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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EP058-욕심


평범한 배경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평범한 삶에 대한 동경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대학교에 입학한 나는 이제 나도 평범한 사람과 평범한 사랑을 나누는 평범한 연애를 할 수도 있는 건 아닐까, 적잖은 기대를 품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나는 대학교에 와서 고등학생들이 할 법한 연애를 꿈꾸고 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어느 날. “후배님, 승윤이라고 했지? 이름.” “네.” “만나는 사람 있어?” “아뇨.” 술자리에서 우연히 인기 많은 선배의 눈에 들었고, 얼떨결에 모텔까지 따라가 한 침대에 누웠다. 사귀지도 않았는데 이런 짓을 해도 되나 싶기도 했지만 기대와 흥분, 미숙함이 내 눈을 가렸다. 처음으로 해보는 섹스, 처음으로 나눠보는 사랑… 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사랑이 아니라는 걸 깨닫은 건 두 시간 정도가 지난 뒤였다. “허억… 허, 허억, 헉….”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정신을 차린 나는, 보았다. 기절? 실신? 어깨를 움찔움찔 떨면서 침대에 쓰러진 선배의 몸에 가득한 내 흔적들을. 가슴을 깨물며 새겨진 이빨자국, 새하얀 목덜미를 빨아대다 점점이 피어난 붉은 반점들. 엉덩이에 선명하게 새겨진 손자국, 묶이지도 않은 채 허벅지에 달라붙은 사용된 콘돔. 나는…. “미, 미친 새끼야, 너…?” 미친 새끼였다. *** “보지에 힘 빼라고.” “으, 으읍…♡ 후, 으…♡” 열심히 소리를 참아보려 애를 써봤자 내 가학심을 자극하기만 한다는 사실을 말해줘야 할까? 긴장되고 떨리는 첫경험의 순간이지만 이미 네 보지는 나를 기억하며 은근하게 달라붙는다는 걸, 너는 모르겠지. “조… 좀만 사, 살살… 후, 후으, 읍…♡” “…….” 네 목을 조르고 싶다. 산소가 부족해서 아득하게 번진 머릿속에 내가 전해주는 쾌감만이 선명하게 떠오르게 만들고 싶다. 네가 그걸 잊지 못하게, 어깨 언저리에만 손을 올려도 내 악력을 기억하며 다리를 오므리도록 가르치고 싶다. 내가 허락할 때에 비로소 텁텁하고 묵직한 공기로 폐를 채우며 오싹한 오르가즘에 보지를 조이는 너를, 만들고 싶다. 이런 욕심을 품는 내가 역겹다. 손이 움직이지 않게 하려면… 입을 움직이는 게 도움이 된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더 들어간다.” “히, 그읍-♡ 읍♡ 후, 후으♡” “처음 맞아? 보지즙 질질 흘려대서 허벅지까지 다 젖었는데.” “마, 맞아, 요…♡ 처, 처음인데에….” 침대에 엎어져서 똑바로 대답도 하지 못하며 절정에 허리를 바르르 떨어대는 너. 이제 거의 끝까지 들어간 자지를 똑바로 조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보지에 힘을 빼지도 못하고. 어쩔 줄 몰라하면서 애액만 줄줄 흘려대고, 가버릴 때마다 경련하는 것처럼 보짓살을 파르르 떨어대고. 이쯤에서… 허리를 앞으로 내밀어 몸을 낮추면서, 네 허벅지 위에 앉는 것처럼 위에서 눌러 내린다. “히읍, 후, 후으♡ 하아, 하-♡” “야.” “네, 네에…♡” “입 벌려봐.” “에… 베, 베에….” “혀 앞으로 내밀어.” “에, 으….” 부끄러워하면서도 소심하게 혀를 앞으로 내밀어준다. 한쪽 손을 입가로 가져가서 마중을 나온 분홍빛 혀 앞에 검지 손가락을 내민다. “자지라고 생각하면서 빨아.” “…에?” “안빨아봤다며? 이따가 빨게 할 거니까 연습하라고.” “…….” “빨리.” 재촉을 하면서 묵직하게 허리를 아래로 처박아버린다. 