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상영관
1. 대형 스크린의 피사체
정오를 알리는 알람이 울리자 사무실은 순식간에 공동묘지 같은 정적에 휩싸였다.
남들이라면 해방감을 느꼈을 점심시간이었지만, 보윤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처형의 시간이 다가왔음을 의미했다.
동료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나가는 소리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텅 빈 사무실에는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와 보윤의 거칠어지는 숨소리만이 남았다.
"성 주임, 회의실로 좀 오지? 프로젝트 검토할 게 있으니까."
팀장 실 문이 열리며 들려오는 박 차장의 목소리는 낮고 끈적했다.
프로젝트 검토 따위는 없다는 걸 안다.
그것은 주인이 개를 부르는 호출 신호이자, 포식자가 먹잇감을 낚아채기 전 보내는 은밀한 신호였다.
보윤은 이미 다가온 '그 시간'을 직감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다리가 천근만근 무거웠다.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가축의 발걸음처럼, 그녀는 비틀거리며 복도 끝에 있는 대회의실로 향했다.
철컥.
문이 잠기는 소리가 유난히 날카롭게 고막을 긁었다.
보윤은 숨을 들이켰다.
불이 꺼져 암흑천지가 된 회의실, 그 정면에 위치한 대형 프레젠테이션 스크린이 시퍼런 빛을 토해내고 있었다.
"아... 으으읍...!"
스크린 속에서는 어제 모텔에서의 추잡한 영상이 거대하게 확대되어 상영되고 있었다.
서라운드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보윤의 헐떡임과 살끼리 부딪치는 외설적인 마찰음이 텅 빈 회의실의 공기를 진동시켰다.
"어서 와라, 성 주임. 어때? 이렇게 대형 화면으로 보니까 네가 얼마나 음탕하게 놀았는지 더 잘 보이지?"
박 차장은 상석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리모컨을 돌리고 있었다.
스크린의 불빛을 역광으로 받은 그의 얼굴은 악마처럼 검게 그늘져 있었다.
보윤이 주춤거리는 사이, 그는 기다렸다는 듯 다가와 보윤의 팔목을 낚아챘다.
억센 악력이 그녀를 휘감았고, 순식간에 차가운 회의용 테이블 위로 그녀의 몸이 내동댕이쳐졌다.
"차장님, 누가 들으면...!"
"누가 듣는다고 그래? 이 시간엔 경비도 밥 먹으러 가. 게다가 들리면 좀 어때? 사내 방송으로 송출하는 것도 아닌데."
박 차장은 낄낄거리며 보윤의 타이트한 스커트 자락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찌이익.
섬유가 비명을 지르는 듯한 소리와 함께 치마가 허리춤까지 단숨에 걷어 올려졌다.
박 차장의 명령대로, 보윤의 다리 사이는 아무런 보호막 없이 휑하니 드러나 있었다.
하얀 허벅지와 그사이의 검은 음모, 그리고 잔뜩 위축된 성기가 대형 스크린의 푸른 빛을 받아 적나라하게 노출되었다.
"역시 우리 암캐, 말 하나는 기막히게 듣지. 노팬티로 출근하니까 업무 보는 내내 아래가 허전해서 미치는 줄 알았지?"
"흐윽... 제발..."
박 차장은 보윤의 애원 따위는 들리지 않는다는 듯, 그녀의 두 다리를 잡아 양옆으로 활짝 벌렸다.
그는 테이블 끝에 서서 보윤의 가장 은밀한 곳을 자신의 눈높이에 맞추듯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그는 거친 손바닥으로 보윤의 엉덩이 살을 꽉 움켜쥐더니, 반대쪽 손을 보윤의 다리 사이로 거침없이 찔러 넣었다.
전희도 배려도 없는, 그저 구멍을 확인하려는 폭력적인 손길이었다.
두꺼운 중지와 약지가 말라붙은 애액을 뚫고 질 입구를 억지로 비집고 들어갔다.
"아악! 아파...! 아파요...!"
"엄살피우지 마. 이 손가락 몇 개가 아프다고?"
그는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구부려 보윤의 질 내벽을 긁어내듯 휘저었다.
찌걱, 찌걱.
