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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화 미쳐버린 딸쟁이와 학교(8)


[타앙-! 타앙!] “총부터 뺏으라고 했잖아 머저리 새끼들아! 머리를 쓰라고 머리를!! 그 새끼 피하라고!” “으랴아아!” 연속적으로 울리는 격발음을 신호 삼아 짧은 함성을 내지르며 약탈자들은 호흡을 가다듬은 우리에게 덤벼들었다. 쇠덩이리끼리 맡 부딪치는 날카로운 금속음과 함께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졌고 선두에 서 있던 나는 이를 악물고서 쥐고 있던 슬레지 해머에 힘을 주었다. “저리 꺼져 머저리 새끼들아!” 상처로 인해 피가 쏟아져 나오는 몸을 크게 회전시켜 제일 먼저 달려온 녀석들 두 명의 몸통을 한순간에 짓뭉갰음에도 동료의 죽음조차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 감정 없는 좀비처럼 몰려드는 약탈자들은 곧바로 제각기 들고 있던 무기로 반격을 가해왔다. “커억!” “이 녀석만, 이 녀석만 쓰러뜨리면 우리가 이겨!! 계속 찔러 새끼들아!” 다친 몸으로 무리하게 움직인 탓인지 반응조차 할 틈 없이 온몸에 박혀오는 수많은 둔기와 칼날들이 뼈와 장기들에 직격해 정신을 뒤흔들 만큼의 격통을 만들어냈다. “혀,형! 저리비켜 쓰레기 새끼들아!” 저항하기 위해 계속 해머를 휘둘렀지만, 약탈자들은 오히려 거머리처럼 계속 달라붙어 왔다. 그렇게 가해지는 고통이 늘어날수록 시야가 점점 어두워져 갔고 이내 의식이 끊기기 직전 마지막으로 시야에 들어온 것은 이쪽을 향해 무언가 외치는 게이의 얼굴이었다. ... 점점 어두워지던 시야가 갑작스럽게 밝아지더니 단숨에 풍경이 뒤바뀌었다. 이제는 이런 상황도 익숙져버린 나는 차분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꼬맹이와 함께 단단히 묶여있던 지하실의 살벌한 풍경, 그 장소에서 나와 꼬맹이만이 서로를 마주 본채 서 있었다. “또 이 개같은 환영을 보는 건가? 이제는 놀랍지도 않네 죽기 직전인데 언제까지 이러는건지..” [주인님의 이름 알려주실래요?] 언제나의 환영처럼 나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꼬맹이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졌다. “지랄... 환영인 걸 알고있어도 왜 이렇게 심장이 두근거리는 건지. 나도 이제 로리콘이 다됐어” [사랑해요] “아아 나도 그렇게 무척이나 사랑하고 있어” 아주 달콤한 꿈처럼 천천히 나에게 다가오는 꼬맹이, 나는 그런 꼬맹이를 끌어안으려 손을 뻗었다. 이런 환영속에서 죽는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 [깡!] “혼자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죽어! 좀 죽으라고! 쓰러져!!” 꼬맹이의 손을 잡기 직전 한 약탈자가 내려친 야구방망이가 다시 한번 머리에 격돌했다. 귓가에 이명이 울려 퍼지며 시야가 새빨갛게 물들었지만 이미 고통마저 마비될 정도로 머리에 아드레날린이 미친 듯이 분출되고 있었기에 나는 신경조차 쓰지 않고 녀석을 붙잡았다. “고맙다 정신줄을 놓을 뻔했거든 정신이 번쩍 드네?” “빌어먹을... 넌 뒤지지도 않는 거냐?! 변종이냐? 변종인 거냐 너는?!” “... 변종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뒤지기는 할 거다. 그게 오늘이 아닐 뿐이지. 우리집 꼬맹이랑 약속했거든 무사히 돌아오기로 그러니까 아직 못 죽어” “켁...쿨럭!! 이, 이거 놔 이 미친 또라이 새끼야!!” “혼자 벗어나 보던가?” 나는 한 손으로 목을 붙잡은 약탈자를 주변 녀석들에게 과시하듯 의도적으로 들어 올린 뒤 괴로워하는 약탈자를 관찰했다. 점점 새파랗게 질려가는 얼굴과 거품까지 물어 꼴사납게 발버둥 치는 모습 사이로 죽음을 앞둔 공포심과 산소를 갈망하는 필사적인 감정이 뒤섞인 무척이나 아름답게 일그러진 감정들이 춤을 추듯 펼쳐졌다. “이런 엿 같은 현실로 돌아오게 해준 보답이야.” 미술품을 감상하듯 약탈자의 눈동자를 가만히 지켜보던 나는 이내 저항이 약해진 녀석의 목을 그대로 꺾어버렸다. 뼈가 부러지는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덜렁거리는 머리가 바닥을 향해 힘없이 떨어졌고 나는 곧바로 아무 말 없이 시체를 약탈자들을 향해 던져버렸다. “다음은... 어떻게 해줄까? 몸통에서 몸을 완전히 뽑아내서 선물로 줄수도 있는데?” 집중상태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악화한 정신상태로 인해 바이러스가 뇌의 안쪽으로 더욱더 침투했기 때문일까? 가볍게 느껴지는 해머를 한 바퀴 돌린 뒤 양손으로 집어 들어 타격자세를 취하자 약탈자들 사이에 깊은 공포감이 내려 앉았다는게 확실하게 느껴졌다. “씨발... 저딴걸 상대로 어떻게 이기냐고...아직도 저렇게 쌩쌩하잖아” [탕-타앙!] “어이 형씨들 우리들을 잊어버리면 진짜 섭섭하다?” “먼저 들어오는 새끼들부터 뒤진다.” “이야 너 진짜 마음에 든다 온몸이 무슨 강철로라도 만들어진 거야? 어떻게 그 많은 칼침을 맞고 살아있는거지?!” “형 괜찮으시죠?! 상처좀 보여주세요!!” 