부드럽고 말랑한 엉덩이에 허리를 부딪히면 침대가 가볍게 삐걱거리고, 네 몸도 함께 떨린다. “으, 브읍-♡ 읍, 으우, 읍…♡” “이빨 세우지 말고 턱 벌려.” “우으웁, 우, 움…♡” “혀도 같이 써. 지금 네 들어간 이 자지가 그대로 네 입에 처박힌다고 생각하면서, 빨아.” 느릿하게 손가락을 입 안으로 찔러 넣었다가, 다시 밖으로 살살 빼내고… 다시 안쪽으로 넣는다. 그러면서 같이 허리를 움직인다. 조금씩 달아오르는 열기에 맞춰 피어나는 네 체취가 달콤해 몽롱해지는 기분이다. 참는 게 슬슬 벅차다. “쮸브웁, 우, 웁…♡” “존나 야하네… 따먹힐 거라고 기대하면서 나 만나러 왔지, 너.” “…으웁.” 입에서 손가락을 뽑아낸다. 네 침으로 끈적하게 뒤덮인 손가락과 벌어진 입에서 살짝 튀어나온 혀 사이에 은빛 실이 주욱 늘어진다. 허리를 다시 한 번 아래로 박아 내리면서, 묻는다. 파앙-! “히윽-♡ 후, 후으…♡ 하, 아…♡” “기대했어, 안했어.” “조… 조, 조금, 은…♡” “변태 같은 년.” “…읏.” “내 생각하면서 딸쳤냐?” “하… 하, 한 번….” …지난번에는 그런 적 없다고 말하더니. “내가 네 딸감이야? 이렇게 보지 대주려고 꼬리칠 거면서 너는 왜 딸치냐?” “후으, 후, 아…♡ 죄, 죄송해요오….” “오늘부터 딸치지 마라. 나 꼴릴 때마다 불러서 따먹을 거니까.” “…….” “좆집으로 써준다니까 왜 보지 조이고 있냐?” 아무리 거칠게 말을 해봐도 욕망은 가라앉지 않는다. 기억을 지워도 몸에 남은 흔적들은 사라지지 않기에, 나는 늘 눈에 띄는 흔적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루어질 일이 없는 더러운 말들로 가학성을 채워보려 해봐도 목마름은 여전하다. “슬슬 쌀 테니까 보지 꽉 조여.” “으, 읍…♡ 후, 후으, 후…♡” “대답해.” “네, 네에…♡” 엉덩이 한 대 정도는 때려도 괜찮지 않을까? 어깨랑 목이 이어지는 부분에 키스 마크가 남아도 벌레에 물렸다고 생각할 거야. 허락 없이 가버리지 못하게 절정을 통제하는 건? 안대를 씌워 둔 채로 직접 건드리지 않고 장난감만 써가며 몇 시간 내내 괴롭혀볼까? 자지 냄새 맡으면서 씹질해주면 나중에는 냄새만 맡아도 살짝 가버리겠는데. “…씨발.” 얇은 고무막 너머로 느껴지는, 빡빡하고 뜨거운 구멍의 조임. 쓰레기 같은 생각들을 탁하고 끈적한 정액에 뒤섞어 머리를 비워낸다. “후, 으…♡ 하, 하아, 하…♡” “…….” 길고 긴 사정을 끝내고 나면, 천천히 허리를 뽑아낸다. 묵직하게 채워진 채로 축 늘어진 콘돔을 빼고 묶어서 적당히 옆에 던져둔다. “헤… 헤, 헤에, 으…♡ 후, 아…♡” 자지가 뽑혔음에도 보지를 뻐끔거리며 절정의 여운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너. 머리가… 뜨겁다. 어지럽다. 나도 모르게 손이 위로 들린다. 짜아악-!! “히-♡ 히, 히으, 으읏…♡” “…….” 이미 자지는 다시 굳어져서 느릿하게 껄떡거리고 있다. 몹쓸 생각이 떠오르기 전에 허겁지겁 콘돔을 뜯어 씌우는 내 꼴은 참… 내가 보기에도 못났다. *** 계산을 끝낸 음료수 캔 두 개. 새하얗고 조그만 손이 그 중 하나를 집어 들고, 다른 하나는 내 쪽으로 스윽 내밀어진다. “오빠… 요즘 왜 저 피해서 다녀요?” “그런 적 없는데요.” “알바하는 편의점도 바꿨잖아요!” 그래. 편의점을 바꿨는데도 넌 또 여기까지 쫓아왔잖아. 며칠 전에 모텔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기억은 당연히 지웠다. 얘는 그냥 자기 혼자서 밥을 먹고 적당히 놀다가 집으로 들어간 하루로 기억하고 있을 거다. “밥도 사드린다니까 맨날 바쁘다고만 하고.” “바빠요.” “호… 혹시… 여자 만나요?” “왜요.” “아, 아니죠? 에?” 네가 상처받을 모습이 눈에 선해서 차마 맞다는 거짓말을 하지는 못하겠다. “연애 안해요.” “.......” “한 적 없고, 지금도 안하고, 앞으로도 그렇고.” 