점막이 마찰하며 나는 적나라한 물소리가 스피커에서 나오는 신음과 섞여 기이한 화음을 만들어냈다.
그는 보윤의 수치심을 즐기듯, 치마를 아예 가슴께까지 말아 올려 그녀의 하반신 전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도록 만들었다.
차가운 회의실 공기가 젖은 살결에 닿을 때마다 보윤의 몸이 파들파들 떨렸다.
박 차장은 그 떨림마저 즐기며 손목을 비틀어 더욱 깊숙이, 더욱 거칠게 내부를 유린했다.
보윤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극을 받은 몸이 반응하며 투명한 액체를 뱉어내자, 박 차장은 승리감에 도취 된 목소리로 외쳤다.
"이것 봐. 입으로는 싫다면서 보지는 박아달라고 벌써 질질 싸고 있잖아."
그는 젖은 손가락을 빼내어 보윤의 눈앞에 들이밀었다가, 다시 억지로 집어넣으며 펌프질하듯 속도를 올렸다.
보윤은 고개를 저으며 현실을 부정하려 했지만, 박 차장은 억센 손으로 보윤의 턱을 잡아채 강제로 스크린을 향하게 했다.
"눈 감지 마. 저 화면 속의 너를 똑똑히 봐. 지금 내가 쑤셔주는 거 느끼면서 보라고."
화면 속에서는 흉물스럽게 확대된 윤 대리의 성기가 보윤의 입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보이지? 저기서 윤 대리 자지 정신없이 빨아대면서 눈 뒤집힌 년이 바로 너야. 지금 내 손가락에 박히면서 느끼는 년도 너고. 넌 씨발 타고난 걸레년이야."
현실의 박 차장은 보윤의 질을 짓이기듯 휘젓고 있었고, 화면 속의 보윤은 윤 대리의 성기를 탐하며 타락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보윤의 동공이 지진이 난 듯 흔들렸다.
박 차장의 손가락이 거칠게 내벽을 긁을 때마다 머릿속이 하얗게 점멸했다.
2. 거래
머릿속의 전선이 하나둘 끊어지는 기분이었다.
스크린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퍼런 광선은 테이블 위에 널브러진 보윤의 하얀 알몸을 기괴한 제물처럼 비추고 있었다.
질 내벽을 짓이기듯 휘젓던 손가락을 빼낸 박 차장은 만족스럽지 않은 듯 쩝 소리를 냈다.
그는 보윤의 어깨를 억세게 눌러 테이블 위로 완전히 엎드리게 했다.
"야, 성 주임. 엉덩이 더 높게 들어봐. 이쪽 각도가 죽이거든."
보윤은 수치심에 고개를 파묻은 채, 지시에 따라 개처럼 엎드려 엉덩이를 치켜올렸다.
박 차장은 테이블 끝에 서서 보윤의 가랑이 사이로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는 마치 시장통에서 고기를 고르는 정육점 주인처럼, 보윤의 은밀한 틈새를 양손으로 벌려 뚫어지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야... 너 아침에 씻고는 온 거냐? 아래에서 아주 찌린내가 진동을 한다, 진동을 해."
박 차장의 말에 보윤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항변했다.
"저... 씻고... 왔어요..."
"씻고 왔는데 냄새가 이 모양이야? 씻은 척만 한 거 아니야?"
박 차장은 코를 보윤의 음부 가까이 바짝 밀착시키고는 킁킁거리며 깊게 숨을 들이켰다.
"하... 씨발, 씻긴 뭘 씻어. 오줌 지린내랑 땀내가 섞여서 아주 암캐 냄새가 풀풀 풍기는구먼."
보윤은 수치심에 귀까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박 차장은 타박하듯 보윤의 엉덩이를 철썩 소리 나게 내려치더니, 그대로 젖어있는 틈새에 자신의 혀를 처박았다.
"읍...! 으으..."
츕, 츄릅─
"야, 냄새는 좀 나는데 맛은 있네. 간이 딱 맞아. 아주 짭조름한 게 씨발..."
그는 보윤의 클리토리스를 이빨로 잘게 씹으며, 혀끝으로 요도 근처와 질 입구를 난폭하게 후벼팠다.
보윤의 허벅지가 경련하듯 떨렸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가장 은밀한 곳을 침 범벅으로 만들었다.
