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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물건 훔치는 여자(1)


-21화-물건 훔치는 여자(1) 잠에서 깬 기운을 받아 한껏 성이 난 소중이를 점검하고 싶은데 자가 없었다. ‘쩝. 뭐. 필기류를 사본 게 수능 이후 없으니까...’ 주변을 둘러 보다 싸구리 이어폰이 보였다. 이어폰 줄로 자지의 뿌리부터 끝까지를 재서 잡았다. 줄에 표시를 할 팬을 찾다가, 그냥 손가락에 힘을 주어 줄을 마구 접어 버렸다. 그리고 둘레를 재고 그 부분도 마구 접어 표시를 냈다. “다X소에서 산 싸구리 이어폰. 이제 이런 것도 다 버려!” 표지해 둔 길이 부분에 맞춰 이어폰 줄을 주방 가위로 싹뚝 잘라 버렸다. 내 소중이의 길이와 둘레가 몇 센티인지는 나중에 확인하기로 하고, 이어폰 줄을 움켜쥔 채 원룸을 둘러 봤다. 최근의 샀던 구X 의류들을 제외하곤 다 버려도 될 것들이었다. 이제 과거의 모든 것과는 빨리 작별을 하고 싶었다. 바로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20X호 사는 사람인데요. ...네. 다음 달에 바로 방 뺄게요. ...네. ...네. ...네.”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았네. 그럼 복덕방 비는 당신이 내야 하네. 방에 손상 된 부분이 있으면 수리를 하고 가야 하네. 별 자질구레한 말이 들려 왔지만, 다 알았다고 하고 빠르게 통화를 끝냈다. ‘하여간 얼마나 한다고. 각박하게 굴기는.’ 차를 구입하고 이제 통장에 남은 잔고는 2천만 원 남짓. 새 집을 어디로 어떻게 잡을 까 고민했다. 내가 버는 수익을 봐서는 매일 호텔에서 지내도 되겠지만. 사업을 하는 것이니 만큼 번듯한 사무실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플로 강남권 오피스텔 시세를 알아봤다. 한강 뷰가 보이는 전세 10억짜리 오피스텔이 눈에 들어왔다. ‘성은방 BJ가 되고 6일 동안 3억을 벌었으니까. 한 달 뒤 이사 한다 하면 전세로 못 들어갈 것도 없지. 그냥 사 버릴까?’ 사는 게 어려울 것도 없지만, 역시 오피스텔 구매는 신중하기로 했다. ‘그래. 요즘 집값도 많이 올랐다는 데 함부로 살 건 아니지. 그리고 오피스텔은 시세 차익 보기도 어렵고.’ 막상 모든 걸 새롭게 하려니 고민되는 게 많아지기 시작했다. 사무실은 주거용을 겸할지, 순수 사무실로 꾸밀지. 가구는 어떤 걸 살지. 등등. ‘역시 사업이란 게 준비하고 생각할 게 많네. 그래도 제일 중요한 건 사업 자금이지!’ 일단 지금 원룸을 정리하면서 돈을 모으기로 했다. 사무실이야 모이는 돈에 따라 결정하면 되고, 이사 기간이 안 맞으면 호텔에서 머물면 그만이었다. 자잘한 고민을 하는 것은 지금의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방을 비워 주는 데 까지 한 달이 남았지만, 과거와 완전히 작별하기로 한 이상 하루도 머뭇거릴 필요가 없었다. ‘그래. 그럼 바로.’ 핸드폰으로 청소 대행업체를 검색해 전화를 걸었다. “네. 청소 대행업체죠? ...네. 여기 청담동 XXX-XX 청운빌라 20X호인데요. 오늘 바로 청소 가능할까요? ....네. 그냥 싹다 버리고 깨끗이 치워주세요. 네. 네. 폐기물 처리 비용 따로 청부해 주세요. 네. 네.” ### 청소 대행업체를 부르고, 곧바로 외출 준비를 하였다. 샤워를 한 후 구X정장을 입고 롤렉X 시계를 찼다. 쇼핑백에 구X 캐쥬얼 셔츠, 티, 트레이닝복을 담았다. 몸에 걸친 것만 4천만 원. 이 집에 있는 모든 것과 보증금을 합친 것에 몇 배는 넘었다. 나의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만큼 과거의 삶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쳇. 이틀 전 구질구질한 감상에 젖지 않기로 결심했는데. 이래서 과거와 빨리 작별해야 하는 거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구두를 신고 원룸을 나왔다. ### ‘가방도 살 걸 그랬나?’ 손에 든 쇼핑백을 보며 생각했다. ‘살게 가방뿐이겠어. 옷도 더 사야하고, 사무실 차리면 가구에 식기에 각종 물품에 처음부터 다 새로 사야지.’ 하루 이틀 만에 될 일이 아니었다. 돈에 고민하지 않고 무조건 고급으로 살 테지만, 목록도 정리해야 하고, 브랜드도 알아봐야 했다. ‘그래. 물건들은 차차 사기로 하고, 일단 급한 건 사무실이다.’ 