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화 EP066-외전-사랑 놀이 (3)
“…지금 뭐하자는 거지?”
“네?”
“이른 아침부터 나를 불러내서 한다는 게….”
“지금 11시 반인데요….”
“말대꾸하지 마.”
하, 그래.
어떤 꼼수를 쓴 건지는 몰라도, 일단 이 새끼한테 특성이 있다는 건 확실해.
일단 기억을 건드리는 건 분명하고… 그 다음은 뭐지? 성적인 감도를 올릴 수 있는 신체 조작? 혹은 그런 계열의 세뇌?
그걸 알아내기 위해서 녹음 파일도 멈춰 놓고, 갑자기 나와 달라고 전화한 이 새끼의 말대로 해줬더니.
…고작 밥을 사주겠다고?
“그… 어제랑 그제 일을 그냥 넘기기에는 좀, 죄송해서….”
“…….”
“혹시 어제 일도 다… 기억하세요?”
“…….”
“서, 선배님…?”
이건 뭐… 이중인격자도 아니고, 뭐야?
녹음 파일에서는 제멋대로 해대더니 밖에서는 순진한 척을 하시겠다?
“그래. 물론 당연히 기억하지.”
“…….”
표정이 굳었군.
녹음 파일의 대화 정황과 이 반응을 토대로 유추해보자면, 역시… 특성인가.
“정확하게 알고 싶은데. 네 특성 말이야.”
“아, 트… 특성이요.”
“밖에서 얘기하기엔 좀 그러니까, 음… 그래. 네 말대로 밥이라도 먹으면서 말해볼까.”
“뭐, 뭐 드시고 싶으세요? 제가 사드릴게요.”
“당연히 네가 사야지. 네가 한 짓을 생각하면 몇 번을 사도 모자라.”
“…그렇긴 하죠.”
지금 보니까 이 새끼, 잔뜩 꾸민 티가 나네.
뭐야… 이걸 설마 데이트 같은 걸로 착각하고 있는 건가?
고작 두 번 따먹게 해주고 밥 한 번 먹는다고 해서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어차피 너도 조만간이야.
***
“기억을 덮어 씌운다고? 그게 끝?”
“네? 어… 네. 원래는 그렇게 작동한다고 알고 있는데, 선배님한테는….”
“다른 부가적인 효과는? 예를 들면 신체의 감각에 혼란을 준다던지.”
“그런 건 어, 없는데요…?”
“…….”
거짓말을 하는 반응은… 아닌데.
하지만 거짓말이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면 녹음 파일 속 내가 그딴 식으로 숨을 할딱일 리가 없잖아.
…그리고 그걸 들으면서 내가 자위를 할 이유도 없고.
“…….”
“…죄송합니다.”
“뭐가?”
“그냥 멋대로… 기억을 지워서….”
“왜 지웠지?”
“예? 그야 선배님, 처음 한 날에, 기절하시기 직전에 저를 반드시 죽여버리겠다면서 욕을….”
“…….”
“그래서 괜히 안좋은 기억을 남겨드린 것 같아서요.”
천천히… 정리를 해보자.
첫날, 이 새끼랑 모텔을 간 나는 무슨 짓을 당했어.
그 과정에서 키스마크가 남았고.
강간… 아니, 애초에 내가 데려간 곳이니 그건 성립되지 않아.
그 안에서 행위가 강압성을 띈 것이라면 모르지.
“그래서 전… 어제 선배가 기억하고 있다면서 다, 다시 하자고 하셨을 때 좀 놀랐어요.”
“그럼 어제는 왜 기억을 지웠지?”
“어제도 똑같이 기절하시기 직전에 죽여버리겠다고 하셔서….”
“…기억을 지워도 감각이나 감정은 몸에 남는다고 했나?”
“네? 어… 네.”
저 말이 사실이라면… 반응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사실일 가능성이 높지만.
