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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첫 살인


1. "상태창." 띠링- [상태창] 이름 : 김도하 나이 : 28 신장 : 178cm 체중 : 67kg 근력 : E+ 내구 : E 체력 : E 마력 : D 종합 능력치 평가 : E+ 특성 : [넘치는 정력 : E+], (NEW) [방출의 마법봉 : S] 특수 능력 : [리얼돌을 사람으로 만드는 힘 : B-] "헉!" 상태창을 보자마자 나는 경악했다. 단 하루 만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 있었다. 일단, 종합 능력치 평가가 E-에서 E+가 되었다. 특성 [넘치는 정력]도 E-에서 E+가 되었으며, 특수 능력인 [리얼돌을 사람으로 만드는 힘]도 C+에서 B-가 되었다. 이것들 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인데, 가장 놀라운 것은 새로 생긴 특성이었다. 특성, [방출의 마법봉]. 무려 S 등급이다. "이건 대박이다……!!" 과연 무슨 특성일까? 마법봉이라고 쓰여있으니 나는 앞으로 마법 같은 걸 잘 쓰는 체질이 되는 걸까? 두근거리는 마음을 추스르며 특성을 터치해 봤다. 띠링- [방출의 마법봉] 특성 평가 : S 특수 능력 [리얼돌을 사람으로 만드는 힘]으로 인해 당신의 성기는 지속적으로 마력이 지나다니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 성기가 사정을 통해 마력을 방출할 수 있는 특수한 신체 기관으로 진화했습니다. 이는 전 인류를 통틀어봐도 전무한 업적이기에 높은 평가 등급이 매겨졌습니다. 이 성기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당신은 새로운 특성의 개척자입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기능 : [정자 제어] [정자 제어] 당신은 사정하는 정액의 정자량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축하합니다! 더 이상 피임은 따로 할 필요 없겠네요! "이게…… 무슨……" 내가 새로 얻은 특성은 한 마디로 '정액에 마력을 담아서 싸는 능력'이었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이 좋냐? 피임을 할 필요가 없단다. 무려 S 등급 특성이라면서 기능은 고작 피임이었다. "아……."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세레나 안에 실컷 사정하면서 피임을 한 적이 없었다. 앞으로는 걱정이 없겠지만 지금까지 싼 것들은 사후 피임약을 복용해야 한다. "후……."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어차피 원래 없었던 특성이다. 피임 기능이라도 생긴 게 어디냐? 그리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기능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마력이 담긴 정액을 어디에 써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준비나 하자." 오늘은 중요한 날이었다. 좀비가 아닌 인간. 그것도 능력자와 싸우는 날. 지는 쪽은 죽는다. 나는 특성에 대한 것들을 머릿속에서 털어냈다. 2. 옛말에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나에 대해서는 상태창을 보면 나온다. 그렇다면 적을 알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적을 관찰하면 된다. 이쪽의 이점은 적이 이곳까지 찾아온다는 점에 있었다. 즉, 우리는 지켜볼 수 있다는 뜻이었다. 적들이 이곳까지 오면서 길거리에 있는 좀비와 싸우면서 능력을 사용하는 모습을 말이다. 내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 너머로 적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님…… 여자 한 명 따먹으려고 거기까지 가야 합니까? 우리 기지에도 여자는 많은데……. -이 병신아, 그 오크년들이랑 백선아가 같냐? 실물이 사진의 반만 닮았어도 대박인데, 백선아는 방송국 카메라 여신짤로 실물도 이미 검증됐잖아. -흠…… 그정돈가? -…이 새끼가 진짜. 