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화 111화 3일간 딜도로 숙성된 일자 균열 앙다문 보지
또각또각
다가오는 구둣발 소리에서 선명하게도 위엄이 느껴지는 착각이 들 정도다. 마침내 멈춘 구둣발 소리 이후엔
끼익-
조용하게, 고요하게 어떠한 감정을 담지 않고 쉽게 열린 문. 그것을 따라 덤덤한 목소리가 이 공간으로 침입한다.
“바헬만, 따라와라.”
몇 년.
도대체 몇 년 만에!
아버지의 입안에서 울린 나의 이름인가.
예상치도 못한, 아주 아주 갑작스러운 상황에 미처 대답도 하지 못한 채 바보같이 졸졸 따라가고 말았다.
아버지의 걸음을 왠지 모르게 힘찼지만, 어깨는 덜덜 떨렸는데 억지로 누르는 듯 보였다. 아니, 아버지가 떨 리가.
그런 적은 한 번도 본 적 없었고, 상상해 본 적도 없다. 그 아버지가?
무심하게 걸어가는 등을 보고 있자니 그날이 떠올려진다.
도망친 나의 최후일까. 혹시 벌써 그날이 돌아온 걸까. 제기랄.
하지만!
나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귀한 분을 어렵게 초대했다. 그는…아니 그 분은!”
아버지는 주변을 둘러보곤 내게 나직이 입을 여신다.
“어쩌면 마왕님 그 이상일 수도 있겠구나. 이건 어림잡거나 어리석은 추측 따위가 아니다. 내 눈으로 뚜렷하게 확인된 사항이다. 그러니, 배우는 게 있어야 할 것이야. 이번엔.”
꿀꺽-
“도망가지마라, 등을 보이지마라.”
아아, 아버지시여.
그 비틀리고, 삐뚤어진 부성애시여.
* * *
[과거 바헬무토 공작의 저택]
녹 하나 슬지않고 관리가 잘된 저택의 지하, 굳게 닫힌지 오래지만!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도 번쩍거리는 굵은 철문을 열어야만 도달가능한 은밀한 곳.
나의 형.
아버지만큼이나 강해지고 싶다는 상승욕만은 지지 않았고, 강한 자였다.
아버지는 만반의 기대에 찬 눈빛으로 한껏 긴장한 모습이었고, 형은 자신감 넘치는 자세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오히려 상황이 좋게 흘러가리라 생각했다!
형은 아버지가 건넨 묵색 반지를 착용하는 순간, 이내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입에서 거칠게 피를 바닥에 뿌리듯 토하며 이내 털썩 쓰러지곤 사지를 덜덜 떨고, 비틀며 즉사해버렸다.
뱉어낸 새빨간 핏물 안엔 산산조각난 마정석과 심장조각이 차갑게 식어있는건 당연지사였고, 붉은 피는 빠르게도 방 안 전체로 흘러나갔다. 수 많은 갈래로 뻗어나가던 핏 줄기 하나가 아버지의 앞 구둣발을 적시며 반짝 빛났다.
비통한 슬픔이 이어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아버지의 눈치를 살폈다.
“바헬지토ㅡ! 젠장할, 제기랄, 씨발ㅡ!!! 어째서냐, 어째서! 왜 실패한거냐! 뭐가 부족했던거냐!”
쾅-! 쾅-!
이미 죽어버린 형의 시신에 말을 하는건지, 자신에게 자조하는건지 알 수 없었지만.
슬픔은 아니었다. 발 굴림이 계속 이어졌다. 벽과 바닥에 쩌저적-! 나뭇가지의 갈래처럼 금이 갈라지고 복구되길 몇 번. 이미 가버린 형에게 들으라는 듯이.
쾅-! 쾅-!
그것은 점점 격한 분노로 바뀌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준비해 온 예술적 역작을 세상으로 밀어 넣기 1보전, 그래 딱 1보 전이었다. 하지만 미는 순간ㅡ 그것은 아주 쉽게도, 어이없게도 아래로 넘어져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한 가지는 명확했다.
다음은 내 차례라는 것.
나를 보는 아버지의 눈빛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꿀꺽-
젠장, 죽고 싶지 않다.
형의 모든 흔적이 저택에서 사라질 무렵, 아버지의 눈빛이 살벌하게 변했음은 물론이고, 힘에 대한 집착은 움푹 팬 상처처럼 깊어졌다.
아버진 종종 성의 부름에 달려갔다가 오는 날이면, 내게 말했다. 특히 상처를 입은 날엔 더더욱.
