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화 37화 - 균열
뺨이 아프다.
나는 왜 지금 바닥에 손을 짚고 있지?
왜 그를 올려다보고 있는 걸까?
너는 왜… 대체 왜 그런 눈으로 날 보는 거야?
모르겠어.
네가 갑자기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어.
“시, 시후야…?”
갑자기 날아든 따귀에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퍼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복부에 엄청난 통증이 느껴진다.
“아흐윽?!!”
가빠지는 호흡과 분노라는 감정이 담겨있는 그의 발길질..
숨을 내뱉기도 전에 다시 한번 그의 발이 복부로 날아들었고, 나는 영문도 모른 채 그에게 일방적인 폭력을 당해야만 했다.
“콜록…!! 시후야…. 아… 아파아….”
“씨발, 안 일어나?”
“으흑, 아아…. 가, 갑자기 왜 이래…. 콜록…!!”
참기 힘든 고통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고, 그의 계속된 폭력으로 인해 나는 바닥에 웅크린 채로 고통스러운 배를 움켜쥘 뿐이었다.
끝없이 행해지는 폭력에 더 이상 몸을 웅크릴 힘조차 없어진 나는 그대로 바닥에 뻗어버렸다.
“후우, 그새를 못 참고 씨발년이.”
“하아…. 읏, 하아아….”
“씨발, 넌 오늘 뒤졌어.”
넥타이를 풀어 헤치며 손목을 돌리는 박시후.
있는 힘을 다해 그의 다리를 붙잡았다.
“이거 안 놔?”
“시, 시후야아…. 왜….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씨발 지금 왜라고 했냐? 왜?!”
“아…. 아아…!!”
[퍼억-!!]
다시 한번 복부에 날아드는 발길질.
고통에 몸이 꿈틀거렸고, 반쯤 풀린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자, 그가 경멸스러운 시선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야, 차수연. 이 씨발 새끼 누구야. 말해.”
그의 스마트폰 앨범에 보이는 사진 한 장.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나와 함께 찍힌 건, 같이 일했던 남자 이민형이었다.
“씨발 표정 봐라. 네가 이딴 식으로 쳐 웃는 건 처음 본다. 이 씨발년아.”
“콜록…!! 아니야…. 그냥 아르바이트…!”
“그럼 이것들은 뭔데? 이걸 보고도 그딴소리가 쳐 나와?”
그의 앨범에 보이는 수없이 많은 사진.
그와 같이 설거지를 하는 모습과 같이 매장 청소를 하는 모습, 퇴근 전 같이 분리수거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 등 그와 함께 일하는 모습이 담긴 여러 장의 사진이 있었고, 심지어는 점심시간에 그와 같이 밥을 먹는 모습까지 수없이 많은 사진이 그의 앨범에 들어 있었다.
“내 앞에서 애교 한번을 안 부리던 년이 딴 새끼 앞에서는 이딴 식으로 쳐 웃는다 이 거지?”
“아, 아니야아…!! 그, 그냥…! 내가 일이 너무 서툴러서… 가르쳐 주신 거야…!”
“지랄하고 있네. 씨발 사이즈 보니까 벌써 물고 빨고 지랄했을 게 뻔한데 어디서 이빨을 털어?!”
[퍼억!!]
다시 한번 복부로 날아드는 그의 발길질.
오해가 깊어지기 전에 서둘러 그에게 해명을 해야 했다.
“아흐윽…! 아, 아니야아…! 내, 내가 왜 그런 짓을 해…! 나, 나 너한테 서, 선물해 주려고…! 아르바이트한 거야…!!”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작은 쇼핑백.
그와 나의 이니셜 팔찌가 든 작은 쇼핑백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이, 이거 너랑 하려고…. 도, 돈 모아서 산….”
“뭐야 이 쓰레기는?”
[콰직-!]
내 손에 들린 작은 쇼핑백을 낚아채 간 박시후.
그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용물은 열어보지도 않은 채로 그것을 바닥에 내팽개쳤고, 보란 듯이 발로 짓뭉개버렸다.
지난 한 달 동안 그의 미소만을 생각하며 고대했던 이 순간이 단숨에 무너져 내림과 동시에 내 눈에선 참을 수 없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야, 내가 언제 너한테 이딴 쓰레기 해달라고 했어?”
[뻐억-!]
“아흐윽…!!”
“씨발년이 주는 사랑이나 받아먹으라니까, 그새를 못 참고 딴 새끼한테 붙어서 시시덕거리고 있네?”
“콜록…!! 아니… 야아…. 오해야아…. 난 너뿐인데….”
“이리와 씨발년아. 그냥 오늘 죽자.”
