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첫 경험
1. 성전
차 안의 공기는 이미 포화 상태였다.
좁은 공간에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와 타액이 섞이는 질척한 소리만이 가득 찼다.
해주의 손이 보윤의 블라우스 안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터질 듯한 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다.
"으음... 해주 씨... 하아..."
보윤은 해주의 목을 끌어안고 매달렸다.
이대로 끝까지 가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가 원한다면, 이 좁고 불편한 차 안이라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열기가 최고조에 달해, 보윤이 막 해주의 벨트 버클에 손을 댔을 때였다.
"후우..."
해주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입술을 떼고 보윤의 손을 부드럽게 저지했다.
그의 눈동자는 욕망으로 인해 젖어 있었고,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지만, 그 안의 이성은 촛불처럼 또렷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하아... 보윤 씨. 여기서... 여기서 이러고 싶지 않아요."
"......네?"
보윤이 붉게 달아오른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거절인가? 내가 너무 급했나? 과거의 기억이 스쳤다.
'싼티 나게 굴지 마'라며 밀쳐내던 남자들. 혹은 '여기서 빨리 끝내자'며 바지 지퍼만 내리던 놈들.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려던 찰나, 해주의 뜨거운 손바닥이 보윤의 뺨을 소중하게 감쌌다.
"보윤 씨와의 처음을... 이런 좁고 불편한 곳에서, 쫓기듯이 해치우고 싶지 않아요. 보윤 씨는 더 좋은 곳에서, 더 깨끗하고 소중하게 안겨야 해요.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래요."
그 말 한마디에 보윤의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 치솟았다.
그동안 남자들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모텔 대실 시간이 아깝다며 재촉하거나, 곰팡이 핀 자취방 구석으로 그녀를 밀어 넣었다.
그들에게 보윤은 배설을 위한 도구였지, '대우'해줘야 할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해주는 욕망에 눈이 먼 순간조차 그녀의 품위를 지켜주려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강남에 위치한 부티크 호텔이었다.
프런트를 지나 문을 열자, 고급스러운 대리석 바닥과 은은한 간접 조명, 그리고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서울의 야경이 두 사람을 맞이했다.
방 한가운데에는 킹사이즈 침대가 새하얀 시트로 덮여 있었고, 욕실에는 두 사람이 들어가고도 남을 만큼 거대한 원형 욕조가 보였다.
어디에서도 싸구려 모텔 특유의 퀴퀴한 담배 냄새나 락스 냄새는 나지 않았다.
대신 고급스러운 디퓨저 향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보윤은 숨을 들이켰다.
이곳은 도살장이 아니었다.
사랑을 나누기 위해 준비된, 신성한 성전이었다.
2. 숭고
침대 옆, 은은한 스탠드 조명만이 두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해주는 보윤을 침대가에 세워두고, 그녀의 옷을 하나씩 벗겨내기 시작했다.
급하게 단추를 쥐어뜯거나 옷감을 잡아당기는 난폭함은 없었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의 포장을 풀듯, 떨리는 손길로 조심스럽게 단추를 풀렀다.
스르륵. 블라우스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스커트가 발목 아래로 흘러내렸다.
마지막으로 속옷의 후크가 풀리자, 보윤의 거대한 유방이 중력에 따라 묵직하게 출렁이며 해방되었다.
보윤은 본능적으로 양팔을 들어 가슴과 배를 가리려 했다.
백윤겸과 그의 친구들에게 생긴 희미한 흉터들, 해주가 이 적나라한 몸을 보고 징그럽다고 할까 봐, 젖소 같다고 비웃을까 봐 두려움이 엄습했다.
하지만 해주는 보윤의 팔을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잡아 내렸다.
"가리지 마요... 보여줘요."
해주의 시선이 보윤의 전신을 천천히 훑어 내렸다.
그 눈빛에는 남자의 음욕이나 평가하는 시선이 아닌, 순수한 경이로움이 담겨 있었다.
"보윤 씨... 정말...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워요. 제가 본 그 어떤 것보다..."
