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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화 130화 악신진영 플레이어 장미연(5) 면간(眠姦)


미연이 어둠 속에서 느낀 감정은 공포와 당혹감이었다. ‘아으….’ 정신이 흐릿하게 떠다니는 이곳에서, 어둠은 작은 숨결까지도 들춰내듯 차갑게 달라붙었고, 그 빈틈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 공허를 찢는 난폭한 소리가 끝없이 퍼져나갔다. 마치 쇳덩이가 어딘가를 긁어대는 듯한 거친 울림이 벽을 타고 되돌아와, 그녀의 귓속 깊은 곳을 무자비하게 두드렸다. ​ 찌걱, 찌걱ㅡ ​ 세상에서 두개골 안의 뇌가 빙빙 도는 기분을 설명할 사람을 꼽으라면, 지금 이 순간의 미연이 가장 어울릴 것이다. 시야가 마치 물결 위에 떠 있는 듯 흔들리고, 귓속에서는 낮은 윙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녀는 균형을 잃은 사람처럼 팔과 다리를 허우적거리며 바닥을 더듬었다. 손끝에 닿는 차가운 바닥의 거칠기가 현실감을 주었지만, 그조차 어지러움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갔다. ​ ‘여긴 어디?’ 뱃속에서는 살면서 손에 꼽을 만큼 드문, 바늘끝이 안쪽 살을 톡톡 찌르는 듯한 낯선 감각이 간헐적으로 치고 올라왔다. 그 순간마다 속이 뒤집히듯 울렁거렸고, 입 안에는 쇠맛 같은 쓴 기운이 맴돌았다. 그 이질적인 찌름은 그녀를 공포의 구렁텅이로 더 깊게 밀어 넣었고, 몸은 말려 들어간 종이처럼 제멋대로 떨기만 했다. 이를 악물어도 멈추지 않는 미세한 경련이 손목과 종아리를 타고 번졌고, 그 떨림은 공포를 커다란 북처럼 둥둥 울리며 점점 더 키워 나갔다. ​ ‘뭐가 어떻게…?’ ​ 아직 추스리지 못한 정신을 억지로 끌어올려 끄집어내듯 억지로 눈을 뜨려했지만 소름끼칠 정도로 몸을 짓누르는 피로감이 전력으로 방해했다. ​ ‘어지러, 어지럽다고.’ ​ 가장 먼저 돌아온 감각은 청력이었다. 그렇기에 비극을 인지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청력이었고 그녀는 하나의 감각으로 무언가를 판단하는데에 있어서 그리 능숙하지 않았기때문에 화가나기 시작했다. ​ 찌걱ㅡ찌걱ㅡ 철퍽ㅡ 철퍽ㅡ ‘아퍼, 아퍼! 도대체 뭐, 뭐야? 뭐냐고오오! 짜증나!’ ​ 두 물체가 마찰하듯 내는 소리. 그녀는 얼굴에 로션을 바르기 전 손끝으로 비비는 소리를 확대하면 저런 소리가 나겠거니와 생각하다가도 어서 눈을 뜨고 싶은 마음에 몸을 이리저리 뒤척였지만 마음대로 되질 않아 더욱 큰 절망감에 빠졌다. ​ 그런 시덥잖은 잔념을 순식간이 덮어버린건 다시 한번 뱃속 깊은 곳을 쿡쿡 찔러대는 불쾌한 감각에 쉽게 내어주었다. ​ ‘아? 윽.’ ​ 마침내 그녀의 손 끝에 촉각이라는 축복받은 감각이 돌아왔다. 그러나 상체가, 하체가, 전신이. 그 전부가 쥐나듯 아려오며 움직일 수 없다는 것에 절망했다. ​ ‘아퍼, 아퍼. 아아아으 엄마, 아빠.’ ​ 언제나 뒤치닥거리를 도맡아 해주던 어머니와 아버지. 손목에서 시작된 피는 레드카펫처럼 바닥을 뒤덮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빨간 그것은 우아하게도 꽃잎처럼 원을 그리며 퍼져나갔고, 그 중심엔 마치 꽃의 암술과 수술의 그 사이에 들어가 고요히 잠든 요정처럼 눈을 감고 있던. ​ 마지막까지도 도도했던 어머니가 생각났다. 