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화 파티 _ 3화
파티 _ 3화
그는 내게 채워진 목줄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그렇다고 순순히 끌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나는 최대한 몸을 뒤로 빼고 버티기에 돌입했다.
“오늘은 그냥 다 같이 이렇게 노는 날이에요”
‘그건 내 동의 따위는 구하지 않은 말이란 말이다!’
나는 곧이어 강아지처럼 기어가기를 그만두고 몸을 일으켜 세우며 입에 끼워져 있는 개그를 풀어냈다.
“싫어요!”
“재밌을 거 같지 않아요?”
“당신이나 그렇게 해요!”
“제가 볼 개그 하고 목줄 차고 나타나면 다들 기겁하고 도망칠걸요?”
뭐 그가 한 말이 틀린 말은 아니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아무 말 없이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는 일이다.
“싫어요!”
“그럼… 어쩔 수 없죠”
그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 보이자, 방 밖에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에 누구 있나?”
“네~ 금방 나가요~”
“아냐 아냐 천천히 있다가 나와도 돼!”
우리 사이에는 순간 정적이 흘러 버렸고, 나는 별로 친하지도 않은 그가 나를 마음대로 하려고 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나빠져 버렸다.
물론 저만큼이나 커다란 자지를 맛볼 수 있다는 기회를 날리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긴 했지만 나는 그런 그를 뒤로하고 목줄을 풀어버린 다음 다시 비키니를 챙겨 입고 밖으로 향했다.
그러자 나를 찾으러 돌아다니고 있던 사장님이 방에서 나오는 내 모습을 보고 씩 웃으며 다가왔다.
“즐거운 시간 보냈어?”
“아니요? 기분만 나빠졌는데요?”
“왜?”
“하아…”
나는 길게 한숨을 내뱉은 다음 사장님에게 지금껏 있었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래서 그런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네요”
“한편으로는 조금 이상하기도 하네”
“이상하다뇨?”
“아직 너를 오래 본 건 아니지만 왠지 그런 거 좋아할 거 같았거든.”
“그것도… 누가 이끌어 주냐에 따라 다르죠”
“누가?”
“대뜸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그런다고 흥분해서 헥헥거리고 따라갈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막말로 차라리 사장님이 그렇게 한다고 했으면 조용히 따라갔을지도 모르죠”
“그래?”
그는 나를 내려다보며 노골적으로 웃어 댔다.
그러자 때마침 뒷정리를 마치고 방에서 빠져나오던 남자와 눈이 마주쳐 버렸고, 그는 사장님이랑 대화하고 있는 나를 보더니 머쓱한 듯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그 말 정말이야?”
“사장님이 시키면 할 수 있다고 한 거요?”
“응”
“뭐… 말이 그렇다는 거죠…”
“그러지 말고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봐”
“왜… 진지해지는 건데요!”
“이런 파티에서는 그런 이벤트 하나쯤 벌어지는 게 기본이지!”
“왜 저예요!”
“직원이니까!”
“억지에요!”
“그냥 내가 보고 싶은 것도 있고!”
“에?”
“그냥 네가 그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도 있긴 해”
“목줄 차고 있는 모습이요?”
“잘 어울릴 거 같은데?”
“아이… 또… 그렇게 말하면…”
이렇게 똑같은 제안이라고 해도 그걸 제안하는 사람에 따라서 내 반응이 이렇게까지 달라지는 것이었다.
사장님은 적어도 내가 먼저 섹스하자고 들어댈 만큼 매력이 있는 사람이었고, 그뿐만 아니라 어디선가 느껴지는 분위기를 풍겨대는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마침 다들 물놀이하느라 정신없는데, 비교적 사람이 적을 때라도 한 번 해보는 거 어때?”
“아이…참…”
“안으로 들어갈까?”
[끄덕]
나는 사장님의 손까지 붙잡고는 다시 방 안으로 향했다.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만 같지만 사장님과 함께 그런 짓을 한다면 알게 모르게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경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어디에 뭐가 있는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아까 그 남자가 뒤적거렸던 가방을 열고는 그 안에 들어있는 목줄과 볼 개그를 집어 들었다.
“… 벗을까요?”
“아니야 그대로 입고 가자”
“비키니를 그대로 입고요?”
“나는 완전히 다 드러나는 것보다 그렇게 살짝 가려져 있는 게 더 흥분되는 거 같거든.”
“하하… 취향 참…”
그는 내게 다가와 입에 볼 개그를 물려주며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우리만의 세이프 액션은 바닥을 다섯 번 두드리는 거야. 알겠지?”
[끄덕]
이런 사소한 것부터 아까 그 남자와 확연하게 달랐다.