해주는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그는 보윤의 허리를 감싸 안고, 그녀의 배꼽 아래, 부드러운 허벅지 안쪽, 그리고 아랫배에 차례로 입을 맞췄다.
"아... 읏... 해주 씨..."
이빨로 물어뜯거나 꼬집는 고통은 없었다.
그의 입술이 닿는 곳마다 꽃이 피어나는 것 같았다.
뜨거운 숨결이 민감한 살결을 간지럽혔다.
해주는 상체를 일으켜, 보윤의 거대한 가슴을 양손으로 소중히 받쳐 들었다.
손가락 사이로 부드러운 살결이 흘러넘쳤다.
그는 마치 성배를 받쳐 든 신도처럼, 경건하게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하아... 츄릅..."
그가 보윤의 유두를 입에 머금었다.
혀끝으로 유두를 굴리고, 입안의 압력으로 부드럽게 빨아들였다.
찌릿한 쾌락이 가슴에서부터 척추를 타고 머리끝까지 뻗어 나갔다.
"으으응...!"
보윤은 해주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과거에는 그저 무겁고 짐스럽기만 했던 가슴이, 그가 사랑해 주자 비로소 아름다운 신체의 일부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수치심이 녹아내린 자리에 벅찬 자존감이 차올랐다.
3. 폭풍
해주는 침대에 보윤을 조심스럽게 눕히고, 그 위로 올라왔다.
그의 단단하고 뜨거운 근육들이 보윤의 부드러운 살결에 닿았다.
피부와 피부가 마찰하며 일으키는 열기가 방 안을 후끈하게 채웠다.
해주의 무릎이 보윤의 다리 사이를 파고들었다.
보윤은 저항 없이 다리를 활짝 벌려 그를 맞이했다.
그곳은 이미 흥분으로 인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해주가 자신의 팽창한 성기를 보윤의 입구에 맞췄다.
뜨거운 귀두가 젖은 살갗에 닿자 보윤의 몸이 움찔 떨렸다.
"보윤 씨... 들어갈게요. 아프면 바로 말해요. 바로 멈출게요."
그는 마지막 삽입의 순간까지 보윤의 눈을 맞추며 허락을 구했다.
보윤은 젖은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단단한 목을 끌어안았다.
"네... 들어와요... 해주 씨..."
스르륵.
해주의 성기가 보윤의 좁은길을 열고 천천히, 아주 묵직하게 진입했다.
꽉 차는 느낌.
내벽이 팽팽하게 늘어나는 감각.
하지만 과거처럼 찢어질 듯한 고통이나 불쾌함은 없었다.
그가 충분히 전희를 해준 덕분에, 보윤의 몸은 이미 그를 받아들일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 있었다.
"하아... 으윽... 따뜻해요... 보윤 씨... 미칠 것 같아..."
해주가 낮은 신음을 흘리며 끝까지 밀어 넣었다.
두 사람의 골반이 빈틈없이 맞닿았다.
완전히 결합된 순간, 두 사람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서로의 존재가 하나로 연결된 기적을 느꼈다.
그리고, 폭풍이 시작되었다.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리듬감 있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격렬했다.
해주의 허리짓은 힘이 넘쳤고, 깊었다.
한 번 들어올 때마다 자궁 입구까지 닿을 듯 깊숙이 찔러 넣었다.
하지만 그것은 일방적인 공격이 아니었다.
보윤이 숨을 들이키면 해주가 밀어 넣었고, 보윤이 허리를 들면 해주가 더 깊이 파고들었다. 완벽한 호흡. 완벽한 합주.
"아앙! 하아, 해주 씨! 좋아... 흑, 너무 좋아요..."
보윤은 참지 않고 신음을 터뜨렸다.
입을 막을 필요도, 소리를 죽일 필요도 없었다.
해주가 움직일 때마다 보윤의 거대한 가슴이 격렬하게 출렁였다.
예전 같으면 부끄러워서 팔로 가렸을 테지만, 지금은 그 흔들림조차 쾌락의 일부였다.
해주는 상체를 숙여 흔들리는 보윤의 가슴을 한 입 가득 베어 물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손을 꽉 깍지 껴 잡았다.
