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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화 SM 모임의 공유물이 되었다 _ 1화


SM 모임의 공유물이 되었다 _ 1화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 “다들 너 연락 안 된다고 나한테 물어보더라고” “누가?” “한둘이 아니야…” “왜지?” “꼭 네가 와 줬으면 좋겠대” “누구지…?” “한둘이 아니라니까!” “알겠어…” “이번에는 영석 오빠가 술집에서 하자고 하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언제 한다는데?” “내일!” “어…?” “오는 거로 알고 있을게~” 그렇게 아현이와의 갑작스러운 통화가 종료되었다. 사실 지난번 사건으로 핸드폰을 다시 만들고 연락처가 다 날아가 버린 상태이긴 했다. 자꾸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 오니까 일단 안 받고 넘기기는 했는데 정 그렇게 급한 일이 있으면 문자라도 남기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조수석에 태운 채 운전에 집중하던 지수는 급 어두워진 내 표정을 보고는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다. “선배 왜 그래요? 통화하더니 표정이 안 좋아졌어요” “어… 아니야 아무것도” “좀 걱정되는데요?” “나도 걱정되는데?” “무슨 일인지 얘기해 줄 수는 없어요?” “뭐… 너도 언젠가는 데려가려고 하긴 했지만, 지금은 아닌 거 같아” “그럼 선배가 얘기해 주실 때까지 얌전히 기다릴게요!” “그래 이해해 줘서 고마워” 그녀는 그 이후로 내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솔직히 매번 참석하던 모임이 가까이 다가왔다는 게 전혀 기분이 나쁠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자의 몸을 가진 이후로 모임 사람들과 만나오며 대부분의 사람들과 에피소드가 생겨버리고 나니 어딘가 만나기 껄끄러워진 부분은 있다. 특히나 한참이나 잘 사귀다가 안 좋게 헤어진 재영 오빠라던지 예비군에서 그런 행동들을 함께했던 승규나 주원이는 더더욱 껄끄러웠다. 그뿐만이 아니라 지난번 사건 이후로 마치 가출이라도 한 것처럼 도망쳐 나온 서아 언니도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딱히 내가 그들을 피할 이유 따위는 없었지만, 어딘가… 어딘가 자꾸만 불길한 예감이 엄습해 왔다. 나와 지수는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집으로 돌아왔고, 아무 의미 없는 하루가 지나가게 되었다. 지수는 내 기분을 알아채고 처신을 잘하는 건지 딱히 내게 말을 걸지도 않았고, 서로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누워서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순간에도 자꾸만 밀려드는 불안감은 떨쳐버릴 수가 없는 나였다. 그렇게 여행까지 가서 체력을 전부 소진하고 온 우리는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고, 다음날이 되어서야 부시시한 눈을 하고 잠에서 깼다. 온천 여행에서 대체 얼마나 기력을 쏟아부었던 건지 오후가 되어서야 깨어난 나는 곧바로 샤워를 마치고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평소 같았으면 편안한 트레이닝복을 입거나 대충 차려입고 갔겠지만 어째서인지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예전에 아현이가 사줬던 옷을 꺼내 입었다. 아직 더운 여름인 탓에 조금은 짧은 원피스를 꺼내입고, 머리는 뒤로 틀어 올려 하나로 질끈 묶은 채 밖으로 향했다. 후덥지근한 바람이 몸을 감싸오고, 곧바로 버스에 오른 나는 창가 자리에 앉아 창문에 머리를 대고는 지나가는 풍경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렇게 목적지인 술집에 도착하고, 이미 모임을 하기로 얘기가 되어있어서 그런지 간판 불도 꺼진 채 영업을 하지 않는 것처럼 해둔 모양이었다. 출입문에는 금일 휴업이라는 종이까지 써서 붙여두고는 불도 꺼둔 것 같았고, 점점 술집으로 다가갈수록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해 보니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은 모양이었고, 안 그래도 시선이 집중되는 게 싫었던 나한테는 최악의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그런지 쉽사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문 앞에서 얼쩡거리던 내게 누군가가 뒤에서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랜만이다?” 나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고,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승아였다. “승아…?” “우리 저번 모임 이후로는 처음 보는 건가?” “그러게…” “근데 왜 안 들어가고 여기서 이러고 있어?” “마침 들어가려고 했어!” “내가 뒤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윽…” “뭐 부끄러운 거야? 