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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9층 공략(4)


은비는 처음 느껴보는 기묘한 감각을 느꼈다. 몸은 절정을 느끼고 있지만 이상하게 붕 뜬 것 같은 미묘한 상태. 공중에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 실제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얗게 뒤집어진 흰자와 다물지도 못하고 벌어진 입에서 흘러내리는 침. 발딱 서버린 젖꼭지와 터질 듯 부풀어버린 클리. 쉴새없이 벌렁거리며 물을 쏟아내는 보지. 움직일 때마다 출렁거리는 젖가슴. 그걸 지켜보고 있는 강간범들까지. 은비가 일반적인 여자였다면 발정제와 젤 때문에 바보가 된 채 강간범들의 노예로 살 운명이었다. 한시간도 필요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렇게 강간범들의 노리개가 되어 좆물을 받아 죽었으니까. 하지만 은비는 일반적인 여자가 아니었다. 무수히 많은 자극으로 단련된 마조 중의 마조였던 은비는 발정제가 오히려 은비의 각성을 도왔다. 더이상 발정날 게 없을 정도로 음탕했던 은비는 발정제 덕분에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 그 이상의 능력을 얻었다. [세뇌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세뇌 스킬...?' 스킬의 설명은 간단했다. 성별과 관계 없이 발정난 은비의 모습을 본 사람을 세뇌시켜 꼭두각시로 만들 수 있다. 방법도 어렵지 않았다. 은비의 몸이 발정나 있는 동안 은비의 정신이 몸 밖으로 나와 원하는 사람에게 속삭이기만 하면 끝이었다. '옆에 있는 남자를 죽여.' 은비는 눈 앞에 있던 한 강간범의 귀에 속삭였다. 그러자 남자의 눈이 이상하게 풀리더니 가지고 있던 칼로 옆 사람을 찔러 죽였다. 순간 패닉에 빠진 강간범들. 은비는 서로 싸우려는 강간범들에게 각각 세뇌를 걸었다. '넌 가지고 있는 발정제랑 젤을 전부 다 가져와.' '내 몸을 저렇게 둘거야? 혼자 너무 외롭잖아. 니 좆이라도 갖다 박아버려.' '난 빨통 빨리는 거 좋아해. 죽을 때까지 내 가슴이나 빨아.' 은비는 남은 강간범들에게 명령을 하며 세뇌 스킬을 테스트했다. 생각 이상으로 효과가 강력했다. '씨발 지한 오빠랑은 스킬부터가 다르네... 역시 강간범들이 섹스는 잘해.' 은비는 자신의 보지에 자지를 박아대는 강간범의 좆을 느끼며 감탄했다. 그저 쑤시기 밖에 할 줄 모르는 지한과는 차원이 달랐다. 여자가 좋아할 곳을 정확히 골라 쑤시는 기술. 억지로 강간을 당하던 여자라도 남자에게 넘어갈 수 밖에 없을 정도의 노련함이었다. 가슴을 빨고 있는 강간범도 마찬가지였다. 단순히 물고 빨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강약 조절을 하며 젖꼭지를 쉴새 없이 공략했다. '탑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온 세상 남자들이 다 내 발밑에 있겠네? 성별도 상관 없으니까... 여자들도 마찬가진가?' 은비는 탑 밖으로 나갈 날을 꿈꾸며 강간범들의 애무를 즐기고 있었다. '변태새끼들. 많이도 갖고 있네.' 은비는 강간범이 가져온 발정제와 젤을 혹시 몰라 챙겨두기로 했다. 언젠가 사용할 날이 있을 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지한 오빠는 아무래도 교육이 좀 더 필요하겠어. 나를 제일 마지막에 구하러 온다 이거지?' 지한에게는 구출하라는 메세지가 떴지만 납치 된 파티원들에게는 다른 메세지가 떠올랐다. [지한님이 구하러 올 때까지 버티세요. 제한시간은 1시간 입니다.] 시간은 이제 7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아니면 멍청한 새끼가 아무도 못 구한 건가?' 은비는 혹시라도 언니들을 데리고 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슬슬 마무리 하기로 했다. 강간범들 모두 스스로 죽게 만든 후 세뇌 스킬을 종료한 은비. 발정제의 여파가 아직 남아 있었지만 각성한 은비는 마음대로 발정 정도를 조절 할 수 있는 몸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 누워 눈을 감고 있는 은비. 곧이어 멀리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은비를 흔들어 깨우는 민아의 손길에 은비는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언니...?" "괜찮아 은비야?" "응... 나 괜찮아 언니..."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주변에 죽어 있는 강간범들을 보며 어떻게 된 일인지 묻는 민아의 말에 은비는 거짓말로 대답했다. "모르겠어... 저 사람들한테 당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자기들끼리 싸우더니 다 죽어버리고... 난 너무 무서워서 기절해버렸어..." 민아는 울먹이는 은비를 품에 안고 다독였다. 납치 된 상태에서 피범벅이 됐으니 얼마나 무서웠을까. "괜찮아. 이제 다 끝났어... 잘 버텼어 은비야..." "고마워 언니..." 지한은 그런 둘을 착잡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은비의 상태를 보니 죄책감이 들었다. 조금 더 빨리 구해줄 걸 그랬나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아직 어제의 괘씸함이 사라지지 않았다. 곧이어 미션이 끝나고 파티원들의 앞에 포탈이 나타났다. 민아는 은비를 데리고 먼저 돌아갔고 지한은 나연과 지혜를 챙겨 포탈로 들어갔다. 10층 대기실은 5층처럼 상점이 있었다. 하지만 휴식이 필요했던 파티원들은 숙소로 들어가 잠을 청한 후 다음날 다시 모이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 파티원들은 여전히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힘들 때마다 쉬긴 했지만 매일 탑을 공략하다보니 피로가 쌓일 수 밖에 없었다. "어차피 우리 상점도 둘러봐야 하니까 오늘은 각자 시간 보내고 10층 공략은 내일 진행하는 걸로 할까?" 