내가 오늘 녹음 파일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자위 행위에 푹 빠져버렸던 일을 설명할 방법이 하나 생긴다.
그 당시의 감각이 몸에 남아 되살아난 거다.
“…….”
“선배님? 그… 식는데 일단 드시면서….”
“닥쳐봐. 생각하고 있으니까.”
“…네.”
두 차례의 육체 관계, 그리고 두 번의 기억 삭제.
그리고 나서 뻔뻔스럽게도 밥을 사주겠다며 나를 부른 이 새끼는… 대체 뭐지?
나는… 내 호기심이 동해서 궁금해진 것이라면 절대로, 무조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알아야 하는 성격이다.
그러니 이번에도 알아야겠다.
네가 나에게 무슨 짓을 했길래 그 정도의 감각이 여운으로 남아,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되살아난 건지.
…그리고 네가 나에게 품은 감정이 무엇인지.
“야.”
“네, 네?”
“콘돔 가져왔냐?”
“아… 아뇨.”
“사와.”
“…….”
***
조건을 걸었다.
오늘은 절대로, 내가 무슨 말을 하거나 무슨 행동을 보여도 기억을 지우지 말 것.
중간에 멈추거나 그만두지도 말 것.
최소한 최근 이틀 동안 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행위를 가질 것.
“이해했어?”
“그… 괘, 괜찮으시겠어요? 어제는….”
“어제는, 뭐.”
“…….”
“나랑 또 하기가 싫다는 뜻인가?”
“…그건 아니고요.”
그래, 그렇게 솔직하게 나오셔야지.
사랑이 얼마나 덧없는 껍데기인지 몸소 증명하는 거라고, 그게.
오늘은 기억을 지우는 일이 없을 거라고 했으니까 굳이 녹음 같은 걸 준비할 필요는 없고….
“그, 그럼… 정말로 합니다? 괜찮은 거 맞죠?”
“하아… 됐으니까 하라고, 빨리.”
“…그럼 이쪽에 앉아주세요.”
침대에 먼저 앉아있던 네가 자기 다리 사이를 살짝 벌리며 공간을 내어준다.
저기 앉으라는 건가? 시작부터 뭘 할 생각이길래.
“왜 하필 거기지?”
“예? 어… 기억 못하세요? 어제….”
“아니… 알고 있어. 잠깐 깜빡했을 뿐이야.”
그냥 시작부터 네 자지가 내 엉덩이에 닿는 위치가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지만… 상관없나.
허벅지 위에 앉아서 가만히 기다리자 뒤에서 천천히 심호흡을 하는 네 숨이 목덜미에 닿아 흩어지는 게 느껴진다.
“후우우… 하아.”
“…….”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유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부터 알게 되겠지.
“하아아… 하아, 후….”
“…됐으니까 빨리-.”
“닥쳐… 가만히 기다려.”
갑자기 등 뒤에서 두꺼운 팔뚝이 뻗어 나오더니 내 목을 감으며 둘린다.
그리고 반대쪽 팔은 그렇게 감긴 팔을 확실하게 고정시켜 조이는 지지대가 된다.
흥분을 머금은 근육이 잔뜩 부풀어 평소보다 두꺼워진 팔뚝이 순식간에 목을 조이면서, 내 숨이 통하는 기도를 압박해 막아버린다.
이게 무슨 짓인지 이해하지 못한 머리가 화를 낼 틈보다 먼저 다가오는 건, 귓가에 파고드는 낮게 깔린 네 목소리다.
“케, 헤엑…! 으읍, 으, 읍… 무, 무슨….”
“어제 내가… 다음에는 목 졸릴 때마다 가버리는 버릇이 들게 만들어줄 거라고 했는데.”
“뭔, 개… 헤, 그읍- 으, 극....”
“가만히 있어. 네가 제일 좋아하는 것부터 해줄 테니까.”
한쪽 팔로는 여전히 목을 감싸 압박하면서, 다른 팔이 밑으로 내려간다.