동시에 불쾌감을 느끼며 떨치려했다. ​ ‘아 씨발….’ ​ 생각을 쉬이 떨쳐낼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한번. ​ 꾸우욱- ​ 정확히는 뱃속의 한 부분을 특정하는데 성공한 미연은 그 부분이 생리때마다 배앓이를 일으키던 주범과 같다는 사실에 혼란해했다. ​ ‘어째서? 어째서? 왜 거기가?’ ​ 소리는 더욱 과감해지고 과격하게 메아리쳤다. ​ 찌걱, 찌걱- 철퍽ㅡ! 철퍽ㅡ! ​ 결국 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로 좁혀졌다. 몸도 움직일 수 없다. 뇌가 빙글빙글 도는 것 처럼 어지럽다. 그러나 꽉 잡은 정신줄. 사고만은 가능했다. 소거법으로 하나씩 지워나가니 미연에겐 뇌를 전적으로 이용한다는 카드 한 장밖에 쥐어지지 않았다. ​ 당연하게도, 방금깨어났다는 사실의 뒤엔 뒤따라올 수 밖에 없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잠들기 전. 눈을 감기 전 마지막 있었던 일이 무엇인지 어둠만이 가득한 동굴을 손으로 짚으며 걸음을 떼듯, 차근차근 되짚어봤다. ​ ‘뭐였지. 그거. 분명 나는 한민석새끼를.’ ​ 민석을 급습한 괴물이 아직도 그녀에게 주는 공포는 여전했다. 분명히 떠올리려 한 대상은 괴물이 아닐지언정. 불가결하게 따라온 그것을 되짚어보기만 했을 뿐인데도 미연의 등줄기엔 오싹한 소름이 돋으며 식은땀이 베였다. ​ 퀘스트 발생ㅡ 놈은 나를 먼저 배신했다ㅡ 나를 괴물의 먹이로 던져두고ㅡ 혼자만 살 생각으로ㅡ 그러니 내가 하는 행위엔 정당성을 따질 필요도 없다ㅡ 그래서 두 손으로ㅡ 돌을 내리쳐ㅡ 목적지는 민석의 뒷통수ㅡ 빠악ㅡ 함몰ㅡ 그동안 해줬던 대딸과 정액을 나누던 키스. 놈의 냄새나던 자지ㅡ ​ 그것들은 한 게임이 끝난 후 아무렇게나 펼쳐져 놓인 52장의 트럼프카드처럼 순서없이 섞여 머릿속에서 떠돌아다녔다. ​ “아ㅡ!” ​ 괴물의 모습이, 그 보는것만으로도 끔찍해 절로 미간이 찌푸려지게 만들던 그 모습이 정체를 드러냈다는 것. ​ 그녀는 인형이 아닐까라는 의심이 합리적으로 떠올릴정도의 아름다운 긴 은발이었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시야에 같이 들어온것은 다리사이의 기다란 자지. 그것은 감히 미연의 팔뚝과도 비견될만한 길이였다. ​ 꿀꺽ㅡ ​ 그 자지는 발기도 하지 않았는데도 아찔할 만큼 길게, 물결처럼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는 기억이 미연의 머릿속을 스쳤다. 그녀는 자신이 손으로 끝내버렸던 한 남자와의 짧고도 선명한 순간들을, 손가락 끝에 남은 미묘한 열감과 미끄러진 촉감까지 함께 떠올렸다. 민석의 자지는 발기 전엔 손가락 세 개를 나란히 붙여 놓은 듯한 길이와 굵기였다. 하지만 발기하면 그보다 1.5배는 도드라지고 길어졌다는 사실이 다시금 생생히 떠올랐다. 그렇게 커져버린, 거의 괴물에 가까운 그것이 완전히 발기했을 때의 형태와 무게감, 살갗 아래 단단히 쓴 힘줄의 윤곽까지 자연스레 상상되었다. ​ ‘아? 뜨거워. 뜨거워. 뭐야? 뭐야? 대체 뭐냐고? 씨발 움직여! 움직여!’ ​ 아직도 괴물이 자신을 노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그는 얼른 몸의 통제권을 되찾고 싶었다. 