머리채를 붙들린 채 방으로 끌려간 나는 그에게 잘못했다며 울고불고 애원했지만, 분노라는 감정에 지배당한 그는 내가 기절할 때까지 폭력을 멈추지 않았다.
온몸이 욱신거려 눈을 떴을 땐 홀로 남겨진 내 모습과 다시는 쓰지 않을 것 같던 개 목줄이 내 목에 채워져 있었다.
[절그럭….]
“흑…. 흐끄으으윽….”
터져버린 울음과 함께 후회가 밀려오는 것도 잠시,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에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방으로 가까워지는 발소리에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시, 시후야…!!”
가까워지는 그림자에 그의 이름을 불렀지만, 모습을 보인 건 그가 아닌 이지아였다.
“수연이 안뇽~! 시후 아니라서 미안~!”
“아…. 아으으아….”
“에구…. 왜 울고 그래, 마음 아파지게. 그만 울고 일단 씻자.”
팽팽해지는 목줄과 함께 몸이 강제로 일으켜진다.
그녀를 따라 화장실에 들어가자, 그녀는 샤워기로 내 몸을 씻겨주었다.
“흐윽, 흑…. 지아야…. 시, 시후는 왜 안 와…? 시후가 보고 싶어…. 흐끕…!”
“글쎄에~ 우리 수연이가 잘못해서 아닐까?”
“아, 아니야아…!! 나, 난…. 잘못한 거 없어…. 시후가 혼자 오해한 거란 말이야…. 흐으으윽….”
“자, 양치도 하자. 아 해.”
“흐으으으…. 싫어어….”
“쓰읍, 자꾸 떼쓰면 혼낼 거야?”
억지로 몸을 씻고 나와도 풀어지지 않는 목줄.
찢어진 입술에 연고를 발라주는 그녀에게 눈물을 흘리며 부탁했다.
“흐끗, 제, 제발 시후랑 전화 한 번만 하게 해줘…. 흐끕…!”
“아 정말~! 움직이지 마!”
아무리 울고불고 애원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그녀.
그녀는 내 얼굴에 있는 상처에 약을 바른 뒤, 날 거실로 끌고 가 자신이 사 온 음식을 먹으라며 의자에 앉혔다.
“얼른 먹어. 어제부터 하루 종일 굶었지?”
“흐으으…. 안 먹을래….”
“하아…. 수연아. 이제 그만 좀 울지? 나 슬슬 화나려 해.”
“시후…. 시후랑…. 아흣?!”
[쿠웅-!!]
목줄을 잡아당긴 이지아.
억지로 끌려간 나는 그녀에게 머리를 붙잡혀, 그대로 식탁에 짓눌렸다.
“아, 아파아…!!”
“우리 수연이 왜 말을 안 들을까? 내가 몇번이나 경고했는데. 수연아? 이제 마지막이야. 밥 먹어.”
“흐극, 흐으으으….”
눈앞의 음식들을 거부하며 고개를 젓자, 그녀의 표정이 싸늘하게 바뀌는 게 보였다.
“그래? 그럼 먹지 마. 먹기 싫다는 데 별수 있겠니.”
의자에서 일어난 이지아.
그녀는 식탁 바로 옆에 있는 냉장고에서 물이 든 생수병을 한가득 꺼냈다.
“아흐윽?!!”
목줄을 잡아당겨 바닥에 날 눕힌 그녀는 내가 발버둥 치지 못하도록 상체에 올라타, 나를 바닥에 고정시켰다.
[끼릭….]
물이 가득 든 생수병의 뚜껑을 따는 그녀.
잊고 있던 그녀의 잔혹함이 떠오른다.
“뭐, 뭐 하려는 거야아…. 흐윽….”
“뭐하긴~ 밥 안 먹는 우리 애기 버릇을 좀 고쳐주려고 하는 거야.”
“아아아…!! 싫우웁?!”
붙잡혀버린 턱.
그녀의 무릎에 짓눌려 바닥에 고정된 두 팔은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고, 그녀의 손에 들린 페트병이 거꾸로 뒤집혀 내 입속으로 들어온다.
“으브브븝!!! 으으읍!!!!”
“옳지~♡ 잘 마시네?”
입안 가득 끊임없이 들어오는 물.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그녀에게 붙잡혀버린 턱으로 인해 난 고분고분하게 그녀의 고문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으응~ 가만히 있어~"
"푸후욱!!"
"아하하~ 자꾸 발버둥 치면 코로 들어가잖아~♡"
페트병에 든 2L의 물은 1분도 채 걸리지 않아 내 목구멍을 가득 채웠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한꺼번에 들어온 입속의 물은 결국 입 밖으로 역류해, 코와 눈, 귓구멍에까지 가득 흘러 들어갔다.
“끕?!! 푸하아!! 콜록!! 콜록!!”
