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화 26. 라그놀 부락 (4)
****
카페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온 강호는 새로 생긴 업적과 스킬부터 확인을 시작했다. 그리고 업적과 스킬의 이름을 확인하기 무섭게 웃음이 먼저 터져나왔다.
새로 생긴 업적과 스킬들이 예전에 강호가 상상했었던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축하합니다. 시스템을 얻은 이후 처음으로 여성과의 섹스에 성공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섹스 마스터리 스킬이 개방됩니다.]
[축하합니다. 지칠 줄 모르는 정력과 체력으로 옹녀의 현신으로부터 진심어린 항복 선언을 받아내었습니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히든 업적인 ‘내가 바로 변강쇠다’ 업적이 부여됩니다.]
[섹스 마스터리 1 – 섹스를 통한 파트너의 만족도가 5% 향상된다.]
[내가 바로 변강쇠다(히든업적) – 정력 스텟 +5]
새로 생겨난 섹스 관련 스킬과 업적을 보면서 강호는 우습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한 복잡한 기분이 되었다.
이런 저런 업적과 스킬이 생겨나는 것을 보면서 섹스와 관련된 것도 생겨날지도모른다고 생각했었지만, 정말로 변강쇠 업적과 섹스 스킬이 생겨나자 시스템의 의도가 심히 궁금해진 것이다.
그래도 정력 스텟이 +5가 된 것은 정말로 마음에 든다.
지난 밤 그렇게 섹스를 했음에도 전혀 지칠 줄을 몰랐던 게 전부 정력 스텟 덕분이라 생각하니 이건 오르는 게 무조건 좋은 거라는 인식이 박혀 버렸다.
‘스텟은 무조건 높은 게 장땡이야. 흐흐!’
특히 섹스 마스터리 스킬은 남자라는 한 마리의 수컷 입장에서 보자면 매우 환영할 만한 스킬이었다.
남자를 가리켜 허세를 빼면 남는 게 없는 동물이라고 한다. 특히, 섹스와 관련하여 남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쾌락보다 여자를 충분히 만족 시켜 주었는가 하는 점이다.
나의 능력으로 여자를 만족 시켜 주었다는 성취감이야 말로 남자가 섹스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 중의 하나라 할 수 있고, 섹스에 실패를 한다는 것은 세상의 종말과도 같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섹스 마스터리 스킬은 세상의 모든 남자들에게 꿈과도 같은 기술이다.
하지만 당장 게란트에서의 생존이 최우선 과제인 강호라는 한 인간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쉬운 스킬이기도 했다. 섹스를 잘 한다고 게란트에서 생존 확률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눈앞에 뜬 창을 모두 닫은 강호가 드디어 파트너 시스템 창을 열었다.
[축하합니다. 시스템을 얻은 후 여성과 첫 섹스를 경험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파트너 시스템이 개방됩니다. 시스템을 업데이트 하려면 수락을 클릭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축하합니다. 여성과의 섹스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깊은 교감을 동시에 이루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이로써 강시연님과의 관계가 감정을 공유하고 교감하는 동반자로 발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강시연님의 지위가 동반자로 승격되며, 이를 보조하기 위한 동반자 카테고리가 개방됩니다. 시스템을 업데이트 하려면 수락을 클릭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축하합니다. 시스템을 얻은 후 여성과의 첫 섹스에서 곧바로 파트너 시스템을 획득하는 업적을 세우셨습니다. 이에 대한 추가 보상으로 히든 업적인 ‘내가 바로 진짜 사랑꾼’ 업적을 부여합니다.]
알림창을 읽던 강호가 놀란 얼굴을 했다.
파트너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의 업데이트 때문이 아니다. 바로 동반자 카테고리의 개방 조건 때문이다.
‘감정을 공유하고 교감하는 사이라고?’
뭔가 말을 어렵게 했지만 쉽게 말하자면 썸을 타는 사이 혹은 이제 막 연인으로 발돋움 하는 관계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연인이라...’
사람의 감정이란 참으로 묘하다.
첫 눈에 어떤 사람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강렬하게 피어나는 경우도 있고, 몇 년을 친구처럼 지내나 사소한 계기 하나로 감정이 바뀌기도 한다.
강시연에 대한 강호의 마음이 그랬다.
호감이 있기는 하지만 첫 눈에 반했다거나 애틋하다는 감정이 아니라 일종의 육체적인 욕망에서 기인한 감정이다.
그런데 시스템의 알림창을 통해 동반자의 설명을 보고 나자 강시연에 대한 감정이 깊어지는 느낌이었다.
동시에 의문이 든다.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은 과연 진심일까?
아니면 시스템에 의해 강제로 주입된 감정일까?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비록 시스템이 사라지면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릴 지라도 지금은 그저 강시연이라는 사람이 좋다. 그것이면 된다.
[내가 바로 진짜 사랑꾼(히든업적) – 매혹 +5]
업적을 확인해 보았더니 매혹 스텟이 5나 증가했다. 어째 다른 스텟들은 찔끔 찔끔 올려주면서 매혹과 정력 스텟만 이렇게 몰빵해서 올려주는 것인지, 시스템의 의도가 궁금한 것에서 나아가 참으로 불순하게 느껴질 정도다.