그때, 좀비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우어어어어— -저쪽에 다섯 놈 또 옵니다, 형님. -상철아. 나는 눈깔이 없냐? 뭘 씨발 일일이 보고하고 있어, 네가 알아서 처리해. -옙. 그 말과 함께 둔탁한 타격음이 들리고, 좀비들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세레나의 해설이 들려왔다. -적들은 총 셋이에요. 상철이라는 사람의 능력은 아마 신체 일부분을 강화하는 능력 같아요. 좀비를 때릴 때 오른쪽 주먹만 3배 정도 거대해졌어요. 위력은…… 솔직히 제 주먹보다 약해 보여요, 주인님. "좋아. 잘 하고 있어, 레나야. 계속 미행하면서 지켜봐. 다른 두 놈들 능력도 뭔지 알아내야 해." -네! 녀석들의 위치는 미리 알고 있었다. 백선아가 동생과 연락이 끊기기 전에 어디 대피소인지 들어두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그곳으로 세레나를 보내서 이쪽으로 오는 적들을 미행시켰다. 굳이 세레나를 보낸 이유는 종합 능력치 때문이었다. 상태창에 나타나는 능력치 평가는 절대적이다. 세레나가 덤벙대는 면이 있어도 육체를 사용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다. 심지어 특성 [복종]과 [헌신]의 효과로 내 명령을 듣고 움직이는 세레나는 무적에 가까운 병기가 된다. 실제로 세레나는 지금 들키지 않고 미행을 잘 수행하고 있었다. 문제는…… -우어어어어어— -상철아. -옙. -이 씹새야, 내가 말하기 전에 빠릿빠릿하게 먼저 처리할 수는 없겠냐? -시정하겠습니다, 형님. -그래 씨발아, 말로만 하지 말고 좀. 잠시 적들의 대화가 들려오고 또다시 퍽,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좀비 울음소리가 사라졌다. 이게 문제다. 좀비가 너무 약한 탓에 저 상철이라는 사람만 능력을 사용하고 나머지 두 명은 구경만 하고 있었다. 나는 두 번째 계획을 실행하기로 결심했다. "레나." -네. "계획했던 대로 좀비들 붙여." -네! 내 명령을 들은 세레나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 성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우어, 어어어어어—! -악, 씨발! -엇, 뭐야 이거! 뒤, 뒤에서! -이동엽 씨발새끼야 멍하니 뭐해! 방어막 쳐—! -아, 예, 예! 잠시 혼란에 빠진 적들의 소리가 들려오고 곧이어 휴- 하는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빡-! -이 병신 새끼야—!! 넌 내가 방어막 치라고 해야만 칠래!? 내가 말 안 해주면 좀비가 니 목을 물어뜯어도 가만히 구경만 하고 있겠다 아주? -해, 행님…… 죄, 죄송합니다. 깜짝 놀라서……. -이 병신 머저리새끼야, 깜짝 놀라면 방어막부터 쓰라고 내가 몇 번을 말했냐!! 잠시 소란이 일어나고, 갑작스레 나타난 좀비들을 모두 해치운 적들은 자기들끼리 다투기 시작했다. 조금 기다리자 세레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인님. 다른 두 명도 능력을 사용했어요. "그래, 뭐였어? 한 명은 방어막 능력 같고." -네. 이동엽이라는 사람의 능력은 지름 3m 정도 되는 구 형태의 방어막을 만들어내는 거예요. 좀비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막혔어요. "마지막 한 명, 형님이라는 놈의 능력은?" -손에서 불을 뿜었어요. 사거리가 3~4m 정도로 길지는 않은데 화력이 상당히 센 거 같아요. 좀비들이 완전히 타서 숯덩이가 됐어요. "그렇군. 고생했어, 레나야. 이제 돌아와." -헤헤. 네! 인간 화염방사기라…… 확실히 까다로운 능력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불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으니까. 가장 큰 고통은 불에 타는 고통이라는 말도 있고. 하지만…… "이 정도면 예상 범주 안이네." 나는 자신감 있게 말했다. 그러자 내 얼굴에 화장을 해주고 있던 백선아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 계획대로 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여요. 