“헤에…? 이렇게 흘리면 어떡하니.”
“하아…. 아흐으윽, 아아…!!”
“아직 4병 더 남았어. 수연아.”
[끼릭, 끼리릭…!]
“시, 싫어어…! 으브븝?!!”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다시 내 입속으로 물을 쏟아내는 이지아.
계속된 그녀의 물고문에 마음이 꺾여간다.
그렇게 한참이나 계속된 물고문이 잠시 멈추자, 나는 이제 제발 그만해 달라며 그녀에게 울면서 빌었다.
“으긋, 아…. 하아….”
“고작 3병밖에 안 마셨는데 벌써 포기한 거야?”
“자, 잘못해써어…. 바, 밥 먹으께….”
“우웅? 뭐라구?”
“으흐윽, 자, 잘못했어요…. 으흐윽…! 바, 밥 먹을게요…. 그러니까 그만 해요….”
“하아아…♡ 우리 애기…. 너무 사랑스러워…♡ 근데 어쩌나…? 아직 두병이나 남았는걸♡”
“아아…. 아흐윽?!!”
또다시 입안 가득 억지로 들어오는 물.
발동걸린 그녀의 광기는 아무리 잘못했다며 빌어도 소용이 없었고, 결국 그녀가 냉장고에서 꺼낸 물을 전부 억지로 마시고 난 뒤에서야, 나는 그녀의 결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콜록…!! 아흐으으….”
“아휴… 수연아, 기껏 씻겨놓고 머리도 싹 말려줬더니. 머리가 다시 흠뻑 젖었잖아…. 이러면 감기 걸려….”
뺨을 쓸어내리며 걱정을 해주는 그녀의 손길에 소름이 끼친다.
“흐끄윽…! 나, 나빴어어….”
“흐응? 뭐라구?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거야?”
“이, 이거 놔아!!”
[까득-!]
“꺄앗?!!”
계속된 그녀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나는 그녀의 손가락을 깨물었고, 예상치 못한 반응에 그녀는 자신의 손가락만을 멍하니 바라봤다.
“나, 나쁜 계집애…. 흐끅…! 나 아르바이트하는 것도 네가 시후한테 말했지…! 이 나쁜 계집애야! 흐끄윽….”
피가 흐르는 이지아의 손가락.
무표정이던 그녀의 얼굴에 살벌한 미소가 드리운다.
“헤에…? 우리 애기 이런 면도 있었구나?”
“흑, 흐으으으….”
“그래, 너 알바하는 거 내가 말했어. 근데 있잖아. 아무리 그래도 강아지 주제에 감히 주인에게 이를 드러내?”
“흐끅…! 나쁜 계집애…!! 나, 난 강아지가 아니야…!! 아흐윽?!!”
간신히 숨만 쉴 정도로 목줄을 조인 그녀는 내 머리채를 낚아채 방으로 끌고 갔다.
“콜록…!! 아흐윽…! 이, 이거 놔아!!”
“강아지가 반항기야 충분히 올 수는 있지~ 이해는 해. 근데 내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안 되겠어.”
나를 침대로 던지듯 밀어 넣은 이지아.
이어서 그녀는 내 목에서 이어진 목줄을 침대 머리 판에 팽팽하게 고정시켰고, 내 손목에 수갑을 채워 그것 역시 침대 머리 판에 고정시켰다.
덕분에 침대에 상체가 고정되어버린 나는 다리만 버둥거릴 뿐 그것 외에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나한테 대들기로 마음먹은 거 같은데, 어디까지 가나 한번 볼까?”
내 몸에 올라타는 그녀.
광기 가득한 그녀의 눈빛을 보자 온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고, 모든 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흐끅…! 자, 잠깐만…! 자, 잘못했어…!!”
“우웅, 안되지. 안 돼.”
[꽈드득-!!]
“케흑?! 케헤엑…!!”
있는 힘껏 양손으로 목을 조르기 시작하는 그녀.
양팔과 상체가 침대에 고정된 나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녀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었다.
“후후후…♡ 뭐하니 수연아? 아까처럼 대들어 보렴?”
“커흡…!! 하, 할려줘…!! 큽?!!”
“우웅~? 뭐라구우~? 살려줘? 내가 잘못 들었나?”
“켁…! 케흐윽…!! 하, 할못했…!! 커흡…!!”
풀어지는 압박.
거칠게 숨을 몰아쉰 나는 광기 가득한 그녀의 눈빛을 보자, 입에선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는 말이 멋대로 튀어나왔다.
“하아…. 진 빠지게 고작 1분도 못 버티니?”
“콜록…!!! 하아…. 하아…. 자, 잘못했어요…! 대들어서 죄송해요…. 아흐으윽…!”