“바헬만, 넌 나를 실망하게 해선 안 된다. 너만은.”
나는 준비가 됐을까.
실망하게 하지 않을 준비가.
그리고 시간이 흐른 어느날.
내게 반지를 건네셨던 그날, 나는 도망가고 말았다. 죽고 싶지 않았다.
* * *
“이럴 수가.”
아버지가 일순에 튕겨 나간 것은 나를 경악시켰다. 이내 보호막에 부딪혀 바닥으로 툭.
힘없이 바닥에 얼굴을 처박으며 쓰러진다.
너무나 무기력하게.
갓난아이가 악의 없이 호기심으로 장난감을 던지듯, 그러한 장면이었다.
그자의 몸에선 일절 기세가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나의 미약함이 아직 그의 기세를 포착하기엔 너무나도 허접한 것일까.
마무리를 위한 것일까. 그 공포스러운 자는 쓰러진 아버지에게 터벅터벅 걸어 나갔다. 지친 몸을 일으키고 싶지만, 전율에 얼어붙은 육신은 내 마음을 따라주지 않았다. 아니, 격렬하게 거부하고 있었다.
젠장. 젠장. 젠장.
그자가 손을 뻗는다. 이상하게도 긴 시간이다. 손을 뻗는 데 한참이 걸리는 듯 보였다. 아니, 이제서야 나는 아버지가 누누이 말하는 초인들의 세계에 진입한 것일까. 나의 몸이 비열하게도 그제야 용기를 얻는다.
서서히 움직여지기 시작한다. 손끝, 팔, 허리, 다리, 마침내 발끝으로. 내 몸이 빠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자가 더 빨랐다.
잡힌 목덜미로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좌수와 우수에 동시에 마력을 태워 내디뎠지만, 알 수 없는 무언가에 금세 막히며 순식간에 사라진다. 오히려 반발력으로 인해 팔뼈가 부러지며 뒤로 흔들린다.
후회는 없다. 이런 최후라도. 바헬가문을 부탁한다.
등 뒤로, 내가 튕겨 나간 곳의 돌들이 이제야 바닥으로 투두둑 떨어지며 시간이 다시 정상적인 시간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넌 뭐야?”
사형 판결 직전 내게 죄를 묻는 집행자의 울림이 들려왔다. 입을 벌려 대답하려 했지만, 여전히 쥐어튼 목덜미에 헛된 바람 소리만 새어 나올 뿐이었다.
“꺼그극-”
그자가 그제야 목덜미를 놓았다. 기회다. 땅에 떨어지기 전 다리에 마정석이 금이 갈 듯이 마력을 태워버리며 다리 집중에 내질렀다.
빠득-
“컥”
앞으로 내지른 다리는 정신을 차렸을 땐 오히려 반대편으로 꺾여있었고, 뼈부터 조각난 듯 통증이 밀려왔다.
“뭐하냐 너.”
또다시 몸을 경직시키는 집행인의 사형선고가 내려지려 했다.
“아버지…를…”
“아버지?”
그자가 나의 말에 자신의 동료를 쳐다봤다. 푸른 머리의 체구가 작은 여성. 어째서인지 웃고 있는 듯 보였다.
그리곤 내게 다가온다.
한 걸음, 두 걸음.
미약한 바람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간다.
“미레! 눈썰미 대단한데? 정말 아들이잖아?”
“그쵸? 헤헷. 성에서 일을 하다 보면 얼굴을 외워야 하는 일이 많았거든요!”
“오~ 그렇구나”
그자는 그저 아버지의 품에서 그 피비린내 나는 반지함을 꺼내 지나칠 뿐이었다.
자기 동료와 이야기하다가도 내게 말했다.
“너 이름이 뭐지?”
“바헬만… 입니다.”
“이거 가져간다고 전해줘.”
그자는 형의 목숨을 순식간에 뺏어버린 악물을 쥔 채 몸을 돌려 멀어지기 시작했다.
“도대체…무슨…”
악물이 점점 멀어짐과 동시에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일어났을 때 뭐라 말해야 할지, 쉽게 빼앗겼다고 질책하는 건 아닐지 그런 걱정들이 머릿속에서 폭풍처럼 뒤섞였다.
* * *
“이곳에서 성 유물을 찾게 되네. 첫 번째야.”
“성 유물요?”
“응, 그런 게 있어.”
“헤헤, 어쨌든 찾고 계셨던 거죠? 축하드려요!”
