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공포의 각인
나는 어렸을 적 깡패에게 돈을 뜯긴 적 있었다. 아무리 성인이 되어 덩치가 크다 하더라도 어렸을 적에는 나이가 무기인 시절.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다 맞은편에 서 있는 고등학생 둘이 나타나 마침 횡단보도를 건너는 나를 붙잡고 다정하게 어깨 위에 손을 올리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웃어, 웃으라고.’
‘좋은 말로 할 때 형들 따라오자.’
그때의 나는 힘도 없고 용기도 없던 시기, 그저 나보다 나이 많고 덩치 큰 사람들의 앞에서 벌벌 떨 수밖에 없던 시절에는 무기력하게 그들에게 그 어린 나이에 소중했던 만원을 뜯기고 말았다.
그거 그냥 벗어나면 되는 거 아니냐, 뿌리치고 도망가서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하면 되는 것 아니냐.
갑작스레 그런 일이 일어나면 머리가 하얗게 변해 멍해지고 만다.
그래, 마치 지금처럼.
나는 다정하게 내 허리춤에 팔을 두르고 무작정 끌려가는 것에 지금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성인이 되어서 나보다 압도적으로 힘이 강한 여자에게 끌려가고 있다는 것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더 큰 두려움이었다.
‘내가 뭘 잘못 했지? 대체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그녀의 거친 손길을 얌전히 따라가면서 머리를 굴려본다.
뭔가 불만이 있었으니 갑자기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이렇게 달라진 것 아니겠나.
하지만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럴듯한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그저 그 테이블에 앉아서 얌전히 밥이남 먹지 않았나.
딱히 그녀의 신경을 긁을 만한 말도 하지 않았고 행동도 조신하지 않았던가.
“아! 아파요.”
내 허리춤에 두른 손은 나를 배려하는 것 하나 없이 나를 그저 끌고 가기에 바빴다.
그녀는 곧 나를 바라보더니 코웃음을 치고서 곧장 다시금 나를 끌고 어딘가로 계속 향했다.
“걸레같은 놈.”
“네?”
“걸레같은 놈이라고.”
‘이 년은 갑자기 또 왜 이러세요? 술 처먹었더니 인격이라도 바뀌셨어요?’
갑자기 걸레라고 욕을 박아버리자 당연히 내 인상이 찌푸러졌다.
갑자기 나에 대한 태도가 변하더니 갑자기 욕을 뱉지를 않나.
답답해 죽겠는 와중에 도착한 곳은 장기투숙자들을 위한 싸구려여관이었다.
여기도 왔던 곳인데.
참 우연도 많지.
우연이 겹치면 운명, 운명이 쌓이면 필연 뭐 이랬던가.
운명의 레스토랑과 운명의 여관.
‘한 번 더 운명을 맞이하면 얌전히 받아들여야지.’
그리고 도착한 곳은 그날 들어갔던 여관 방. 103호실이었다.
‘오, 이건 좀 억울한데.’
방에 도착한 나는 그녀의 거친 손길에 이끌려 침대 위에 풀썩 눕혀진다.
맹수가 사냥감을 물어뜯을 준비를 하듯, 그녀는 잽싸개 내 위에 올라타 앉고서 나를 내려다보며 입고 있던 원피스를 홀랑 벗어 버린다.
제법 봉긋 솟은 가슴이 튀어나와 위에서 아래로 한 번 크게 출렁이더니 상체를 바짝 숙여 양팔로 나의 어깨를 잡아 침대에 꾹 누르며 나를 압박했다.
“씨발 동정인 줄 알았는데, 이 개새끼. 걸레같은 놈아.”
“뭐?”
“이 걸레같은 놈. 이라고 했다. 왜? 얼굴도 걸레같이 곱상해가지고 걸레취급 받으니까 싫냐?”
이 세상 어떤 남자가 걸레 취급받고 좋아하겠어?
그리고 걸레라니, 왜 내가 그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내가 왜 당신한테 그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데요?”
“이 창놈이...!”
그녀는 결국 한쪽 손을 들고서 내 뺨에 싸대기를 날렸다.
솔직히 멍해졌다. 누가 나를 때리다니. 감히 나에게 손찌검을 하다니.
이 세상 그 누구도 나를 때릴 자격 따위는 없었다. 어머니에게도 한 번을 맞은 적 없었는데. 네가?
그러나 나는 그녀에게 대들 수 없었다. 남자의 자존심? 솔직히 그런 것보다.
너무 아팠다.
뺨 한 대 맞았을 뿐인데 볼이 부어오르는 것 같았고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심지어 그녀는 보통여자도 아닌 몸을 구르며 저절로 단련된 몸이 아니던가.
아마 이것도 자기 나름대로 손대중을 한 것 같았지만 나는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하, 이 걸레 같은 놈. 내 그럴 줄 알았어. 얼굴도 곱상한 것을 보니까 진작부터 그럴 줄 알았다고. 씹걸레놈. 그 걸레 같은 몸으로 여자를 꼬시고 다니면서 등쳐 먹는 거지?”
등쳐 먹었다니. 밥은 네가 사겠다며? 네가 그랬잖아 왜 나한테 지랄인데.
내가 그 사건을 빌미로 살살 구슬려서 강제로 사게 만들었다면 억울하지라도 않지.
머릿속으로는 이렇게 저렇게 반항해서 벗어나고 네 말은 이게 잘못되었다며 따져야겠다 생각했지만.
내 눈가에는 억울함과 고통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자존심 따위도 모르고 눈물이 주륵 흘러내렸다.
“씨발놈, 우니까 존나 섹시하네.”
뺨을 때렸던 손길이 다정하기를 바랐다면 욕심일까.
