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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화 196화


테오도르는 반사적으로 올리비아의 허리를 감싸 안고 눈을 내리감았다. 그녀가 그의 입술을 핥고 아랫입술 끝부분을 살짝 깨물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는 끌려가듯 그녀를 품에 넣어 등을 젖히게 하고 깊게 파고들었다. 연하고 달콤한 점막을 더듬고 혀를 얽는다. 올리비아의 숨이 금세 가빠졌다. 테오도르는 이럴 때 간혹 잔인한 충동을 느꼈다. 마지막 한 호흡의 숨결까지 빼앗고, 목구멍 깊은 곳까지 들어가 내장까지 모조리 점령하고 싶다. 그녀의 몸을 가르고 들어가 충만한 합일감과 황홀경을 느끼는 그 순간조차도 갈증이 났다. “흐, 읍.” 어금니 안쪽까지 더듬어 가는 바람에 다 삼키지 못한 타액이 올리비아의 턱으로 흘러내렸다. 그녀가 침범을 온전히 견디지 못하고 괴로운 듯 고개를 뒤로 뺐다. 테오도르는 쫓아가고 싶은 마음을 참아내고 입술을 떼었다. 올리비아가 새빨개진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부르튼 입술은 더욱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는 엄지로 그녀의 젖은 입가를 훔쳐냈다. 올리비아가 숨을 몰아쉬며 다시 그의 목에 팔을 감았다. “비아.” “쉿. 호칭은 조심해야 해.” 그때 인기척을 느끼고 테오도르는 흠칫 얼굴을 굳혔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실수로 여기 있는 것이 올리비아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지금까지 이런저런 수를 써가며 숨긴 것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 “알고 있었어?” 그는 밀어라도 하듯 고개를 숙이며 올리비아의 귓가에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올리비아가 간지러운 듯 웃었다. “뭘?” “누가 보고 있는데.” 올리비아는 테오도르만큼 감각이 예민하지 못했으므로 지금 당장 시선이나 인기척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자신이 남들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다른 고용인이 낯선 신입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훔쳐보러 왔거나, 기사 중 누군가가 못 보던 예쁜 하녀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뒤따라왔으리라. 목격당하는 것은 예상안의 일이었다. 애초부터 그럴 작정이 아니었다면 스카프로 입가를 가리는 정도가 아니라 좀 더 보기 흉한 분장을 했을 것이다. 테오도르의 몸이 살짝 뻣뻣해지는 것을 느끼며 올리비아는 다시 스카프를 올려 입매를 가리고 의식적으로 그에게 제 몸을 붙였다. “…….” 이름을 부를 수 없어서 그가 목구멍을 울렸다. 올리비아가 쿡쿡거리며 말했다. “유혹에 넘어오는 흉내라도 내주셔야지요, 백작님.” “…이러지 마.” “나는 좀 더 보여 줘도 괜찮은데.” “안 돼.” “평판이 망가지는 게 두려운 건 아니지?” 테오도르가 한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녀의 손길이 허벅지 안쪽을 더듬어 오는 것에 한숨이 나왔다. 난봉꾼으로 소문나는 것 정도는 상관없었다. 올리비아의 말마따나 안나와 파혼할 핑계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평판을 좀 망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쩐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로 순수하게 하녀와 추문을 만드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런데 올리비아는 그 이상의 행동으로 나왔다. 그녀의 손이 좀 더 깊이 파고들어 그의 사타구니를 쓸었다. 빳빳이 제 물건을 세운 채로도 그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대로 그녀가 그의 바지 단추를 풀고 크게 부푼 성기를 끄집어냈다. “하지 마.” 테오도르는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올리비아가 그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보드라운 손길이 굵은 기둥을 쓸었다. 숨결이 닿는 것만으로도 테오도르의 성기는 한계에 달한 것처럼 꺼덕거리며 끝부분에서 미끌미끌한 액체를 흘렸다. “안 돼.” “괜찮아. 내가 해 주고 싶다고 했었잖아.” 올리비아의 속삭임이 둥그런 귀두를 깨물듯이 핥고 지나갔다. 이내 그녀가 그의 것을 입안에 담더니 숨을 멈추고 단번에 목구멍 깊이까지 받아들였다. “으읏.” 따뜻하고 황홀한 감각에 테오도르는 신음이 새려는 입을 손으로 막았다. 올리비아는 상상 이상으로 능숙했다. 이런 걸 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저항할 도리가 없었다. “윽….” 틀어막은 잇새로 거의 고통에 가까운 신음이 흘러 나간다. 