어째선지 방금까지 들리지 않던 총성 음과 함께 경찰관이 소리를 지르자 그에 호응하듯 다른 이들 또한 악을쓰듯 외쳤다. 그제야 내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인물들도 놀고 있던 게 아니라는 듯 상당수의 약탈자가 머리에 큰 구멍이 뚫리거나 몸에 칼자국을 남긴 채 상당수 쓰러져있는 모습, 내가 약탈자를 들어 올려 목을 조를 때 시선이 쏠린 틈을 타 먼저 달려들어 쓰러뜨린 건가? “이런씨...!!!” “먼저 들어온 새끼부터 뒤진다고 말했었잖아? 상황 파악해 우하하하!” 육중한 소방 도끼로 다른 한 명의 약탈자를 문자 그대로 반으로 갈라버린 여성은 꽤 지쳐 보였음에도 호방하게 웃더니 작게 입을 열었다. “우리 전부 부상에 체력도 남아있지 않아, 형님이 이럴 때 후퇴해도 된다고 말씀하신 건 없어? 사냥개 너를 보낸거 보면 이대로 뒤지라고 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아마 나빼고 전부 뒤지기를 바라고 작전을 짠거겠지 존나게 악의가 느껴지잖아?” “에이 역시 그런건가? 아쉽게 됐네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눈앞에 보이는 남은 약탈자들의 숫자는 대략 30명 안팎, 아직도 이만한 숫자가 남아있는데 경찰관에게 탄약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30발? 50발? 아니면 10발이 채 않될까? 적들이 겁을 집어먹은 지금 상황에 싸우는 게 좋지 않을까? 여러 가지 생각하며 고민 하던 나는 슬쩍 뒤에 있던 인원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전부 지치고 상처투성이인 모습이었지만 내색하지 않으려는 분위기, 우리도 피해가 상당했다. 같이 따라왔던 노예는 어느샌가 온몸을 난도질당한 채 죽어있었고 게이는 왼쪽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지 팔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남성과 경찰관, 그리고 여성 또한 온몸이 자잘한 상처투성이... 내 몸도 한 지금은 고통을 느끼지 못할 뿐 꽤나 중상이었다. “(이대로 싸운다면 여기있는 인원 전부가 죽어버리겠지)“ “...” “씨발..씨발” 겁을 집어먹은 약탈자들도 인원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지금 상황에서 전처럼 섣불리 달려들지 못했기에 전투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작은 교착상태에 빠져버렸고 그렇게 1분, 2분을넘어 무의미한 시간이 지나갈수록 몸상태는 점점 악회되어갔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먼저 달려드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네.)” [타앙-!] “이쯤에서 서로 이야기를 해보고싶은데 말이야. 어떻게 생각해 다들?”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전투를 이어가기라도 하려는 듯 하늘을 향해 귀중한 탄알을 격발한 경찰관은 씨익웃으며 약탈자들에게 손을 뻗었다. “너희들이야말로...!” [타앙!] 무언가 말을 하려던 약탈자의 심장 부근에 탄환이 정확히 명중했다. 가슴에 큰 구멍이 뚫려버린 약탈자는 뻐끔거리던 입에서 피를 쏟아내며 천천히 쓰러져 다시는 일어서지 못했다. “이대로 계속하면 너희들은 전부 뒤진다. 겨눈 무기를 내리기만해 버리라고는 하지 않는다.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야 뭐, 따르지 않겠다면 전부 죽이고 앞으로 나아갈 뿐이니까 잘 선택해”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는 경찰관은 말과는 반대로 여전히 권총을 약탈자들에게 겨누고 있었다. “하아, 좋아 미치광이 난사 광 양반 이야기 좀 하자고 지식인들끼리” 제일 처음 정신을 차렸던 약탈자가 대표로 앞으로 나왔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 계속 뒤에 숨어있었던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선택지를 제시한다. 첫째 이대로 시간을 끌어서 앞쪽에서 결판이 날 때까지 계속 교착상태를 유지한다. 이건 서로 믿을 수 없으니 패스” “먼저 기습당한 쪽이 무조건 질 수밖에 없으니 동의한다 피로감도 장난 아닐 거고,” “네가 뭔데 그걸 정하고 있는거야?! 창호 형님이 뒤졌다고 이제 네가 명령하는 거냐?! 막내주제에 깝치지 말라고!” 약간 권총을 비스듬히 내려두었던 경찰관이 흥분한 약탈자에게 다시금 권총을 올려 보이자 그는 그대로 입을 닫고 물러섰다. “지식인들이 대화 중이잖냐 겁을 집어먹어서 앞으로 나오지도 못한 새끼는 빠져있어 지금 상황에 형님은 개뿔 형님이야? 뒤지게 생겼는데...” “둘째, 누구 한쪽이 뒤질 때까지 싸워본다 우리는 권총을 가지고 있고 우리 불사신 형님이 앞에 버티고 있는 한 쉽지는 않을 거야 어쩔래? 우린 상관없는데” “... 세 번째는?” “셋째, 이대로 우린 앞으로 너넨 뒤로 갈 길 가는 거지 깔끔하잖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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