그녀는 내 셔츠를 손 아귀로 멱살을 잡듯이 가슴 부근을 잡더니 양손으로 잡아당겨 부욱 찢어 버린다.
힘없이 드러나는 내 나신. 그녀의 손길에 찢어져 버린 옷 틈 사이로 가슴이 훤히 드러나 고생 한 번 안한 것처럼 뽀얀 피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미 옷의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그저 천 조각이 되어 내 몸 위에 걸쳐져 있는 것을 마저 잡아 뜯고서 잘 태닝한 듯한 가슴을 내 얼굴 가까이 가져온다.
“빨아 씨발놈아.”
내 입술까지 유두가 다가왔지만 그녀의 말대로 농락당하기는 싫었고, 나를 강간하려는 그녀에게 반항하고는 싶었다.
순순히 말을 들을 것처럼 입을 여니 좋다고 스스로 가슴을 들이대자, 그대로 튀어나온 유두를 꽉 깨물었다.
“아악! 이 씨발, 걸레 같은 놈이 진짜...! 이 개새끼야!”
제법 강하게 물었으니 아프겠지. 여자에게 유두는 약점과도 비슷했다. 실제로 쾌감을 잘 느낄 정도로 성감대이기도 한 만큼 아픈 것도 쉽게 느껴지는 곳이 아닌가.
“이 씨발놈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짝-
“어딜 여자한테!”
짝-
“남자 새끼가 감히!”
짝-
“대들어!”
연달아 뺨을 짝 짝 맞는 동안 정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압도적인 무력에 대한 공포를 몸소 확실히 느끼는 순간.
뺨 한 대 때리는 것으로는 나를 억제할 수 없었지만.
정말로 기절할 것처럼 머리가 멍해지기 시작했다.
아파, 정말 죽을 것처럼 아팠다.
자존심을 쥐어짜네서, 용기를 쥐어짜네서 반항을 해 보았건만 그녀는 정신을 차리기는커녕 되려 그녀의 화만 돋구게 되어 버렸다.
“잘못 했어, 안 했어?”
억센 손이 내 머리카락을 꽉 움켜쥔다.. 고개를 위로 쳐 들게 만들어 강제로 눈을 마주했다.
싸늘하게 내려다보는 그녀의 눈빛은 정말 말 안 들으면 다음은 어떻게 될지 모를 것 같았다.
내가 잘못을 했냐고? 당연히 안 했지 씨발년아.
하지만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공포를 이기지 못한 내 뇌가 다른 말을 뱉었다.
“잘...못... 했어요.”
“그래, 이 씨발놈아.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네...”
순간 사람의 정신이 빠져나갈 것만 같았던 고통, 그 고통이 나에게 공포를 가득 주입시켰다.
고작 뺨을 맞은 것뿐인데 그녀에게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를 느끼고 말았다.
“그럼 빨아 씨발놈아.”
내 허리춤 위에 올라탔던 그녀는 천천히 내 가슴 위로 올라오더니 아예 얼굴 위까지 올라와 내 입술 위에 그대로 앉아버렸다.
원피스를 벗어서 그저 속옷 한 장 차림이었던 그녀는 내 입술 위에 보지를 들이대고선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는 팬티를 옆으로 살짝 치워내었다.
솔직히 냄새까지는 나지 않았다.
관리를 잘했다기보다는 오늘 점심에 목욕탕에 오기도 했고, 이 짓을 하려고 씻은 것이 아닐까.
그래도 음모가 조금 나 있어서 까슬한 것에 입을 대기는 싫었지만 더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면 또 맞을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살기 위한 본능으로 혀를 내어 보지에 혀를 대었다.
“그렇게 빨지 말고. 씨발, 좀 더 열심히 빨란 말이야. 그냥 대는 걸로 기분이 좋아지겠냐고.”
누가 들어도 짜증이 가득 담긴 목소리에 흠칫 몸이 떨려온다.
내가 말을 듣지 않으면 분명 때릴 것이라는 생각에 내가 스스로 고개를 바짝 묻고 개 마냥 혀를 내어 훑었다.
이미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보지는 혀가 닿기 전부터 홍수가 일어나고 있었지만, 내 혀가 닿으며 훑어대기 시작하니 내 몸 위에서 몸을 바들바들 떨어대며 쾌감을 즐기기 시작했다.
“하아, 씨발 걸레놈... 진짜 존나 잘 빠네.”
“할짝, 츄읍...”
“아아, 이래서 첫 경험은 걸레를 따먹으라는 소리구나.”
대체 무슨 소리야 씨발.
음모에 코를 박고 빨아대면서도 내 위에서 지랄하는 소리는 아주 잘 들려왔다.
첫 경험이고 자시고 나는 걸레가 아니라고 씨발년아.
그다지 잘 빠는 것도 아니고 그저 기계적으로 개가 핥는 것처럼 핥아댈 뿐이었지만 그걸로도 충분한 자극이 되었는지 단숨을 하악 하악 뱉어가며 내 머리채를 쥔 손에 힘이 꽉 쥐어진다.
스스로 고개를 처박았는데도 불구하고 내 머리채를 잡아당겨 보지에 완전히 얼굴을 묻게 만들어놓고선 어느새 자기 본능대로 허리를 앞뒤로 살살 흔들어내 입술에 스스로 보지를 문지르더니 어딘가 모르게 음침한목소리로 소리 내어 웃더니 살짝 몸을 들어 나를 내려다본다.
“씨발 얼굴 존나 따먹고 싶게 잘생겼네. 아아, 이 얼굴에 싸질러버리다니. 꿈만 같아.”
뭘 싸질러?
내 의문은 반항하기도 전에 해결되었다.
그녀는 곧장 몸을 부르르 떨더니 내 얼굴 위에 애액을 왈칵 뿜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