피부 밑으로 서늘한 소름이 퍼지고, 근육 하나하나가 굳어붙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뱃속 깊은 곳에 달궈진 쇳기둥이 밀려들어오는 듯한 감각을 분명히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뜨겁고 무거운 것이 점점 더 깊숙이 파고들었고, 그것은 잠잠하지도 않았다. 안쪽을 헤집듯 천천히, 그러나 집요하게 움직이며, 복부에서 등줄기까지 기묘한 열과 떨림을 번지게 했다. ​ ‘움직이고 있어? 계속?’ ​ “Grrh... shǎi–ló, ven’tahr...!” ​ 괴물의 목소리는 낮게 울렸고, 단어 끝마다 공기를 긁는 듯한 소리가 섞여 있었다. 마침내 눈이 떠진 눈엔 은색의 실크커튼이 부드럽게 휘날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왔다. ​ “Xièn luo... grr–ahr nūm’taㅡ!” ​ 이쁜 여성, 고혹적인 긴 은발의 머리틈사이로 긴 귀가 삐죽 튀어나와 그 존재를 과시했다. 다만 그 아름다움을 찬양하기엔 시기가 그리 좋지 않았다. 게다가 미지의 존재에 따라오는 공포라는 꼬투리는 미연의 몸을 경직시키기에 충분했다. ​ “엘프?” ​ 미연의 무의식에서 튀어나온 ‘엘프’라는 단어는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때 이해를 돕기위해 뛰어난 단어선택이었다. 물론 설명할 다른이가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 “Frrh... shào-lee’ah? Nhra’tenh!” ​ 엘프라 불린 존재가 미연의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마치 동의를 구하는 몸짓처럼 보였는데 미연은 저도모르게 마주보는 것을 따라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고, 그것은 엘프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행위가 되었다. ​ 엘프의 미간이 얕은 주름으로 구겨졌고, 동시에 허리에 힘을 주었다. 그제서야 미연은 자신의 뱃속을 그렇게나 건드리던 진범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체포는 불가능 한 범인이었다. 엘프 여인의 굵은 자지가 미연의 보짓속을 얼마나 찔러댔는지 미연의 소음순은 붉게 부어있었다. 그 주변의 살들도 마찰에 의해 저온화상을 입은듯 흰 살갗이 일어나있었다. 허나 따질순 없었다. 미연은 아직까지도 이 엘프여인이 무서웠기때문이다. 눈이 훽 돌아 자신의 목을 끊거나 혹은 자신을 잡아먹는 상상에 이르자 반항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 “억.” ​ 엘프의 자지가 미연의 자궁입구를 가볍게 뚫고 들어왔다. ​ “아ㅡ!” ​ 외마디 비명안에 담긴 감정은 무시한 그 무정의 정액들이 뜨겁게 쏟아져나와 미연의 자궁을 급격하게 채우기 시작했다. ​ 미연은 민석을 죽인 일에 대해 처음으로 후회의 비늘이 돋기 시작함을 느꼈다. 막 터져나온 사정은 멈출 기미 없이 계속해서 밀려들었고, 그녀의 아랫배는 공기가 들어찬 풍선처럼 서서히 팽창해 갔다. 속이 미묘하게 뒤틀리며 역한 향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듯했고, 그 불쾌감은 폭식 뒤에 찾아오는 메스꺼움과 닮아 있었다. ​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만큼은, 그 불편함이 미연의 얼굴을 한층 연약하고 착해 보이게 만들었다. ​ “아아아아ㅡ!” ​ 살인을 후회하는 것. ​ 곧이어 더 들어갈 틈이 사라지자, 정액은 길을 잃은 듯 서서히 역류해 밖으로 번져 나왔다. 