그는 보윤의 몸을 있는 그대로, 그 어떤 부분도 놓치지 않고 사랑하고 있었다.
쾌락이 척추를 타고 뇌수까지 찌릿하게 뻗어 올랐다.
과거의 섹스가 '배설'이나 '노동'이었다면, 지금 이 행위는 서로의 영혼을 녹여 하나로 만드는 뜨거운 용광로였다.
격렬했던 첫 번째 파도가 지나가고, 해주는 잠시 움직임을 멈춘 채 보윤의 젖은 이마와 콧날에 입을 맞췄다.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가 섞여 들어갔다.
"보윤 씨... 괜찮아요? 힘들지 않아요?"
"네... 더... 더 느끼고 싶어요..."
보윤의 달뜬 요구에 해주의 눈동자가 다시 한번 짙게 가라앉았다.
그는 보윤을 조심스럽게 돌려세웠다.
보윤이 침대 헤드를 짚고 무릎을 꿇은 채 엉덩이를 뒤로 빼는 자세, 후배위였다.
순간, 보윤의 몸이 미세하게 굳었다. 과거의 기억. 남자들은 늘 그녀를 이 자세로 엎드리게 했다.
자신의 출렁이는 가슴이 짐승의 젖통처럼 보이던 굴욕적인 각도.
적나라하게 보이는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넣거나, 양 손으로 벌리며 괴롭히기 가장 좋은 자세.
하지만 해주는 그녀를 침대에 처박지 않았다.
대신 그는 자신의 단단한 가슴으로 보윤의 등을 든든하게 받쳐주었다.
그리고 양팔을 뻗어 보윤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허공에 매달린 그녀의 거대한 유방을 손바닥 가득 움켜쥐었다.
"하으으...!"
해주의 뜨겁고 단단한 기둥이 보윤의 젖어있는 틈새를 비집고 뒤에서부터 묵직하게 진입했다.
귀두가 좁은 내벽을 긁으며 깊숙이 들어차자, 보윤의 엉덩이 살이 해주의 골반에 눌려 움푹 들어갔다.
"으윽... 아아... 꽉 차요... 해주 씨..."
보윤이 고개를 뒤로 젖히자, 해주는 그녀의 목덜미와 귓불을 잘근잘근 씹으며 속삭였다.
"보윤 씨... 거울 봐요. 우리가 얼마나 예쁜지."
해주의 시선이 향한 곳은 침대 맞은편의 전신 거울이었다.
거울 속에는 충격적일 만큼 야하고 적나라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활처럼 휜 보윤의 허리, 그 뒤에 밀착해 짐승처럼 박고 있는 해주의 근육질 몸, 그리고 결합 부위에서 흘러나온 투명한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번들거리는 모습까지.
무엇보다 시선을 끈 것은 보윤의 가슴이었다.
해주의 손아귀 힘에 눌려 손가락 사이로 터질 듯 흘러넘치는 하얀 유방은, 붉게 충혈된 유두를 꼿꼿이 세운 채 음란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내 몸이... 이렇게 야했나?'
그것은 더러움이 아니었다.
압도적인 관능이었다.
보윤은 거울 속 자신의 흐트러진 표정을 보며, 처음으로 전율했다.
4. 포식의 시간
해주의 허리짓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더욱 깊고, 더욱 거칠었다.
찌걱, 찌걱, 찌걱.
방 안은 살과 살이 부딪히는 타격음과, 질척한 애액이 섞이는 적나라한 소음으로 가득 찼다.
해주는 보윤의 골반을 꽉 움켜쥐고 뿌리 끝까지 밀어 넣었다가, 다시 입구까지 뺐다가를 반복했다.
그가 거칠게 박아 올릴 때마다, 보윤의 상체가 속수무책으로 흔들렸다.
허공에 매달린 보윤의 거대한 가슴이 해주의 움직임에 맞춰 격렬하게 출렁였다.
묵직한 유방이 서로 부딪히며 찰싹거리는 소리를 냈고, 땀에 젖은 피부는 조명 아래서 꿀을 바른 듯 반짝였다.
