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그녀들과 첫 정찰 활동
나의 잘잤다는 말에 배시시 웃는 찬희의 얼굴은 내심 귀여웠다.
반반한 얼굴에 앞치마를 메고 있는 그녀는 마치 갓 결혼한 신혼 와이프의 모습같았고
나는 잠시 설레는 마음을 안고 그녀와 몇마디 나누곤 그녀는 요리를 해야한다며 금방 사라졋다.
그런 나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나영을 본 나는 뭐가 저리 불만인지 몰라 잠시 엉거주춤 서있었다.
그녀는 그런 나를 끌고 식판을 툭 건넸다.
"이거나 받아요"
그녀의 퉁명스런 말에 나는 식판을 받아 그녀와 같이 배식대에서 음식을 받고 자리에 마주보고 앉았다.
"밖에 나가면 웬만하면 셰퍼드나 파이프 애들을 만나지 않게 조심하세요 좀비보다 무서운건 걔네들이니깐"
그녀의 말에 나는 좀더 자세한 내용을 알려달라했고 국물을 한술 뜬 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곤 말을 이었다.
좀비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서로 연대를 강화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찾아야 하였다.
그런 집단들은 하나로 모여 가족형태 혹은 서열의 형태로서 집단을 유지하고 평화를 위해 하나로 뭉쳐졌으나
이 세상에는 멀쩡한 집단이 아닌 괴상한 집단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셰퍼드였다.
약탈과 폭력으로 살아가는 나쁜 집단인 셰퍼드...리더는 미호코라는 일본의 여자였고 전직 야쿠자 였다고 한다.
셰퍼드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녀들에겐 약탈과 폭력이 일상이었고 그들의 존재 이유였다.
들어보니 그들의 자원은 이미 충분히 많지만 존재목적자체가 더이상 생존에 의미를 두지 않고 폭력적인 행태에서의 무법질서가
그들의 즐거움인것 같았다.
무기로 무장해 다른 생존자들을 위협하고, 때로는 약탈하며,
인간의 가치를 무시하는 그녀들의 모습에 다른 집단들은 연합하여 그녀들에게 대항하고 있었다.
셰퍼드의 습성이나 방식은 상대를 노예로 만들거나, 그들의 자원을 강제로 훔쳐서 이용하는 것이다.
이미 흡수된 몇몇 집단의 여자들은 성노예나 일하는 노동자로 흡수되어 그녀들을 위해 봉사하는 중이었다.
탈출한자의 말에 따르면 지하에 마약소굴이 있고 그곳에서 여성이 여성을 강간하는 일이 자행되고 있다는 증언이 돌고 있었다.
그녀들을 구하고자 많은 대원들이 갔으나 전부 죽임을 당하거나 혹은 사로잡혀 고문을 당한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그녀들은 단지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다른 생존자들의 고통은 무시하고 있었다.
때문에 이들과 마주치면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셰퍼드는 주로 쇼핑몰, 창고, 그리고 작은 마을들을 약탈했고 그런곳엔 작은 소수의 가족단위 집단이나
소규모인원의 집단이 있었기에 그녀들의 무기나 인원에 당해낼수없어 금세 항복을 받아내었던 것이다.
그녀들은 다른 생존자들의 자원을 무차별적으로 훔쳐갔고, 때로는 살인을 일삼기도 했다.
그녀들은 흔히 수색팀을 활용해 생존자의 흔적을 따라 다니며, 그 지역의 자원을 빼앗기 위해 악랄한 방식을 사용하기도 했다.
집단 이름 그대로 그녀들은 목표를 찾아낼때까지 끊임 없이 추적하며 그녀들의 목표를 끝까지 물어뜯고
어떻게든 항복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수많은 집단들을 굴복시키며 현재 최강자의 위치에 군림한 셰퍼드는 리더의 교체로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중이었고
이에 파이프와 센티넬 이 두집단은 동맹아닌 동맹을 맺어 그녀들의 공격에 항상 대비하는 중이었다.
셰퍼드와는 반대로 파이프는 좀비 세계에서 중립적인 성향을 가진 생존자들의 집단이었고
이들은 다른 집단과의 갈등을 피하고, 협력과 동맹 보다는 자신들만의 자생력으로 남들에게 간섭받지 않고 살아가길 원하고 있었다.
간혹 파이프는 우리에게 자원과 정보를 공유하였고 이들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피하며,
다른 집단과의 대치를 피하기 위해 중립적인 위치를 유지하였다.
필요할 때는 다른 생존자들을 구하는 데에도 힘쓰며, 갈등을 해결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집단이기에 우리 센티넬과도 굉장히 사이가 좋은 상태였다.
처음가족단위로 시작한 집단은 리더의 인품에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거대한 집단으로 성장했고
아직도 셰퍼드에게 쫓기는 많은 사람들이 속속이 그곳으로 모이는 실정이였다.
그러나 이들이 느끼는 약점은 다른 집단들에 비해 군사적인 훈련이나 무장이 부족하다는 점이였다.
그로인해 최근들어 많은 수색팀과 정찰팀이 무기나 장비 노획을 위해 많은 힘을 쓰고 있고 종종
우리 수색팀과 마주칠때가 빈번하여 근근히 분쟁이 몇번씩 오고간 일화가 있었다.