이제 와서?” “아니야… 들어가자” 그녀는 여전히 내 어깨에 팔을 두른 채 씩 웃어 보이고는 문을 활짝 열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문에 달려있던 종이 요란하게 울려댔고, 순식간에 모두가 조용해지며 문을 열고 들어온 우리를 바라봤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두 손까지 모으고는 두 눈을 질끈 감았고, 그런 내 모습을 본 승아는 일부러 더 큰 소리로 소리쳤다. “귀여운 서현이 등장!” 아주 잠깐의 정적이 흐르더니 여기저기서 말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금방 우리를 환영하는 의미의 박수와 인사가 이어졌다. 나는 여전히 그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승아의 손에 이끌려 구석에 있는 테이블로 향했고, 자리에 앉아서야 함께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총 네 명씩 앉아있는 테이블에 내 앞에 앉은 사람은 하필 재영 오빠와 서아 언니였다. 서아 언니는 어딘가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미소 짓고 있었고, 그 옆의 재영 오빠는 팔짱을 끼고 고개까지 돌린 채 화가 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나는 소심하게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넸고, 서아 언니는 곧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내 옆으로 와서 앉고는 손을 덥석 잡아 버렸다. 승아는 눈치 없이 자리를 비켜주며 다른 테이블에 인사하러 떠났고, 나는 더욱 곤란한 자리에 덩그러니 혼자 남게 되었다. “서현이…” “네 언니…” “잘 지냈어?” “네… 뭐…” “그동안 뭐 하고 지냈어?” “이런저런 일이 좀 많았어요…” “혼자 밥은 잘 챙겨 먹었고?” “밥해주는 사람이 있었어요!” 순간 언니의 눈썹이 들썩이며 웃음 아닌 웃음을 볼 수 있었다. “그래? 누군데?” “아…안 그래도 언니한테 소개시켜 주려고 했던 사람이에요!” “그래? 꼭 보고 싶네?” 언니는 어딘가 어금니를 꽉 물고 얘기하는 것처럼 보였고, 조금 두려워진 나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재영 오빠를 똑바로 바라보고 인사를 건넸다. “오빠도 안녕” 그러자 그는 나를 차갑게 내려다보고는 콧방귀를 뀌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을 본 서아 언니는 내 귓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재영 오빠가 너한테 많이 서운한가 봐” 나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언니의 귓가에 대고 조용히 속삭이며 대답했다. “그런가 봐요… 어떡하죠?” “글쎄… 애교라도 부려볼래?” “네…?” “옆에 가서 팔짱이라도 끼고 대화 한 번 해봐!” “그게 맞을까요…?” “분명 좋아할 거야!” “후우… 알겠어요…” 나는 언니의 응원을 뒤로한 채 자리에서 일어나 재영 오빠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그는 내가 자연스럽게 다가오자 흠칫하며 놀라는 것처럼 보였지만 계속해서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돌리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그에게 들러붙으며 팔짱 사이로 팔을 끼워 넣었다. 일부러 그의 팔에 가슴이 닿게 더욱 몸을 밀착시키며 최대한 눈을 크게 뜨고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나 안 쳐다볼 거야?” 그는 눈을 살짝 돌려 나를 바라보다가 눈이 마주쳐 버렸고, 금방 얼굴이 빨개지며 다시 고개를 돌려 버렸다. “많이 화났어?” “됐어” 나는 그의 반응을 보고 조금만 더 다가가면 기분을 풀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더욱 몸을 밀착시켰다. “내가 용서받지 못 할 짓을 했네…?” “알긴 아네” 나는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려 그의 다리 위에 겹쳐두며 더욱 몸을 가까이 다가갔다. “근데 오빠도 나를 진심으로 좋아했던 건 아니잖아?” “...” “설마… 진짜로 좋아했던 거야?” “몰라” “내가 남자였던 걸 알면서도?” “몰라 이놈아” “봐봐! 말은 놈이라고 하면서…” 나는 앞으로도 이 모임이 지속되는 한 그를 계속해서 마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 들었다. 반쯤 그의 몸 위에 올라타다시피 한 나는 진심을 담아 그에게 사과를 건넸다. “미안해… 용서해 줘” “하아…” “응? 용서해 줄 거지? 응? 미안해~” 쉴 새 없이 몰아붙이는 탓에 그는 내가 귀찮아졌는지 고개를 돌려 슬쩍 바라보고는 대답했다. “알겠어! 알겠다고 이제 좀 떨어져” “진짜? 기분 풀어줄 거야?” “알겠으니까 제발 좀!” 그는 나를 살짝 밀쳐 옆자리에 앉게 했고, 이미 얼굴은 새빨개진 상태였지만 여전히 나를 바라보지도 않고 팔짱은 풀지도 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나는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했던 방법을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곧장 다시 그에게 몸을 밀착시키며 귀에 입을 가져다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지금 아무도 모르게 어디 숨어서 섹스할래?” 그는 나를 한참이나 빤히 바라보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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