분명 방금까지는 오므리고 있던 다리가 어느새 활짝 벌어져서 보지를 드러내고 있다.
…내가 벌린 게 아니다.
“기분 좋으면 다리 벌리라고 가르쳐준 건 잘 기억하고 있네.”
낮아진 목소리가 다시 한번 내 귀를 훑는다.
그리고, 단단한 손가락이 다리 사이로 다가와 보지 겉면을 한 차례 쓰다듬더니, 그대로 안으로-
찌거어억♡
“헤, 읍-♡ 그윽, 으, 읍-.”
“까먹은 거 아니지? 여기 이렇게 쑤셔줄 때마다 존나 꼴사납게 허리 떨어대면서 가버렸잖아. 여기.”
굵은 손가락 끝부분이 보지 천장을 바드드드득-♡ 긁어내면서 거칠게 안쪽으로 쑤셔박힌다.
배려심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 기분나쁘고 끔찍한 애무인데, 분명 그런데….
“극♡ 케, 헤엑-♡ 노, 놓♡ 놓으라, 고….”
“숨 쉬지마. 보지나 꽉 조여.”
“그으읍, 게, 헥-♡ 헤, 읍-♡”
“일단 한 번 가라. 넌 한 번 가고 나면 보지가 솔직해지더라고.”
찌거어어억-♡ 찌걱찌걱찌걱-♡
마구잡이로 보지를 후벼파는 손가락짓은 분명 낯설다.
낯설고, 익숙하지 않고, 좋을 리가 없다.
하지만 이미 두 번이나 이걸 겪으면서 조금씩 익숙해지고, 또 길들여지기 시작한 게 분명한 내 보지는….
피이이잇-♡ 핏-♡ 핏-♡
“헤, 엑-♡ 케헥, 헤, 극-♡”
“또 분수 싸지르고 있네… 존나 허접해. 존나 쉬워.”
지금 누, 누가 누굴 보고, 쉽다고….
나, 난 그냥… 내가 무슨 짓을 당한 건지 알아내는 게 목적일 뿐이라고….
“앞으로 맨날 목 조르면서 보지 쑤셔줄 테니까 기대해라.”
“지, 지랄…♡ 그, 읍-♡ 극, 그… 극…♡”
“보지나 조이라고. 미안해서 기억 지워줬더니 또 따먹히고 싶어서 찾아온 마조 보지년이….”
마… 마조? 마조 보지?
이 새끼가 지금 누굴 보고 그딴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내가 어지간한 말들은 봐주려고 했는데, 그런 말은 도저히 참을 수가-
“네가 좋아하는 오른쪽 검지 손가락으로 쑤셔줄게. 한 세 번 정도 가버리고 생각하자.”
“헤, 헤엑-♡ 케헥, 오, 옥-♡ 오♡ 오, 오오♡”
“허리 존나 야하게 떨어대네… 좋냐? 좋냐고. 대답해.”
“그극, 게, 헤엑-♡ 켁, 케, 헥-♡”
피이이잇-♡ 피이이이잇-♡
아무리 총명하고 우수한 두뇌라고 해도,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하다.
그런 산소가 없다면 내 머리는… 버벅거리면서 고장이 난다.
그래, 마치 지금처럼.
“하, 하아아, 하, 후아…! 하아, 하…!”
“이거 보이지? 네 보지즙. 존나 찐득한 거 보니까 엄청 좋게 가버렸나봐?”
“…하아, 하.”
이런 거였나?
숨겨진 가학성 때문에 자신이 먼저 충격을 받고 기억을 지운 건가?
남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남을 힘들게 한 기억을 지워주는 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지?
“…하아.”
“어제 알려준 거 기억하고 있지? 난 가만히 있을 테니까 네가 직접 넣어.”
“…….”
발기한 자지가 고개를 크게 치켜든 채로 내 보지 앞에서 껄떡거리고 있다.
