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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화 미쳐버린 딸쟁이와 학교 (6)


대머리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는 몰라도 뒤편에서 계속해서 악의적인 시선으로 나를 보는 남성과 노예였지만 어찌어찌 경찰관의 우호적인 태도와 중재 아래 무사히 학교 근처까지 다다른 우리는 우선 내가 침입했었던 개구멍의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괜찮은 것…. 같은데?” 대장이라는 작자가 발견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내부 협력자들이 열심히 은닉을 해준 덕분인지는 몰라도 개구멍은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은 채 마지막으로 보았던 모습 그대로 방치되어있었다. “개구멍이 무사하다는 게 확인됐으니까 다음은 큰형님이 지시하신 대로 시간을 기다리기만 하면….” [퍼엉!] 경찰관 또한 구멍이 무사하다는 내 말에 동의하는 것인지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차고 있던 손목시계를 바라보자 기다렸다는 듯 커다란 굉음과 함께 지면이 흔들릴 정도의 강한 충격이 느껴졌다. “시작한 모양인데요 형?!” “더럽게 시끄럽게 시작했네 빌어먹을 귀가 찢어질 것 같아” 너무 멀어 알아들을 수 없는 커다란 말소리와 자동차가 어딘가에 들이박는듯한 소리 등 다양한 소음들이 합쳐져 어지럽게 들려왔다. “대머리가 시작한 모양이니까 내가 먼저 안으로 들어가서 안을 확인할 테니까 따라 들어와” 나는 제일 먼저 개구멍을 통해 안쪽으로 기어들어 간 후 개구멍 주변을 둘러보며 안전을 확보하려던 도중 주변에 펼쳐진 풍경에 잠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제멋대로 장기들이 빠져나온 시체들과 주변에 널브러져 있는 피가 잔뜩 묻어있는 무기들, 마치 공동묘지에라도 들어온 듯한 스산한 공기까지 전부 한 대 어우러져 진짜 귀신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 “형 안쪽은 괜찮아요? 무슨 문제 있어요?” “...괜찮아 안전하니까 들어와” 나는 정신을 차리고 뒤이어 게이 경찰관 노예 남성이 차례로 나를 따라 들어와 무사히 잠입할 수 있었다. “씨발 뭐야 여긴 우리도 이 정도까진 하지 않았다고...!” 마지막으로 개구멍을 통해 안으로 들어온 남성이 뒷문 쪽 상황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를 내려 했기에 나는 다급히 달려들어 입을 손으로 막았다. “씨발 소리 낮춰 약탈자들의 시선이 앞쪽으로 쏠렸다고 해도 대머리 말대로라면 80명은 거뜬히 있을 거 아니야 뒤지고 싶어?” “...이거 진짜 귀신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데?” “너도 쓸대없는 소리하지마 나랑 경찰관이 학교 내부를 살필 거니까 근처 나무 뒤에 숨어있어” “나야 괜찮긴 한데...작은 형님이 괜찮을런지 모르겠네” “걱정말고 가기나해 뒤는 맡긴다 게이” “네 형 맡겨주세요” 게이의 힘찬 끄덕임과 함께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신뒤 시체들이 널부러져있는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경찰관과 함께 학교 창가로 기어가 내부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야 조금 있다 해도 되잖아 빨리 움직여!! 꾸물대다가 늦으면 그 새끼처럼 단순 추방으로는 안 끝난다고?!” “아, 알았으니까 그만 재촉해 옷은 입어야 할 거 아니야?! 아 씨발 진짜 조금만 더 있었으면 쌀 수 있었는데 어떤 버러지 새끼들이야?! 좆같네 진짜” 아마 잡아서 가둬놓은 성노예들을 수용하는 공간인 듯 바로 전까지 즐기고 있었던 것인지 허둥지둥 옷을 다시 입는 남성들과 분주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이 보였다. 말투나 행동으로 보아하니 아직까진 경계가 그렇게 강하지 않은 듯 보이는 약탈자들의 분위에 나는 고민했다. “(여기로 침입해서 한 마리씩 해치울까? 아니면 합류를 먼저….)” “형씨 일단 합류부터 해서 우리 쪽 쪽수를 늘려야 하는 거 알고 있는거지? 형씨는 몸이 괴물 수준이니까 문제는 없겠지만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이라 금방 죽어버릴걸?” 멍한 내 표정에 따라온 경찰관이 등을 두드리며 말을 걸어왔다. “알고 있어 협력자들은 머리에 엑스 표시가 있는 새끼들이라고 했으니 일단 그 새끼들부터 찾아야….” “아마 여기서 기다리면 몇 명은 모여들거 아니야? 개구멍 위치는 내부자들이 전부 알고 있으니까. 정신 차려 형씨 오늘 뭔가 초조해 보인다고? 당신이 리더잖아 당신이 흔들리면 우리도 위험해” 경찰관은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나무사이에서 이쪽을 응시하고 있는 게이를 가리켰다. “미안” “아니, 아니지 나야말로 미안 대머리가 집결 위치를 설정하지 않은 게 문제지 당신이 사과할 게 아니었어 쯧 당신이 고생하라고 한 짓이거나…. 아니면 나랑 같이 온 새끼들을 죽이려고 하거나 둘 중 하나야 진짜 악취미지 않아?” “...