파트너 시스템을 열어 보자 업데이트 버튼이 보인다.
잔뜩 기대감 어린 눈으로 수락을 클릭하자 예전에도 보았던 업데이트 화면이 보인다.
지난 번 업데이트 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약 3분을 기다려 업데이트가 끝나는 것과 함께. 특유의 이팩트 효과가 일어나더니 파트너창이 갱신되어 눈앞에 나타났다.
일단 세 개의 카테고리가 보인다.
첫 번째가 '섹스 파트너' 항목이고, 두 번째가 바로 '동반자' 항목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가 '반려자'라는 항목인데 현재 비활성화 되어 있는 상태다.
반려자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마도 서로 사랑하는 연인 사이 혹은 그에 준하는 관계를 의미하는 듯 싶다.
호기심이 생기기는 했지만 언제고 개방될 것이라 생각하며 앞선 두 개의 카테고리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파트너 시스템의 기능은 간단했다.
섹스 파트너 항목은 일단 감정이나 친분과 상관없이 성관계로 이어진 모든 여자들이 등록되는 항목이었고, 동반자 항목은 설명에서 본 것처럼 감정적인 사이로 발전한 여성이 등록되는 항목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강호는 파트너 시스템이 일종의 파티 시스템일 것이라 생각했다.
게임에서 NPC 혹은 다른 유저를 동료로 등록해서 사냥을 좀 더 수월하게 하여 레벨을 쉽게 빨리 올리게 하는 시스템이라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럼 게란트로 같이 넘어가서 사냥이라도 같이 하라는 소린가?’
그런 생각을 하다 이어지는 설명을 읽어 내려갈수록 점점 더 눈이 커지더니 이내 입이 쩍! 하고 벌어졌다.
“대박이다!”
파트너 시스템은 게임의 파티 시스템과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이었다. 같이 사냥을 하거나 경험치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일종의 버프 시스템이었다.
그것도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엄청난 버프 시스템이다.
동반자로 등록된 여성이 지닌 스킬의 능력을 자신에게 적용 시킬 수 있는 시스템.
섹스 파트너로 등록된 여성으로부터는 버프를 받을 수는 없었지만, 일단 동반자로 등록이 되면 지니고 있는 고유 스킬의 25퍼센트의 수치를 버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25퍼센트라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지구에서 평범하게 산 사람이 스킬 레벨이 높아봐야 얼마나 높겠어.’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동반자 카테고리에 등록되어 있는 강시연의 정보를 확인하기 무섭게 생각이 바뀌어 버리고 말았다.
지난밤의 일을 회상하던 강호가 파트너 시스템 창을 열어 동반자 항목에 등록되어 있는 강시연의 이름을 클릭했다.
* 동반자 : 강시연 (여, 임신 OFF)
* 칭호 1 : 도화살의 소유자
* 칭호 2 : 은둔의 변태 마스터
* 칭호 3 : 최초의 동반자
우선 도화살의 소유자라는 항목과 은둔의 변태 마스터라는 항목이 눈에 띈다.
도화살(桃花煞)이란 흔히 점술이나 사주학에서 가장 중요시 여겨온 살(煞)중의 하나인데, 살이란 사람을 해치는 독하고 모진 기운을 의미한다.
이런 살에 도화가 붙으면 과도한 성욕을 타고 난다고 하는데, 당연히 좋은 의미로 통용되는 말은 아니다.
남자든 여자든 도화실이 끼어 있으면 호색을 하고 색욕에 미쳐 인생을 망치고 집안을 망치게 한다는 미신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혼인을 하기 전에 사주를 보고서 도화살이 끼어 있다고 하면 혼인을 기피하는 사례가 꽤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 이 도화살의 개념이 조금 달라졌다.
이성의 주목을 끌고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긍정적인 요소로 여겨지기 시작했는데, 특히 연예인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사주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그런 도화살이 강시연에게 붙어 있다.
[도화살(桃花煞)의 소유자 – 천지만물을 형성하는 세상의 기운 중의 하나인 도화(桃花)의 정기를 받아 태어나, 선천적으로 매우 강한 성욕과 색욕을 지니고 있으며 남녀 불문하고 사람을 매혹시키는 능력을 타고난다. 도화의 정기를 받은 만큼 독보적인 외모를 소유하고 있다.
* 매혹 +15, 정력 +15.
* 고유스킬 – 명기 마스터리,]
도화살 칭호의 설명을 읽다 깜짝 놀란 강호다.
매혹 +15에 정력 +15라니.
도화살이라는 칭호에서 대충 어떤 것인지를 짐작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대단한 옵션이 붙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여신의 가호를 받은 강호가 매혹과 정력에 각 +20의 옵션이 붙어 있는 것을 생각하면 그야 말로 여신의 가호에 버금가는 칭호인 것이다.
‘이 정도가 되니 그런 소문들에도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거구만.’
게다가 선천적으로 성욕과 색욕을 타고 난데다가 정력 수치마저 높으니 지난 밤 그녀의 모습도 이해가 될 듯 했다. 하지만 그녀의 성욕은 단순히 도화살 때문만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