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14화 - 동창회(1)
시간은 흘러, 이틀이 지났다.
[발신인: 문경식]
‘…….’
문경식이 보낸 주소. 집과 그리 멀지는 않았다. 대중교통 타고 30분. 예전과 비교해서 유일하게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면, 지하철이 있다.
서울에 있는 지하철은 그 규모가 거대하다. 여러 호선이 얽히고설켜 있는 서울 지하철은 ‘새로운 세상’에 맞춰 바뀌지 않았다.
업그레이드하는 데에 드는 비용이 너무 천문학적으로 컸을뿐더러, 이미 사용하는 시민 수도 많아, 들어내고 업그레이드하기엔 경제적으로도 실용적으로도 효율적이지 못했기 때문.
지하철은, ‘하늘철’을 이용하지 못하는 서민들의 절대적인 교통수단이었다.
이러한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에 도착한 나는 약간 두려운 마음을 붙잡고 높디높은 세련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아니, 들어가려 했다.
“―잠깐만요.”
“?”
“혹시… 초대된 인원이 맞으십니까?”
“네?”
입구를 지키고 있던 가드에게 입장을 제지당했다.
그 가드는 신분을 확인하겠다며 신분증을 요구했고, 나는 별말 없이 건네주었다. 그런데.
“…죄송하지만, 초대된 인원이 아니어서 못 들어가십니다. 돌아가 주십시오.”
“…….”
초대된 인원이 아니라니. 문경식은 장소만 보내놓고, 정작 그 장소에 나를 추가하지 않은 듯 보였다. 내가 진짜 오리라곤 생각하지 않은 건가.
그런 생각을 할 때였다.
부릉――!!
시끄러운 배기음을 내며 건물 앞 도로에 멈춰선 비싸 보이는 차 하나. 그 차에서 내리는 말끔한 슈트를 차려입은 한 사람.
그 사람은, 다름 아닌 문경식이었다.
“여어~ 강성~!”
문경식은 그제와 완벽히 다른 사람이었다. 어디 샵 같은 데서 꾸미고 온 건지 머리와 얼굴이 정돈되어있었다.
그는 입구를 지키는 가드와 대치 상황 중에 있던 내 옆으로 다가오더니, 가드에게 말했다.
“무슨 일이야?”
“…아, 형님의 아는 분이셨군요. 저는 이분이 초대 목록에 없길래…….”
“응. 내 친구야. 고등학교 때 친구. 하하! 내가 깜빡하고 추가를 안 했나 보네. 미안~ 미안~ 사실 너 일 잘하고 있나 시험해 본 거야 임마~”
“…그렇습니까?”
“당연히 뻥이지!”
문경식은 유쾌했다. 사람 좋은 웃음. 이렇게만 보면 심성이 참 재밌고 착한 사람 같았다.
그러나, 나는 녀석의 실체를 알고 있다.
사람의 성격이란 건 바뀌기가 참 쉽지 않다. 별명이 악마였던 문경식이 저렇게 유한 성격으로 바뀌었을 리 만무했다.
“얼른 들어가시지요 형님.”
“그래! 네가 고생이 많다~ 자, 강성아. 들어가자고.”
“…그래.”
그렇게 우리는 건물 안으로 같이 들어가게 되었다.
< 14화 – 동창회(1) >
‘하아~ 이 새끼 봐라. 다 컸다 이거지?’
문경식은 꼬박꼬박 반말을 하는 구강성이 탐탁지 않았다.
물론 나이는 같았지만, 고등학생 때 분명 존댓말을 하도록 아주 잘 교육했기 때문이다.
‘그때 교육이 좀 부족했나…?’
그리 생각하던 문경식이 말했다.
“그런데 강성아.”
“왜.”
“…….”
‘…이 새끼 이거 일부러지? 기분 좆 같네…….’
아무래도 교육이 다시 필요하겠단 생각이 든 문경식이었다.
