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화 92. 다시 에란텔로(1).
정액을 뒤집어 쓴 채 기절한 에로프들이 한참이 지나서야 깨어났다.
나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깨어난 와이프들에게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러자.
“낭군님!”
세라가 커다란 맘마통을 통통 흔들면서 달려와 내게 폭삭 안겼다. 역시 세라의 특대급 맘마통은 매일 봐도 폭력적이다!
“낭군님 저 너무 기뻐요!”
내 품에 안긴 채, 내 가슴에 얼굴을 마구 비벼왔다. 세라의 정수리에서 풍기는 향기가 내 코끝을 적신다.
“그렇게 좋아?”
“물론이죠! 솔직히 베이린 님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아세요? 리타 언니는 첫 번쨰니까 이해할 수 있어도, 베이린님은 저보다 늦게 낭군님과 맺어졌는데 먼저 임신해버렸으니… 말은 안 했지만 은근 질투했다구요.”
이런 세상에! 세라가 질투라니!
몰랐다.
항상 세라는 내게 헌신적이었고, 언제나 밝은 모습만을 보여줬기에. 이린 누나가 먼저 임신한 것에 대해 질투했다는 사실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했다.
이런… 제기랄! 난 남편 자격 실격이야!
세라에게 아주 격렬하게 미안한 마음이 피어올랐다.
“미안하다 세라야! 이렇게 기뻐할 줄 알았으면 조금 더 빨리 임신 시켜줄 걸 그랬는데! 정말 미안하다!"
내가 사과하자 세라가 나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말씀 마세요 낭군님. 이렇게 낭군님과 함께 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전 너무 행복해요. 꼭 낭군님 닮은 멋진 아들 낳을게요.”
“나 닮은 꼬추 큰 아들?”
“물론이죠!”
세라가 배시시 미소 짓는 모습이 참 예쁘다.
그나저나 나 닮은 아들이라….
나를 닮은 녀석이라면 확실히 거시기랑 불알이 존나게 클 것이 분명하다.
얼마나 존나?
존나게 존나!
어쩌면 나보다 더 큰 좆방망이를 달고 태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고 제자는 스승을 뛰어넘고, 자식은 부모를 뛰어 넘는 법이니까.
이거 벌써 부터 기대되는데.
과연 6불알로 태어날지 8불알로 태어날지.
BFG 9000이 BFG 10000로 업그레이드될지 그것이 몹시도 궁금하다.
‘그래도 7불알은 안된다. 짝불알이라니 히틀러도 아니고 그래서는 안되지 암!”
짝불알 만큼은 결코 네버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무튼 자지는 나를 닮는다 쳐도 외모는 어떨까? 종족은 어떻게 되는거지?
나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일단 나는 오크고 내 와이프들은 죄다 종족이 다른 암컷들이다.
그렇다며 내 아이들은 종족이 어떻게 되는 걸까.
하프 오크?
아님 그냥 죄다 오크로 태어나려나.
아님 모계의 유전자를 짙게 물려받아 엄마의 종족에 가깝게 태어날까?
이거 진짜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군!
빨리 내 아이들이 태어났으면 좋겠다.
“후후 우리 아가 덕분에 마마도 둘째를 가져버렸네요.”
마마도 기쁘다는 듯 아름답게 미소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
“정말 우리 아가는 너무 효자에요. 마마에게 둘째까지 만들어 주다니 이거 보다 더 큰 효도가 어딨을까요?”
“맞는 말이야. 장모 조차 임신 시키는 것으로 효를 다하는 오크 그것이 나지. 암 그렇고말고.”
나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
“근데 마마. 마마가 출산하면 우리 아이는 세라의 동생인데. 그럼 촌수라던가 그런 게 복잡해지는 거 아니야?”
“어머 아가.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는 건가요? 이미 저와 세라를 모녀 덮밥으로 범 했을 때 부터 그런 건 의미 없어진 거랍니다.”
합리적인 반박에 나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하긴 와이프와 장모를 덮밥으로 따먹어놓고서 이제 와서 그딴 생각을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이미 좆침반이 꼴리는 대로 살아가는 오크인 내게 이제 그딴 건 아무래도 좋은 일이다. 그저 내 여자들과 행복하게 섹스하면서 살아가면 그뿐인 것을.
“본 신관도 그대의 아이를 가지게 되어 무척 기쁘긴 하지만, 너무 계획 없이 가진 터라 조금 곤란하군.”
세티가 들뜬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뭐 때문에 그래 세티?”