미레의 함박웃음을 보자 나도 모르게 미레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헛! 내가 정신 지배에 걸린 게 아닐까 하며 흠칫했다! 정말 치명적인 웃음이군!
“고마워.”
미레는 요즘 저택을 구경하는 재미에 빠져 살았고, 금세 옷을 갈아입곤 내게 인사하곤 밖으로 나갔다.
“다녀올게요!”
“응,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부르고.”
“네!”
달칵-
닫힌 문을 바라보다 반지를 꺼내 요리조리 살펴봤다. 평범해 보이는 묵색빛의 반지. 하지만 무려 마계에 존재하는 아이템이었다. 게다가 등급은 성 유물.
[시련의 반지(성 유물)]
알 수 없는 반지입니다. 다만 착용 시 시련을 겪게 됩니다.
시련 성공 : 알 수 없음
시련 실패 : 즉사(卽死)
쿨타임 : 10년(현재 남은 쿨타임 1년)
‘흠…’
원래라면 나는 이것을 제단에 바쳐야 한다. 선 진영 플레이어니까. 허나.
“그럴 순 없지.”
게다가 당장에 제단에 바치는 방법도 모를뿐더러, 여신을 자칭하는 자는 나의 적일 수 도 있는 상황.
반지를 다시 인벤토리에 넣으며 데굴데굴 굴렀다. 푹신한 침대가 부드럽게 등과 허리를 받쳐줬지만, 머릿속은 어지러웠다.
‘에휴.’
손짓으로 미니 포탈을 열어, 잘 되고 있는지 봤다.
일자로 균열진 앙 다물어진 보지. 그 안에서- 지이잉- 지이잉-지잉- 소리가 들려왔다.
그 야한 보지 입구를 벌리자 파고든 채, 자리 잡은 조그마한 딜도는 충실하게 제 역할을 이행하고 있었다.
손가락 세 마디 크기였고, 지속적으로 표면에 솟아난 돌기가 돌아가며 질벽을 계속해서 자극하고 있었다. 거기에 정조 팬티의 효과로 더 민감해졌을 테니, 그 시너지는!
'흐흐, 그러길래 왜 도발한 거야?'
3일간의 숙성의 결과로 야하고 끈적한 애액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질벽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손가락을 집어넣자 따뜻한 질벽이 내 손가락을 꽈악 물고 놓아주지 않으려 했다.
“호…오.”
흠뻑 젖은 앙증맞은 보지가 또다시 움찔대며 거칠게 애액이 뿜어져 나왔지만, 정조 팬티는 밖으로 흘러나온 것들을 자동으로 태워버리듯 없애며 청결을 유지해 줬다.
입힌 순간 부터 계속 작동했으니, 3일째. 남은 일은 4일.
마왕이 먼저 찾아올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쯤이면 다리가 부들거려서 걷기도 힘들 거라 예상됐다.
미니포탈을 연 김에, 손가락을 천천히 하나씩 넣어 마침내 3개를 넣었을때 구부리듯 위로 치켜올려 꾸욱 누르고 왕복으로 쑤셔대니 찌걱 소리가 음란하게 흘러나왔고 얼마 있지 않아 바로 절정에 이른 듯, 뜨끈한 물줄기 쏴아아- 뿜어져 나왔다.
“한껏 느끼고 있나 보네.”
거기서 끝이 아니지. 손가락 끝으로 탐욕의 페로몬 한 방울을 추출해서 보지 안쪽으로 한 번. 애널 입구 쪽에 한 번.
그리고 엉덩이를 한 대 철썩 때리곤 포털을 닫았다. 애액이 몇 방울 튀어버렸지만, 마력으로 태워버리고 눈을 감았다.
“하아, 하아!”
뜨겁고 거친 숨결이 살갗에 느껴져 눈을 뜨고야 말았다. 어느샌가 잠든 모양이었다. 누구야 나의 단 잠을 방해한 게? 미레가 돌아온건가? 하지만 미레가 전혀 흥분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아직 잠결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두 눈을 살며시 뜨자-
'응? 은색 천? 아니 비단?'
“하아, 하아- 네놈 잘도…!”
그 은색빛의 무언가가 다시 한번 거세게 출렁인다. 시야가 차츰 선명해지고, 잔뜩 흥분한 무언가는 마치 야생의 짐승처럼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것 처럼 보였다.
“이거 벗겨줘! 미치겠단 말이야! 씨발! 그리고 당장 자지세워!”
그리고 내 옷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안녕, 그 옷도 예쁘ㅡ”
그녀의 키스가 해일처럼 거세게 덮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