물론 셰퍼드보다는 호전적이진 않지만 파이프 그녀들도 자신의 집단이 강한 세력임을 알기에 쉽게 물러나지는 않고 통상 5대5로 물자를 분배하거나
힘싸움으로 우리의 물자를 뺏는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그외에도 점점 많은 집단들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인원이 많은 집단은 이렇게 세가지 집단이 위치해있었고 북쪽으로는 빌딩을 하나 통째로먹은 오하크라는 집단
서쪽엔 군출신 여군으로만 구성된 아미 동쪽엔 비밀리에 활동하는 르네상스라는 집단들이 세력을 불려나가며
점차 거대한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각자 추구하는 집단의 목표가 다르기에 언젠가는 부딫힐거라는게 어르신의 생각이었고
우리는 항상 물자가 부족한 상태에 놓여 항상 불안에 떨고 있는 상태였다.
만약 셰퍼드가 우리를 공격했을때 포위라도 하게 되면 언제든 굶주림에 시달릴수 밖에 없기에
우리는 매일밤마다 수색팀을 보내 식료품을 노획하도록 하였으며
매일 진행되는 수색작전에 많은 여성들이 희생당하거나 혹은 다른 수색팀과의 싸움으로 종종 부상을 입고 돌아오기 일수였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그런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게 우리들의 입장이었다.
왜냐면 좀비의 걱정없이 돌아다닐수있는 미친개를 얻었으니깐
그래 그게 바로 나다. 젠장...
그렇게 긴이야기를 끝내고 나는 내가 있던 방으로 다시 돌아갔다.
나는 빠짐없이 전투복을 차려입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그런 나의 모습에 찬희는 열심히 내게 필요한 장비를 가방에 넣어 챙겨주었고 내심 나는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근래들어 다쳐서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요.. 항상 조심하세요"
내 가방끈을 조여주며 말하는 그녀에 나는 기분좋은 향기를 느끼며 발길을 옮겼다.
새벽1시 모두가 곤히 잠들시간 수색대로 편성된 멤버는 미국에서온 헤나와 지리를 잘아는 수영이라는 여자였다.
헤나는 전투에 능통하고 밤길이 밝아 종종 수색활동을 자주 했다고 하였고 수영은 이곳에서 16년이나 지낸 토박이였다.
수색대는 잘싸우는것보다 빠르고 누구보다 정확히 지름길이나 이동하는데 능숙해야 했기에 길을 잘 아는 나도 포함된것이다.
그렇게 두꺼운 철책이 문을 열었다.
'이틀만인가'
나는 천천히 그녀들과 나란히 걸으며 계단위를 올랐다.
그녀들이야 몸을 숨기며 오느라 바쁘지만 나는 뭐 쫓길것도 없으니 내가 맡은 역할은 건물에 선봉으로 들어가 건물내부에 좀비가 있으면 해치우고
후발대를 불러오는 역할 이었다.
우리는 한참을 걸어 오늘 수색할 모텔건물에 들어갔다.
비교적 깔끔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모텔입구에 다다르자 그녀들은 재빨리 몸을 숨기고 내게 손짓을했다.
들어가라는 표시였고 나는 망치를 하나 꺼내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카운터에서 킁킁 대며 주변을 두리번대는 좀비가 내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나를 거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나는 자연스레 망치를 녀석의 이마에 가져다 대곤 팔을 들어올려 강하게 내리쳤다.
뿌직 소리와 함께 뼈가 일그러지는 소리가 났고 좀비는 그자리에 풀석 쓰러졌다. 나는 몇차례 망치질을 하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종종 객실안에서 좀비소리가 들렸고 나는 로비와 계단 복도까지만 점검한뒤 그녀들을 불렀다.
전투복 곳곳에 묻은 피를 보며 그녀들은 내심 이남자가 우리편이라는게 참 감사할 따름임을 느꼇다.
그런 그녀들의 눈빛을 보곤 나는 씨익 웃어주고 다시 그녀들과 입구로 들어섰다.
카운터를 지나 비품 창고로 들어가니 레쓰비나 여러 음료가 진열된 카운터가 보였고 그녀들은 재빠르게 큰 짐꾼 베낭에 음료들을 차례로 집어넣었다.
나는 건너편 라면 박스를 바라보고 그녀들에게 손짓했고 그녀들은 금방 알아챈뒤 라면박스에 차음막을 덮어 소리를 막고는 베낭에 집어넣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들의 베낭을 생각보다 커져있었고 우리는 비품창고에서 빠져나와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다.
옥상문을 열고 내가 머리만 내민채 주변을 살폈고
몇몇의 좀비들이 서성대는게 보였다.
경찰특공대 옷을 입은 좀비 두마리와 4마리 정도의 일반 좀비들 아마 특공대는 저기에 당했을것이다.
나는 다시 망치를 들고가 하나하나 놈들의 뒤통수에 망치를 갈겼고 힘없이 좀비들은 푹푹 쓰러졌다.
나는 구석에 보이는 저격총을 줏어들었다.
굉장히 멋있어보이는 총이였고 나는 그총을 어깨에 걸쳐맸다.
그녀들도 후다닥 다가와 경찰들의 무기와 보급품을 챙겼고 우리는 단단히 챙긴 장비로 만족스럽게 웃었다.
"이제는 조용히 말해도 될거 같아 주변에 좀비는 없어 보이니"
나는 옥상에서 잠시 후련히 입을 열었다.
"오우...운.. 너 진짜 뒈박이다..굿"
헤나는 내게 따봉을 올려보이며 말했고 나도 따봉으로 받아주었다.
수영도 안심한듯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들 긴장했는지 온몸에 땀을 흘리고 있었고 나는 웬지 그런 그녀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