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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46. 악마의 속삭임


예전에 바에서 느꼈던 보드카의 씁쓸 달콤했던 맛이 생각나 에리쌤의 입술에 다가갔다. 촉촉한 보이는 입술은 그대로 있었다. 에리쌤도 피하지 않았다. 입술이 닿기 직전에 가슴이 먼저 닿았다. 물컹하며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졌다. 부드러운 입술을 부드럽게 먹으려고 하는데... 띵동 띵동 산통을 깨는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초인종 소리에 흐름이 깨진 태준과 에리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 에리의 불타서 터질 것 같은 얼굴은 묘한 귀여움과 섹시함이 흘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젖꼭지가 발기 할 뻔했지만 멈췄다. 에리는 타올로 몸을 가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에리의 보지 높이에 태준의 얼굴이 있었다. 타올이 아슬아슬 보지를 가렸다. 살짝만 움직여도 보지가 보일 각이다. “태… 택배 왔나 봐요. 죄송한데 쌤이 받아주실수 있어요…? 제가 지금 좀…” 배달노출을 노리는 거 아니면 저 복장으로 나가긴 좀 어렵지… 띵동 띵동 다시 한번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그냥 문 앞에 두고 가면 되는데 굳이 왜 직접수령을 강요하는 거지? “아… 네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그럼 전 옷 좀 갈아입고 올게요…” 하… 시발 존나 아깝네. 왜 갈아입어? 지금 복장이 딱 좋은데… 택배 시발 저거 때문에 다 망했다. 키스하면 자연스럽게 보지까지 맛 볼 각이었는데… 키스도 복장도 다 잃었다. 씹손해다. 에리는 방으로 들어갔고 태준은 현관문을 열었다. 택배기사가 살짝 짜증 섞인 표정으로 작은 박스를 들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가볍게 인사하고 택배를 받았다. 택배기사는 받자마자 엘리베이터로 뛰어갔다. 어지간히 급한 모양이다. 받은 택배는 세로로 긴 박스였다. 여자들이 많이 쓰는 고데기나 칼 종류가 담긴 박스 같았다. 그리고 습관이 무심코 나와 버렸다. 택배를 받으면 주소와 물품명을 확인한다. 오배송 사고를 빈번하게 겪은 경험에서 나오는 습관이다. 주소는… 일단 맞는 것 같다. 이름도 맞고… 물품명은… 음… 패션의류? 이렇게 길게 나오는 게 있나? 설…마… 브라? 에리 쌤은 브라 어디 브랜드 입을까? 회사명을 봤다. 주식회사 바xx 바xx? 요즘은 회사 이름도 이렇게 짤려서 나오나… 브라라고 확신했다. 브라라고 생각하니 괜히 박스를 더 조심스럽게 만지게 됐다. 어떤 브라를 입을지도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상품수령에 직접 수령이라고 적혀 있었다. 기타사항에도 꼭 직접 수령 부탁드립니다! 라고 강조되어 적혀 있었다. 택배기사도 문 앞에 던져놓고 가고 싶었겠지만 참았나 보다. 속옷은 프라이빗 한 옷이니까 다른 사람한테 잘못 가면 난감하니까 직접수령을 했나보네… 이해가 가면서도 원망스러웠다. 이거만 아니었으면 지금쯤 에리쌤 물고 빨고 하고 있었을 텐데… 야한 상상을 더 풍부하게 도와주기라도 하는 듯 에리쌤이 방문을 열고 나왔다. 검정 레깅스에 배가 훤히 보이는 널널한 크롭티를 입었다. 딱 달라붙는 크롭티는 아니지만 에리쌤의 하얀 속살과 밑에서 보면 가슴이 다 보일 것 같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좋은 복장이었다. 자기 집이니까 편하게 입는 건 이해하겠지만… 내 앞에서 이렇게 입고 브라 택배를 대신 받게 하고… 자꾸 날 시험에 들게 한다. 종교를 딱히 믿는 건 아니지만 사탄이 계속 유혹하는 것 같다. 저렇게 대놓고 신호를 주는데 안 따먹어? vs 이건 널 테스트 해보는 거야. 참아. 너에겐 은주가 있잖아. 사탄이 괜히 사탄이겠나. 배고프다고 아무거나 주어먹으면 탈난다. 그리고 심지어 배고프지도 않다. 단지 화려한 포장에 호기심이 가는 것 뿐이지… “고마워 쌤… 제가 맛있는 밥 해드릴게요.” “나가서 먹어도 되는데…” “저 요리 잘해요! 믿어보세요!” “하하… 네 알겠어요.” 에리는 본격적 요리를 위해 주방으로 걸어갔다. 손목에 있던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어 포니테일을 만들었다. 목선과 잔머리에서 야릇한 섹시함이 풍겨졌다. 태준도 한동안 멍하니 에리의 모습을 지켜봤다. 머리를 묶으면서 팔이 올라가고, 크롭티가 올라가서 밑가슴이 살짝 보일랑말랑했다. 가슴을 봐도봐도 또 보고 싶고 만지고 싶다. 악마의 속삭임이 강하게 들리는 듯했다. 멍하니 서 있는 태준을 에리가 바라봤다. “응? 쌤 가서 쉬고 계세요. 금방 돼요.” “아! 네… 그럼 집 구경 좀 하고 있을게요.” “네네~!” 여자 혼자 사는 집에 온 것도 정말 오랜만이다. 전여친이 잠깐 자취했을 때 빼고는 거의 처음이다. 근데 의외였다. 종합병원 간호사 월급 수준을 대충 아는데… 이런 집에서 살기엔 과분하다. 