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화 season1. 122. 엄마(5)
season 1
122. 엄마(5)
김정희는 꽤 큰 충격을 받았다.
창문을 가린 커튼 틈 사이로 나체로 뒹구는 남녀의 모습을 본 것이다.
‘지숙이! 은정언니까지?!’
소파에 누워서 다리를 한 것 벌리고있는 지숙의 위에서 젊은 사내가 열심히 허리를 앞뒤로 흔들어댔다.
틀어놓은 음악 소리 때문에 들리지는 않았지만, 지숙은 입을 벌리고 교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그 맞은편 소파에서는 중년 남자가 앉아있었고, 그 위에 은정 언니가 말을 타는 자세로 올라타 방아를 찧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동장은 혼자 멀뚱히 있기가 외로웠는지, 은정 언니의 젖가슴을 빨며 제 손으로 자지를 흔들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보이지 않는 한 사람이 떠올랐다.
‘화린이는 화장실에서 그 짓 중이고, 경자언니는?’
아마 그녀 또한 어딘가에서 한창 허리를 흔들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그리고 그녀에 관한 생각은 금세 휘발됐다.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이 숨 쉬는 것조차 잊게 만들었다.
‘어머, 어머어머.’
말로만 들었던 난교 현장이었다.
도무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눈이 시리도록 생생하면서도 현실감이 없는 것만 같았다.
김정희는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못했다.
도망이라도 치듯 뛰쳐나가야겠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들의 일반적이지 않은 그 행위를 감상하는 자신을 인식했다.
‘아니야. 저걸 보면서 흥분한 게 아니야.’
김정희는 애써 자신의 본능과 마음을 부정했다.
그러다가 제 가슴과 아랫도리에 가 있는 손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미친!’
물론 그녀가 제 몸을 더듬고 만져 자극을 주려고 한 건 아니었다.
처음 보는 타인의 적나라한 정사 장면에 젖꼭지와 음부가 저릿한 느낌이 들어 반사적으로 손을 가져다 댄 것이다.
어쨌거나 너무 놀란 그녀가 얼른 손을 수습하는 중에 그만 문손잡이를 건드렸다.
툭.
아차 싶은 김정희는 본능처럼 안을 살폈다.
마침 가장 문 가까이에 있던 김희창 동장이 돌아봤다.
그대로 두 사람의 눈이 딱 마주쳤다.
헙.
너무 놀란 김정희는 들숨을 쉬고는 주춤 뒷걸음질 쳤다.
당장이라도 문이 열리고, 동장의 손이 뻗어 나와 그녀를 하렘 굴 같은 룸으로 끌고 들어갈 것만 같았다.
쿵, 쾅, 쿵, 쾅.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동시에 신기한 느낌이 다시 한번 몸을 전율시켰다.
겁은 나면서도 묘한 야릇함과 기대감이 온몸을 감쌌다.
그리고 그 기분은 전기라도 오르듯 저릿저릿한 감각으로 이전보다 훨씬 강하게 젖꼭지와 질 입구를 간질이는 것 같았다.
‘안 돼.’
뭐가 안 된다는 건지 모른다.
그저 지금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리고 정신이 들었을 땐 도로 한복판이었다.
뒤에서 빵빵거리는 소리에 정신이 든 것이다.
“아.”
뒤차의 경적은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었는데 자신이 그대로 서 있었던 탓이었다.
놀란 마음 때문이기도 했지만, 음주 운전 중인 탓에 집중력이 완전히 흐트러져 있었다.
‘졸지 않은 게 어디야.’
김정희는 악셀을 밟으며 여전히 심하게 요동치고 있는 심장을 지그시 눌렀다.
후우우.
꿈을 꾼 것만 같았다.
평생 잊히지 않을 악몽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무섭고 불쾌하기만 했던가?
엉뚱하게도 그런 생각이 들며 그녀는 슬쩍 자신의 아랫도리를 내려다봤다.
“…….”
팬티가 흠뻑 젖은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찜찜한 기분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마음은 포기 상태였다.
‘악몽이 아니라 환몽이었나 봐.’
말 그대로 한바탕 몽정을 한 것 같아.
* * *
기찬은 계획했던 일들을 처리하느라 한시도 바쁘지 않은 날이 없었다.
특히 2학년이 시작되기 전에 반드시 마무리 지어야 할 일들을 꼼꼼히 챙겼다.
그렇게 빡빡한 일정에 없는 시간을 쥐어짜 며칠째 지방 순회 중이었다.
이유는 한 가지.
“나 어떻게 해?! 이제 슬슬 배 나오기 시작한단 말야!”
마주 앉아있는 수현의 목소리에 날이 서 있었다.
기찬은 복잡한 감정을 얼굴로 다 표현하고 있는 사촌 누나를 가만히 응시했다.
‘이로써 추석 때 떡친 것들 전원 임신 확정이구나.’
심각한 상황임에도 속으로는 어쩐지 웃음이 났다.
수현에게 전화를 받은 건 며칠 전이었다.
서로 안부를 묻고 지내던 사이가 아니었지만, 기찬은 그녀의 용건을 이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집안의 다른 여자들은 이미 한참 전에 같은 목소리나 말투로 기찬에게 전화했었기 때문이다.
작은엄마부터 영주 누나까지, 지난 추석 때 친가에 내려가 관계를 나눈 모두가 임신했다.
기찬은 그때마다 직접 지방으로 내려가 그들을 한 명 한 명 다 만났다.
누구 하나 예외없이 세상이라도 무너지는 듯한 표정으로 화를 내거나 울거나 두려워했다.