일단 회장에 도착하기 전이니 다른 궁금한 점을 먼저 물었다.
오늘 구강성을 보며 가장 궁금했던 것.
“그, 디바… 라는 분은 같이 안 왔네? 그때 네가 오면 같이 온다고 하지 않았어?”
“그냥 그렇게 됐어.”
“…….”
이 개새끼가……. 혹시 내 인내심을 시험하는 건가?
문경식의 목소리가 살짝 커지며 구강성에게 옛날 관계를 상기시켜주려던 찰나―
“그런데 구강성 너……. 혹시 내 옛날 버릇 까먹었―”
“―옛날 버릇은 뭔 옛날 버릇이냐. 정신 차려 문경식. 지금이 옛날이냐?”
“……어? 어어… 그렇지. 그렇지 하하하!”
제삼자인 누군가가 개입하며 문경식의 화가 순식간에 수그러들었다.
그리고 그는, 구강성도 아주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자신을 괴롭혔던 도민준 패거리의 이인자.
김훤홍이었다.
그 김훤홍이 누군가의 얼굴을 보며 떨떠름하게 말했다.
“구강성…?”
“어…! 야, 훤홍아! 강성이 내가 찾아서 내가 초대했다! 우리 전에 내기한 거 잊지 않았겠지!?”
“너, 구강성 맞냐?”
“…….”
문경식은 자신을 무시한 김훤홍에게 뭐라 따지지 않았다.
만약 그게 구강성이었다면 따지는 것보다 더한 행동을 했을 테지만.
그리고,
“어, 그래. 훤홍아. 오랜만이다.”
“……!”
“――!!”
‘……저 미친 새끼가, 진짜 미쳤나!’
김훤홍.
악마가 별명이던 문경식보다 더하면 더 했지, 절대로 덜하진 않았던 놈.
복싱을 배워 선출까지 달았던 녀석이다. 심지어 지금은 그 재능을 인정받아 공격 계열 각성자까지 된 녀석.
그리고 구강성은, 김훤홍의 전용 샌드백이었다. 살이 뒤룩뒤룩 쪄 정말 샌드백을 때리는 질감이 나 김훤홍이 자주 애용했던 터.
그런 김훤홍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처맞던 구강성이 저렇게 대답할 수 있다고?
“이야… 강성이 많이 변했네? 대답도 제대로 할 줄 알고.”
김훤홍은 그리 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팡!!!
‘……!!!!!!!’
구강성의 오른 옆구리를 김훤홍이 라이트 훅으로 갈겼다.
‘봐라…! 구강성 이 병신 새끼! 결국 이런 사달이 날…….’
그리고,
‘……어?’
“…….”
“…….”
“…….”
놀랍게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저릿…, 부들부들…….
‘…….’
되려, 옆구리를 강타한 김훤홍의 오른 주먹이 충격을 받아 떨렸다.
공격이 제대로 들어가기는커녕, 완화하다 못해 반사까지 한 것이다.
그리고 김훤홍은,
“이야… 강성이 살만 빠졌나 싶더니 뭐, 각성자라도 됐나 봐? 미동도 없는 걸 보면.”
구강성의 모습처럼,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침착했다.
그리고 이 상황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던 한 사람.
‘…….’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지켜보던 문경식은 생각했다.
‘…그래. 각성자! 구강성 저 새끼 진짜 각성자가 됐나 보네!’
이틀 전, 자신이 근무하는 각성자 센터 심사장에 나타난 구강성. 설마 했는데 진짜로 각성자가 되었나 보다.
‘…방어 계열 각성자인 건가?’
아무리 진심을 다한 펀치가 아니었다 해도, 저렇게 미동도 없이 서 있을 수 있는 건 방어 계열 각성자가 아니고서야 말이 안 됐다.
그리고 그 생각은 김훤홍도 마찬가지였다. 느낀 바는 좀 달랐지만.
‘이 샌드백 새끼… 몸이 왜 이렇게 단단해?’
