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화 EP076-외전-결혼 (7)
“요즘은 기분이 어때? 연인을 지부장의 비서로 맡긴 지도 꽤 시간이 지났는데.”
“…비서가 왜요? 당연하고 평범한 직업이라고요.”
“맞아. 하지만 당신의 연인이 맡은 자리가 평범한 비서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잖아.”
은지가 매튜 씨의 비서가 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래서 변한 게 뭐냐고 묻는다면… 없다.
적어도 내 일상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아침에서 일어나서 은지를 배웅하고… 소소한 집안일을 한 뒤 여가 시간을 보내며 은지의 귀가를 기다린다.
그리고 은지가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에 잔다.
그것의 반복이었다.
“최근 일주일 간 연인과 성행위를 가진 횟수는?”
“…없습니다.”
“유사 성행위도?”
“으, 은지는 꽤 늦게 들어온다고요. 피곤할텐데 그런 일까지 부탁할 수는 없어요. 대부분… 손으로 해줍니다.”
“그래, 피곤하겠지.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지부장 위에 올라타서 열심히 허리를 흔들다가 왔으니까.”
“…….”
“아니면 다리 사이에 얼굴을 처박고 성심껏 앞뒤로 머리를 흔들다 왔던가.”
변하지 않았다는 건 나에게만 한정되는 말이다.
은지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최소 두 번은 떡을 치고 돌아오는 건데, 너 같은 마조 돼지 새끼 상대를 해준다고 힘을 쓰게 하는 건 아깝잖아?”
“…오늘은 왜 불렀죠?”
“상태 점검.”
분위기가 조금 부드러워졌다고 해야 하나…?
긴장하면 말을 더듬던 버릇도 줄어든 것 같고… 전체적으로 사람이 유해진 느낌.
이유? 이유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를 위해 아침식사도 차려주고, 밤에는… 항상 내가 기분 좋았는지, 흥분됐는지 물어보면서 노력을 해주는 모습은 여전하다.
“망상, 아직 괜찮아요.”
“정말?”
“…은지가 많이 노력해주고 있으니까요.”
나와 있는 시간보다 매튜 씨의 옆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한 은지.
물론 은지가 밤마다 해주는 이야기는 자극적이고, 망상을 억누르는 데 도움이 되고 있긴 하지만….
아주 약간의 불안함이라도 느끼지 못했다면 거짓이겠지.
그런 불안함마저 기대로 느끼게 비틀어진 내 머리에… 감사해야 하는 걸까?
“한 번 강하게 자극을 줬다고 해서 잊었나본데, 당신 특성에는 내성이 있어.”
“알고 있어요.”
“한 발자국 더 나아가볼까? 슬슬. 일주일이면 충분히 즐겼잖아?”
“즈, 즐기긴 뭘 즐겨요?”
“당신 말고. 당신 연인 말이야.”
“…네?”
“농담이야.”
물론 방금 저 말… 나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지금 은지가 가져와서 속삭여주는 말들은 더없이 괴롭고, 그만큼 짜릿하다.
하지만 이런 괴로움에 익숙해진 내가 지난번처럼 또 발기하지 못한다면, 은지는….
…실망하게 되는 건 아닐까?
낯설고 기분 나쁜 걱정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당신, S급 히어로라는 자리가 얼마나 눈부신지 알고 있나?”
“알죠… 덕분에 은지가 많이 피곤해 한다고요.”
“맞아. 히어로인 동시에 세계적인 스타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지. 당신 같은 일반인과는 사는 세계 자체가 다르다고.”
“…갑자기 그런 얘기는 왜 해요?”
“내일 히어로 협회 최상부 쪽 사람이 주최하는 사교계 모임이 있다고 하네?”
사교계? 협회… 상부?
“전 S급 히어로이자 서울 지부 지부장은 당연히 초대를 받았을 거야. 평소라면 참석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지금은… 뭐요?”
“후배 격인 새로운 S급 히어로에게 사교계에 대해서 알려줄 기회지. 앞으로 무조건 발을 담그게 될 세계니까.”
“…….”
“그리고 내가 예전에 말했지? 지부장 같은 남자는 자기 것을 과시하는 걸 은근하게 좋아한다고.”
예전에 은지와 매튜 씨가 호텔에 가는 상황을 가정하는 망상을 할 때 의사가 덧붙인 말이다.
그 망상은 이제 현실이 되었고, 그렇다면 저 말 역시….
“충분히 자극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당신의 연인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지부장의 여자라는 오해를 사는 것 말이야.”
“…….”
“그 순간에 한해서는 오해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마음에 드는 모양이지? 발기한 걸 보면.”
“…….”
“콘돔은 가지고 왔나?”
“…네.”
***
“으, 음… 이런 옷은 좀 어색하네….”
오빠도 가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고, 매튜 씨의 일정에도 있었던 일이라서 따라오긴 했는데.
지부장님이 골라준 이 옷, 히어로 슈트를 입는 것보다 훨씬 부끄러운 것 같아.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게다가 이 건물도 엄청 화려하고, 크고… 이런 곳에 와본 건 처음이라서 뭔가 낯설면서도 두근거려.