기찬은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그 화나 짜증, 혹은 원망을 가만히 다 보듬어주었다.
사귀는 사이에 애가 들어서도 난린데, 사촌 아니던가.
불륜을 넘어 근친상간이다.
이 일이 알려지면 세상의 손가락질을 어찌 감당할지, 당장 인생이 끝장날 것 같아 겁이 났을 것이다.
그런 그들의 두려움이 역설적으로 기찬이 일을 저지르고도 당당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누구도 발설하지 못할 테니까.
어쨌든 기찬은 마치 자신이 다 책임지겠다는 자세로 그들을 대했다.
나 몰라라 하는 것보다 그쪽이 더 효과가 좋다는 걸, 그는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다들 기찬과 대화 후 처음의 절망적이던 표정이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모두 근친상간으로 임신했지만, 또 그 안에서 저마다의 입장이 달랐다.
기찬은 이미 사전에 그들을 구워삶을 맞춤 대책을 마련했고, 최악의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그의 방법에 안정감을 느낀 것이다.
기찬은 그렇게 나름대로 복수의 대환장파티를 위한 씨를 뿌리고, 첫 고비를 잘 넘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때까지 연락이 없던 수현에게 드디어 전화가 온 것이다.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겠다.”
다른 이들에게도 그랬던 것처럼, 진심 어린 공감을 표했다.
그런 기찬의 반응이 예상외였는지, 수현은 뭔가 말을 하려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그러고는 담뱃갑을 집어 들다 말고 멈칫했다.
“이게 젤 짜증나! 씨발!”
그녀는 한껏 성질을 부리며 테이블 위에 담뱃갑을 집어 던지며 짜증을 부렸다.
탁.
그러면서 기찬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봤다.
하지만 기찬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참에 끊어. 우리 애기 위해서라도.”
“……!”
기찬의 그 말에 수현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살짝 벌어진 입에서 한결 누그러진 말이 나왔다.
“너…. 이 새끼, 진짜 미쳤구나?”
기찬은 웃음을 참는 데 실패했다.
풉.
“웃음이 나와? 이 개새끼야.”
거친 말과 다르게 말투는 확실히 평정심을 찾은 것 같았다.
이후 그녀는 처음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부터 지금까지의 감정이나 생각들을 설명했다.
이번엔 듣고 있던 기찬이 놀랐다.
이번 피해자(?) 중 그녀만이 유일하게 낙태를 선택하고 시도했다.
결과적으로는 병원 앞에서 발길을 돌렸지만.
그녀는 결국 출산을 결심했다.
하지만 그 결정 과정에서도 기찬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려 하지 않았다.
‘보기보다 제법이네.’
기찬은 속으로 작게 감탄했다.
처음 껄렁껄렁한 모습을 보였을 때부터도 느꼈지만, 수현은 확실히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다.
“미혼모, 힘들 텐데.”
그렇게 운을 뗀 기찬은 다른 사람들에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수현의 처지에 맞는 해결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그 설명 끝에 현금 3백만 원을 내놓았다.
“당분간 필요한 건 이걸로 해결해. 더 필요하면 말하고.”
“…….”
아직 학생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기에는 너무 큰 액수였다.
그래서였을까.
내내 거칠기만 하던 수현이 고분고분해졌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처럼 받아도 되는 건지 망설이거나 고맙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자존심을 지키려는 것인지, 봉투를 챙기며 외려 엉뚱한 소리를 했다.
“우리 엄마 임신까지는 따지지 않을 게. 그쪽도 네가 알아서 해. 참고로, 지금 우리 아빠, 뒷 목 잡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야.”
말을 들어보니, 숙모의 임신으로 가정불화가 심해진 것 같았다.
기찬으로서는 바라던 바고 최종 목표를 위해 거쳐야 하는 당연히 기대하는 현상이었다.
결국 모두 불행해지고 서로를 원망하며 가족이 해체되는 꼴을 보고 싶은 것이니까.
‘그래도 작은엄마는 그런 얘기까지는 없었는데.’
어쨌든, 이 시기 여자로는 보기 드물게 쿨했다.
기찬이 제 엄마를 임신시킨 걸 알면서도 저러기가 쉽지 않을 텐데 말이다.
기찬은 수현과 조금 더 대화를 나눴다.
저녁까지 먹여 보내려고 했지만, 꺼지라며 먼저 일어서버렸다.
그것도 다른 여자들과는 다른 선택이었다.
“오랜만에 풍만한 젖가슴을 한번 맛보고 싶었는데. 좀 아쉽네.”
말로 안심시키고 돈으로 믿음을 준 후, 숙모와 다른 사촌 누이들과는 전부 섹스를 즐겼다.
임신 초기라 조심해야 했지만, 절대 유산되거나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고민 없이 대물을 휘둘렀다.
그리고 무엇보다, 명품 맛을 다시 보여주려는 목적이 더 컸다.
‘앞으로도 이걸 맛보고 싶으면 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해.’
직접 그리 말한 건 아니었지만, 그런 일종의 길들이기였다.
마치 마약에 중독시키듯 말이다.
기찬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곧장 상경했다.
밤이 늦어서야 서울에 도착했고, 품었던 성욕을 풀고 싶어 섹스 파트너를 찾았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모두 선약이 있거나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 진짜 아쉽네. 쓰읍.”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혜나는 방학 끝나기 전에 막내 이모와 놀이동산에 갔다가 그 집에서 자고 온다고 했고, 엄마는 모임이 있다고 했다.
“오랜만에 엄마 팬티로 딸딸이나….”
기찬은 샤워를 끝내고 나오다가 안방 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