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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화 미쳐버린 딸쟁이와 상황


거세게 뛰는 심장과 머리의 두통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하며 여성의 부축을 따라 방밖으로 나오자 해가 지고 짙은 어둠이 주변에 내려앉고 있었다. 이런 시간이 될 때까지 당초 계획했던 대로 도서관을 수색해 무기로 쓸만한 것들을 찾아내기는커녕, 나를 통해 누군가를 보고있는 여성과 감염되어 으르렁 거리는 꼬맹이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기만 한 것 같아 절로 한숨이 튀어나왔다. “(여기서 나갈 수 있을 만한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도 얼마 없어)” 나를 필사적으로 부축해 걷고있는 여성을 바라보며 내일 있을 막막한 현실을 떠올렸다. 나를 배신한 새끼들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올라 거점까지 데리고 가기로 약속해버린 여성을 도저히 버리고 도망칠 수도 없었고 적어도 내일 저녁까지는 돌아가지 않는다면 대머리가 내 주변에 다가온 다른 사람들을 고문하거나 죽이겠지. “... 쯧 무슨 방법이 없는 건가?” “네, 네?” “아니 그냥 혼잣말일 뿐이니까 신경 쓰지 마 그보다 너는 괜찮냐? 섹스도 은근히 체력이 필요한 거라 피곤할 텐데 따라다니면서 도서관 지리도 설명하고” “아... 그게 사실 약간 피곤하긴 해요” 나는 부축해주던 여성에게서 거리를 벌린뒤 침구류가 정돈되어 깔려져있는 복도 구석에 자리를 잡고 기대어 앉았다. “그럼 보초 서줄 테니까 좀 자는 게 어때? 대부분 둘러봤고 해도 졌잖아?” 잠이 오지도 않았고 밖에 좀비들이 언제 안으로 들어올지 모르는 지금 차라리 보초를 서면서 생각을 정리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인 것 같아 그렇게 말하자 여성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죄송해요...” “약속한 대로 우리 거점까지 어떻게든 데리고 가줄 테니까 미안하다는 소리 좀 그만해 슬슬 짜증이 나려 하거든” “...네, 넵” “알았으면 이불 깔고 자라 불편하면 내 옆방 안으로 들어가서 문 닫고 혼자 자도 상관없어” 나의 말은 들은 여성은 행여나 자신이 자는 사이 나 혼자 떠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는 듯 자연스럽게 내 옆에 이불을 가져와 이불을 폈다. “여, 여기가 편해요. 원래부터 그랬거든요” “... 그러냐?” 나는 내 옆에 돌아누운 여성에게 신경을 끄려고 노력하며 머릿속으로 내일을 위해 현상황을 한번 되짚어 보았다. 밖에는 우리를 뜯어먹으려는 좀비들이 있고 가진 물품은 식량과 쓸대없는 책이 전부, 무기도 없음. 농성을 하자니 언제 나타나 들이닥칠지 모르는 돌연변이들과 내일까지 어떻게든 돌아가 얼굴을 들이밀지 않으면 대머리가 다른 사람들을 해치 질도 모른다. 그렇다고 내 다리를 믿고 달려가자니 밖에 있는 빠른 좀비들과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는 여성이 내 발목을 잡을 테고... “(... 생각을 하면 할수록 마음이 답답해지네 빌어먹을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 들러서 무기를 들고 왔어야 했는데 괜히 귀찮다고 그냥 와버렸어)” “저기 아저씨...” “(여성을 미끼로 쓰자니 금세 물려 죽어 버릴 테고 쯧)” “저, 저기요?” “어 듣고 있으니까 뜸 들이지 말고 바로 바로 말해” “내일... 정말 도서관에서 나갈 수 있을까요?” 갑작스러운 말에 여성에게로 시선을 돌리자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 복도에서 돌아누운 여성이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감싸 안고 공포에 삼켜져 가고 있었다. “... 뭐가 그렇게 걱정인데? 나를 덮쳤던 그 기세로 그냥 자고 일어나면 내가 어련히 거점까지 데려다줄 텐데” 마음을 추스르려 담배를 태우려다 여성이 담배 연기에 심하게 기침을 했다는 사실이 떠올라 혀를 차며 의미 없이 바닥을 두드렸다. 솔직히 말해서 나 또한 자신이 없기는 매한가지 불안하지 않을 리 없었다. “아하하 죄송해요... 사,사실... 아저씨가 안으로 들어오기 직전에 자살하려고 했었거든요 살아갈 희망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 더불어 사람은커녕 창문 밖으로 좀비들만 간간히 보였으니 정신적으로 크게 몰려있었어요” 여성은 무언가 말하기를 주저하는 듯 하더니 결심이 선듯 조용히 독백을 이어갔다. “구조대가 오지 않아 이성을 잃고 자신들 멋대로 살아가려는 사람들과 이성을 유지하는 사람들... 격렬한 싸움 끝에 저희 쪽이 승리하긴 했지만 싸움에서 남은 사람들도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아서 대부분 떠나 버렸어요” 마치 누군가에게 필사적으로 호소하듯 목소리는 크게 떨리고 있었지만, 한마디 더듬지 않고 말을 내뱉은 여성은 훌쩍거리며 울음을 터트렸다. “그럼 너는 왜 남아 있던 건대??” “남자친구... 