아서요~ (제발. 제발. 똥 밟은 게 아니기를.)” “뭐, 그냥 아직은 자그마한 중소기업 수준이죠. 하루에 순수익 일 억 정도 되요.” “헐~! 젊으신 나이에! 큰 사업가시네요! 진짜 대단하세요! (OK! 굿! 살점이 좀 있네.ㅋ)" 참나, 살다 살다 이런 뱀 년을 만나네. 플랫폼 새끼들, 방송 환경 개선이 이런 년을 엮어 주는 거였어?ㅋ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심정이었다. 사기꾼 냄새를 맡았고 이대로 피하면 그만이지만, 독심술을 쓰는 이상 좀 더 탐색을 해보기로 했다. 플랫폼이 내 어장에 꽃뱀, 물뱀, 복어 등등을 풀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잘 요리해서 먹는 것은 내 몫이기도 할 거 같았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꽃뱀이더라도 독니 빼고 껍질 벗기면 맛있는 속살이 있는 여자인 것은 마찬가지잖아?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따 먹어 볼까 싶었다. 이 년의 섹시한 얼굴과 몸매를 보면 볼수록 그런 생각은 강해졌다. “큰 사업 하려면 아직 멀었죠. 아직은 중소기업 수준입니다.” “어머! 겸손하기도 하셔라~ 정말 멋지세요! (슬슬 다음 작업 들어가보자.ㅎ)" “감사합니다.ㅎ 술 한 잔 하실까요?” “좋죠~ (굿! 굿! 슬슬 넘어오네.ㅎ )" 나는 바텐더를 손짓으로 불렀다. “로얄 000 32년산 있나요?” “네. 있습니다.” “한 병 주세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예전에 옆집 여자 선미와 마셨던 위스키를 시켰다. 내가 아는 유일한 최고급 양주였다. “어머! 로얄 000 좋아하시나 봐요?” “네. 가끔 마십니다.” “역시! 역시! 감도가 높으시네요! 너무 멋있으세요! (허세는.ㅋ 졸부 스타일인가?ㅋ 그럼 나야 좋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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