지혜의 말에 파티원들은 모두 다행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하루에 한층 이상은 꼭 공략을 했으니 탑 밖으로 따지면 주말도 없이 일을 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오랜만에 주어진 자유시간이었지만 파티원들은 바로 상점으로 향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모든 준비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싶은 건 파티원들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지혜는 아이템 목록을 보고 의아함을 느꼈다. 그동안 겪었던 일들에 비하면 갑자기 너무나 친절해진 듯한 느낌. 드디어 옷 다운 옷을 입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탑 밖에서의 지혜였다면 옷 다운 옷이라고 할 수조차 없었지만 탑 안에서 헐 벗는 게 일상이 돼버린 지혜에게는 이 정도 수준의 옷도 감지덕지였다. 검은색 전신 가죽 옷. 얼굴을 포함한 모든 곳을 가릴 수 있었고 방어력도 나쁘지 않았다. 가죽인데도 마치 타이즈처럼 신축성이 좋아 활동하기도 편할 것 같았다. 대신 얼굴까지 전부 가리는 경우 방어력이 두배로 올라가는 대신 앞을 볼 수도 숨을 쉴 수도 없었다. 눈코입 모두 가죽에 가려지게 되어 있어 과연 얼굴까지 덮을 일이 생길까 싶은 디자인이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순간적으로 이동 속도와 공격 속도를 두배 올릴 수 있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근접 공격를 하는 지혜에게는 필수적인 옵션이었다. 헐벗고 다니는 것 보단 훨씬 더 낫다는 생각에 지혜는 더 고민할 것도 없이 옷을 구입했다. 자동 수복까지 있으니 찢어지는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동안 겪었던 것과 너무 다른 상황이라 조금 찜찜하긴 했지만 옷을 입어도 노출도가 감소하지 않는다는 설명에 무조건 사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혜는 상점을 벗어나 숙소를 잡았다. 오늘 하루 푹 쉬기로 했으니 지금부터 숙소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 방으로 들어온 지혜는 방금 산 옷부터 입어봤다. "아..." 지혜의 입에서 탄식이 새어나왔다. "이놈의 탑이 그럴 리 없지..." 거울 속에 비친 지혜의 모습은 오히려 벗은 게 덜 민망할 정도로 자극적이었다. 입기 전에는 몰랐지만 지혜에게 한 치수 아니, 두 치수나 작은 옷이었고 신축성이 좋은 탓에 지혜의 몸에 딱 맞았지만 마치 시스루나 다름 없는 느낌이었다. 검은 가죽과 시스루가 섞여 일반 가죽 옷보다 훨씬 더 야하고 음탕한 느낌. 보지는 도끼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고 지혜의 보지털까지 비쳐보이고 있었다. 가슴도 마찬가지. 젖꼭지와 유륜이 은은하게 비치고 가슴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밖에서는 입고 다닐 수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진동팬티와 유두패치까지 붙이면 더욱 도드라져 보일 게 뻔했다. "하... 진짜 이럴거면 애초에 희망을 주지 말던지... 기껏 입을만한 옷인 것처럼 해놓고 이게 뭐야 대체..." 지혜는 어차피 입어본 거 모든 기능을 확인해야겠다 싶어 얼굴까지 전부 뒤집어 썼다. 다행히 시야가 완전히 가려지진 않았다. 어스름하지만 어느정도 사물은 구분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문제는 호흡이었다. 코와 입에 찰싹 달라 붙어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고 방심하고 있던 지혜는 순간 숨이 막혀 쓰러질 뻔 했다. "이걸 입으라고 만든 거야? 숨구멍도 없는데 이걸 입고 어떻게 돌아다니라고." 지혜는 급하게 얼굴에 덮어쓴 옷을 벗기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이건 꽤 쓸만하겠지?" 지혜는 옷에 내재돼 있는 스킬을 사용했다. 순식간에 문 앞으로 이동한 지혜. 쌍검도 몇번 휘둘러보고는 감탄하는 지혜였다. "오 이건 진짜 쓸만하네. 도움 되겠어." 몇번 더 방 안을 움직여보고 검을 휘둘러본 지혜는 한숨을 쉬며 침대에 걸터 앉았다. "차라리 이런 거라도 해주지 말던가... 이런 기능이 있는데 어떻게 안 사냐고... 병 주고 약주는 것도 아니고 이딴 옷 같지도 않은 거 입혀 놓고서 스킬만 좋은 거 주면 뭐하는데... 안 입을 수도 없잖아 이러면..." 지혜는 누군지도 모르는 탑을 만든 사람에게 욕을 하며 옷을 갈아입고 누웠다. 자려고 눈을 감았지만 막상 잠이 오지 않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탑 안에서의 일들이 떠올랐다. 지금 파티원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난 어떻게 됐을까. 이제 겨우 10층인데 앞으로 어떤 일들을 또 겪게 될까. 한번 머리에 떠오른 생각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지혜는 고개를 흔들어 생각을 날리려고 노력했다. '그래 지금 미리 생각해봤자 도움 될 거 하나도 없어. 지금까지 처럼 애들 밑고 열심히 하면 돼. 지한 오빠는... 믿을 구석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파티에 하나 밖에 없는 남잔데... 조만간 도움 되는 일이 있을 거야. 이번에 납치 때도 우릴 구해줬고.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 지혜는 복잡한 생각들을 애써 누르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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