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16화 죄 와 벌
“네? 아. 잠시 보급소에 좀.”
성녀의 물음에 무언가 한가득 손에 든 에듀가 두 눈을 깜박이며 답했다.
“없어진 줄 알았잖아.”
“그… 그게.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꼭 말하고….”
성녀가 하는 말이 나에게 하는 말이라는 걸 알았다.
에듀에게 하는 것 같지만 나에게 하는 말이라는 걸 알자, 뭔가 알 수 없는 감정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어릴 적 인자한 할아버지에게서 느낀 잊고 살았던 그런 감정.
겨우 귀족 행세하며 살던 말단 남작 주제에 있는 돈도 모자라 고리의 사채까지 써서 도박하다 겨우 11살 된 아들을 두고 도망간 친부모에게서는 느껴보지 못한.
그 아들이 죽었다는 말에 얼씨구나 찾아와 아들에 대해선 아무것도 묻지 않고 몇 푼일지 모르는 돈만 받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부모.
그들에서 느껴보지 못한 그런….
[벌이야. 오늘은 하루 종일 날 만족시켜.]
위에 하던 말 다 취소다.
역시나 이 빗치성녀 머리통엔 오직 이 생각뿐이네.
나는 불만스러운 마음을 표현하듯 적극적이지 않게 가끔 살짝살짝 자극했다.
그때마다 조금씩 움찔거리긴 했지만 크게 흥분으로 달아오르지도 불만을 토하지도 않았다.
하루 종일 성녀는 바쁘게 돌아다녔다.
가끔 내 자극에 움찔거리고 사람이 없다면 은밀하게 손이 미끄러져 와 대담하게 날 자극하기도 했다.
해가 지고 신전도 고요해지자 성녀도 방으로 돌아왔다.
“고생했어요. 오늘은 별일 없으셨죠?”
성녀를 보좌하며 뒤따르는 에듀의 물음에 성녀가 웃으며 답했다.
“항상 그렇지 뭐. 편 가르기 하는 노친네들 그리고 자기만 봐달라는 귀족 놈들 진짜 필요한 일반 신도들은 거의 보지도 못했어.”
“그래도 일반신도들은 정신없잖아요. 그래서 다른 성녀님들도 일반 신도는 숫자를 정해놓고 만나신 거고.”
에듀의 말에 성녀가 흰색 원피스를 벗어 그녀에게 건네주다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잡티 하나 없이 쭉 빠진 몸과 잘록한 허리를 더 잘록하게 보이게 하는 큰 골반이 아직 조금 남은 노을에 마치 그림같이 드러났다.
“에듀도 그렇게 생각해?”
“네? 뭘요?”
“일반 신도들은 숫자를 정해놓고 만나야 한다는 거.”
“아! 그⋯ 그게.”
에듀가 대답을 못 하고 있자, 성녀가 웃으며 말했다.
“에듀도 이 일 너무 오래 한 것 같아. 한 가지 일을 너무 오래 하면 옳고 그름의 경계가 모호해지거나 관습에 젖을 때가 있지. 저, 편 나누기 늙은이들처럼.”
“저… 저는 그런 게 아니고.”
“에듀를 뭐라고 하는 게 아니야. 아마도 그래서 성녀들이 단명하는지도 모르지.”
“성녀님.”
“오늘은 그만 가서 쉬어. 나머진 내가 할게.”
성녀의 말에 에듀의 시선이 그녀의 팬티에 머물렀다.
“아! 이건… 내가 알아서 할게.”
그렇게 말하고는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욕실 문을 닫고 문에 기대어 선 성녀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뜨거운 수증기가 팬티만 입고 서 있는 성녀의 몸을 애무하듯 휘감았지만, 그녀는 그 자세로 가만히 있었다.
‘성녀 얘 왜 이래? 무슨 일이 있었나?’
그러다가 불현듯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성녀. 설마 나 없을 때 했나?’
어제까지도 멀쩡하던 여자가 하루 만에 이렇게 기분이 태풍 속 돛단배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이유가 뭐가 있겠나?