오늘은 강남 일대 부동산들을 돌아 다녀 보기로 했다. 그때, 다X소가 보였다. 나는 바로 다X소로 들어갔다. 주머니에 넣고 온 이어폰 줄 길이만 재볼 요량이었다. ‘길이는... 거의 28cm. 둘레는... 18cm...' 드디어 내 소중이 사이즈를 확인했다. 굉장한 수준이고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이 이상 계속 커지기만 한다면 고민이 될 것 같았다. ‘그럼 능력치 30되면 말자지 되는 거야...? 무조건 커지기만 한다고 좋은 건 아닌데...’ 길이 30cm, 둘레 20cm를 찍고 나면 더 이상 피지컬 능력치를 키우는 데 망설여 질 것 같았다. ‘뭐. 주는 능력치를 안 쓸 순 없으니까. 피지컬 20 찍은 다음 상태를 보자. 별 게 없음 나머지 능력치들을 다 20에 맞추는 걸로 하지 뭐.’ 앞으로 피지컬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을 안고 다X소를 나왔다. ### 하루 종일 부동산 아주머니들과 함께 강남 주변 오피스텔들을 돌아다녔다. 평수가 넓고, 뷰가 좋고, 옵션도 빠짐없이 다 있고, 세련된 인테리어에 사무실 공간과 침실 공간도 갖춘 오피스텔. 모든 조건에서 까다로웠지만 딱 마음에 드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결국 돈. 다 돈이 문제였다. ‘전세 15억. OK! 이걸로 가자.’ 계약금은 1억 5천. 당장은 계약이 어려웠다. 부동산 아주머니에게 다시 오겠다고 말하고, 오늘은 이만 돌아가기로 했다. ‘15억. 그래. 한 달 안에 15억 찍어 보자!’ 오늘 먼저 사무실을 알아 본 건 그렇게 앞으로의 목표 설정을 하려는 이유도 있었다. 확실히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았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오늘 마지막 일정으로 원룸에 가 청소 상태를 확인하기로 했다. ### 원룸은 처음 이사를 왔을 때처럼 완전히 텅 비어 있었고, 먼지 하나 없이 깨끗이 청소되어 있었다. 이제 정말 나의 과거가 말끔히 청소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 구질구질한 과거와는 영원히 작별이다.’ 사무실을 알아본다고 강남 이곳저곳을 대중교통으로 이동했더니 피곤이 몰려왔다. ‘이래서 차가 필요하다니까...’ 나가서 근처 호텔로 갈까 하다 피로감 때문인지 귀찮아 졌다. ‘오늘까지만 여기서 잘까...아냐!’ 과거와의 작별을 결심했으면 단호해야 한다. 나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원룸을 나갔다. 이제 정말 다시는 이 곳에 올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랬다. ### 어제 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호텔에서 잔 보람이 있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 어느 때보다 개운한 기분이었다. 몸의 피로가 말끔히 풀린 것도 있고, 기분도 상쾌했다. 마치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하는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은 깨끗한 호텔 때문도 있지만, 요 며칠간 이제까지의 삶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삶을 다짐한 때문도 있었다. 성은방 BJ가 되고 정확히 일주일이 지났다. 말 그대로 천지 창조를 한 것 같은 일주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진짜 시작이다. 일단 사무실 계약금 1억 5천이 필요했다. 오늘의 목표는 1억 5천! 역시 중요한 것은 다음 방송 콘텐츠였다. ‘일일신우일신! 매일 새롭게 섹스를 하라는 옛 성현의 말씀도 있잖아~ 뭐가 좋을까... 최대한 신선하고 자극적인 섹스 방송이어야 하는데... ’ 3초 정도 고민하던 나는 방구석에 처박혀 있어봐야 아이디어가 나올 리 없다고 생각하고 바로 나갈 채비를 했다. 몸으로 부딪치는 게 내 스타일에 맞았다. ### 먼저 백화점을 찾았다. 이동할 때 끌고 다닐 캐리어와 가방을 사기 위해서였다. 언제까지 쇼핑백에 들고 다닐 순 없었다. ‘그리고 하나 확인 해볼까 하는 게 있지.ㅋ’ 이전에 최면을 걸어 놓았던 구X매장 매니저. 그녀의 최면 상태를 체크하고, 간단한 후원금 벌이도 할 요량이었다. 