남자친구가 있었거든요” 돌아 누워있는 여성을 바라보며 떨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열어 묻자 여성의 훌쩍이는 소리가 더욱더 커졌다. “저를 지키느라 배에 구멍이 뚫렸거든요 대걸레를 깎아 만든 조잡하기 짝이 없는 무기에... 다행히 바로 죽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요. 제 옆에서 고통스럽게 천천히 죽어가던 모습이 추하게 일그러져가던 얼굴이” 나 또한 마찬가지였기에 전적으로 공감이 되는 내용이었다. 꼬맹이가 좀비로 변해가던 모습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목소리가 아직까지도 생생히 느껴지니까 “... 안아주세요. 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다시 느끼게 해주세요 이 공포에서 해방시켜 주세요” 여성이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키더니 나에게 다가와 끌어안았다. 달콤한 숨결이 또다시 내 이성을 뒤흔들었다. “원숭이도 아니고 발정 난 거냐? 빨리 비켜” 입에서는 거친 독설이 튀어나왔지만, 내 자지는 이미 준비가 되었다는 듯 껄떡이며 바지를 뚫고 나올 기세로 거대해져가고 있었다. “부, 불안해서 미칠 것 같은 마음을 아저씨가 진정시켜주세요. 혼자가 아니라고 속삭여 주세요 부탁... 드려요” 다시금 더듬으며 말해오는 여성의 목소리가 정말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 것 같아 등뒤에서 소름이 돋았다. 이야기를 하면서 남자친구의 죽음이 떠오른 걸까? “나랑할 때 처음이라고 하지 않았냐?” 나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면서 윗옷을 벗어 던졌다. “호, 혼전 순결이었으니까요! 이제 와서 그런 건 전부 쓸모없던 거였지만요... 차라리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진작 남자친구랑 하는 거였는데 말이에요 에헤헤 한심해요 저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고요” 여성은 안경 너머로 보인 눈물을 양손으로 필사적으로 닦아내면서 나를 살짝 밀어 넘어뜨리고는 내 위에 올라탔다. “지, 지식은 알고 있어요... 단지 실전하지 않았을 뿐” “이대로 서로 몸을 탐해봤자 공허하기만 할 뿐이야” “잊게 해주세요. 그리고 새로 시작하게 해주세요” 여성 필사적으로 내 목덜미를 핥으면서도 마치 스트립쇼에 나오는 창녀처럼 입고 있던 옷을 한 겹씩, 한 겹씩 벗어 옆으로 던져버렸다. “시작... 할게요” 마침내 흠집 하나 없는 새하얀 여성의 속살이 드러나자 여성은 주저 없이 애액이 홍수처럼 흘러내리는 보지로 자지를 단숨에 삼키고는 허리를 젖히며 교성을 질렀다. “하읏...하으응” 단숨에 나의 거금을 삼킨 여성은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듯 몸을 배배 꼬아댔지만 멈추지 않고 허리를 위아래로 왕복했다. “안달 나게 하려는 게 아니면 조금 더 격렬하게 움직여 잊게 해달라며?” 내가 여성을 꼬맹이로 착각해서 하는 강간과도 같았던 섹스가 아닌 정말로 서로의 몸으로 아픔을 잊고자 하는 몸짓에 나 또한 호응하기로 하며 손을 뻗어 젖가슴을 만져댔다. “아, 알아..어요” 여성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크게 심호흡을 한후 더욱더 빠르게 엉덩이를 위아래로 흔들어댔다. 출렁거리는 젖가슴과 파앙 파앙 하는 시끄러운 교성음 달콤한 향기 모든 게 다 완벽했고 나는 치밀어오는 쾌감에 나도 모르게 젖가슴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꼬, 꼬집지 마세 아항 조금만, 조금만 천천히!” 우연히 손가락 사이로 유두가 들어가자 여성의 헐떡임이 빨라짐과 동시에 질암이 자지를 잘라낼 듯 조여왔다. 가버린 건가? “이 정도로 만족한 건 아니지?” 겨우 한번 절정한 것에 힘이 풀렸는지 내 몸 위로 허물어져버린 여성을 향해 도박적으로 웃음을 지어 보이자 여성이 귀엽게 볼을 부풀렸다. “... 아까 강간하듯 당한 거 때문에 그런 거예요” “푸흣 그럼 가만있어 제대로... 해줄 테니까” 이번엔 내가 여성을 옆으로 눕히고 눈을 마주 보았다. “앗,아...으응 흐읏 민우야” 아직도 나를 통해 누군가를 보고 있는 건지 몽롱한 눈동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나는 시선을 내리고 여성의 쇄골을 핥으며 허리를 강하게 움직였다. “... 어쩌면 우리는 비슷한 면이 많을지도 모르겠네” 나는 슬픈 듯이 중얼거렸지만 여성은 섹스의 황활한 쾌락에 취해 듣지 못한 것 같았다. 나는 조용히 여성의 움직임에 맞추어 온몸을 애무하며 계속해서 허리를 직였다. 여성은 자신을 내버려두고 죽어버린 민우라는 남자를 나는 감염된 꼬맹이를 그리워하기에 서로가 필요했다. 아마 이 외롭고 공허한 밤이 언제까지고 길게 이어질 것 같은 기분에 등뒤에서 한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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