너희들도 뭔가 밉보였나 보네” “나야 뭐, 조금씩 심기를 거그르는 말들을 했으니까 그렇다 쳐도 나머지 둘은 모르겠어 버스에서조차 옆에 끼고있었으니 다른 의도가 있는건지도 몰라 어쨌든 조심하라고 형씨. 당신 목숨에 우리 목숨이 걸려있으니까” “그래 정신 차려야지” [언제나 믿고 있어 4번 타자잖아?] 나는 경찰관의 말에 대답하며 조용히 흐릿하게 나타난 환영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 “...보아하니 너희가 형님이 보내신 사람들이지?” 경찰관의 말대로 개구멍 근처 나무사이에서 쥐 죽은 듯 대기한 지 몇 분도 흐르지 않아 머리에 커다란 엑스 표시가 되어있는 두건을 쓴 건장한 체격의 우락부락한 여성이 거대한 소방 도끼와 상자를 손에든 채 우리에게 다가왔다. “대머리가 적어도 15명은 협력한다고 말했는데 설마 너 혼자 온 건 아니겠지?” “대머리라니 잘도 형님한테 그런 말을 하네…. 하아 알았으니까 그렇게 노려보지 마 사냥개 나도 몰래 빠져나오느라 시간이 걸렸거든 도착하지 못한 나머지 녀석들도 마찬가지일 거니까” 이 그룹의 사람들은 진짜 약물이라도 빨아야 하는 건가 싶은 정도로 쫙 갈라져 있는 복근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기에 약간 멍해진 표정이 되어버렸지만, 최대한 빨리 표정을 수습하고 되묻자 여성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여기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어 최대한 빠르게 해치우고 본대랑 합류해야 해” “알고 있어 그러니까 우리끼리 먼저 하고 있자고!” 여성은 그렇게 말을 하며 가져온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유리병들이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화염병들, 이걸로 뭘 하려는 거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최대한 흩뿌려 던져야지 않겠어? 1층 1학년 3반이 대기조들이 모여있는 장소야 거기부터 하자고!!” 여성은 내가 말리기도 전에 화염병에 불을 붙여 창문이 열려있던 교실 안으로 집어 던져버렸고 유리병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치솟는 불길에 안에서는 큰 소란이 일어났다. “뭐, 뭐야 갑자기 뭐가…!” “스, 습격이다!!!” “대장이 벌써 뚫렸을 리 없잖아 들었던 대로 별동대겠지 방송실로 가서 알려! 대기조 새끼들 전원 모이라고 해!” “아 미치겠네! 형 어떻게 좀 해봐요! 대머리가 조용히 습격하라고 했잖아요!!” “엉 뭐라는 거냐 넌? 형님께서 최대한 시선을 끌라고 지시하셨다. 이게 직빵이잖아?” “우린 최대한 조용히 처리하라고 들었는데 말이지 정보까지 섞여 있는 것 같은데 작은형님? 대머…. 큰형님이랑 만나면 한마디 해야겠어.” 여성은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듯 도발적인 미소와 함께 계속해서 화염병을 던졌고 이에 하는 수 없이 나 또한 화염병을 집어 들고 건물을 향해 내던졌다. “소화기 가져와!! 나머지는 밖으로 나가!” 소모되는 화염병의 숫자에 맞추어 점점 더 커다랗게 확산하는 열기에 안에서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몇몇 사람들이 밖으로 빠져 나와 숨을 골랐다. “내가 최대한 막을 테니까 너넨 뒤에서 화염병이나 던져” “...들었던 대로 진짜 광견 같은 놈이네 아까랑 눈빛이 완전히 바뀌었잖아” 여성이 나를 말리려는듯 무언가 말을 건네려 했지만 나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해머를 손에 쥔 채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약탈자들을 맞이했다. “자, 잠깐!” “죽어!!” 제일 먼저 달려와 톱날 같은 칼을 휘둘러 나를 배려했던 남성의 머리를 향해 전력으로 해머를 내리쳐 단번에 머리를 부수자. 끈적거리는 뇌의 파편이 한가득 튀기며 느껴지는 끈적거리는 감촉이 손끝에 기분 좋게 감겨왔다. 좀비와는 달리 확실한 손맛과 타격감에 절로 얼굴에 웃음이 띄워졌다. “들어와 새끼들아!” 나의 포효와도 같은 외침에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약탈자들이 주춤하는 틈을 타 더욱더 안쪽으로 파고들려는 순간, 뒤편에서 화염병이 날아와 뭉쳐있던 약탈자들 사이에 던져 들어갔다. “물! 물 가져와!!! 으아아아!!” “뜨거워 뜨거워!!” “체력이 무한하지 않으면 페이스 배분을 잘해야 할거 아니야? 괜히 힘을 뺄 필요 없잖아?” 근육질 여성의 외침에 뒤이어 다른 녀석들이 상자안에 가득 담겨있던 화염병을 던졌고 학교 쪽에서 번졌던 불 또한 바람을 타고 땅으로 번져 사방에 불길이 솟구쳤기에 밖으로 빠져나온 사람들은 고통어린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나뒹굴다 천천히 죽어갔다. “이거 생각보다 싱겁게….” “화살 가져와 화살!”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전부 엄폐해!” 기분 나쁜 통증과 함께 내 팔목에 박힌 화살을 시작으로 수십 명의 인원들이 창문과 현관을 통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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