사장님은 혹시 모를 위험한 경우를 대비해서 내게 세이프 액션까지 정해줬고, 이러니 그를 믿고 따를 수밖에.
그다음 목에는 가죽 재질로 된 목줄이 채워지고, 나는 그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바닥을 기어가는 자세를 잡았다.
노란색 탈색 머리와 눈에 확 들어오는 빨간색 비키니를 입고, 그 목과 입에는 검은색 줄까지 차고 있는 모습이라니 아마 사장님은 동그랗게 눈을 뜨고 자기를 바라보는 나를 똑바로 바라볼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그는 몇 번이고 심호흡을 하더니 바닥으로 나와 똑같이 앉으며 나를 끌어안았고, 내 눈동자는 평소보다 두 배나 커질 수밖에 없었다.
‘뭐지? 왜 이러지?’
“너무 귀여운 거 아니야?”
그는 생긴 것과는 다르게 귀여운 것에 많이 약한 모양이었다.
당연하게도 강아지처럼 바닥을 기어가는 자세를 하고 위를 올려다보는 내 모습은 마냥 귀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는 그걸 참지 못하고 굳이 바닥에 앉으면서까지 나를 끌어안은 것이었다.
그는 한동안 나를 품에 부둥켜안고는 이리저리 흔들거리며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 같았고, 한참이 지나서야 진정을 하고 천천히 목줄을 잡아끌기 시작했다.
나는 혹시 무릎이 어디에 쓸리지는 않을지 걱정하며 그의 뒤를 엉금엉금 기었고, 약간의 계단을 올라 문 앞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이제 간다?”
[끄덕]
그렇게 방문이 열리자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빛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고, 점차 눈이 적응해 나가자, 갑판 위의 상황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까 선베드에 누워 누군가와 섹스하던 지수는 이미 조금은 탈진한 듯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이었지만 얼굴에서 드러나는 표정만큼은 세상 행복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그러는 와중에도 지수에게는 아까와는 다른 남자가 들러붙어 섹스를 이어가려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내 등장이 너무 요란했던 탓인지 지수 옆에 모여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게 시선을 돌렸고, 저마다 웅성거리며 내 주위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나는 예상했던 상황이 벌어졌지만 그래도 이렇게 시선이 집중되는 건 여전히 익숙지 않아 얼굴을 붉혀댔고, 사장님은 그런 나를 질질 끌며 사람들 앞을 기어다니게 만들었다.
그들은 이미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인 것처럼 하나같이 자기 앞을 기어가는 내 몸을 만지작거리고, 더듬어 대기도 하며 관심을 표현하기 시작했고, 그럴 때마다 내 몸은 저절로 움찔거리며 반응하는 것 같았다.
그들 중 나름 적극적인 몇몇은 내 앞이나 옆에 쪼그려 앉아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기도 하고, 머리를 쓰다듬기도 하며 진짜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에게 관심을 주는 것처럼 행동했다.
또 다른 몇몇은 그세 참지 못한 건지 그나마 가려져 있던 내 비키니를 벗기려고 시도했고, 끈 하나를 잡아당기면 스르륵 풀려버리는 위에는 가볍게 제거하며 웃어대기 바빴다.
나는 두 손을 바닥에 지탱하느라 쓰고 있는 바람에 손을 들어 가슴을 가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몇몇 여자들이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자존심이 팍 상하긴 했지만, 사장님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목줄을 잡아당겨 나를 이끌었고, 내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아래를 향하고 있는 가슴이 흔들거리며 꽤나 야한 모양새를 내뿜었다.
어디에나 그렇듯 꼭 가슴에 집착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었고, 이번에도 한 남자가 내 옆에 쪼그려 앉으며 가슴을 손으로 움켜쥐고 이리저리 흔들어 보였다.
그는 일부러 퍼포먼스라도 하는 것처럼 가슴을 쥐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했고, 그걸 보고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술잔을 하나씩 들고는 내가 마치 하나의 흥미로운 구경거리인 듯 구경하고 있을 뿐이었다.
나조차도 한동안 가슴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정신이 팔려있을 때 누군가가 내 뒤로 다가왔고, 그 사람은 비키니 하의를 벗기지도 않은 채 그대로 얼굴을 들이 막고 냄새라도 맡는 것 같은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뭐야! 그건 족…! 많이 부끄러워!’
입에 볼 개그를 차고 있는 바람에 부끄럽다고 말을 하지도 못하는 나였지만 여전히 움찔거리는 몸이 내 반응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는 한참이나 엉덩이에 얼굴을 묻고 킁카킁카하더니 이번에도 비키니를 벗기기는커녕 딱 중요한 부위를 가리고 있는 부분만 옆으로 살짝 밀어 내 소중이가 드러나게 만들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