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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화 미쳐버린 딸쟁이와 학교 (7)


나를 향해 날아오는 수많은 화살들을 피해 전력으로 내달린 끝에 가까스로 나무 뒤로 몸을 숨긴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 팔목에 박혀있던 화살을 잡아 단숨에 뽑아내 땅바닥에 던져버렸다. “하아...하아 존나 아프네” 이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절대 박히지 않았을 것 같은 조잡하기 그지없는 화살은 꽤 깊숙하게 박혀 뽑은 자리에서부터 혈액이 뿜어져 나와 땅바닥을 새빨갛게 물들였고 내 얼굴은 고통에의해 심각하게 일그러졌다. “혀, 형 괜찮으세요?!” “야 걱정은 됐으니까 닥치고 앞쪽에 집중해! 또 날아오잖아?! 죽고싶은거야?” 뚝뚝 떨어지는 핏방울에 놀라 걱정스럽게 물어오는 게이와는 정반대로 먹잇감을 노리듯 나를 노려보는 노예와 남성의 시선이 무척이나 거슬리게 느껴졌다. “뭘 꼬라봐? 다친 사람 처음 봐? 너네도 앞쪽에 집중해 새끼들아!” “아니 아무것도 그냥 당신같은 괴물도 피를 흘리는구나 해서 놀랐을 뿐이야 피가 빨간색이라 다행이네” “... 응 아무것도” 나의 불호령에 그제서야 시선을 앞쪽으로 돌리는 그들 앞에서 나는 아무렇지 않게 입고 있던 옷을 찢어 팔목에 감았다. “(우리를 향해 날아오는 수많은 화살을 피해 약탈자들 속으로 들어가 싸우는 곡예 수준의 싸움이 지금의 내 몸 상태로 가능할까?)” 나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가능성은 희박했다. 몸상태가 아주 조금이라도 돌아와 준다면 모를까 저 화살 비를 뚫고 가기에는 스피드가 모자랐고 설사 운이 따라주어 들어간다 하더라도 아마 잠시도 버티지 못한 채 날아온 화살들과 날붙이들에 의해 고슴도치가 되어버릴 것이 분명했다. “이제어쪄죠?! 도망칠수도없고 가까이 다가갈수도 없어요 형” “씨발 귀 안 먹었으니까 조용히 말해 머리가 깨질 것 같다고.” “죄, 죄송해요” “쯧 그래 뒤지는 한이 있어도 뭐라도 해보자고 야 남아있던 화염병 전부 화살을 쏘는 새끼들한테 던져서 나를 엄호해 뚫고 들어간다. 그것밖에 방법이 없어” “으하하 나도 뒤따라 들어갈 게 화염병만 던져봤자 시간만 버릴 뿐이니까 말이야! 빨리 형님쪽에 합류해야지?” 여성은 자신이 패배할것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는지 호탕하게 웃으며 내 등을 두드렸고 나는 왠지 모를 든든함을 느꼈다. “경찰 너는 그거 가져왔지?” “으음 혹시 몰라서 챙겨오긴 했는데 기대는 하지말아줘 거리도 너무 멀고 이쪽이 이걸 가지고 있다고 하면 눈에 불을 켜고 나먼저 죽이려 할 거야” “어쩔 수 없을 때는 망설이지 말고 써줬으면 좋겠어 그것 말고는 답이 없는 것 같으니까” “... 알아들었어 몸조심해 형씨” 나는 잠시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을 떠올렸다. 서로에게서 죽어버린 연인을 바라보는 뒤틀린 관계인 여성, 무너진 나를 다잡아주었던 감염되어버린 꼬맹이, 나를 끝까지 따라온다던 덩치... 집에 무사히 돌아가게 된다면 모두 모여 술이나 한잔하고 싶어졌다. “푸후... 그럼 가자고!” 푸욱 하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숨어있던 나무에 박힌 화살의 소음에 정신을 차린 나는 상념을 털어내며 각오를 다졌다. 여기서 뒤지고 싶지는 않았다. 살아서 돌아가고 싶었다. “지금이야 전부 덮쳐!” “너, 너희들 뭐 하는 거야!” 그렇게 각오를 다지고 수풀에서 튀어나와 죽음을 향해 달려 나가려던 찰라. 잠입해있던 대머리의 동료들이 기습을 하려면 지금이 적당하다고 판단했는지 화살을 들고 있던 약탈자들과 얽혀 싸우는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 “... 화염병은 됐어! 전부 달려들어! 지금이 아니면 100퍼센트 죽을거야!!” 지금이 아니라면 다시는 없을 기회라고 본능이 속삭였기에 나는 곧장 바닥에 떨어져 있던 화염병을 하나 챙겨 들고 선봉에 서서 갑작스러운 배신에 당황하고 있는 약탈자 무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해머를 휘둘렀다. [부우웅-] 한 손으로 휘둘렀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전 두 손으로 휘둘렀을 때보다 더욱더 강렬하게 공기를 가르는 해머의 소리와 함께 머리를 적중당한 약탈자는 그대로 척추째로 머리통이 뜯겨져 나와 벽에 처박혔다. 그 모습에 힘이 약간이라도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뜨거운 희열감이 차올랐다. “또 덤벼봐 구더기 새끼들아!!!” “형씨 같이좀 가! 기다리라니까?!” 나를 진정시키려는 경찰관의 소리에도 나는 멈추지 않고 해머를 들어 올려 아직까지 정신을 못 차린 약탈자를 향해 휘둘렀다. [퍼억!] 