한참이나 혀를 놀리던 박 차장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 입가에 묻은 애액을 닦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근데 성 주임, 털 꼬라지가 이게 뭐냐? 입안에 자꾸 털이 들어가잖아. 무슨 아마존 밀림도 아니고."
그는 보윤의 무성한 음모를 손가락으로 툭툭 튕기며 비웃었다.
"관리 좀 해라. 싹 다 밀어버리든가 왁싱을 하든가 해. 알았어?"
"네... 알겠습니다..."
보윤은 차가운 테이블 상판에 뺨을 댄 채, 자신의 신체 부위 하나하나가 품평당하는 굴욕을 견뎌냈다.
박 차장은 그제야 만족한 듯 바지 버클을 풀고 자신의 거대한 욕망을 꺼내 들었다.
그는 보윤의 입구에 귀두를 대충 비비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끝까지 밀어 넣었다.
"아아악! 흐으윽...!"
보윤의 몸이 활처럼 휘어지며 비명이 터져 나왔다.
박 차장은 보윤의 허리를 꽉 움켜쥐고는 미친 듯이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퍽! 퍽! 퍽!
공적인 회의가 열려야 할 공간은 이제 박 차장의 피스톤 운동에 의해 발생하는 외설적인 소음으로 가득 찼다.
보윤의 육중한 가슴은 박 차장의 가학적인 허리짓에 맞춰 테이블 상판을 쾅쾅 때리며 사방으로 흉물스럽게 흔들렸다.
박 차장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보윤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대고 말했다.
"성 주임, 내일 오후 미팅 끝나고 거래처 상무님이랑 저녁 자리가 있는데, 너도 무조건 참석해."
보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것이 단순히 밥을 먹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은 박 차장의 끈적한 손길이 말해주고 있었다.
"저... 그게..."
보윤은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다.
본능적인 거부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차마 싫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침묵이 길어지자, 박 차장은 허리짓을 멈추지 않은 채 피식 웃으며 말했다.
"왜? 싫어? 뭐, 싫으면 굳이 안 와도 돼."
의외의 대답에 보윤이 안도하려는 찰나, 박 차장의 서늘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대신 내가 빈손으로 갈 순 없으니까, 저 영상이라도 상무님한테 보내드려야겠다. 네 실물보다 저게 더 꼴릴 수도 있으니까."
박 차장의 시선이 스크린 속, 윤 대리의 성기를 빨며 눈이 뒤집힌 보윤의 얼굴을 향했다.
"상무님이 저거 보시면 아주 좋아하시겠네. 우리 회사에 성 주임이라는 직원이 이렇게 복리후생을 위한 봉사 정신이 투철하다고."
보윤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저 영상이 외부로, 그것도 거래처 임원에게까지 넘어간다면 그녀의 인생은 정말로 끝이었다.
선택권은 없었다.
애초에 그녀에게 거절이란 옵션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 아니요... 가겠습니다... 갈게요..."
보윤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급하게 대답했다.
"참석하겠습니다..."
"진작 그럴 것이지. 가서 술만 한잔 따라드리면 돼. 상무님이 너 같은 육덕진 년한테 환장하시거든."
박 차장은 승리감에 도취된 듯, 보윤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고 마지막 스퍼트를 올렸다.
"으윽!"
그는 보윤의 자궁 입구를 쾅쾅 들이받으며 그녀의 안 깊숙한 곳에 자신의 모든 정액을 꿀렁 꿀렁 쏟아부었다.
울컥거리며 내벽을 채우는 뜨거운 액체의 감각에 보윤은 눈을 질끈 감았다.
박 차장은 몸을 빼내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휴지로 자신의 것을 닦고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내일 털 잊지 말고 밀고 와라. 매끈하게. 오전에 검사 할 거야."
그는 그 말을 남기고 유유히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스크린 속의 영상은 여전히 무한 반복되며 보윤의 치욕을 대형 화면에 박제하고 있었다.
보윤은 허벅지를 타고 바닥으로 흐르는 정액을 멍하니 바라보며, 자신이 더 이상 회사의 직원이 아닌, 내일 저녁 테이블에 올라갈 '뇌물'로 전락했음을 뼈저리게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