하지만 냉정한 물리의 법칙은 변함이 없었다. 한 공간이 가득 차면, 그 내용물이 밖으로 흐르기 위해서는 결국 그 공간을 이루는 모서리 중 어딘가가 먼저 느슨해지고, 하나가 끊어져야만 길이 열린다. ​ “윽, 으으 배가, 배가ㅡ! 악!” ​ 엘프 여인의 굵은 자지는 미연의 보지 입구를 단단히 막아버렸고, 그 탓에 정액은 겨우 몇 방울씩 새어 나올 뿐이었다. 뜨거운 점성과 묘한 열기는 여전히 미연의 아랫배 깊숙이 머물러, 미세한 떨림과 눅진한 무게감으로 그녀를 안에서부터 가득 채우고 있었다. ​ “아윽, 빼! 빼라고! 뺴!” “—hhr?”” ​ 그녀는 돌을 내려칠때보다도 더 강한 힘으로 겁을 먹게했던 장본인인 엘프여인의 어깨를 쳐댔지만, 꿈적도 하지 않는 엘프여인을 보곤 절망감에 휩쌓였다. 압도적인 상하관계. 빵빵해 더이상 확장될것 같지 않았던 배라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정액을 받아들이며 부르고 있었고 이대로라면 배가 터져 죽을지도 모른다는 죽음의 공포가 미연의 뒷덜미를 핥았다. ​ “씨발! 씨발!” ​ 어떻게 해야 자신의 위급한 신호가 저 쌩귀머거리 엘프여인에게 전달될지 머리를 굴리던 미연은 마치 죽기 직전 세상에 없던 생각을 떠올리는 것과 같은 이치로 다급히 상태창을 열었다. ​ [미분배 스탯 10] ​ ‘이거!’ ​ 미연의 예상대로, 보상에 스탯이 붙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의 추측은 마치 과녁 한가운데를 꿰뚫은 다트처럼 정중앙을 맞췄다. 화면에 떠오른 숫자는 의심의 여지 없이 그 사실을 증명했다. 그 아래에는 분배하지 않은 스탯이 10개나 가지런히 대기 중이었다. 그는 잠깐 숨을 고른 뒤, 모두를 정신에 투자했다. 손끝을 타고 전해지는 미묘한 진동, 머릿속 어딘가가 투명해지는 듯한 감각. 신체에 투자해봤자 엘프 여인과의 격차는 메울 수 없다는 판단이 이미 굳어 있었다. 근육을 보태는 대신 사고의 칼날을 벼리는 쪽이, 지금 이 순간 더 정확하고 냉정한 선택이었다. ​ [정신력(E)스탯의 포인트가 10을 넘었습니다.☑] [이종매혹(異種魅惑)(S)스킬이 반응합니다.] ‘제발, 제발! 뭐든지 좋으니까!’ [이종교감(異種交感)스탯이 개방되었습니다.] [이종교감(異種交感)] 이 스킬은 서로 다른 종의 생명체가 본래의 경계를 넘어, 정신과 감각을 일시적으로 연결하는 금단의 기술입니다. 사용자는 대상의 의식 속에 접속해 감정·기억·고통을 공유할 수 있지만, 그 대가로 자신의 정체성이 서서히 붕괴됩니다. ‘ㅡ!’ ​ [상태창] 장미연 | 종족(플레이어) | 진영(악) 신체(E: 4) 정신(E: 17) 이종교감(E:0) 스킬(2) | 칭호(1) [스킬] 이종교배(異種交配)(S) LV.1 이종매혹(異種魅惑)(S) LV.1 [칭호] 포탈파괴자(Portal Breaker) 거듭 쏟아지는 대박 보상에 들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미연은, 조급함을 삼키며 온 힘을 끌어모아 겨우 입을 열었다. ​ “들려?” “…이제 말…하는…군. 소리를 지르지 마.” ​ 엘프 여인의 눈처럼 새하얀 동공과 시선이 마주쳤을 때, 미연은 한순간 숨이 멎었고 그 모습을 또렷이 포착했다. ​ “빼!” “…그래.” ​ 엘프 여인은 굳은 표정 속에서도 상황을 꿰뚫는 사회적 지능으로 무엇을 빼달라는지 단번에 알아차렸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미연의 바람을 부드럽게 들어주었다. ​ “잠깐ㅡ! 