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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화 EP070-외전-결혼 (1)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이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 외전은 탁란을 주제로 한 베드 엔딩에 가까운 if 외전입니다 본편과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내상이 우려된다 싶으신 분들은 넘어가주세요 그리고 분쟁 가능성이 있는 댓글은 차단합니다 예시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와 은지 이 시발년 몇 번을 대주는 거냐 보지가 아주 마을버스네 ㅋㅋㅋ (가능) 에휴 그럼 그렇지 역시 정실은 레나다 ㅇㅇ 은지단 방 빼라 (불가능) *** “…….” 아침. 익숙한 침대에서 눈을 뜨며 시작하는 평범한 하루다. 은지와 내가 같이 살던 집을 떠난 지 벌써 몇 년이 지나서 그런지, 이제는 이 집도 제법 익숙하다.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서 몽롱한 정신이 똑바로 세워질 때까지 기다린 뒤, 일어난다. 예전에는 항상 은지가 아침을 해주곤 했지만, 요즘 들어서는 내가 대신해주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여보, 좋은 아침.” “…응, 은지야. 좋은 아침.” 먼저 일어나서 소파에 앉아있던 은지. 나에게 밝게 인사를 건네어주는 은지는… 만삭에 가깝게 부풀어오른 배를 찬찬히 쓰다듬으면서 살짝 웃어준다. “밤 사이에 괜찮았어?” “웅. 편하게 푹 잤어. 여보는?” “나도.” 피학 – 망상은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못한다. 그 어떤 망상도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현실보다 괴로울 수는 없기 때문에. 나의 아이가 아닌 매튜 씨의 아이를 품은 채로 상냥하게 웃어주는 은지를 마주하는 이 순간은, 분명 현실이다. 내가 선택한 현실이며, 동시에 내 발로 들어온 지옥이다. 오롯이 나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아니…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더없이 흥분하고 있다. *** 어제, 은지가 매튜 씨와 호텔에서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결국 나를 위한다는 목적은 변하지 않았지만, 나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스스로 결정해서 매튜 씨와 관계를 맺고 돌아왔다는 점이… 거슬렸다. 신경이 쓰였다.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고, 약간은 찝찝했다. 그래서 이 의사를 찾아왔더니, 하는 말이…. “신뢰가 부족해서 그래.” “…네?” “당신의 머리 구조는 지금 괴로움을 쾌락으로 인지하도록 조작된 상태라는 건 알지?” “알죠.” “그런데 연인이 하루… 그것도 당신이 야한 짓을 하고 와달라고 등을 떠밀었던 남자와 만남을 가지고 왔어.” “…….” “행위나 만남을 비밀로 한 이후에 들킨 것도 아니고, 행위 도중에 전화를 받아서 사실대로 말했지.” “그래서요.” “그런데도 왜 불안할까? 왜 신경이 쓰일까? 간단해. 믿지 못해서.” 내가 은지를 믿지 못해서 쾌락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못한 거라고 한다. “그건 말도 안돼요.” “이유는?” “믿지 못했으면 처음부터 부탁을 하지도 않았죠.” “그럼, 믿는다? 어제 느꼈던 위화감은 기우일 뿐이다?” “왜, 왜요? 믿는다니까요.” “안그래도 슬슬 자극의 강도를 올리려고 했거든. 그런데 당신이 연인을 믿는다고 하니까… 문제없겠네.” 강도를… 올려? 어제보다 더? “자… 잠깐만요.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올린다는 말이죠?” “그건 이제 당신의 여친 쪽에 달렸지.” “…네?” “당신, 예전에 더 괴로워지려고… 그러니까 더 자극을 받으려고 거짓말을 부탁한 적이 있다며?” “그… 그랬죠.” “비슷해. 선을 여친에게 맡기는 거야. 아무런 제약도 없이 지부장과 만나게 해.” 아무런 제약도 없이…? 그런 조건으로 은지를 보내면 당연히 부, 불안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신뢰가 부족해서 그런 거라고 하기엔 조금, 이상한데…. “그 지부장, 평범한 피임약으로는 피임 안돼. 그런데 반대로 비서가 관리하는 피임약만 쓰면 무조건 피임할 수 있어.” “…….” “보고 싶지 않아? 지부장 밑에 깔려서 꼼짝없이 질싸 당하면서 강제로 가버리는 네 여친.” 혼란스럽다. 조금 불쾌한 감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려고 하다가도… 끈적한 흥분과 기대에 눌려 힘을 쓰지 못한다. 인공적인 단맛으로 가득한 사탕을 입 안에 꾸역꾸역 쑤셔 넣는 기분이다. “동영상 속 네 여친, 지금까지 봤던 사진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 좋아 보였다며.” “…네.” “심지어 어제도 결국은 당신을 위해서 지부장과 떡을 치고, 사진과 동영상까지 꼼꼼하게 찍어서 가져왔고.” “…그렇죠.” “지금까지 계속 네 부탁만 들어준 사람이라면, 조금은 알아서 하게 해줄 수 있잖아? 