‘설마. 처녀를 버린 거냐?’
내 물음이 들릴 리 없는 성녀는 그 자세로 있다가 에듀가 나가는 소리가 들리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야. 성녀. 했냐고?’
나의 물음은 아무도 들을 수 없는 공간으로 퍼져나갔다.
‘그래. 직접 보자. 보지, 보지를 보자.’
서둘러 성녀의 음부를 살폈지만.
‘젠장. 애초에 안 한 보지 하고 한 보지 하고 구분이 되던가?’
그림 외에 실제 보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내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한 보지와 안 한 보지를 구분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제길. 성녀가 누구랑 했든 안 했든 나랑 뭔 상관이라고.’
애써 다르게 생각하려 했으나 자꾸 신경이 쓰였다.
“갔다.”
그때 뭔가 기대에 찬 성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어?’
“신성력으로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게 했고, 에듀도 멀리 갔고.”
‘설마? 가만히 있던 게 그런 일을 벌이고 있던 거냐?’
성녀의 가늘고 긴 부드러운 손가락이 내 위로 미끄러져 왔다.
“어제는 무슨 일이야? 난 오빠가 없어진 줄 알았잖아.”
성녀의 목소리가 애틋하게 들렸다.
‘많이 찾았나?’
“어제 처음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잤으니까. 오늘은 어제 거까지 할 거야. 각오해 팬티 오빠.”
성녀의 손길은 정확했다.
어떻게 알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요 며칠간 성녀는 팬티인 나의 구조를 파악한 듯했다.
지금도 인간이었다면 아슬아슬하게 자지 바로 위인 아랫배를 손톱으로 간질이고 있었다.
순간 움찔했지만, 성녀의 손은 교묘하게 자지와 항문 주변을 간질이며 움직였다.
“후훗. 오빠. 애타지? 후후훗. 벌이야.”
그 말과 함께 그녀의 손길이 자지 부분을 살짝 스치고 올라갔다.
‘고의다. 이 사악한 음란 성녀 일부러 스치고 간 거야.’
뻐근해지는 아랫도리 감각을 느끼고 있는데 갑자기 허전해졌다.
‘어? 어? 어?’
성녀가 날 벗어 손가락에 걸고 빙글빙글 돌리고 있는 것 아닌가?
“벌이야.”
그렇게 말하고는 나를 한쪽에 잘 펴서 걸치고 잘 보이는 앞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걸어 나가는 성녀의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엉덩이 그리고 살짝살짝 보이는 가슴 일부분이 숨 막히게 유혹적이었다.
그렇게 내가 사람이었다면 딱 세 걸음 정도 되는 위치에선 성녀가 천천히 뒤를 돌며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제길. 진짜 사람이었으면 좆이 터졌겠네.’
모쏠 아다인 나에게는 너무 피 쏠리는 장면이었다.
뒤를 돈 성녀는 천천히 손을 올려 자기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커다란 가슴을 아래서부터 받쳐 올리듯 애무하다 손을 교차해 자극했다.
다리를 교묘하게 교차하고 서 있어서 음부가 보이지 않았는데 그게 미치도록 자극적이었다.
욕조에서 넘치고 있는 천연 온천수를 조금 떠서 몸에 뿌린 성녀가 비누를 들어 가슴에 칠했다.
“하아~.”
맛을 볼 수는 없지만 달달한 신음이 조금의 주저 없이 흘러나왔다.
소리를 차단한 이유가 이거였나 보다.
비누가 칠해지자, 달달한 신음과 함께 은은한 성녀의 체향과 장미향이 나는 비누 냄새가 자극했다.
“하아~ 하아~ 흐윽.”
성녀의 신음은 거침없었다.
유두보다 조금 큰, 그래서 조금은 작은 듯한 유륜은 오뚝 선 유두와 함께 성녀의 손가락 사이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제기랄 역시나 손 달린 팬티였어야 해.’
이 강렬한 자극적인 퍼포먼스에 있지도 않은 자지를 풀로 발기시키고 지켜봐야 했다.