직접적으로 타격한 김훤홍은 느꼈다.
구강성의 옷 안에 숨겨져 있는 묵직하고 단단한 옆구리 근육을.
옆구리 근육은 쉬이 단련할 수 있는 부근이 아니었다. 복사근. 복사근까지 저리 단단하다면 다른 부위의 근육은 굳이 보지 않아도 알만했다.
녀석은, 완벽한 헬창이었다.
“아, 맞다! 훤홍아. 쟤 각성자 된 것 같더라. 그저께 각성자 센터에서 쟬 만났거든.”
“……그래?”
“이야, 구강성! 각성자도 됐으니 복수라도 하려고 온 거냐? 남자답지 못하게. 설마 뭐 그런 이유는 아니지?”
“…….”
문경식은 눈치를 봤다. 표정조차 어떠한 변화도 없는 구강성의 눈치를.
김훤홍도 그런 구강성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그리고,
“뭔 복수. 됐어. 옛날 일은 옛날 일이지.”
“……!”
“……!!”
구강성은 당황하지 않았다.
김훤홍이 다시 예전처럼 자신을 샌드백 마냥, 옆구리를 강타했어도.
문경식이 아직도 자신을 따까리라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애저녁에 눈치챘음에도.
아니, 구강성은, 오히려 초연했다.
“…….”
“…….”
…여기까지가 문경식과 김훤홍이 생각한 구강성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 진짜 내면에는…….
‘……이렇게까지 했으니까 예전처럼은 안 때리겠지…?’
트라우마. PTSD.
꾸준히 자신을 괴롭혀온 지난날들이 제대로 상기된 구강성이었다.
*
…같은 시각.
“아앙…! 오빠앙, 기분 져아아아…♡ 좀 더 세게…. 앙…♡ 더 세게에애애애……!♡♡♡”
…퍽, 퍽, 퍽, 퍽.
어느 모텔방에서 남녀가 아랫도리로 서로를 애무하며 향락에 빠져 있었다.
“더 세게…? 아, 아아…! 자, 잠깐……!!”
―퍽!!
찍――! 뷰릇―!!!!!
“……!”
“……!”
찌걱……,
여자가 허리를 들자, 마치 거미줄처럼 끈적한 점액질이 자지와 보지를 여러 갈래로 이으며 모습을 드러낸다.
울컥…….
그리고, 보지에서 울컥- 하고 나오는 진득한 정액.
“……오빠. 안에다 싸버렸네?”
“……!!!”
“나, 가임기라 임신할지도…….”
“……!!!!!”
“자궁으로 뭔가 들어오는 느낌이 드는데…, 괜찮… 겠지?”
“……!!!!!!!!!!!!”
“오빠. 사랑해에…….”
“나, 나도…….”
츄릅… 츄르릅…….
자신의 구멍에 열심히 박던 부풀어 오른 자지. 여러 액체가 뒤섞인 그 끈적한 자지를 여자가 입으로 진공 흡입하며 모조리 빨아들인다.
쯉――! 쯉―― 쪼오옵――!
“…흐흥. 마싯다아어어업…….”
…….
꿀― 꺽!
…….
“……히.”
밝게 웃는 여자의 모습과 함께,
.
.
.
“……컷!”
하는 소리가 방안을 고요히 울렸다.
( ‥‥‥. )
그다음, 이 공간은 완벽한 정적에 물들었다.
정적을 깬 인물은, 다름 아닌 그 여자였다.
“……어땠어요? 제 연기? 헤헤…….”
웃는 그녀의 얼굴과 입술에 그대로 묻어있는 정액. 그마저도 혀로 훑으며 핥아먹는 그녀.
( ‥‥‥. )
그녀는.
이번에 AV 배우로 계약을 하게 된, 디바였다.
“……왜 다들 말이 없으시지? 제가… 뭐 잘못했나요?”
그렇게 디바의 첫 AV 촬영은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