크기는… 글쎄, 다른 남성의 자지를 본 적이 없어 비교는 힘들지만 꽤 큰 편에 속할 것 같은데.
꿀꺽-
나도 모르게 군침을 삼켜버리게 된 건 이틀 간의 경험으로 누적된 몸의 감각 때문이겠지.
…대체 이게 뭐라고? 난, 이해할 수 없어.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절대로… 인정 못해.
“뭐하냐? 빨리 넣어. 네 커다란 엉덩이를 들어서 자지 위로 옮긴 다음, 허리를 내리라고.”
“…재, 재촉하지 마. 알아서 할 테니까.”
정보의 불균형을 들켜서는 안된다.
최대한 침착하게, 다리를 벌린 채로 몸을 들어서 자지 쪽으로 가져가… 보지 입구에 귀두를 댄다.
두근, 두근-
“하… 하아, 하…♡”
숨이 가빠진다. 심장이 빠르게 뛴다.
나는… 아니, 정확히는 내 몸은, 이걸 기다리고 있었나?
들어본 적은 있다. 남녀의 육체 관계에는 상성… 궁합이라는 게 있다고.
그렇다면 나는, 이 멍청하고 어리숙한 새끼와 상성 관계에 있다는 건가?
“으, 읍…♡ 후우, 후…♡”
천천히, 허리를 내린다.
내가 믿고 있던 것처럼 결국 사랑은 애들 장난에 불과한, 유치하고 껍데기 뿐인 감정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기억을 지워서 잠시 혼란스러웠을 뿐, 이런 새끼랑 얼마든지 떡을 쳐봐도 감흥 따위가 생길 리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오, 옷…♡ 후, 하아-♡”
“하아… 보지 진짜 존나 좁네. 힘 빼고 끝까지 박아.”
굵은 자지가 조금씩 안으로 파고들어온다.
그 느낌… 물론 자극적이지. 하지만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야.
나를 아슬아슬한 벼랑으로 몰아붙이는 건 따로 있다.
“보지즙 질질 흘리면서 혼자 가버리지 말고 허리 내리라고.”
“후, 으읍♡ 후♡ 후, 후아…♡ 기, 기다, 리….”
“닥치고 허리 내려.”
“…….”
지금 누구한테 닥치라는 말을….
…….
찌거어어억…♡
“으읍♡ 후♡ 후♡”
“존나 허접하네, 보지… 방금 갔냐?”
“다, 다 넣었, 으니까…. 돼, 됐지….”
그래도 어떻게든 허리를 끝까지 내리는 데에는 성공했다.
조금은 기억이 지워진 동안 내가 겪은 일들이 마냥 버틸만한 일이 아니었다는 점에 수긍을 할 수 있게 됐다.
사람은 누구나 틀릴 수 있고, 오답은 고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 새끼는… 내가 그렇게 답을 고칠 틈을 주지 않는다.
“뭘 다 넣어. 한참 남았는데.”
허리를 붙잡은 두 손이, 내 몸을 아래로 내려버린다.
간신히 끝까지 넣었다고 생각한 자지의 남은 부분까지 모조리 내 안으로 처박아 넣어버리기 위해, 나를 강제로 아래를 향해 꽂아 내린다.
단숨에 가장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자궁을 짓누르는 자지.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그 느낌은… 너무나도, 황홀했다.
“오, 오호, 옷…♡ 오, 오…♡”
“보지 꽉 조이면서 가라. 더 꽉 조여. 더.”
이… 이 건방진 말이, 왜…♡
왜, 왜 이렇게, 자극적인 거지…?
어쩌면… 이 새끼한테 이런 성향이 있다는 것을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듯이.
나에게도, 그런….
“딴 생각하지 말고 보지에 집중하라고.”
“흐, 읍-♡ 후, 후으, 하…♡”
…생각은 잠시 나중으로 미뤄야 할 것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