설마… 못믿는 건 아니지?” “…….” *** “헤이즈.” “…후우우.” “은지.” “…어, 더스트 언니? 무슨 일 있어요?” “중요한 전달 사항이 있어.” 으으… 아직도 신경이 쓰여. 어제 일. 오빠에게 뭔가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매튜 씨랑 호텔에 가버린 거…. 그래도 오빠, 흥분한 것 같긴 했는데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든다면서 중간에 멈춰버렸고. 나 혼자서는… 오빠에게 도움이 될 수 없는 걸까? 정말? “한동안 나는 부산으로 출장을 갈 예정이야.” “어, 언니가요? 왜요?” “그건… 기밀. 아무튼, 그러는 내가 돌아올 때까지 네가 지부장님의 비서를 겸직해줬으면 해.” “…제가요?” “응. 어차피 할 일은 딱히 없어. 경호 정도만 확실하게 해줘.” “어, 어어….” “테러가 발생했을 때를 제외하면 계속 지부장님이랑 같이 행동하면 돼. 몇 가지 일정이 예정되어 있긴 하지만 어렵지 않으니, 부탁할게.” 이, 이거 조금 아닌 것 같은데. 최소한 오빠한테 먼저 말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면 그냥 업무일 뿐인데 어제 일 때문에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는 건가…? “아, 참. 이거 받아.” “…피임약이잖아요.” “승윤 씨랑 레나 박사님 쪽에서 진행해도 괜찮겠다는 말이 있었어.” “네? 뭐… 뭘 진행해요?” “피임약 받았으면 알잖아.” 더스트 언니는 피임약이 담긴 통을 내 앞에서 살짝 흔든다. 투명한 통 안에는 세 개의 알약이 들어있다. 약이 흔들리면서 만들어지는 부딪히는 소리가 마치 나를 보고 얼른 받으라고 재촉을 하는 것만 같다. “자, 어서.” “이거 조, 조금… 아닌 것 같아요, 언니.” “승윤 씨는 너를 믿어서 이 방법이 괜찮다고 판단한 거야. 오히려 어제의 자극이 시발점이었지.” “…….” “어중간하게 맛만 보여주고 끊는 건 승윤 씨를 더 괴롭게 만드는 거라고 하던데? 의사가.” 어제, 내가 한 게 오히려 오빠를 자극해서…. …결국 내가 한 실수 때문이라면, 내가 책임을 지는 게 맞아. 이것도 결국 오빠를 도와주는 일이니까. “언제부터 하면 되는데요? 비서 업무.” “지금 바로.” “…오빠랑 전화 한 번만 하고 갈게요.” *** “…후우.” “통화는 끝났나?” “네.” “확실하게 전달했지? 뭐든지 해도 된다고. 선은 스스로 정하라고.” “…네.” “비서 겸직으로 예정된 일수는 사흘… 그럼 그 중에 오늘이 첫날이군?” “…….” “한 번 말해봐. 오늘은 어떤 일이 있을 것 같나?” 은지에게 전화를 해서 내가 그렇게 생각한 게 맞다고 확인을 시켜줬다. 매튜 씨의 임시 비서직을 맡으면서 ‘뭐든지’ 해도 괜찮다고, 어디까지 해도 되는 건지는 은지 네가 직접 정하면 된다고. 어제처럼 나에게 미리 말하지 않고 나중에… 혹은 행위 도중에 알려도 상관없다고. …나는 은지를 믿으니까. “오늘은 그래도 첫번째 날이니까….” “첫날이니까?” “…….” 별일 없지 않을까, 라는 대답을 하려다가 말문이 막혔다. 당장 어제 매튜 씨가 얼마나 거칠게 은지를 따먹었는지 동영상으로 전부 봐놓고,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하더라도 입으로 그치지 않을까요.” “입?” “네.” “…풋.” “왜… 왜 웃죠?”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우리는… 당신의 괴로움을 유도해야 하잖아? 그러니까 가장 자극적인 경우를 가정해서 생각해보자고.” “…굳이 생각해야 하나요? 전 그냥 기다릴 수 있는데요.” “아니지. 흥분을 하더라도 즉시 처리해줄 수 있는 의사인 나. 이 앞에서 망상을 자극하는 게 가장 안전해.” “…….” “연인을 믿는다고 말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불안해지기 시작한 건가?” “아, 아뇨. 해보죠. 가정.” 어제 느꼈던 찝찝함을 다시 되새겨서 알아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의사 말대로 내가 은지를 믿는 마음이 부족한 탓이라는 말은… 글쎄, 모르겠다. 일단은 은지를 믿는 수밖에 없다. “…발기했나?” “네?” “지금, 발기하고 있냐고 물었어.” “…네.” “훌륭해.” 뭐가 훌륭하다는 거지. 바, 발기한 건 그냥… 어제의 일에 대한 말들을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기억이 떠오른 탓이야. 아무튼, 가장 자극적인 경우를 상상해보라면…. 우우웅- 우우웅- 본격적으로 뭔가를 머릿속에 그려보려고 하려는 그때, 휴대폰이 진동하며 전화가 왔음을 알린다. 내 휴대폰이 아니라 의사의 휴대폰이었다. 책상 위에 올려진 휴대폰 화면 위에 적혀진 이름은, 더스트. “전화 받았어.” “…….” “음… 좋아. 확인했어.” “…….” “아, 그래. 이 남자에게도 전달하도록 하지. 끊어.” “…뭡니까?” “방금 당신의 연인이 지부장의 임시 비서직 업무를 맡는 것에 대해 지부장도 확인을 했다고 하네.” “그건… 못할 이유가 없긴 하죠.” “그리고, 그 직후에 지부장이 임시 비서와 함께 차에 탔다는 말까지 전달됐어.” 차? 어디를 가는 건가? 은지가 비서직을 맡자마자 갑자기? …아니지. 갑자기라고 하기엔 매튜 씨의 일정을 내가 아는 것도 아닌데. “그 이후로는 이 비서도 출장을 준비하느라 확인하지 못했다고.” “…알겠습니다.” “잘됐네. 자극적인 상황을 가정해야 하는 우리에게는 아주 좋은 소식 아닌가?” “…….” “시작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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