손이라도 있다면 껍질이 벗겨지도록 잡고 흔들었을 텐데.
성녀의 손에 힘이 들어가며 유두를 자극하던 손이 가슴과 배를 따라 흐르다가 Y자 계곡이 시작하는 지점에 머물렀다.
교묘하게 교차해 꿈틀대던 다리 사이로 그녀의 손이 미끄러져 들어갔다.
“하이윽.”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애타는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렇게 성녀는 가슴과 보지를 동시에 자극하며 점점 신음이 고조되었다.
“아으윽. 하윽. 흐끅. 하아앙.”
참을 수 없는지 성녀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벌이라더니… 이게 무슨 벌이냐? 고문이지. 바크… 아니 팬티 죽네.’
그때 주저앉은 성녀가 갑자기 다리를 벌리더니 한 손으로 자기 보지를 쓰다듬으며 벌리고 한 손으로 가슴을 쓸어 올려 자기 혀로 유두를 핥았다.
‘시… 시벌… 자빨이라니.’
M자 형태로 자신의 모든 것을 들어낸 성녀가 깊고 깊은 속살을 드러내며 조금씩 몸을 떨고 있었다.
그녀의 아랫배가 울꺽거리는 게 절정에 다가온 듯했다.
그때 성녀가 일어나 걸어와서는 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빠르게 날 입고 말했다.
“이… 이제…. 오… 오빠가 해줘. 빨리.”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야.’
뻐근해진 내 아랫도리를 위해서도 나는 성녀의 손을 이어 그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아. 윽. 아흐윽윽. 히끅.”
가식이 담기지 않은 날것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녀의 다리가 사정없이 조이고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다 빠지며 들썩였다.
나는 입으로 그녀의 유두와 목, 귀 뒤를 열심히 애무했고 귀두로 클리토리스를 동시에 자극했다.
“끄어 억.”
성녀의 입에서 다소 투박한 신음이 흘러나왔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혀를 단단하게 해서 핥아주었다.
혀에 힘을 빼고 부드럽게도 해주었다.
입술이 클리토리스에 닿았을 때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 들렸다.
클리토리스를 빨아드리고 부드럽게 핥고 있을 때 그녀의 손이 팬티에 와 닿았다.
“오… 오빠. 나… 나… 가. 갈 것 같아.”
‘으응? 뭐라고?’
“멈추지 마.”
그녀의 날카로운 반응에 다시 혀와 손을 놀렸다.
“가… 간다.. 하으응. 오… 오빠. 가.. 안… 다으응, 하으으응. 하응. 하응. 하으응.”
성녀의 몸이 낚시에 끌려온 연어처럼 팔딱거렸다.
그리고 욕실 바닥에 축 늘어져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따금 허리를 들썩거렸다.
“하으응. 하응.”
작은 신음을 흘리며 그녀의 몸이 한참 꿈틀거리고 숨을 몰아쉴 때였다.
- 스으으윽.
성녀의 손이 끈적하게 타고 들어왔다.
이미 나는 성녀의 애액으로 흠뻑 젖어 있는 상태였다.
“벌은 끝났으니 이제 상.”
그러고는 나의 몸 구석구석을 더듬었다.
‘하윽.’
조금 전까지 성녀가 내던 신음이 내 입에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정확하게 내 자지 부분을 성녀의 손이 덮어오며 움직였다.
'아흑. 서… 성녀야.. 잠시. 잠시만… 흐으윽 응기잇.'
너무 흥분상태였을까?
성녀의 손이 닿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환까지 뻐근해지는 쾌감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걸 알 리 없는 성녀의 자극은 계속되었고 나는 현자 타임의 시간도 가질 틈 없이 또 고문을 당해야 했다.
‘서… 성녀 누나. 나 죽어’
이틀간 난 성녀로 하여금 천국과 지옥을 오갔고 오늘 인류 역사상 최악, 최흉의 마왕 벨모르 토벌대와 함께 여정을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