“아직 본 신관은 세계수님의 대리인이자, 엘프들을 통치는 존재다. 그런 본 신관이 이런 시국에 덜컥 임신을 하여 자리를 비우게 생겼으니 곤란하다고 한 것이다. 아내 된 몸으로 지아비와 떨어져 지낼 수는 없지 않겠나. 허나 그렇게 되면 잿더미가 된 엘븐 포레스트를 누가 재건할 것이며, 누가 통치하겠는가.”
“아….”
나는 딱히 할 말을 고르지 못했다.
왜냐고?
맞는 말이라서 그렇다.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좀 곤란한 상황인 것은 맞다.
일단 나는 임신한 세티를 두고 갈 생각이 조금도 없다.
왜 내가 정복한 암컷을, 내 아이를 임신한 와이프를 두고 가야 한단 말인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비록 좆이 꼴리는 대로 휘두르고 다니는 오크인 것은 맞으나, 책임감이 없는 사내는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한 종족의 수장을, 그것도 이런 비상 시국에 아무런 대책 없이 데려갈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후임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세티 혹시 다음 신관은 세계수가 정하나?”
"물론이다. 그대도 이젠 잘 알겠지만, 신관이란 결국 세계수님의 대리인에 지나지 않다. 물론 세계수님께서 우리 엘프들의 신 이신 만큼 그분의 대리인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엘프들에겐 엄청난 것이지.”
“그 다음 신관이 정해지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려?”
“그것은 정해진 바가 없다. 허나 당장 정해진다고 한들 신관으로써의 직책에 걸맞게 교육받는 것에는 제법 시간이 걸린다.”
말하자면 인수인계를 해야 한다는 소리군.
애미 시벌….
다시 말하지만 임신한 세티를 두고 가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세티를 데리고 가버리는 것은 사람으로서, 아니 오크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아무리 깐프 새끼들이 좆같은 레이시스트라 할지라도, 이건 아닌 거 같다.
이것이 딜레마인가…?
나는 고뇌에 빠졌다.
나도 이럴진대 당사자인 세티는 어떻겠는가.
시발 뭐 좀 좋은 방법이 없나?
내가 잠시 고민에 빠진 찰나, 문득 이번에 받았던 훈장이 떠올랐다.
맞다 시발!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아 맞다 훈장! 그거 효과가 신전으로 워프하는 능력이니까. 그걸로 출퇴근 하면 안 되나?”
나의 말을 들은 세티가 눈을 몇 번 깜박이더니 이내 밝을 표정을 띠며 내게 뛰어들었다.
“그거다! 그래! 그 신물이 있다면 언제든 신전으로 오갈 수 있지! 본 신관 조차도 그대와 임신 섹스하느라 잊어버리고 있었다!”
너도 잊은 거냐고!
하긴 어제부터 지금까지 미친 듯이 섹스만 했으니 생각이 안 날 만도 하다.
우리가 한 섹스가 어디 보통 섹스인가?
분신들과 뒤엉켜 상상을 초월하는 음탕함을 마구 발산하면서, 구멍이란 구멍에는 죄다 자지 끼워 넣고 싸지른 갱뱅플이 아니었던가.
아 시발 또 좆이 꼴리는구나…!
단지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자지에 피가 쏠리면서 묵직해졌다.
“그대여! 일단 세계수님과 장로들에게 이 사실을 고하고, 동의를 구해오겠다.”
세티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그놈의 세계수한테 또 허가를 받아야 하는 거냐?
아무리 내게 아낌없이 준 나무라지만, 사사건건 이런 식으로 동의를 구해야 하는 건 많이 귀찮은데.
그래도 별 수 없으니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래 조심해서 다녀와. 우리는 짐 챙기고 있을 테니까.”
“알겠다. 헌데, 그렇다고 너무 서둘러 떠나려는 것이 아닌가?”
그 물음에 나 대신 세라가 답했다.
“에란텔에서 낭군님의 다른 아내분들이 기다리고 계세요. 그러니 얼른 돌아가야죠.”
세라 말대로 이린 누나와 에나가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진짜 내 와이프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주체 할 수 없을 만큼 피어올랐다.
이린 누나도 임신한 상태인데, 내가 곁을 너무 오래 비웠다.
임신 초기에는 남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시기인데, 그럴 때 자리를 오래 비워둔 것은 진짜 씨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대역 죄라고 할 수 있다.
‘이거 돌아가자마자 장인어른이 또 칼 뽑아들고 날 죽이려고 드는 거 아니야?’