“헤이즈.”
“아, 지부장님…!”
잠깐 다른 사람과 얘기를 하고 오겠다며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으라던 지부장님이 내 옆으로 다가오신다.
그리고 옆에 선 지부장님이 제일 먼저 한 행동은….
꽈아악-♡
“으, 읏…♡ 지부장님, 여기 밖….”
“알아. 보는 눈은 없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지부장님에게 가슴이 붙잡힌 채로 잔뜩 만져진다.
이제는 내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시도때도 없이 가슴을 주무르시는 지부장님….
…싫지는 않아.
“차량에서 이미 말한 점이지만 이곳에 참석한 사람들은 협회의 고위직, 혹은 영향력 있는 관계자가 대부분이다.”
“네….”
“내 과거에 대해 아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괜히 얘기를 꺼내지 않도록 주의해. 또한….”
“또한…?”
“…승윤 씨에 대한 말은 꺼내지 말도록. 일반인과 교제하고 있다는 정보를 굳이 드러내서 좋을 것 없어.”
오빠랑 사귀는 걸 숨겨야 한다는 건….
…크게 상관없겠지? 히어로 교육을 받을 때도 주변 인물 정보는 노출하지 말라고 배웠잖아.
똑같은 거야.
“아, 저… 잠깐만요. 오빠가 무슨 옷 입었는지 보고 싶다고 해서….”
“…….”
“…….”
“…….”
“…손, 그대로 두시게요?”
“…….”
여전히 매튜 씨에게 가슴이 붙잡힌 채로, 휴대폰을 꺼내서… 셀카 한 장.
나, 조금씩 거짓말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아.
오빠는 사진을 부탁한 적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사진이라면 좋아해주겠지?
매튜 씨도 가슴에서 손, 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맞았네.
찰칵-
“…….”
“사진… 찍었어요.”
“…….”
아무 말없이 손을 움직여서 반대쪽 가슴까지 확실하게 주무르는 매튜 씨.
이제 곧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어쩌면 다른 사람이 그 안에서 내릴 수도 있겠지만 손은 절대로 놓아주지 않는다.
띵-
다행스럽게도 안에 탄 사람은 없었고….
…다행스럽게도 내가 가슴만 만져지는 걸로 엘리베이터 안에서 가볍게 한 번 가버린 걸 아는 사람은, 딱 한 명에서 그치게 되었다.
“하… 하아, 후…♡”
“먼저 이쪽부터. 오늘은 가볍게 얼굴도장을 찍는 수준의 인사만 할 거다.”
“아… 네, 네에….”
아주 살짝이긴 하지만, 가버린 직후라서 몸이 살짝 붕 뜬 느낌….
그나저나 여기 엄청… 신기하다. 온통 반짝거리고 화려해.
사람들도 왠지 모르게 분위기가 있어 보이고….
“매튜 앤더슨? 자네를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유 차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부장이 된 지가 언젠데. 잠깐, 옆에는 설마….”
“아, 안녕하세요…?”
“헤이즈, 이쪽은 협회 본부 소속의 유 차장님.”
“부장이라니까? 아무튼 반갑습니다, 헤이즈. 연말에나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낯선 사람에게 어색하게 인사를 올리고 있던 그때, 내 허리 쪽에 매튜 씨의 손이 다가오는 게 느껴진다.
그 손은 그대로 허리춤에 살포시 얹힌다.
별 것 아니고 사소한 접촉이지만, 왠지….
“매튜, 자네가 에스코트를 맡은 건가? 하긴… S급 히어로라면 선임 S급 히어로가 담당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지.”
“그것도 맞지만, 지금은 히어로 겸 제 비서를 맡고 있습니다.”
“비서? 비서라면….”
앞에 선 남자가 나를 보는 시선이 살짝 달라진 것만 같다.
기분 탓일까? 기분 탓이겠지…?
하지만, 허리춤에 올라와 있던 손이 조금씩 뒤로 가더니… 이제는 엉덩이에 닿고 있는 이건 절대로 기분 탓이 아니야.
그대로 엉덩이를 꽈악-♡ 한 번 주무르고, 조금씩 더 깊은 곳으로 들어오려고….
…이, 이런 곳에서까지, 매튜 씨…♡
“…으, 음. 어, 어쩌다 보니까 매튜 씨 비서 자리가 비어서요.”
“매튜 씨라고? 제법 가까운 사이 같군, 이거.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듣게 되는 것 아닌가, 매튜?”
“별 말씀을.”
“으, 읍-♡ 크, 크흠.”
“어쨌든, 오랜만에 얼굴 보게 되어서 반가웠네, 매튜. 헤이즈도 앞으로 잘 부탁하고, 본부에서도 거는 기대가 크니까 파이팅 해요.”
“네, 네에.”
“…….”
이제 겨우 한 사람과 인사를 했을 뿐인데, 앞으로도 쭉 이런 거라면….
조금 아, 아슬아슬할 것 같은데…♡
“…좋은 소식이라.”
“네? 뭐… 뭐라고 하셨어요?”
