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112화 마왕이 정조 팬티를 벗자 흠뻑젖은 그곳에서 딜도가 도망치듯 튀어나왔다.
뜨거운 숨결이 닿는다. 헬레나의 선분홍빛 말랑한 입술이 내 입술과 겹치고, 포개진다.
입안을 거칠게 헤집고, 더욱 거친 해일처럼 밀고 들어온다. 헬레나의 말캉거리는 혀를 입 안으로 받으며 머릿속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위장한 모습이 아닌 본 모습으로! 어떻게 나왔으며,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
쮸릅-쯉-
혀를 뒤섞으며 숨을 돌리기 위함인지. 입을 떼자 나와 헬레나 사이에 침으로 만들어진 실타래가 길게 늘어졌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 뜨거운 숨을 허공에서 섞으며 마주봤다. 계속해서 얽히는 숨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듯.
그러나 마주친 눈빛에서 분노를 읽었는데, 왜 저렇게 화난 얼굴을 하는 건지. 좀 피면 안되나?
내 생각을 읽은 것 마냥, 헬레나가 입을 열었다.
“딴생각 하지 마! 그건 불공평하잖아! 나는ㅡ! 지금 네 자지밖에 생각 안 나는데! 넌 뭘 생각하는 거야?”
엄청난 대답이군. 나한테 이렇게 막 대해도 되는 거 맞어? 나는 아직 여자의 심리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니 모두가 나한텐 차가웠었다가 따뜻하게 바뀌었지.
나와 헬레나를 연결하는 침의 실타래가 밑으로 늘어지며 툭 끊겼다.
“헬레나? 어떻게 나온 거야?”
나의 궁금증 어린 눈빛마저 읽고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고 나 역시 시선을 따라갔다. 그곳엔 바닥에 엉망진창으로 널브러진 옷가지들이 보였다. 아? 그럼 본 모습위에 옷을 걸쳐 입고 온건가.
“변장?”
그거 자유롭게 풀 수 있는 거였나. 아니면 어떤 모습으로든 변할 수 있는 게 권능이었나. 그런 의문들이 머릿속을 또 스쳐 지나갈 때.
“나는 마왕이니까 뭐든 다 할 수 있는 거야! 이 마대륙에선 내 말이 곧 법이니까! 그러니까 너도 들어야 해! 너만 예외일 순 없어! 그리고 씨발…이 팬티 좀 제발 벗겨줘… 미치겠다고! 안에 들어있는 것도 빼고…아…아윽…!”
아직 누가 주인인지 사리 구분 못하는 어리석은 마왕에게 한 톨의 자비를 내려주기로 했다. 우선은 절대 영역을 펼치자, 내 몸에서 보랏빛 장막이 방안을 뒤덮기 시작했으나ㅡ
“또, 그거야?”
쏴르르르-
헬레나가 가볍게 손짓하자 절대 영역이 거짓말처럼 공기 속으로 사르르 녹아들며 사라졌다.
“또 안 당해! 내가 준비 없이 온 줄 알아? 너무 날 얕잡아 보는구나?”
얕잡아 본 건 아니고, 설마 탐욕의 힘이 깨질 줄이야. 그것에 놀라고 있었는데 헬레나는 과연 마왕이라는 직함을 차지하고 있는 자 답게 자신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쉽게 당하길래 애송이인 줄 알았는데. 무엇이 헬레나를 이토록 치밀하게 만든 거지?
“그냥 놀고만 있었던 건 아니야. 다 분석했어. 너, 이계의 힘을 쓰지? 마왕성에서 이계의 힘을 처음 보는 줄 알아? 이미 쌓아 올려진 자료들이 있다고! 내가 여기까지 오려고 그걸 얼마나 찾아보…”
말하다 갑자기 입을 꾹 다무는 헬레나에게 나는 경청하는 태도를 유지하며 공손하게 말했다.
“왜, 계속 이어서 말해도 되는데 끊어. 잘 듣고 있었는데.”
“씨! 닥쳐! 닥쳐! 빨리… 꺼내! 우물쭈물하면 곤란해질 텐데?”
“내가?”