"아! 아앙! 해주 씨... 거기! 거기 너무... 깊어요... 으아앙!"
보윤은 침대 시트를 쥐어뜯으며 비명을 질렀다.
해주의 성기가 자궁 입구를 쿵쿵 두드릴 때마다 머릿속이 하얗게 점멸했다.
해주는 짐승처럼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보윤의 귓가에 끊임없이 사랑을 속삭였다.
"보윤 씨... 미치겠어요... 안이 너무 뜨거워요... 나 죽을 것 같아요..."
그는 보윤의 등 뒤에 밀착해, 한 손으로는 그녀의 허리를, 다른 한 손으로는 흔들리는 가슴을 억세게 주물렀다.
붉게 솟은 유두를 손가락으로 튕기고 비틀자 보윤의 내벽이 해주의 물건을 꽉 물고 놔주지 않았다.
"쪼이지 마요... 하으... 진짜 쌀 것 같아..."
쾌락이 척추를 타고 뇌수까지 찌릿하게 뻗어 올랐다. 과거의 섹스가 '고통을 참는 시간'이었다면, 지금 이 순간은 서로의 몸을 탐닉하고 잡아먹는, 가장 원초적이고 뜨거운 포식의 시간이었다.
5. 절정
속도가 한계까지 빨라졌다. 보윤의 다리가 후들거리며 무너질 듯하자, 해주는 그녀를 단단히 붙잡아 지탱하며 마지막 스퍼트를 올렸다.
"해주 씨... 나, 나 이상해요... 아, 갈 것 같아요... 으아앙!"
보윤의 눈동자가 풀리고 입이 벌어졌다.
침이 질질 흘러나와도 닦을 정신이 없었다.
자궁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파도가 밀려왔다.
발가락이 오그라들고, 온몸의 근육이 수축했다.
"사랑해요...!"
해주는 보윤의 가장 깊은 곳, 자궁 입구에 귀두를 꾹 눌러 박았다.
보윤의 몸이 활처럼 휘어지며 강렬한 오르가슴에 도달했다.
내벽이 경련하며 해주의 것을 쥐어짜듯 조였고, 동시에 해주 역시 짐승 같은 포효와 함께 사정했다.
울컥, 울컥.
얇은 고무 막 너머로, 해주의 것이 뜨겁게 부풀어 오르며 파정하는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보윤은 자신의 안에서 그의 생명이 터져 나오는 뜨거운 순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한 번, 두 번...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정감이 빈궁을 두드렸다.
"하아... 하아..."
모든 움직임이 멈추고, 해주는 탈진한 보윤의 등 위에 엎드려 거친 숨을 골랐다.
두 사람의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미끄러웠다.
그 끈적함조차 너무나 달콤했다.
해주는 혹시라도 내용물이 새어 나와 보윤의 몸을 더럽힐까 봐, 콘돔의 끝을 잡고 아주 조심스럽게 몸을 빼냈다.
뽕- 하는 외설적인 소리와 함께 닫혀있던 구멍이 벌어졌고, 콘돔 끝에는 그가 쏟아낸 하얀 사랑의 증거가 묵직하게 채워져 있었다.
해주는 그것을 정리할 새도 없이, 보윤을 돌려 눕히고 으스러지도록 꽉 끌어안았다.
"보윤 씨... 괜찮아요? 내가 너무 심했죠?"
해주는 보윤의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젖은 눈으로 물었다.
보윤은 대답 대신 해주의 목을 끌어안고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슬퍼서가 아니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머리끝까지 찌릿한 쾌락과 충만감 때문이었다.
"아니요... 으흐흑... 너무 좋아서... 행복해서요..."
보윤은 해주의 품에 안겨, 붉게 달아오른 자신의 다리 사이를 보았다.
해주의 흔적으로 엉망진창이 된 하반신.
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오물'이 아니었다.
사랑받은 증거이자, 두 사람이 하나가 되었다는 훈장이었다.
그날 밤, 보윤은 자신의 육체를 옥죄던 수치심의 껍질을 완전히 깨트렸다.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성스럽고 순결한 첫날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