“아무것도 아니다. 그것보다 이쪽으로.”
또 다른 사람에게 소개를 시켜주는 건가 싶어서 얌전히 매튜 씨를 따라가본다.
홀? 연회장? 이런 곳을 뭐라고 불러야 할 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공간을 가로지르면서 걷는 와중에도 시선이 꽤 많이 느껴진다.
그렇게 매튜 씨를 따라 작은 문을 하나 넘어 도착한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없고, 이어지는 길도 없는 구석진 공간.
옆으로는 작은 발코니가 나 있는 공간의 중앙에는… 재떨이가 있다.
흡연 구역인가? 지부장님, 담배를 피우시던가…?
“담배, 피우시게요…?”
“…….”
묵묵히 내 뒤로 다가오는 지부장님.
그리고는 그대로 손을 내 허벅지로… 아니, 드레스 앞자락을 치우면서 그 안쪽으로.
이미 미끈거리는 보지즙이 끈적하게 흘러내리기 시작한 보지 겉을 손가락으로 살짝 쓰다듬는다.
“으, 응…♡”
“속옷은 어디있지? 중요한 사람들과 인사하는 자리라고 말했을 텐데.”
“차, 차에서 지부장님이 벗기셨잖아요…♡”
“핑계대지 마. 고작 가슴 좀 만져줬다고 벌써 이렇게 발정이 나서… 새로운 S급 히어로가 매튜 앤더슨의 암캐라는 소문이라도 내고 싶은 건가?”
“…으읍-♡ 후, 후으, 읍…♡”
“소리 죽여.”
“후, 후아-♡ 하, 하아, 으, 읏-♡ 오오♡”
곧바로 보지 안쪽으로 처박히는 검지 손가락… 굵고, 단단해.
이미 약점은 전부 들통나서 손가락이 닿는 곳은 전부 민감하고 기분 좋은 곳들 뿐…♡
소리를 참지 못하는 입도, 매튜 씨의 반대쪽 손으로 덮이게 되고….
“후으, 으, 읍…♡ 으우, 웁, 으븝-♡”
“여기엔 네가 히어로 생활을 은퇴할 때까지 마주쳐야 할 사람들도 있다.”
찌걱찌걱찌거어어억-♡
“연인을 위해 몸을 써야 할 때와 자중해야 할 때를 구분하란 말이다.”
찌거억-♡ 찌걱찌걱찌걱-♡
“으웁♡ 흡♡ 웁♡ 으웁♡”
“이해했다면 보지 조여.”
“…♡”
“좋다.”
“파, 파하-♡ 하아, 하, 하아-♡”
지부장님이 풀어주긴 했지만… 이대로 다시, 돌아가라고…?
다시 돌아가서 방금처럼 사람들이랑 인사하라는 건… 너무, 조금 가혹한데.
…그리고 방금, 엉덩이에 닿던 그거. 지부장님도 발기한 거지…?
오빠를 위해 몸을 써야 할 때와 자중할 때를 구분하는 것도… 결국엔, 내 몫이고….
“…지부장님도 하, 하고 싶으시죠…?”
“…뭐?”
“자지, 발기하셨으면서… 그리고 가슴도 내내 만지시고, 하고 싶으신 거잖아요…?”
중요한 사람들과 인사하기 위해 참석한 모임에서, 남들의 눈을 피해 지부장님에게 따먹혔다는 이야기.
오빠라면… 좋아해주겠지…♡
“이런… 암컷년이.”
“저는 그냥 비, 비서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인데…♡”
“닥쳐.”
“…입으로 하시겠어요? 아니면-“
“피임약 복용해. 당장.”
내 팔을 붙잡고 발코니가 있는 쪽으로 나가는 지부장님, 이미 잔뜩 흥분한 건지 바지가… 찢어질 것처럼 부풀었어.
오빠도 이런 상황을 기대하고 나를 여기로 보낸 건가?
만약 기대한 게 아니더라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해주면 흥분하겠지?
아니… 분명 흥분할 거야. 오빠라면.
꼴깍-♡
“혹시… 물 있으세요, 지부장님? 이거 삼키려면- 으, 으웁-♡ 우읍, 베, 베에-♡ 으웁♡ 쮸브웁-♡”
허락을 구하지 않은 거친 키스, 다급하게 벨트를 풀고 바지를 내리는 소리.
억지로 타액을 떠넘기며 피임약과 함께 삼키도록 만드는 지부장님.
“하아, 하-♡ 후, 아…♡”
키스가 끝나자마자 내 몸을 뒤로 돌리더니, 별다른 애무도 없이 그대로 삽입…♡
방금까지 가슴이랑 엉덩이를 주물리면서 예열이 끝나고, 마무리로 손가락으로 민감한 부분까지 잔뜩 쑤셔지면서 끈적하게 녹은 보지에, 지부장님이-
“오-♡ 오, 오옷…♡ 오, 옥…♡”
“소리… 죽여. 발정난 마조년.”
소리… 참는 건 조금, 어려울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잘됐다, 오빠.
오늘도 오빠가 좋아해줄 얘기, 잔뜩 만들어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