무엇이 곤란해 진단 말인가.
“네 동료한테 나랑…세…세…세…”
헬레나가 갑자기 고장이 나버렸다. 수리를 위해 엉덩이를 한 움큼 쥐며 주무르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세? 세? 응?”
“세…세…있잖아! 그거…!”
오랄까지 했으면서 왜 ‘섹스’란 말을 하지 못해.
“똑바로 말하지 않으면 난 잘 모르겠는데?”
그나저나 상등품의 엉덩이군! 손안으로 한가득 착! 감겨온다! 꾸욱 쥐니 손 틈으로 엉덩이 살이 삐져나온 듯, 몰캉한 감촉이 내 두 손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헬레나는 고개를 푹 숙이다가도, 마침내 결심한 듯 잔뜩 흥분한 얼굴을 꺼내 들곤 입을 열었다.
“너! 자지 이렇게나 세우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하지 마! 네 동료한테 섹스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 곤란해질 거 아니야!?”
역시나, 마왕은 어쩌면 마족 사회가 돌아가는 수순을 나보다도 모르는 것 아닐까. 강자에게 품어지는 것은 영광으로 여긴다는 것을 상상조차 모르나 보다. 성에 관한 건 저번부터 언급된 그 ‘책’ 이란 것에서 독학으로 배운 것 같은데… 한번 떠보기로 했다.
“책에 그렇게 나와 있었어?”
“뭣! 무슨 책!”
“저번부터 책, 책 말했잖아. 그 책에 그렇게 나와 있었냐고.”
“….”
정답인가 보군. 마계에 더 매운 맛 책들이 널려있을 것 같은데, 그중 순한 것만 몰래 들여와서 본건가?
“…나도 이런 건 생각하지도 않았단 말이야. 거기엔 남녀가… 손도 잡고, 데이트도 하고… 그러다가 마지막 권에서 섹…스를 하고 끝난단 말이야!”
아하. 전통 순정 만화책만 골라본 모양이군.
“나도 이런 건 전혀… 진짜…”
이내 입을 꾹 다물더니, 어설픈 움직임으로 허리를 흔들면서 다리 사이로 나의 자지를 자극하는 헬레나. 그렇게 해서 나를 흥분 시킬 수나 있을란지. 문질러지는 자극에 서는건 육체적인 일. 흥분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너도 흥분했잖아. 어서 이 안에 넣고 싶지 않아? 기분 좋을 텐데.”
어색하게 허리를 위로 치켜들고는 자기 다리 사이를 손가락으로 벌리는 듯한 포즈를 취하곤 잔뜩 고양되어 나를 쳐다보는 저 헬레나의 눈빛….
“내가 일주일 뒤에 찾아간다고 했잖아. 아직 4일이나 남았을 텐데?”
“….”
“그걸 네가 모르진 않았을 것이고.”
“….”
“약속해 주면.”
나는 말을 끊고 헬레나를 살짝 뒤로 밀어 허벅지에 얹어놓고 자지를 쥐고 천천히 눈앞에서 고양이 장난감처럼 흔들었고, 헬레나는 고양이 마냥 그것에 시선을 고정한 채 동공을 좌우로 흔들었다.
“짐승처럼 박아줄게. 어쩌면 네가 살아온 모든 순간을 통틀어 가장 강렬한 쾌락을 선물해 줄게.”
꾸울꺽-
헬레나의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강화된 청각 때문인지 더 선명하게.
“뭔데? 천계?”
“그래. 잘 아네.”
“하지만… 천계에 가서… 미카엘을 죽일 셈이지?”
“그래.”
“…천계에 큰 혼란이 찾아올 거야.”
“알아.”
“그런데도? 꼭 그렇게 해야 해? 아스테라 그녀는 결국 살아남았잖아. 너 역시 결국 살아남았고. 다른 이유가 있어?”
….
탐욕. 그녀를 찾아야 해.
나를 구해 줬으니, 나도 그녀를 구하고 싶다.
“있어.”