천천히 뽑ㅡ!” ​ 엘프 여인은 한 번에 자지를 힘 있게 뽑아냈고, 굵은 귀두가 미연의 질 안쪽을 정확히 스치며 긁고 지나갔다. 그 감각은 내부에 흩어져 있던 미세한 성감대와 지스팟을 동시에 눌러버린 듯했고, 미연은 척추를 타고 번개처럼 치고 올라오는, 브레이크가 없는 급류 같은 쾌락이 뇌명과 함께 충돌하는 순간을 맞았다. ​ “아그으으으윽ㅡ!” ​ 엘프 여인은 자지를 빼낸 후, 그 자리에서 조용히 엎드려 미연을 오래 바라보았다. 눈길은 흔들림 없이 고요했고, 숨결만이 미세하게 오르내렸다. 미연은 허리를 든 채 두 다리를 직각보다 더 좁게 벌려 고정하고, 보지에서 엘프 여인의 정액을 또렷이 흘려보냈다. 따뜻한 액이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며 허벅지 안쪽을 타고 내려가, 미묘한 열과 젖은 감각이 피부에 얇게 번졌다. ​ “그렇게 갑자…기 빼…면….” ​ 미연의 어깨는 미세하게 떨렸고, 입술은 꼭 다물린 채 숨이 짧게 매달렸다. 두 사람 사이에는 말이 없었지만, 조용한 숨소리로 대화를 나눴다. ​ “아, 아ㅡ 아윽, 하윽.” ​ 달궈진 쇳물 같은 정액은 인간의 것과는 분명히 달랐다. 더 점성이 짙고, 액체라 부르기엔 망설여질 만큼 묵직했다. 손에 쥐면 질겅질겅 뭉개질 것 같은 지점토에 더 가까웠다. 탄력을 띤 비정형의 딜도를 자궁 깊숙한 곳에서부터 서서히 뽑아내는 듯한 감각이 밀려오자, 미연의 시야가 하얗게 뒤집혔다.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종류의 쾌락이 뇌를 덮치며 사고를 마비시켰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엘프 여인의 끈적한 정액을 몸 밖으로 밀어내려 아랫배에 힘을 주고, 거기에 맞춰 억눌리지 않는 신음을 흘리는 것뿐이었다. ​ “하윽,아아,아아아ㅡ.” ​ 크게 벌어진 입 사이로 뜨거운 숨이 들락거렸고, 미연의 가슴은 짧고 가파르게 요동쳤다. 팔과 허벅지를 타고 스치는 미묘한 떨림이 잔물결처럼 퍼져 나갔고, 전신은 눅진한 식은땀에 젖어 들었다. 그 순간 미연의 요도에서 투명한 물줄기가 쏴아아, 얇은 실처럼 반짝이며 매끈한 포물선을 그려 뻗어 나갔다. 동시에 창이 툭 하고 떠올랐고, 미연의 입가에는 자신도 모르게 옅은 웃음이 번졌다. ​ [전직퀘스트(1)] -세력 형성 (1/3) 당신의 노예는 언제나 망설임 없이,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당신의 명령에 절대 복종할 것입니다. 다만 불합리한 지시가 거듭되면 서서히 충성심이 닳아갑니다. 그 균열을 메우려면 주인으로서 쾌락을 베풀어, 다시금 마음을 붙들어야 할 것입니다. “나 좀 일으켜 세워줘.” 엘프 여인은 잠에서 막 깨어난 듯한 흐릿한 눈으로 미연을 올려다보더니, 망설임 없이 다가와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차갑고 가느다란 손이 팔에 닿자, 미연의 몸이 천천히 일어나며 균형을 되찾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은 숲처럼 멍했지만, 미연의 말에는 묵묵히 따르는 순종이 깃들어 있었다. ​ 미연의 입가에 진하게 번진 미소가 조용히 퍼졌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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