올리비아가 천천히 머리를 뒤로 빼며 혀 전체로 기둥 전체를 문지르고, 마치 커다란 사탕이라도 입에 물듯 입술을 오므려 귀두를 빨아들이며 그 끝의 작은 구멍을 혀끝으로 찔렀다. “큿…!” 테오도르는 오래 버티지 못했다. 사실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이 끔찍한 황홀경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흥분하여 그는 온몸을 떨었다. 그녀가 섬세한 손끝으로 기둥뿌리를 어루만지며 다시 입속 깊숙이 그를 삼켰다. 한계까지 부풀어 오른 성기는 받아들이기 쉬운 크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올리비아는 어떻게 해야 남자의 것을 쉽게 입에 물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목구멍까지 열어 깊이 집어넣고, 양 볼로 빨아들이며 그를 조인다. 원해서 하는 일은 그리 고통스럽지도 않았다. 오히려 추운 곳에서 얼어붙은 몸을 따뜻한 물에 녹이는 것처럼 간질거리는 감각이 퍼졌다. 틀림없이 자기혐오가 다른 감각으로 변하는 느낌일 것이다. 세 번쯤 그렇게 빨아들였을 때 테오도르가 견디기 힘든 듯 그녀의 이마를 거칠게 밀어냈다. 입으로 받아줄 생각이었으나 그러지 못하고 올리비아는 뒤로 넘어질 뻔했다. “빌, 어먹을…!” 테오도르는 직전에 그녀를 밀어내는 데는 성공했으나 사정감을 참아내지 못했다. 그대로 내보내면 그녀의 얼굴에 뿌리게 될 것이라 황급히 제 물건을 손안에 쥐었다. 손수건을 꺼낼 틈도 없었기에 맨손으로 귀두를 감쌌다. 그 모습이 마치 자위를 하는 것처럼 보여서 올리비아는 몸을 떨며 홀린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이내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정액이 새었다. 절정과 수치심이 뒤범벅된 얼굴로 테오도르가 허탈한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가 바닥에 반쯤 주저앉듯 움츠리고 앉아 바닥으로 시선을 떨구었다. 올리비아는 깔깔 웃으려 했지만, 이상하게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이유도 모르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기분이 좋았는데도, 아주 만족스러웠는데도 말이다. 테오도르가 더듬더듬 주머니를 뒤져 손수건을 꺼내 제 손과 성기를 닦았다. 그리고 바지 안에 제 물건을 수습한 뒤에야 비로소 붉어진 눈매로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이러지 마.” “싫었어?” “그런 문제가 아니야. 난 네가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하지만 이것이 나이다. 이미 정숙함 따위와는 거리가 먼 몸, 어차피 쾌락을 알고 남에게 줄 거라면, 상대는 테오도르가 좋다. 그건 가볍게 말할 수 있는 일이었다. 우리는 이제 애인 사이이니까, 너한테라면 얼마든지 해 주고 싶어, 너도 내게 해 주잖아, 나도 너처럼 즐거워서 하는 거야, 라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올리비아는 얼어붙은 듯 잠시 그대로 있다가, 스카프로 입을 가렸다. 입안에 테오도르의 감촉이 텁텁하게 남았지만, 그건 더 이상 황홀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테오도르가 일어서서 그녀의 어깨를 잡아 일으켜 세웠다. “추문을 일으키는 목적이라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잖아. 나는…, 이런 건 우리 둘만의 일이었으면 좋겠어.” 그가 작게 속삭였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미안하다. 날 이용해도 좋다고 내가 말했었지.” “…….” “내 평판 같은 건 상관없어. 하지만 네가… 널 좀 더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어.” 올리비아는 잠시 침묵했다. 스카프로 입을 가리고 있어서 다행이다. 얼굴의 반을 가린 채 웃어 보이는 건 온 얼굴로 연기하는 것보다 훨씬 쉬웠다. “그냥 하고 싶었을 뿐이야. 스릴도 조금 있었잖아.” 그렇지? 라고 되묻듯이 말꼬리를 올리자 테오도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녀는 얼굴을 유지하기 위해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며 그의 허리를 껴안았다. 테오도르가 제 망토로 그녀를 가리며 꽉 끌어안아 주었다. “그 망토 비싼 건데 벌써 흙투성이가 되어 버렸네.” 올리비아가 놀리듯 말했다. 테오도르는 대답 없이 팔에 힘만 주었다. 그녀의 몸에서 천천히 긴장이 빠져나가며 그의 품에 부드럽게 기대게 되었다. 올리비아는 자신이 한껏 긴장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테오.” “응….” “난 너와 하는 건 뭐든지 좋아. 그러니까, 뭘 해도 망가지진 않아.” 그녀는 낮게 속삭였다. 테오도르가 그 말의 뒤에 깔린 거대한 감정을 이해하진 못할 테지만, 그래도 그와 하는 모든 일이 기쁘다는 걸 알아주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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