“아스테라 그녀를 사랑하고, 복수를 하기 위해서 인가요? 고작 ‘사랑’때문 이라면 포기ㅡ”
헬레나의 건방진 말에 탐욕이 나를 쳐다보며 눈물을 흘리며 희생하던 모습이 겹쳤다. 탐욕의 몸이 먼지 알갱이처럼 쪼개지고 흩어진다. 그 울컥거리는 감정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는데, 뭘 안다고 저렇게 말하는지.
‘헬레나, 진짜 넌… 섹스할 때 보자.’
가만히 입을 다물고 생각하는 내 눈을 그윽하게 보더니, 이내 입을 오물거리다 한숨을 푸우 내쉬었다.
“…단순한 강자병 환자는 아닌 것 같네. 알겠어. 넌 아직 몰라. 왜 내가 이러는지도.”
상체를 일으켜 헬레나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나의 눈 속에서 무엇을 쳐다봤는지 헬레나의 흥분이 한층 진정되며 대화에 응하는 자세로 고쳐졌다.
“알아.”
“안다고? 네가 뭘 아는데…”
“마계랑 천계가 몰래 손을 잡은 이유는, 갑자기 나타난 ‘신을 자칭하는 자’들 때문이지? 한쪽이라도 균형이 무너지면 대처하기 어려우니까?”
헬레나의 동공이 흔들렸고 그것이 정답을 알리는 신호처럼 울려왔다.
“그것 때문에 전대 마왕이 천계로 간 거고?”
나의 입에서 감히 추측 불가능한 대답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자 정직하게도 헬레나는 움찔 놀라며 정답임을 확인해 줬다.
“천신을 보좌하는 3대 천사 중 미카엘이…죽는다면 천계부터가 큰 혼란이 올 거야.”
“후계자가 뒤를 이으면 될 일 아닌가?”
헬레나가 은발을 휘날리며 고개를 저었다.
“천족은 상품천사(上品天使)와 하품천사(下品天使)로 나뉘어. 하품 천사들 따위는 얼마든지 쓸려나가도 상관없어. 그들은 천족의 정점에 있는 ‘천신(天神)’이 자가 숨만 쉬어도 탄생한다고 알려있고.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천계의 구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 어디에서도 없겠지. 진중하게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그녀를 내 품에서 떼어 놓으려 하자, 오히려 두 손으로 내 어깨를 감싸며 파고들어 왔다.
“…아냐 이대로가 좋…아.”
“알겠어.”
그렇게 품에 헬레나를 안은 채로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고 오로지 몸의 체온만 나누는 채로, 그녀는 내 귀로 속삭이듯 말하는 형국이 됐다.
“내가 저번에 말했지? 그것들과 얘기를 나눌 바엔 바위나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게 더 낫다고. 그것들은 신앙 외엔 모든 것을 버려버렸고.”
헬레나의 부드러운 등을 쓰다듬으며 계속 말을 이어 나갈 것을 무언으로 재촉했다.
“미카엘을 잡으려는 내게 끔찍한 소식이라면 상품천사에 속한 미카엘은 한 개체가 아니야.”
“그럼?”
“미카엘 본신의 모습을 한 형상이 대표로 있고, 보좌하는 하품천사들이 수도 없이 많아.”
“수적 우세라면 내게도 방법이 있어.”
혼돈의 핵을 터트리고 튀어버리지.
“수적 우세 같은 단순한 셈 놀음이 아니야. 대표 형상과 그에 속한 하품 천사는 하나의 정신체야. 대표 형상을 죽인다 하더라도 다른 뒤를 이은 하품천사가 다시 미카엘의 모습으로 나타날 거야. 끝내 다 죽인다면 그때부터 문제가 시작돼. 미카엘의 대체품은 없어. 그것으로 영원히 소멸이야. 공석이 발생한 적은 한 번도 없던 상황이야.”
“….”
“그러니 내가 널 막으려는 이유를 좀 이해가 가?”
그 퀘스트는 그럼 제 살 먹기란 말인가? 착실히 퀘스트를 수행하다 보면 나는 오히려 신을 자칭하는 자들, 커튼 너머의 존재들에게 이득을 줄 뻔더러, 이내 플레이어들을 전멸시키고, 포탈 너머 지구로 까지 영향을 주는 게 아닐까하는 의심이 무럭무럭 피어나기 시작했다.