“흐응…. 그래도 수연이가 내 손가락을 깨물었으니, 나도 공평하게 가져가는 게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
“흐, 흐으으…. 지, 지아야…?! 콜록…!!”
영문 모를 소리를 한 뒤, 내 몸에서 내려간 이지아.
그녀는 방에 있던 고문 도구가 든 가방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흐응…. 아, 찾았다.”
“아, 아아아아…!!!”
그녀의 손에 들린 녹이 슨 펜치와 치과에서나 보던 고정기.
흉악한 물건을 들고 미소 짓는 그녀의 표정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날 물었으니, 그 대가로 우리 수연이 안쪽 어금니 하나 가져갈게?”
그녀의 마지막 말에 느껴지는 오싹함.
잘못 들었을 리가 없었다.
온몸이 소름이 끼친 나는 소리치며 그녀에게 잘못을 빌었다.
“아, 아으으으…!! 자, 잘못했어요…!! 죄송해요!! 다, 다시는 안 그럴게요!!”
양손 가득 소름이 끼치는 물건을 든 채로 다시 내 몸에 올라탄 이지아.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다리 사이에서 멋대로 소변이 흘러나왔고, 공포로 인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나도 마음이 아파 수연아. 근데 어쩌겠니…. 주인을 문 강아지한테는 매가 약인걸?”
“아…! 아아아…!!”
입으로 다가오는 고정기.
공포에 질린 나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소리쳤다.
“시, 싫어어어!!! 하지 마아!!!!”
“금방 끝나니까 걱정하지 말렴.”
그녀의 손에 붙잡힌 턱.
이어서 그녀의 손에 들린 고정기가 입에 끼워진다.
“헤, 헤윽?!! 하, 하히마!!”
“자, 어디 쪽 어금니를 뽑을까나?”
내 입에 고정기를 끼우고, 자신의 긴 머리를 뒤로 묶은 이지아.
펜치를 집어 들고 웃는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나는 공포로 인해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고, 그녀는 다른 한 손으로 내 턱을 붙잡아 손에 들린 펜치를 입속으로 집어넣었다.
“우으으으…!!!!”
혀와 잇몸에 닿는 차가운 쇠의 감촉.
그것은 내게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공포심을 엄청나게 증폭시켰다.
“우으으…!!! 우으으윽!!”
“수연아? 가만히 있어. 그래야 덜 다쳐~♡”
왼쪽 어금니에 닿는 펜치.
내 어금니를 꽉 붙잡고 놓지 않는 그것은 이내 입 속에서 소름이 끼치는 소리와 극심한 고통을 유발했다.
[꾸득…! 꾸드드득!!]
“하윽?!! 하아아악!!!”
혀에 닿아 느껴지는 미적지근하며 끈적한 액체.
비릿한 맛이 느껴지는 그것은 이내 혀를 타고 목구멍으로 흘러 들어왔다.
“흐갸아아아아아!!!!!!”
잇몸이 뜯겨나가는 듯한 고통.
이 이상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고통에 온몸이 발작을 일으킨다.
“읏…! 좀만 참으렴…! 거의 다 됐어…!!”
[꾸드득…! 꾸드드드득!!!!]
엄청난 고통과 함께 뽑혀 나간 어금니.
그것이 뽑혀 나간 자리에서 공기가 통하는 게 느껴졌고, 뜨거운 액체가 그곳에서 흘러나와 입안을 가득 채웠다.
“아…. 아아아….”
발작을 일으키던 몸이 축 늘어지며 내 머릿속을 새하얗게 물들인다.
차라리 기절이라도 했다면 나았을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은 신음조차 쉽게 내지 못했고,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뜨거운 액체는 마치 흐르는 물처럼 내 목구멍을 타고 흘러들어왔다.
“후우…. 힘들어라.”
“아, 아….”
가방에서 또 무언가를 꺼낸 그녀는 내 입속, 어금니를 빼낸 곳에 가루 같은 것을 뿌리고, 솜 같은 것의 감촉이 느껴지는 무언가로 그곳을 덮었다.
내 입을 강제로 벌리도록 고정시킨 기구가 빠져나가자, 고개가 옆으로 축 늘어졌고, 엄청난 양의 피가 입속에서 흘러나와 침대를 적셨다.
“으응…! 하아…. 그럼 세수 좀 하고 올 테니 얌전히 있어♡”
팽팽해진 목줄이 느슨해진다.
기지개를 켠 그녀가 침대 머리 판에 고정된 목줄을 살짝 풀었고, 그로 인해 살짝 들려 있던 상체가 그대로 침대에 축 늘어졌다.
끝나지 않는 고통.
마치 시체처럼 침대에 늘어진 나는 그녀가 방을 나가는 모습을 보며 그대로 의식이 끊어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