도하 오빠는 정말…… 무서운 사람이네요. 오빠가 우리 편이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나는 피식 웃었다. 내가 뭐라고, 너무 과장스러운 반응이었다. 3. "하아…… 씨발. 뭔가 좀비들이 평소보다 더 많이 덤벼드는 기분인데." 세 명 중 우두머리이자 형님이라고 불리는 남자, 최철남이 말했다. 그러자 이동엽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흠…… 그정돈가?" 빡-! "악!" 최철남이 이동엽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야, 이 씹새끼야. 안 들리게 말하던가, 아까부터 존나 띠껍게 중얼거리네. 하여간 음침한 새끼 방어막 능력만 아니었어도……." "……." 이동엽은 꿍한 표정으로 얼얼한 뒤통수를 쓰다듬었다. 그때 스마트폰으로 지도 앱을 들여다보던 박상철이 소리쳤다. "형님!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바로 요 모퉁이만 돌면 그 편의점이 있는 오피스텔 건물이에요!" "오, 드디어? 별로 멀지도 않은데 존나 오래 걸린 느낌이네. 빨리 가자. 그 씨발련을 얼른 따먹어야 화가 좀 풀리겠다." 셋은 빠르게 걸어서 편의점 앞까지 도착했다. 고층 오피스텔 건물 1층에 있는 편의점이었는데, 문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서 내부가 훤히 보였다. "안에 좀비 한 마리밖에 없는데요, 형님?" "저기 창고 문 있잖아. 그년은 창고 안쪽에 있다고 했어." 딸랑딸랑- 셋이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자 문에 달린 종이 울린다. 동시에 편의점 안에 있던 좀비가 반응해서 뛰어들었다. 우어어어어- "상철아, 처리해." "옙." 퍽-! 박상철이 오른 주먹을 커다랗게 강화해서 휘두르자 좀비의 머리가 한 방에 터져버렸다. 셋은 편의점 창고 앞에 섰다. 달칵. 달칵. 최철남이 창고 문을 열려고 했으나 안쪽에서 잠겨있었다. "백선아씨— 계십니까—?" 톡톡톡. 문을 두드리며 불러보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다. "백선아씨— 동생분 요청으로 구해드리러 왔습니다— 이쪽 대피소에 사람 많아요, 데려다 드릴게요—!" "……." "……제가 문짝 뜯어볼까요, 형님?" 기묘한 정적에 휩싸인 가운데, 최철남은 뭔가 안 좋은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대규모 좀비들의 합창이었다. "우어어어어어—" 우어어어어— 우어어어어어— 우어어어— 우어어어어어어— 표정을 구기고 있던 최철남이 재빠르게 반응했다. "함정이다! 좀비들 끌고 와서 붙여놓은 거야! 가서 편의점 문부터 잠가!" "옙!" "예, 형님!" "씨발, 씨발, 씨발—! 어쩐지 오는 길부터 좀비 새끼들이 많이 달려든다 싶었어!" 박상철과 이동엽이 편의점 문으로 달려가서 위쪽에 달린 잠금장치를 걸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좀비들은 살아있는 인간을 보면 빠르게 달려들지만 중간에 있는 장애물을 치울 생각은 하지 못한다. 빈약한 유리문이지만 이 정도라면 시간을 벌어줄 것이다. 최철남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최철남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선두에서 달려오던 좀비 한 마리가 그대로 몸통 박치기를 날려서 편의점의 유리문을 박살내버린 것이다. 쨍그랑—! "어!?" 좀비답지 않게 날렵한 움직임을 보인 그 녀석은 허리춤 뒤편에서 식칼을 꺼내들어 이동엽의 목을 찔렀다. 좀비가 문을 깨버릴 거라고는 생각지 못하고 방심하고 있었던 이동엽은 무력하게 당해버렸다. 대동맥 깊숙이 박힌 칼날이 뽑히자 피가 분수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꺼, 꺼억— 끄—……" "히익—!!" 털썩- 이동엽이 덜렁이는 목을 부여잡은 채로 쓰러진다. 이로써 위급한 상황 속에서 그들을 지켜줄 방어막 능력자가 사라졌다. 최철남이 소리 질렀다. "그 새끼 좀비 아니야!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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