얘는… 내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안하나? 보통 처음 떡칠 때부터 욕하면서 엉덩이 좀 후려주면 속으로 ‘이 새끼 정상 아니네’ 이런 생각은 할 텐데. 그런 거부감이 조금씩 쌓이다가 세 번 정도 되면 이제 나를 피하기 시작하는데, 얘는 반대다. 내가 얘를 피하기 시작했다. “아… 아무튼! 밥 사드린다고요!” “괜찮다니까요.” 다음… 다음이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밥을 먹었다는 기억은 남겨둬야 할 것 같다. 원래는 같이 술집에서 나왔거나 같이 모텔에 들어갔다는 기억까지는 남겨두는데, 얘는… 나랑 모텔에 갔다는 걸 기억하기만 해도 상당히 번거로워질 것 같아서 만났다는 기억 자체를 지워버렸다. 그 선택이 실수였나?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호… 혹시, 오빠는 저 싫어요?” “아뇨.” “그럼 왜 피해요!” “…….” “귀찮아요?” “…아뇨.” 내 대답을 듣더니 잠시 곰곰이 생각을 해보던 너는, 눈을 반짝이면서 입을 연다. “그… 그럼, 오빠도 저 좋아하는…!” “아뇨.” “어, 어떻게 알아요! 오빠 연애한 적 없다면서요.” “…….” 상대를 너무 얕본 건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정곡을 찔렸다.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도 없고,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는 내가 좋아한다는 감정을 구분할 수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맞받아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너도 안해봤잖아요.” “…앗.” “그러면서 무슨.” “그, 그래도 저는… 그런 거 있어요.” “뭐요.” “오빠랑 뭐, 이것저것 하고 싶고, 가고 싶은 곳도 있고. 그럼 좋아하는 거죠!” 그런 거라면 나도 얘랑 하고 싶은 것들, 몇 가지 있다. 내 입에 담는다는 게 스스로도 부끄러울 것들 뿐이긴 하지만. 보통 당신에게 피어싱을 달고 싶다는 생각을 호감으로 분류하지는 않잖아. 네가 내 자지 냄새만 맡아도 진심즙으로 보지를 적시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좋아하는 게 아니잖아. “그럼 내가 왜 좋은데요?” “워, 원래 누구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 같은 거 필요 없거든요?” “…….” “그리고 오빠, 틱틱거려도 답장도 꼬박꼬박 해주고…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내 마음이 기울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대학교에 입학한 뒤로 시간이 꽤나 흘렀지만 나는 여전히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지독한 취향을 가진 나라도 사랑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걸 벌써 확인하기엔 내 겁이 너무 많아서. “그, 그러니까! 주말에 저랑 바… 밥 먹으러 가요.” “…….” “…데이트.” “그래요.” 다음 번에는 분명 지난번보다 조금 더 심한 짓을 너에게 하게 될 걸 알면서도. 몇 번의 만남 끝에 나를 피하는 사람들이 짓는 표정을, 네가 짓지 않기를 바라기에. 다시 한 번 더 네 기억을 지우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나와 밥을 먹은 기억은 남겨둔 채로, 침대 위에서의 일만. 그리고 열 달 뒤, 은지는 나의 아이를 임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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