당시에 걸었던 최면. ‘앞에 남자에 강한 성욕을 느낀다. 당장 섹스를 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한다. 앞에 남자와의 섹스를 강렬하게 원한다. 섹스를 원한다.’ 당시엔 최면 스킬에 능숙하지 않아 마구잡이로 최면을 걸었었다. 시간상으로는 딱 6일 정도 지났는데, 최면 상태를 체크해보고 싶었다. 아직 최면이 걸려 있다면 간단하게 떡을 친 후 쇼핑을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가끔씩 들려 최면의 지속 시간을 알아보는 바로미터? 그런 것으로도 매니저를 활용할 생각이었다. 구X 매장에 다다랐을 때, 다행히 매장 안에 서있는 매니저가 보였다. 그런데 어린 여직원과 함께 있었다. ### “어서 오십시오.” 나는 어린 여직원의 인사를 받으며 매장으로 들어섰다. 조금 떨어진 곳에 매니저가 특유의 차갑고 싸가지 없는 표정으로 서있는 게 보였다. 이곳저곳 둘러보는 채 하며 매니저의 눈치를 살폈다. 아직 내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 같았다. 매니저는 어린 여직원에게 살짝 눈치를 주었다. 곧바로 어린 여직원이 나에게로 다가왔다.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가방 보러 왔어요.” “네. 가방은 저쪽에 있습니다.” 나는 어린 여직원이 안내하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때 매니저와 눈이 마주쳤다. 매니저는 이제야 나를 알아보는 것 같았다. 매니저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는 것을 발견했다. “음... 이걸로 하나 주세요.” 나는 적당한 백팩 하나를 골랐다. “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어린 여직원이 새 제품을 가지러 창고 쪽으로 가고, 나와 매니저 둘만 남았다. 나는 슬쩍 떠보듯이 물었다. “저 기억하세요?” 매니저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당연하죠...” 나는 씨익 미소 지었다. “잠깐 시간 되요?” 매니저는 주변을 둘러보고 자신의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한 시간 뒤에 12층 화장실 앞에서 봬요.”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 여직원이 비닐에 쌓인 가방을 들고 왔다. 바로 280만원을 결제했다. 여직원이 포장을 하는 동안 매니저는 내 옆에 서 있었다. 매니저가 계속해서 나를 흘깃거리며 얼굴을 붉히는 게 느껴졌다. ‘최면 효과는 확실히 남아있네.ㅋ’ 나는 슬쩍 매니저의 엉덩이에 손을 갖다 대었다. 매니저는 가만있었다. 나의 손은 데스크에 가려 포장을 하는 어린 여직원의 눈에 띄지 않았다. 주물떡. 주물떡. 매니저의 엉덩이를 주물렀다. “흠...” 매니저는 작은 헛기침을 할 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여기 있습니다. 고객님.” 어린 여직원이 쇼핑백을 나에게 건넸다. 나는 매니저의 엉덩이에서 손을 때고 쇼핑백을 건네받았다. “또 뵈요~” “네?” 내 인사에 어린 여직원이 어리둥절했다. 매니저가 대신 미소 지으며 답했다. “네. 이제 단골이신데 자주 뵈어야죠.” “네.ㅎ” 나는 가볍게 목례를 하고 매장을 나갔다. 매니저와 어린 여직원은 나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 나는 론카X 캐리어를 100만원에 구입하고, 12층으로 갔다. 12층은 행사 상품을 판매하는 꼭대기 층이었다. 철 지난 이월 상품들이 모여 있는 층이라 한산했다. ‘매니저를 보기까지 시간이 남는데...’ 그때, 한 여자가 주변을 슬쩍 살피더니 직원이 자리를 비운 액세서리 코너에서 목걸이를 집어 핸드백에 넣는 것을 보았다. ‘뭐야?!’ 그 여자는 태연하게 자리를 옮기고 있었다. 나는 내가 지켜봤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 고개를 살짝 돌렸다. 그 여자는 반대편 전자 제품 할인 매장으로 향했다. 나는 그 여자의 뒤를 몰래 밟았다. 핸드폰을 꺼내 동영상 촬영 모드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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