가슴에 해머를 직격으로 맞은 약탈자는 입에서 피인지 내장인지 모를 것들을 왈칵 쏟아내며 쓰러졌고 그제서야 근처에 있던 약탈자들이 겨우겨우 정신을 차린 듯 무기를 들여올려 나를 내려찍었다. “죽어어어!!” “누가 구대기라고?! 엉? 다시말해봐! 다시 말해보라고!” “이자식 몸이 뭐이렇게 단단해!” 몸에 박혀오는 날붙이들로 인해 느껴지는 격렬한 통증에 눈동자가 떨려왔지만 나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억지로 얼굴에 웃음을 띄워 보였다. “하하하하 아프잖아! 쓰레기 새끼들아!” 날붙이가 박힌 부분마다 정신이 아찔해지는 뜨거운 통증을 이를 악물고서 참아낸 나는 박힌 날붙이 하나를 뽑아내 가까이 있던 약탈자의 목을 그대로 그어버렸다. 마치 두부를 자르듯 간단하게 목이 베인 약탈자의 목에서 부터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내 몸을 적셨다. 이제는 완벽하게 익숙해져버린 피비린내와 고통으로 인해 머리에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 “사, 살려..!” 그 엽기적인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다른 약탈자들이 내 몸에 박힌 자신의 무기들을 손에 놓은 채 뒷걸음질 치며 멀어지려 했기에 나는 재빠르게 움직여 그중 한 사람을 붙잡아 넘어뜨린 뒤 해머로 온몸을 마구잡이로 내려찍었다. “끄익,으아악..! 그,그만해줘 싫...!” “푸하하하!!” 마치 발에 짓밟힌 벌레처럼 온몸의 뼈가 가루가 되어가는 고통에 몸을 움찔거리는 움직임이 너무나도 볼품없어 진심으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괴물... 괴물이다! 도망쳐!!” “어디를 가려고 응?” 나는 몸에 박힌 날붙이들을 뽑아내며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마주 보았다. 두려움과 공포만이 느껴지는 눈동자가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였다. “생각했던 것 보다 존나게 터프하네!? 야 보고만 있을 거야?! 우리도 가세하자고! 응?” “아오 좀 천천히 하지니까 또 머리에 피가 쏠렸구만” 여성의 호령에 맞추어 내 쪽에 가세한 인원들은 무차별적으로 혼란과 공포에 휩싸인 약탈자들을 저마다의 방법으로 찢어 죽여 나갔다. 게이는 외투안에 가져온 다양한 크기의 단검들을 던져 약탈자들의 움직임을 봉쇄했고 여성은 들고 있던 도끼를 휘둘러 일격에 적을 분쇄시켰으며 남성과 노예는 마체테로 적의 신체 부위를 절단했다. “씨발 됐어 저 괴물 새끼 쪽은 일단 내버려 두고 뒤쪽 먼저 족쳐! 우리가 숫자가 더 많아! 정신 차려 새끼들아!” 물불 가리지 않고 싸움닭처럼 덤벼대는 우리의 존재감과 내부 협력자들의 기습으로 아주 아슬아슬한 균형이 유지되던 것도 잠시 기습으로 인한 혼란에서 정신을 차린 한 약탈자의 외침으로 인해 뒤에서 기습을 가해준 내부 협력자들이 천천히 무너져 내려갔다. “끄으윽!” 팔이 잘린 고통에 절규하다 이내 쇼크로 정신을 잃은 한 사람, “살려줘... 죽고 싶지 않아” 배의 살점이 찢겨 흘러나온 내장을 다시 억지로 배에 넣으려는 한사람, “아, 앞이 안 보여 내 눈! 내 눈!!” 머리를 잘못 맞았는지 눈이 떨어져 나가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울부짖는 한 사람, 그렇게 처절하게 싸우다 죽어가는 아군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밀려오는 약탈자들의 숫자는 줄어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빌어먹을 야 경찰 빨리 그거 꺼내!” 나 또한 간신히 참고 있던 통증이 점점 심해져 움직임이 느려졌고, 뒤에서 공격하던 협력자들의 숫자는 계속해서 줄어들어 다시금 화살이 날아오려는 상황은 점점 절망의 구렁텅이로 직행 중이었기에 나는 간절한 눈빛으로 경찰관에게 시선을 돌렸다. 다시 상황을 뒤집으려면 이제 그것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총알도 별로 없어서 아껴두려 했는데 말이지...!” 경찰관은 그런 나의 시선에 화답이라도 하듯 어쩔 수 없다는 표정과 함께 숨겨두었던 권총을 꺼내더니 막 화살을 시위에 걸고 있던 약탈자를 겨냥했다. [탕!] 단 한 번의 손가락질로 화를 들고있던 약탈자 두 명이 동시에 머리에서 피를 쏟아내며 그대로 즉사했고 주변 모든 이들의 이목이 경찰관에게 집중되었다. “씨,씨발 총이잖아 어디서 찾아낸거야 저거!" [타앙-탕-!] “이게 현대문물의 힘이다. 거지새끼들아 꼬우면 너네도 찾아서 가져오던가?” “전부 경찰관 근처로 모여!” “말 안 해도 알고 있어 빌어먹을 괴물 새끼야!” 나는 화염병을 나를 가로막고 있던 약탈자들에게 던진 뒤 경찰관은 엄호하기 위해 내달렸고 그렇게 경찰관을 지키기 위한 격렬한 난전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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