우리 장인어른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위인이었다.
근데 나 같아도 그럴 것이다.
감히 소중한 딸이 임신해있는데 사위라는 새끼가 자리를 오래 비워두면 진짜 샷건이 존나게 마려울 거다.
만약 이번에 장인어른이 샷건 같은 것 뽑아든다 면 겸허히 운명을 받아들여야겠지.
‘그러도보니 에나도 북부 영지에서 돌아오면 한번 찾아오라고 했었는데, 급히 오느라 찾아가지도 못했지 참.’
애미 시벌 진짜 나란 오크 개새끼!
책임이 동반된 질싸를 했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 법!
이번에 돌아가면 진짜 기다린 와이프들에게 간이고 쓸개고 다 때 줄 기세로 잘해줘야겠다.
“그런가. 하긴 내 반려에게 아내가 한 둘이 아닐 것이라는 것 쯤은 예상했다. 일단 빨리 다녀오지.”
세티가 나를 보며 덤덤한 말투로 말하고서는, 그 길로 신전으로 향했다.
우리는 떠날 채비를 하였다.
***
에란텔로 복귀하기 전, 베이린에게 급히 전서구를 통해 우리가 곧 돌아갈 것 임을 알려주었다.
물론 다짜고짜 돌아간다고만 써서 보내지는 않았다.
어떤 이유 때문에 귀환이 늦어졌는지, 왜 여태껏 연락을 하지 못했는지도 함께 적어 보냈다.
그동안 임신한 그녀가 홀로 나를 기다리면서 얼마나 마음 졸였을지를 생각하면 너무 미안했다.
아무튼 떠날 준비를 마친 우리는 엘븐 포레스트의 정문으로 향했다.
정문 앞에는 세티를 포함해, 많은 엘프들이 모여있었다.
아마도 세티를 배웅하기 위해 모인 것이리라.
“그대여 준비는 다 마친 것인가?”
나를 발견한 세티가 말했다.
그러자 인파로 숲을 이룬 엘프들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그들의 시선은 각양각색이었다.
어떤 이들은 더 이상 나를 하등 종족이 아닌, 자신들을 구한 영웅을 보는 표정이었고, 어떤 이들은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물론 아직까지도 혐오감이 담긴 시선을 보내오는 이들도 있었다.
역시 깐프 새끼들의 우월주의는 하루 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모양이었다.
‘그래도 처음 보단 훨씬 낫군.’
불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내게는 입국하는 것 조차 쉽지 않은 곳이었다.
그때는 정말 보는 새끼들마다 시비를 걸어서 아주 그냥 돌아버릴 지경이었으니.
아내인 세라가 보증을 서줬음에도, 이 미친 레이시스트들은 마치 나를 벌레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하며 위협하던 광경이 생경하다.
‘그러고 보니 경비대장인가 뭔가 하는 씹새끼가 안 보이는군.’
내가 입국하려던 걸 게거품 물면서 막아섰던 새끼들.
내 생각이지만, 이 새끼들 어디 감옥에 처박혀있거나, 아니면 키메라가 숲을 초토화 시켰을 때 뒤져버렸을 확률이 높다.
아무튼.
이제는 돌아갈 시간이었다.
따지고 보면 그리 긴 시간을 체류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게는 몹시도 긴 시간 처럼 느껴졌다.
“귀남 군.”
벨론델 씨가 앞으로 나와 내게 말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겠네. 정말 고마우이. 자네가 없었더라면 우리 엘프들은 키메라에게 멸망당해 이 세계에서 사라졌을 테니. 자네가 우리와 세계수님을 지켜준 이 은혜를 결코 잊지 않겠네.”
“은혜를 잊지 않으 신다면, 부디 엘프들이 다른 종족들과도 잘 지낼 수 있게, 인식을 개선하는 것에 힘써주십시오. 그래야만 위기에 처했을 때. 강자 한 명의 도움이 아닌, 다른 종족들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있을 테니까요.”
나의 말을 들은 벨론델 씨의 눈이 잠깐 커졌다가, 이내 희미한 미소를 띠웠다.
“자네의 말이 맞네 . 방금 그 말을 가슴에 새기겠네.”
그가 손을 내밀었다.
“부디 자네의 앞날에 세계수님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신관님과 두 모녀를 잘 부탁하네.”
나는 그의 손을 꽉 붙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때로는 말로 하는 대답보다, 이런 행동들이 더 진심을 전달할 수 있는 법이니까.
우리는 그렇게 엘븐 포레스트를 떠났다.
가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