일반 원룸, 투룸 오피스텔과는 달랐다. 사실 오피스텔 입구, 주차장부터 남달랐다. 오피스텔이 아닌 조금 더 고급스러운 아파텔 느낌이다. 에리쌤… 금수저인가? 가구, 가전 전부다 고급져 보였다.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는 에리쌤과 잘 어울렸다. 이런 깔끔한 곳에서 바퀴벌레가 나왔으니… 놀랄 만도 하지. 금수저여서 벌레를 더 싫어할 수도 있다. 항상 깨끗하고 최고의 환경에서만 있었을 테니… 세상 참 불공평하네… 저렇게 예쁘고 착하고 똑똑한 여자가 금수저까지 물고 태어나다니… 장식장에 있는 사진들을 봤다. 에리의 어린 시절부터 학사모 찍은 사진까지 예쁜 소품들과 같이 전시되어 있었다. “어릴 때부터 예뻤구나… 성형 한 줄 알았는데…” “네? 저 성형 안 했는데요?” 열심히 사진 구경하던 태준은 깜짝 놀라며 뒤돌아봤다. 에리가 어리둥절해하며 태준을 보고 있었다. “저 정말 성형 안 했어요!” “네?? 아 그게…” 에리는 코와 귀, 눈을 만지작하며 성형이 아닌 자연산이라는 걸 증명했다. “봐봐요. 진짜 다 부모님이 만들어 주신 거예요.” 그리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가슴 양쪽도 작고 예쁜 손으로 움켜쥐며 주물주물했다. "엄마 몸매를 닮아서 여기도 자연산이라구요!" "네?" 태준이 당황하며 에리의 가슴을 빤히 쳐다봤다. 에리도 자기가 무슨 행동을 했는지 잠시 망각했다가 자각했다. "아!" 에리는 홱 뒤돌아 가슴을 가렸다. 그리고 그대로 주방으로 달려갔다. “역시 신은 불공평해." *** 에리의 필살기 메뉴. 오므라이스. 케첩으로 하트를 그리려다가 부끄러워 차마 하지 못했다. 태준은 예쁘게 플레이팅 된 오므라이스를 보고 감탄했다. “이거 완전 파는 것 같은데요?” “아직 맛도 안보셨으면서…” “원래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잖아요.” 태준은 정말 사심없이 오므라이스를 보며 말했지만, 에리는 혼자 또 두근거렸다. 보기 좋은 떡… 맛있는 떡… “그럼 잘 먹을게요!” 크게 한입 먹자 감동의 눈물이 흐를 뻔했다. 지금까지 사 먹은 오므라이스가 부정당하는 것 같다. 너무맛있었다. “에리쌤… 저랑 같이 오므라이스 가게 할래요?” “네?!” “너무 맛있는데요…? 이거 정말 에리쌤이 한 거예요?” “아… 네… 제일 자신 있는 메뉸데…” “와… 정말 맛있어요.” 진심으로 오므라이스를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정말 맛있게 먹는 것 같았다. 에리는 짝사랑하는 남자가 집에 와서 해준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너무 행복했다. 먹지 않아도 배부른 기분이었다. 그리고 태준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조금씩 의자를 당겨 태준의 쪽으로 다가 갔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고 싶었다. “근데 여기서 에리쌤 혼자 사는거예요?” “네? 당연하죠! 저 남자 친구도 없고 남편도 없는데요?” “그건 알죠~ 혼자 살기엔 집이 넓은 것 같아서요. 혹시나하고 물어 봤어요.” “아… 부모님이 사 주신 집이라서… 저도 작고 아담한 집에서 살고 싶은데…” “네?” 복에 겨운 소리를… 역시 금수저가 확실하네. “그럼 쌤이 와서 같이 살래요?” “네?!!” 에리는 턱받침을 하며 태준에게 애교를 부렸다. “켁 켁” 오므라이스가 목에 턱턱 걸렸다. “ㅋㅋㅋ 농담이예요~” 사실 놀란 건 에리쌤의 말도 안 되는 제안보다도 얼굴과 몸매 때문에 놀랐다. 병원에서 같이 일하면서 알았던 에리쌤은 정말 에리쌤였을까? 사석에서 보는 에리쌤은 완전 다른 사람이다. 굴욕의자에 앉아 다리를 벌렸던 에리쌤도 다른 사람이었다. 매력이 이렇게 넘치는 사람인데 왜 남자 친구가 없을까… 식사가 끝나자마자 에리는 설거지했다. 태준은 아까 받은 택배가 신경 쓰였다. “에리쌤 그리고 아까 받은 택배 어디다가 둘까요?” 설거지하던 손이 일시 정지 됐다. “네?!” 깜짝 놀라며 뒤돌아봤다. 손에 묻어 있던 세제거품과 물이 바닥에 흘렀다. “중요한 택배 아니예요?” “아… 그냥 시…식탁에 놔주세요…” “네. 여기다가 둘게요.” 역시… 브라가 확실하다. 저렇게 부끄러워하다니. 사실 부끄러워하는 모습 보고 싶어서 일부러 물어 봤다. 예쁜 눈이 커지면서 얼굴이 붉어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근데… 얼마나 야한 속옷이길래 저렇게 놀라는 걸까? 사이트 구경만 한번 해볼까… 에리가 설거지 하는 동안 거실 소파에 앉아 쇼핑몰 검색을 시작했다. [속옷 쇼핑 바] 까지만 검색했다. 택배 상자에도 회사명이 써있지 않았고, 송장에도 정확한 회사명이 없었다. 수많은 속옷 쇼핑몰 중에 바로 시작하는 쇼핑몰은 없었다. 음… 정보가 너무 부족하네… 근데 뭐 내 여자 친구도 아닌데 찾아봐서 뭐 하겠어. 나중에 옷 벗기면 어차피 보게 될텐데. 포기하고 어플을 끌려는 그때 마지막에 링크 하나가 보였다. [성인샵 바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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