“…이해가. 내가 어쩌면….”
“그래. 하지만 악마문서의 끄트머리엔 이렇게 적혀있었어. 계속 내내 풀리지 않았던 퍼즐이 맞춰지는 기분이야. 없었던 퍼즐 조각을 찾아낸 기분이야.”
“뭘 찾았는데?”
“악마 문서에 적혀있던 ‘보라색’. 그것은 너를 말하는 거 같…아ㅡ 하윽!”
갑자기 헬레나가 고개를 떨어트리며 내 어깨를 지지대 삼아 걸쳤다. 한계인가. 하긴, 아직도 그녀의 보지속에서 맹렬하게 울고 있는 로터가 질벽을 꾹꾹 눌러대며 몸을 희롱 중이니까.
“악마문서를 보여줄 수 있어?”
“…그건 태워 없어졌어.”
“뭐?”
“악마문서는…하윽! 내 머릿속에만 존재해. 후대 마왕에게 계승할 때만 실물로 작성한 뒤 그 자리에서 태워버리며 전승해…그러니…마저 더 듣고 싶으면, 알지?”
헬레나가 한 손으로 내 어깨를 붙잡고 상체를 뒤로 젖히며 자기 가슴을 꾹꾹 누르듯 만지며 나를 쳐다봤다.
침을 삼킬 여력도 없는지. 계속해서 어리숙한 허리 놀림으로, 내 자지를 팬티 위로 문지르며 말했다.
[‘정조 팬티’를 해제하겠습니까?]
그래.
“벗어봐.”
내 말은 그녀에게 단순한 명령이 아닌, 마침내 고난의 끝에 해방을 선언해 주는 찬가였다.
그녀가 허리를 들어 다리를 위로 올리자, 내 눈 앞엔 그녀의 다리 사이가 일직선으로 오게 됐고, 떨리는 손으로 팬티를 내리기 시작했다.
“어! 버, 벗겨진다…! 아, 아윽!?”
지이잉-지이잉-!
속 안에 깊게 자리 잡고 있던 딜도의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ㅡ
“아, 안돼! 지금 그렇게 갑자기 나와버리면! 아! 아윽 씨발! 안돼! 나오지 말라고!”
쏘옥-
툭-
그녀의 질벽을 한껏 자극하던 불룩한 돌기들이 맹렬히 돌아가며 입구로 빠르게 빠져나와선 침대로 떨어졌고
지이잉-지이잉- 여전히 딜도는 자신의 할 일을 할 뿐이었지만.
“아으으윽! 씨, 씨이발! 나오면 안 되는…”
쏴아앗- 쏴앗- 착-
뜨끈한 물주기가 짧게 여러 번 내 몸을 적시곤 그녀는 해탈한 듯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몸을 떨며 알 수 없는 소릴 웅얼거렸다.
“하윽, 으윽, 하아.”
뽀얀 피부와는 반대로 그곳만 한껏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곳이 추웠다면 이 사이로 김이 올라오고 있었을 정도로.
몸을 숙인 뒤 그녀의 다리를 잡고 내 입가로 끌고 와 부푼 클리토리스에 입을 가져다 댔다.
“뭐, 뭐 하는? 아, 아 잠깐만! 씨발! 잠깐만! 아…아읏…”
입안의 혀를 굴려 클리토리스를 계속해서 자극했다. 위로, 아래로 어쩔 땐 앞니로 살짝 톡톡 깨물듯. 그때마다 헬레나는 몸을 흠칫 떨며 내 머리를 밀어내려 안간힘을 썼다.
“어어억, 어윽 이런 기분, 이상해, 이상하다고 허…윽…!”
아직 시작도 안 했다.
각오해라.
머릿속의 악마문서를 탈탈 털어줄 테니.
[마왕 정복]
마왕 0/1
보상 : 권능 수치 10 회복, 마왕의 스킬 사용 가능
권능도 회복하고, 탐욕의 힘도 깨버린 스킬도 써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